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합스부르크 가문을 빼놓고 유럽사를 논할 수 있을까? 신성로마제국의 황제 가문으로 400년, 오스트리아제국의 황제 가문으로 또다시 100년, 그들은 누구보다 오랫동안 유럽의 권력을 쥐고 흔들며 세계사의 흐름을 바꿔왔다. 그들의 역사는 유럽뿐만 아니라 남아메리카와 아프리카에 걸친 대제국을 건설하고, 수많은 국가와 민족을 다스린 영광스러운 순간들로 가득하다. 하지만 18세기 이후 왕위계승 전쟁, 근대화와 민족주의 분쟁 등으로 위기를 거듭하다가 마침내 1918년 1차 세계대전에서 패배하면서 몰락하고 만다.이 책은 10세기 작은 귀족 가문에서 출발해 유럽을 지배하다가 20세기에 결국 무너져 내리기까지, 합스부르크 가문의 다사다난한 여정을 주요 인물과 사건 중심으로 핵심만 골라 압축했다. 곳곳에 배치된 가계도와 지도, 부가 정보글은 당시 복잡한 인물 관계와 유럽의 세력구도, 낯선 개념 등을 보다 쉽게 이해하도록 돕는다. 종교개혁, 나폴레옹 전쟁, 1차 세계대전 등 세계를 뒤흔든 사건마다 중심에 있었던 그들의 역사는 너무도 치열하고 역동적이다. 그 굽이치는 시간들을 따라가다 보면 유럽사가 한눈에 들어올 뿐 아니라, 복잡하게 얽힌 오늘날 유럽의 모습도 이해하게 될 것이다.프롤로그무엇보다 합스부르크 가문을 독보적으로 만든 것은 그들이 다스린 광활한 영토였다. … 그들은 오스트리아와 보헤미아에서 헝가리, 네덜란드, 에스파냐, 포르투갈, 남이탈리아의 여러 왕국, 중남미의 식민지 지역과 수많은 군소 지방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영토를 통치했으며 독일 서남부에 남아 있던 가문의 본토와 아프리카 북부 해안의 거점들까지 다스렸다. 말 그대로 ‘태양이 지지 않는’ 제국을 건설한 것이다.
1장 합스부르크 가문의 기원1250년에 신성로마제국 황제 프리드리히 2세가 눈을 감으면서 마침내 기회가 찾아왔다. 프리드리히 2세의 사망으로 슈타우펜 왕조가 순식간에 몰락하자 신성로마제국은 약 20년 동안 대공위 시대라는 소용돌이에 휩쓸렸고, 그 결과 왕권도 송두리째 흔들렸다. 이처럼 손발이 마비된 제국의 어수선한 상황은 합스부르크 가문의 루돌프 1세가 1273년에 독일 왕으로 선출되면서 비로소 정리되었다. 결국 루돌프 1세를 시작으로 합스부르크 가문 출신의 일개 백작들이 왕위에 올랐다. 물론 합스부르크 가문이 황제관을 차지하기까지는 200년에 가까운 시간이 더 필요했다. 하지만 합스부르크 가문이 1273년에 귀족 서열의 꼭대기에 오르고 이때를 기점으로 신성로마제국을 대표하는 통치 가문의 반열에 들어선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3장 황제에 등극한 합스부르크 가문프리드리히 4세는 1452년에 그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행사 두 개를 로마에서 치렀다. 바로 결혼식과 황제 대관식이었다. 로마에 도착한 프리드리히 4세는 그곳에서 처음 본 포르투갈의 엘레오노르와 곧바로 결혼식을 올렸다. 3일 뒤 국왕 부부는 교황의 집전으로 대관식을 거행했고, 이때 프리드리히 4세는 황제 ‘프리드리히 3세’로 즉위했다. 합스부르크 가문 최초의 황제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안드레아 C. 한저트
독일 역사학자이자 사회학자. 프랑크푸르트 대학교에서 ‘18세기부터 오늘날까지 시민 문화 보호의 역사’를 주제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주로 사회 발전과 문화사를 연구하고 있으며, 프랑크푸르트 역사 위원회에서 수여하는 요한 필립 폰 베트만 연구상을 받았다. 대학, 박물관, 재단 등과 협업하며 왕성하게 저술 활동을 펼치고 있다.지은 책으로 《누가 왕이 되는가?: 역사-사회학적 관점에서 해석한 합스부르크 가문과 세대 교체 문제》,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왕과 황제들》, 《20세기의 쇼펜하우어》, 《프랑크푸르트의 세습귀족》, 《게슈타포의 집》 등이 있다.andrea-c-hansert.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