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경상국립대학교출판부가 기획한 ‘지앤유 로컬북스’의 열한 번째 책으로, 의열단의 명장, 조선혁명간부학교 교관, 조선민족혁명당의 중견, 조선의용대의 영혼 윤세주를 기억하기 위한 단 한 권의 대하소설이다. 최필숙 작가는 이 책에서 오롯이 윤세주만을 좇는다.
밀양의 독립운동가 중 윤세주에 주목한 이유가 있다. 윤세주는 끝내 공산당에 가입하지 아니한, 가장 철저한 민족주의자였다. 웅변가이며, 이론가였고, 예리한 판단으로 편집과 방송을 맡았으며, 적극적인 항일운동으로 후진 양성에 힘쓴 인물이다. 그는 훗날 누구도 이견 없이 존경받는 인물이다. 윤세주는 3.13 만세운동을 주도하고 그해 11월 만주에서 의열단 창립에 가담한다. 1920년에는 밀양폭탄의거로 체포되어 감옥에 갇혔다가 항일 언론인으로 거듭난다. 문과 무를 동시에 겸비한 인재였다.
출판사 리뷰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울림을 주는
항일 무장투쟁의 주역 윤세주의 치열한 독립투쟁기!
그의 죽음은 명예로웠지만 기억해 주는 이는 없다.
그날 밤 타이항산에서 조선의용대 200여 명의 대원은 어떤 선택을 했는가?
의열단의 명장, 조선혁명간부학교 교관,
조선민족혁명당의 중견, 조선의용대의 영혼
윤세주를 기억하기 위한 단 한 권의 대하소설
최필숙 작가는 이 책에서 오롯이 윤세주만을 좇는다. 밀양의 독립운동가 중 윤세주에 주목한 이유가 있다. 윤세주는 끝내 공산당에 가입하지 아니한, 가장 철저한 민족주의자였다. 웅변가이며, 이론가였고, 예리한 판단으로 편집과 방송을 맡았으며, 적극적인 항일운동으로 후진 양성에 힘쓴 인물이다. 그는 훗날 누구도 이견 없이 존경받는 인물이다. 윤세주는 3.13 만세운동을 주도하고 그해 11월 만주에서 의열단 창립에 가담한다. 1920년에는 밀양폭탄의거로 체포되어 감옥에 갇혔다가 항일 언론인으로 거듭난다. 문과 무를 동시에 겸비한 인재였다.
윤세주를 기억하기 위한 단 한 권의 대하소설
우리는 일제강점기 역사의 빈틈을 알지 못하므로 윤세주의 행적을 통해 인물 간 대화만 복기했다. 이 점이 이 이야기를 소설답게 만들어 주는 아이러니다. 모두 틀림없이 일어난 일이지만 현실은 때로 소설보다 더 극적이다. 윤세주와 의열단의 항일투쟁기는 그 어떤 소설적 장치보다 강력하게 우리를 역사 속으로 데려간다. 윤세주라는 실존 인물이 어떤 정치적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닌 아무런 계산 없이 독립만을 위해 몸을 내던지는 선택들은 가공한 허구의 인물이라 할 만큼 어처구니없고 무모하다. 그리고 그의 옆에 있던 대부분의 인물이 마찬가지다. 그들이 만들어 내는 실제 역사가 내뿜는 서사의 힘을 느껴보기를 바란다. 윤세주의 항일 투쟁 이야기는 그의 독립에 대한 열망처럼 끊어짐 없이 끝을 향해 내달린다. 책을 덮을 때까지 우리는 그가 이끄는 대로 그저 따라갈 뿐이다. 윤세주가 나라를 지키기 위해 한 이동(移動)과 윤세주가 만난 사람들, 그리고 그들이 펼친 작전은 소설 속 사건에서 튀어나와 곧 역사가 된다.
밀양 사람 윤세주와 김원봉
윤세주의 인생 굽이마다 ‘밀양’이 있다. 윤세주의 업적은 대한민국 독립운동사(史)가 되었고 그 속에는 온통 밀양 사람들이다. 밀양을 빼고는 이 소설을 얘기할 수 없는 이유다. 최필숙 저자의 전작 <끝나지 않은 그들의 노래>에서는 역대 조선 독립운동가 중 가장 높은 현상금의 주인공 김원봉과 밀양의 독립운동가에 주목했다. 밀양이 의열단의 성지가 된 데에는 백민 황상규라는 인물 그리고 그 밑에서 일찌감치 부끄러움이라는 감정을 학습만 많은 깨어있는 밀양 학생들이 있었다. 윤세주는 김원봉과 함께 경술국치 소식을 듣고 대성통곡했다. 초등학교 때는 일왕 출생 기념일에 받은 일장기를 화장실에 버리고 퇴학을 당할 정도로 의협심이 강했다. 밀양 사람 김원봉의 곁에는 언제나 군말 없이 그를 도운 윤세주가 있었다.
죽기 살기로 달려가, 의로움으로 총을 든 윤세주
윤세주는 살아있는 동안 단 한 순간도 망설임이 없었다. 그는 김원봉과 함께 독립과 자유를 얻기 위해 확고한 믿음을 가지고 민족혁명당을 결성했으며, 조선의용대를 조직했다. 소식지를 편집하고 방송을 전담하던 언론인 윤세주는 마침내 총을 들었다. 일본군이 중국 대륙을 깊숙이 쳐들어왔을 때 그는 김원봉과 헤어져 조선의용대 병력을 이끌고 화북 지대로 이동해 중국항전에 적극 참가한다. 그는 만주와 한반도까지 동진해 일본군을 몰아내고 조국의 독립을 되찾겠다는 목표로 무모하리만큼 계속해서 전진한다. 그에게 안될 것은 없었다. 죽기 살기로 달릴 뿐이었다. 그의 열정이 ‘총’을 들게 했고, 치열하게 싸우다 적탄에 맞아 타이항산에서 장렬히 전사했다. 현재 태항산에는 항일 전투에서 희생된 수많은 중국인 사이에 윤세주 열사의 묘소가 나란히 자리하고 있다.
이원봉은 윤세주의 추모사에 이렇게 썼다. “석정 동지는 조선 독립과 인류의 해방을 위해 소유의 정력을 공헌하였고, 일체적 행복과 심지어 최후 한 점 피까지 바쳤다. 그는 ‘나의 청춘은 감옥에서 다 보냈다’라고 말하나, 이 말은 비통한 말이 아니라 그의 뜻을 굽히지 않겠다는 것을 표현한 것이다.”윤세주는 정치적 야심이 있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와 농민, 즉 우리 민족의 진정한 독립만이 목표였다. 그래서 그는 어떤 주의도 받아들이고 누구든 품었다. 그의 의식 가장 밑바탕에는 사람에 대한 믿음과 사랑이 자리 잡고 있다. 그의 아호인 석정은 돌 석(石)에 솥 정(鼎)을 쓴다. 석정은 말했다.
“나는 독립운동을 하는 모든 이들이 굶지 않도록 밥해 주는 돌솥이 될 것이야!”
<끝나지 않은 석정의 노래>는 경상국립대학교출판부가 기획한 ‘지앤유 로컬북스’의 열한 번째 책이다.
원봉이가 손을 번쩍 들었다. “교장 선생님 그러면 안중근이라카는 사람은 일본놈한테 재판받아야 합니꺼? 러시아 땅에서 이등박문을 쏘았으면 러시아 법을 따라야 하는 거 아입니꺼?”
“니 말이 맞다. 그러나 일본놈들은 절대로 러시아 법정에 안중근 대장을 맡기지 않을 끼다. 본보기로 보이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죽이려고 할끼다. 그런데 안중근 대장은 당당히 대한제국 의병장으로 죽게 해달라고 했다카네. 이 말은 교수형이 아닌 총살형을 시켜달라는 말인 기라. 대한제국의 군인으로 당당하게 죽겠다는 뜻이제.”
“지도 안중근 대장처럼 할낍니더.”
김원봉은 두 주먹을 쥐어 보였다. 옆에 있는 아이들도 원봉을 보며 자기 주먹을 들어 보였다.
“무슨 소린지 알겠다. 그런데 진짜로 사람들이 그리 많더나? ”
“말도 못합니더. ‘대한독립만세’라고 외치는데 천지가 떠나가는 줄 알았습니더. 선생님께서 그 광경을 보셨다면 놀랬을 겁니더.”
“지도 독립선언서를 품속에 넣어 왔는데 그날 현장에 있었던 많은 사람이 저처럼 선언서를 챙겨 갔으니 조만간 전국에서 만세시위가 일어날 겁니더. 우리 밀양도 가만있어가 되겠습니꺼?”
“우리도 해야 안 되겠습니꺼? 그래서 기차에서 내리자마자 이렇게 선생님을 찾아온 겁니더. 말도 안 했는데 동시에 이곳으로 발길을 옮겼습니더.”
“해야제, 우리도 해야제. 이 세월을 우째 견뎠는데. 치형아 세주야! 너들이 모을 수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되겠노? 나는 지역 유지들과 의논해 보마. 어른들이 돈이라도 보태야 물감도 사고 종이도 살 것 아니겠나.”
이불 속에서 세주는 아내에게 팔베개를 해주었다. 자신이 자랐던 집을 떠나 시댁에 적응하느라 애쓰는 아내의 노력을 알고 있었으나, 위로의 말을 건네지 않았다. 여자의 삶이 다 그렇다고 생각했다. 신교육을 받았다고 자부하면서도 집에 있는 머슴과 부엌일을 돕는 사람에게만 평등한 세상이 필요하다고 여겼다. 정작 자기 아내가 얼마나 부당한 불평등 속에 살고 있는지 몰랐다. 아니 알려고도 하지 않았다. 글을 배우려는 마음이 있으리라는 것은 꿈에서도 생각하지 못했다. 일본으로부터 독립하는 만큼 이 땅에 살고 있는 수많은 여성이 사회적 차별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사실을 이제야 깨달았다. 자신보다 더 속 깊은 소악을 가만히 껴안으며 혼잣말로 ‘내 집부터 혁명이 시작되어야겠군.’ 하고는 웃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최필숙
밀양 사람저서 『끝나지 않은 그들의 노래』, 『일제강점기 미리벌의 분노와 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