도서 소개
‘시’의 효용성을 따지던 시절이 있었다. 어쩌면 지금도 ‘시’의 용도는 다했다고 느끼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시’는 늘 우리 곁에 있었고 지금도 함께 하고 있다. 다양한 종류의 노래들이 불리고, 영상은 또 얼마나 시적인가?
‘시집’이 서점에서 사라졌던 날들도 있었지만 밤새 시어를 찾아 잠을 못 이룬 이들이 있었다. 홍성근 시인도 그렇게 시어를 찾아왔을 것이다. 시인은 시집 서문에서 이렇게 말한다. “문학을 전공하지는 않았으나 문학이라는 도구로 인종, 세대와 시간을 초월하는 삶의 문제에 천착하는 글쓰기는 언제나 나를 다시 일으키는 충전지였습니다. 글 쓰는 일은 즐거웠고 힘든 순간을 견디게 하는 위로를 주었으니, 특히 시 쓰기는 가장 좋은 친구였습니다.”
출판사 리뷰
‘시’의 효용성을 따지던 시절이 있었다. 어쩌면 지금도 ‘시’의 용도는 다했다고 느끼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시’는 늘 우리 곁에 있었고 지금도 함께 하고 있다. 다양한 종류의 노래들이 불리고, 영상은 또 얼마나 시적인가?
‘시집’이 서점에서 사라졌던 날들도 있었지만 밤새 시어를 찾아 잠을 못 이룬 이들이 있었다.
홍성근 시인도 그렇게 시어를 찾아왔을 것이다. 시인은 시집 서문에서 이렇게 말한다.
“문학을 전공하지는 않았으나 문학이라는 도구로 인종, 세대와 시간을 초월하는 삶의 문제에 천착하는 글쓰기는 언제나 나를 다시 일으키는 충전지였습니다. 글 쓰는 일은 즐거웠고 힘든 순간을 견디게 하는 위로를 주었으니, 특히 시 쓰기는 가장 좋은 친구였습니다.”
그렇게 있는 그대로의 속내를 사랑하게 되었고 마침내 한 권의 시집을 묶어낼 수 있었다.
그의 시 한 편을 소개해본다.
섬에 사는 여자
뭍으로 나와 나를 만나네
함께 자장면 먹고 영화도 보고
걸으며 거리의 얘기를 나누네
가끔은
햄버거도 먹어봐야 한다네
섬사람이 별거 다 안다고 생각하네
(중략)
수평선마저 침몰한 바다에서
섬에서 도려낸 그녀의 그림자가
떠오른 그 날
서성거리던 선착장 무너지고 말았네
- 「선착장 무너지다」 전문
시인 함종렬의 축사 한 구절이 눈에 들어온다.
“시집 『선착장 무너지다』에서 우리는 삶의 다양한 결을 만나게 됩니다. 인간관계가 삶의 원동력이 되는 반짝이는 순간이 그려지는가 하면, 소중한 인연의 상실로 인한 상처가 절제된 언어로 다시 태어나고, 도시를 떠나 시골에서 발견한 단란한 행복과 평온함이 우리에게 가슴 벅찬 선물이 되기도 합니다. 또한 현대인들의 고독과 갈망이 그의 서정성과 철학적 사유와 어우러져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시인의 의지는 때론 만추의 나무가 되어 사랑과 이별, 그리고 남겨진 시간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그 따뜻한 품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그래서 이 시집은 위로가 되고, 질문이 되고, 새로운 영감이 되어 우리의 감정의 뿌리를 더 깊게 하고 시선의 높이를 더 키울 수 있게 할 것입니다.”
이 시집은 1부 살아가는 힘, 2부 시인, 3부 가을 단풍, 4부 상상 연가로 구성되어있다. 시인은 시를 쓰면서 살아가는 힘을 얻었을 것이다. 그렇게 시인을 꿈꾸었고 가을 단풍을 보면서 중년을 보내고 마침내 상상 연가를 쓰게 되었을 것이다.
바람이 바람을 데려오고
노래가 노래를 만드는가요
상상이 끄집어내는 그대 표정을 만날 때마다
점점 여물어가는 내 안의 씨앗
다시 그 씨가 자라서 부르는 노래
-「상상연가(想像戀歌)」 중에서
시인 홍성근의 삶을 가장 잘 표현한 시가 아닐까 싶다. 상상이 끄집어내는 그대 표정을 만나 점점 여물어가는 씨앗, 그 씨앗이 자라 부르는 노래! 그는 계속 그렇게 여물어가는 씨앗을 노래할 것이다.
작가 소개
지은이 : 홍성기
1958년 서울 출생. 오 남매 중 넷째로 태어나 어릴 때부터 성당 마당을 놀이터 삼아 주일학교 친구들과 어울리며 성장했다. 성남중, 신일고를 거쳐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을 졸업했다. 1983년 신설된 경상대학교 의과대학에서 40여 년간 재직했다. 50대 초 진주시 명석면 비실마을에 집을 짓고 전원생활을 하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글쓰기를 좋아해서 강의와 연구 활동 중에도 지친 심사를 시작(詩作)으로 달래곤 했다. 전원생활 속에서 글쓰기가 더 즐거워졌고 정년과 함께 본격적인 사유의 시간을 즐기고 있다.
목차
서문 있는 그대로의 속내 사랑하기 홍성근
축사 따뜻한 마음으로 함종렬 시인
1부 살아가는 힘
동트기 전에
우리가 말하는 바다
초록색
해 질 무렵
흐린 날
불빛 아래 모이는 비
부부싸움
귀촌일기
서리모자
추석전야
냉장고
산골짝 시냇물
흐린 날 폐가에서
대숲을 걸으며
소라
일기, 하늘과 나
마지막 접전
형의 꿈
살아가는 힘
2부 시인
나의 이름
답답한 일로부터
유언
진화
시인
지금하는 메모
쌀자루
문상 다녀오는 길
비밀
낙엽
소심
숙제
아들 편지
앉아 있는 이유 없음
편지쓰기
Sky에게
나무가 내게
가보지 않은 섬
야만의 폭력
419
세상사 오늘 일기
3부 푸른 단풍
만추목
가을서신
동상이몽
숨 쉬다가
아카시아 꽃
구월정물
능소화
연하장
젖은 사월
하마터면 이 봄에
오대설부
팔월에서
올 봄
잠자리
푸른 단풍
진눈깨비
여름호수 풍경
불안한 나무
비오는 날의 풍경
4부 상상연가
강금향
젊은 사랑의 공식
가을비 우산 속에
그전에 먼저
당신을 사랑함
사랑한다고 말하기 위하여
경포연가
돌 던지기
법고무
둥둥 내 사랑
그녀를 생각할 때
밤바다 산책
촛불
금붕어
아들아 사랑이란
선착장 무너지다
진주발 이별연가
상상연가
이별을 위한 연가
서평 사랑과 삶의 변주곡 홍종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