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소설가 이진하의 엽편 소설을 모은 작품집이 '열린책들 한국 문학 소설선'으로 선보인다. 표제작인 「설명충 박멸기」를 시작으로 단편 소설보다 짧지만 현시대 우리 인생의 한 단면을 매우 예리하게 포착하여 감각적으로, 혹은 유머러스하게, 때로는 서글프게 풀어낸 엽편 소설 27편을 수록하였다.
소설가 정지아는 추천사 첫머리에 '이진하의 소설은 경쾌하다. 소설만 경쾌한 게 아니다. 사람도 경쾌 유쾌 상쾌하다. 이럴 때 우리는 흔히 진정성이 있다고 표현한다. 그러나 이진하의 진정성은 기성세대의 것과는 사뭇 다르다. 소설집 『설명충 박멸기』는 그 어떤 기성 작가보다 더 날카롭게 이 시대의 모순을 정면으로 건드린다. 그러나 결코 그 모순에 굴복하지는 않는다'라고 평한다.
정지아 작가의 말처럼 소설 하나하나가 너무나 명쾌하여 책을 읽는 내내 육성으로 감탄사를 내뱉게 된다. 무엇보다 등장인물이 굉장히 다채로워서 혹시 이거, 내 이야기 아닌가 싶을 정도로 가슴을 후비어 파고드는 상황이 펼쳐진다.
출판사 리뷰
해학과 익살로 엮은 27편의 엽편 소설
소설가 이진하의 엽편 소설을 모은 작품집이 열린책들 <한국 문학 소설선>으로 선보인다. 표제작인 「설명충 박멸기」를 시작으로 단편 소설보다 짧지만 현시대 우리 인생의 한 단면을 매우 예리하게 포착하여 감각적으로, 혹은 유머러스하게, 때로는 서글프게 풀어낸 엽편 소설 27편을 수록하였다. 소설가 정지아는 추천사 첫머리에 <이진하의 소설은 경쾌하다. 소설만 경쾌한 게 아니다. 사람도 경쾌 유쾌 상쾌하다. 이럴 때 우리는 흔히 진정성이 있다고 표현한다. 그러나 이진하의 진정성은 기성세대의 것과는 사뭇 다르다. 소설집 『설명충 박멸기』는 그 어떤 기성 작가보다 더 날카롭게 이 시대의 모순을 정면으로 건드린다. 그러나 결코 그 모순에 굴복하지는 않는다>라고 평한다. 정지아 작가의 말처럼 소설 하나하나가 너무나 명쾌하여 책을 읽는 내내 육성으로 감탄사를 내뱉게 된다. 무엇보다 등장인물이 굉장히 다채로워서 혹시 이거, 내 이야기 아닌가 싶을 정도로 가슴을 후비어 파고드는 상황이 펼쳐진다.
현실을 위로하는 이야기 장수의 이야기보따리
어느 날 설명충이 입속에 살게 되어 입만 열면 설명을 해대는 남자, 날마다 거울 앞에 서서 잘되기를 복창하는 여자에게 미러링하는 거울 속 여자, 갑자기 찾아와 영혼을 거래하자는 악마, 유행을 위해서라면 강아지 대신 네발로 기는 사람, 실수를 만회하기 싫은 천국의 천사 공무원들, 진실의 주둥이로 결국 악성 학부모에게 <뿌직>을 외치는 선생님, 소파에 붙어사는 전염병에 걸린 남편과 친정아버지, 망섭이 되어 버린 대한민국과 서버 종료를 막으려는 사람들, 남편의 피지에 오르가슴을 겪는 아내 등등, 마치 신문 화제 면에 등장할 만한 일반 사람들의 기상천외한 이야기로 가득하다. 글은 1부와 2부로 나뉘는데, 1부가 평범한 회사원부터 계약직 사원, 취업 준비생과 면접 대기자 등 현재 자신의 직업과 환경에 애환을 가진 사람들이 모였다면, 2부는 조금 더 내밀하게 여성과 엄마의 삶, 그리고 결혼 생활에 관한 농담과 비극을 세심하게 펼쳐 보인다. 무엇보다 <그냥 나 같은 사람들>이 겪는 이 모든 이야기에 깔깔 웃거나 한숨을 쉬거나 마냥 서글퍼진다면, 맞다! 우리는 이 책을 아주 잘 읽고 있다는 말이다. 그리고 이런 모든 이야기가 우리 인생이 아니겠는가. 소시민이 하루하루 사는 삶을 이토록 해학적으로 풀어낸 책이라니, 이진하 작가의 필력에 새삼 (벌떡 일어나) 손뼉을 치게 된다. 후기에서 작가는 <필사적으로 무언가의 망령들>과 싸우며, <저 보이지도 않고 만질 수도 없는 저놈, 저거, 저 코를 딱 한 대만 때려 주고 싶다>라고 말한다. 이 <무언가의 망령들>은 가부장제, 구조적 불평등, 억압적 시스템과 부조리, 우리 안의 두려움과 좌절, 불안 등이다. 이진하 작가에게 글쓰기는 망령과 싸우는 도구이자 기록이며, 인생은 망령과 부딪히며 살아가는 전장과도 같다. 그렇기에 『설명충 박멸기』는 우리 모두 각자 현실과 투쟁하는 지금을 위로하는 책이기도 하다. 작가는 때려 주는 일에 성공하지 못했다고 했지만 계속해서 끈질기게 싸우고 여전히 주먹을 내지르고 있다. 그리고 그의 모든 주먹질은 책을 읽는 우리와 함께 오늘도 살아 있을 것이다.
어느 날부터인가 나는 몹시 설명하고 싶었다.
「생각해 봐요. 벌레만큼 위대한 것이 있는지. 그 끈질긴 생명력과 적응력을 떠올려 보시라고요. 어차피 가만히 있어도 틀딱충, 맘충, 한남충, 급식충, 진지충 소리 듣는 마당에 그냥 진짜 벌레가 되어 버리는 편이 여러모로 낫지 않나요? 사실이니까 비난을 들어도 아무 타격 없고.」 「설명충 박멸기」 중에서
악마가 돌아간 후, 나는 책상에 앉아 한동안 덮어 두었던 토익책을 펼쳤다. 혹시 모를 일이지 않은가. 다음에 내게 또 악마가 찾아올지. 어쩌면 그때는 더 좋은 조건에 나를 팔아넘길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거래」 중에서
작가 소개
지은이 : 이진하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문예창작학과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제10회 대산대학문학상과 2012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동화 부문에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펴낸 책으로 『털이 뭐길래!』, 『여름 방학 숙제 조작단』 등이 있다.
목차
1부
1. 설명충 박멸기
2. 거울
3. 거래
4. 떠오르는 아이들
5. 어떤 유행
6. 막다른 천국
7. 플라잉 학원
8. 각자의 사정
9. Call you back
10. 면접관의 슬픔
11. 절반의 교실
12. 진실의 주둥이
13. 정년퇴직을 위하여
14. 크리스마스 특근
2부
15. 어느 손님
16. 전염병
17. 음모
18. 대한민국은 망섭이 되었습니다
19. 피르가슴
20. 미싱
21. 아키라의 왕국
22. 아내의 개
23. 고통의 역치
24. 남편의 기
25. 니카, 니카
26. 메리고라운드
27. 론다로 가는 길
작가 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