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시인이자 시낭송가로 활동하는 박숙희 시인이 세 번째 시집 『송홧가루 날리는 봄날』(작가마을)을 펴냈다. 박숙희 시인은 2017년 《문예시대》 신인상으로 등단한 팔순을 넘긴 늦깎이 시인이다. 그래서인지 물리적 나이만큼 값진 연륜의 깊이가 고목처럼 쌓여있다. 특히 이번 시집은 시의 맛을 느낀 지난 3년간 보고 느낀 시인의 감성 시편 95편이 5부로 구성되어 독자들을 만난다.
출판사 리뷰
시인이자 시낭송가로 활동하는 박숙희 시인이 세 번째 시집 『송홧가루 날리는 봄날』(작가마을)을 펴냈다. 박숙희 시인은 2017년 《문예시대》 신인상으로 등단한 팔순을 넘긴 늦깎이 시인이다. 그래서인지 물리적 나이만큼 값진 연륜의 깊이가 고목처럼 쌓여있다. 특히 이번 시집은 시의 맛을 느낀 지난 3년간 보고 느낀 시인의 감성 시편 95편이 5부로 구성되어 독자들을 만난다.
무엇보다 이번 시집 『송홧가루 날리는 봄날』은 박숙희 시인의 내면을 훑어볼 수 있는 시집이다. 바쁘게, 또는 험난하게 인생을 살아온 자만이 느끼는 세상에 대한 관조와 사랑과 그리움의 언어들로 채워져 있다. 시인은 ‘정지된 시간 속’에서 ‘통로를 잃어버리’기도 하고 ‘알 수 없는 두려움’으로 ‘시도 때도 없이 울먹’인다. 그러나 그녀에게 시는 살아있다는 자신을 증명하는 유일한 희망이자 즐거움이다. 그렇게 시인은 ‘적막의 고요’와 친구가 되고 ‘노을에 꽃씨를 뿌리고’ ‘치자꽃으로 무지개다리를 수놓거나’ ‘감당하기 힘든 그리움들을 산천에 꽃등’으로 달아둔다. 이처럼 시집 전편이 좌절을 좌절로 옮기지 않고 슬픔을 슬픔으로 남기지 않고 자신만의 극복의 힘을 통해 자연과 사물에 대한 부드러운 관조와 사랑으로 치유한다. 하여 시집 전편을 읽다 보면 어느새 따뜻해지는 기운을 느끼게 된다.
시인의 언어가 지닌 힘은 단순한 ‘말’의 유희가 아니다. 언어에 시인의 연륜이 녹아난 사유가 덧대어지면 전혀 새로운 ‘말’이 된다. 그 공감이 확장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여는 것이다. 박숙희 시인은 이번 시집 『송홧가루 날리는 봄날』에서 온 세상을 차오르는 풀꽃 같은 언어의 집을 한 채 지어 ‘내일은 또다시 찬란함’을 보여주고자 독자들을 찾아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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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서평
박숙희 시인의 시에는 자연에 순응하고 살아온 노 시인의 담백함이 고여있다. 사람의 일생에서 나름 지평을 일군 분들에게 나타나는 흔들림 없는 초첨을 발견한다. 주제와 사물에 대한 관조와 인지의 단계가 왜 우리가 어른을 공경해야 하는지를 박숙희 시인은 시의 내면을 통해 독자에게 전달한다. 스스로 치유하고 세상을 밝게 그려내는 심상이 문학적 층위를 떠나 잔잔한 파고를 던져주는 자신만의 서정시를 창출한다. 연륜은 돈으로 살 수도 없다.
-배재경(시인)
산
송홧가루 날리는 봄날
노란 산길을 걸어오는
검게 탄 얼굴 그 사람에게서
솔 향기가 난다
산을 닮은 그를 보고 있으면
하루의 해가 산봉우리를 덮을 때도
별빛 아래 피어있는 패랭이꽃
하얗게 웃고 있는 밤에도
문득, 내가 평화로운 산이 된다
산이 좋아 산이 된 사람
산 노을 토속 맛집을
자주 찾아가는 길섶에
꿩이 퍼덕이고
산새는 숲속으로 숨어드는데
저만치서 불그레 붉어지는 산 노을
어이 이리도 아름다운가!
산길
나는 가끔 혼자 찾아가네요
하얀 싸리꽃이 흐드러지게 핀
그 산길
그때처럼
나뭇잎은 햇살에 빛나고
풀꽃은 나를 보고 웃어주네요
먼 수평선에
끼룩거리는 갈매기 사이로
돛단배 한 척 소리 없이 물결 타는데
멀리서
그대가 보고 있을 것 같아
손을 흔들어 주었지요
지나가던 산들바람이 따뜻하게 안아 주네요
산길 따라가노라니
낮달이 구름 뒤로 숨었다 나타나고
공중에 펄렁이는 옛 생각
높다랗게 흐르는 구름 같아라
시인은 혼자 생각한다
한밤중
쓰다만 시를 다시 적는다
어쩌면 모자라는 마음 구석을
들여다보는 절실한 시간 일 게다
정지된 시간 속으로
보이는 것도 느낌도 없다
무언가 앞뒤를 가로막는
통로를 잃어버린 듯
깜깜한 하늘을 보았다
별들도 잠이 깊어
사방은 적막한 고요가 흐른다
알 수 없는 두려움이 있을 뿐...
언제나 그러하듯
시인은 혼자 생각한다
산다는 것이 무섭도록 외로운 일이다
시는 내 삶이요 희망이다
한밤중
쓰다 만 시를 다시 적는다
시도 때도 없이 울먹이는...
작가 소개
지은이 : 박숙희
대구에서 출생하였으며 시인이자 시낭송가로 활동하고 있다. 2017년 《문예시대》 신인문학상으로 등단하였으며 부산문인협회, 문예시대, 가람문학 회원, 경성문사시포럼 후원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가람문학상, 경성문사시포럼 문학상 등을 수상하였으며 시집으로 『수평선』(2019), 『그리운 날의 노래』(2021)가 있으며 『송홧가루 날리는 봄날』(2025)은 시인의 세 번째 시집이다.
목차
박숙희 시집 송홧가루 날리는 봄날
서시
제1부 바람일기
산
바람 일기
날개
들꽃
산길
꿈꾸는 햇살
시인은 혼자 생각한다
꽃 몸살
바람이었나
8월은
동행
푸른 호수
강물이 되어
파도 소리
달에게
푸른 신호등
노을
가을이 오면
북소리
문패
제2부 빗방울 사랑
꽃 한 송이
산 그림자
봄비
빗방울 사랑
사월이 가네
시계와 나
사라진 빈 박스
고백
낙심
산국
사랑은 2
허공에 새긴 사연
걸음걸이
허상
단풍잎에게
시래기
빨래하는 아낙네
갈대숲에 이는 바람
바람에게
꽃무늬 이불
제3부 전하지 못한 편지
흰구름
전하지 못한 편지
새 가슴
사랑의 계절 사월
낮달
선물
노을빛 사랑
민들레 꽃신
산수유나무 아래
대숲의 바람 소리
염탐하다
가을은
망부석 되어
무화과
낙과
사과를 깍으며
겨울에
눈사람
짜장면을 먹으며
해넘이 해맞이
제4부 삶이 그러하듯이
풀잎 기도
수평선 2
낙엽에 쓴 편지
산사에서
안개
겨울밤
밤의 풍경
잡초의 꿈
꿈 하나
기다림에 대하여
절벽에 대하여
상처에 대하여
낙엽 같은 날에
삶이 그러하듯이
별을 본다는 거
달빛
나에게 부탁
그래도 신나는 날
제5부 내일은 또다시 찬란하다
통도사 나들이
운주사에서
청풍호반에서
물새되어 날다
석촌호수에서
호수에 안기다
숲속의 작은 도서함
꽃바람에 띄운 편지
밤 숲의 추억
감지해변의 몽돌
녹슨 철길
소나기 마을
억새의 흰손
시인의 봄소풍
징검다리
별빛은 따뜻하다
내일은 또다시 찬란하다
後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