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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소장
파란 | 부모님 | 2025.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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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출명세서

지출은 돈으로만 하는 것은 아니다.
오늘치의 말의 지출이 끝나면 퇴근을 한다.
오늘을 지출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매주 월요일 회의 시간에는 같은 말을 되풀이한다.
화장실 청소가 잘되지 않았어요.
직원들과 유기적인 협력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요.
직원들이 매너리즘에 빠져 있어요.

그것이 오늘의 지시 사항이 된다.
작년의 지시 사항과 올해의 지시 사항이 똑같다.
365일을 되감으면 내일의 할 일이 나온다.

내뱉은 말이 거절당하면 가난할 때도 있다.
내 급여는 작년과 똑같다.
5%의 인상안을 올렸다가 거절당한 적이 있다.

작년도 급여와 지금의 급여가 똑같아서 좋다?
그 급여 항목을 보고 오케이 사인을 한다.

이제 신문을 보면 제목만 읽어도 무슨 뜻인 줄 알게 되었다.
말하지 않아서 좋다.

오늘이나 작년이나 그날이 그날이어서 좋다.
똑같은 일을 하고 똑같이 밥을 먹는 동안 머리카락이 반백이 되었다.

또 변한 것이 있다면 날씨다.
시간당 100밀리 비가 쏟아진다는 것이다.

비바람이 우산을 뚫고 들어오면 내 마음도 끝없이 펄럭인다.
빗줄기가 파도치는 거리에는 가로등 하나가 나를 인도하고 있다.
말을 하지 않을수록 왜 나는 배가 고픈가.

날은 날마다 저물고
내가 잠자는 동안 시간은 밤새도록 어둠을 벗긴다.
나를 감출 곳은 어디에도 없다.

관리소장

그의 몸에 천둥이 들어 있을 줄 그는 꿈에도 몰랐다고 한다.

그들에게 얻어먹고 자란 천둥소리가 그때 그의 몸속에서 요동쳤다고 한다.
벼락을 수십 번 맞고 익은 대추 알처럼 그때 그의 얼굴은 붉게 타고 있었다고 한다.

직원들은 안타까운 표정으로 그를 바라만 보고 있었다고 한다.

그들의 흥분된 목소리는 그의 몸이 스펀지처럼 다 빨아들였다고 한다.
그때마다 그의 팔다리는 덜덜덜 떨면서 그들을 향해 온몸으로 춤을 추었다고 한다.

바람이나 공기나 눈에 보이지 않듯이
그의 소리는 아무리 요란해도 그들에게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그들의 소리는 한 번도 변하지 않고 관례처럼 내려온 것이라 한다.
그들은 늘 같은 목소리로 말했다.

야, 관리사무소 급여는 내가 내는 관리비로 받잖아!
도무지 소장이 관리비를 얼마나 해 처먹은 거야!
계단 석재 공사비를 얼마나 부풀려서 해 먹었는지 알 수 없잖아!

몇 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천둥소리가
어느 날부터 그의 몸에서 자라기 시작했다 한다.

그 소리는 그의 몸을 빠져나오려고 구멍이란 구멍을 다 찾아다니다가 이리 부딪고 저리 자빠지며 요란을 떨었다. 어느 날은 태풍에 자동차가 날아가는 소리가 들리기도 했다. 마치 쓰나미가 지나가는 것처럼, 그때마다 그는 그 천둥소리를 홀로 맞섰다고 한다.

가끔 가쁜 숨을 쉬면서 그의 입에서 그들의 주장을 맞서는 소리가 나왔지만 그들의 소리를 막기에는 너무 힘이 없어 직원들조차도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였다고 한다.

그는 늘 죽을힘을 다해 그들을 막았지만
그들은 태풍을 조정하는 마술사처럼 그의 약점을 잘 다루고 있었다고 한다.
그때마다 그는 낙엽처럼 바람 부는 대로 떠돌다가
돌에 나무에 부딪히다가 모서리에 숨어서
천둥이 잠자기를 기다리고 있었다고 한다.

어느 날 그는 말했다. 자신의 몸에서 자라나는 천둥소리를 없애는 방법이 있다고.
사람이 죽으면 천둥소리도 사라진다고.
그러면 이생의 사표도 자동으로 수리된다고.
다만 두려운 것은 그 같은 관례가 계속되는 것이라고.

그의 몸은 천둥소리로 가득해 여러 번 사표를 제출했지만,
수리되지 않았다고 한다.
그의 몸에서 자란 천둥소리를 막기에는
몸이 너무 늙었다고 중얼거렸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이명우
경상북도 영양에서 태어났다.2016년 [국제신문] 신춘문예를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다.시집 [달동네 아코디언] [관리소장]을 썼다.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하루가 백내장에 들 때 – 11
지출명세서 – 14
각자 나이를 먹지 않는다 – 16
혼술 – 18
직업 – 20
블랙홀 – 22
공간 놀이 – 24
풀린 상자들 – 26
욕설의 한 연구 – 28
누가 겨울 강에 지붕을 씌워 놓았나 – 30
고무장갑 – 32
변곡점 – 33
누가 저렇게 많은 소리를 허공에 매달아 놓았던가 – 36
눈치 – 38

제2부

관리소장 – 43
군침 도는 자서전 – 46
소문들 – 48
나비 – 50
착란 – 52
히터펌프 – 53
굽은 허리는 예의를 풀지 않을 때 – 56
백내장 – 58
이티 – 60
상속 – 62
낙서의 여정 – 64
장롱은 오래된 기억을 배당받지 않는다 – 66

제3부

노예 계약 – 71
카트의 힘 – 74
수술대기실 – 76
반사경 – 78
사과 – 80
각질의 힘 – 82
풍경의 소란 – 84
차단기가 내려갔다 – 86
연장 근무 – 88
악어 지갑을 샀다 – 90
가오리 – 92
가면 – 94

제4부

불면증 – 99
공황장애 – 102
밤손님 – 104
소리들 – 106
공시(共示)적인 기호 – 108
잠복기 – 110
수저통 – 112
물의 길 – 114
저 메뉴판이 나를 정리하고 있다 – 116
신령 모시기 – 118
공기 커튼 – 120
저울 – 122
허공의 주식(主食)은 소리다 – 124
씨족의 번식은 바람의 속도보다 빠르다 – 126

해설 남승원 허물어진 도시의 흔적들 – 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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