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머니볼》 《생각에 관한 생각 프로젝트》
베스트셀러 작가 마이클 루이스
삶의 전환점이 된 유년 시절 이야기
“내게 열두 살은 나이라기보다는 질병에 가까웠다.”베스트셀러 작가 마이클 루이스의 10대는 무기력했다. 열정과 노력, 의지와 끈기 같은 것과는 거리가 멀었고 그저 어떻게 시간을 낭비할 건지만 생각했다. 그에게 가장 큰 문제는 그가 고백했듯, 그런 상황을 탓할 나쁜 요인이 하나도 없었다는 점이다. 훌륭한 부모, 좋은 집안, 역시 비슷한 집안에서 자란 번듯한 친구들.
나의 가장 나빴던 점은 내가 너무나 훌륭하고 사랑스러운 부모님을 가졌다는 것이었다. 내가 이렇게 된 건 당신들 때문이라고 비난할 사람조차 없었다. 그럼 나는 도대체 왜 이러는 걸까? 알 수가 없었다.
땀 한 방울 흘리지 않고 그저 흘러가기만 하던 시절, 그는 인생의 전환점을 만들어줄 거구의 남자를 만나게 된다.
이런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내보낼 수 있는 사람은 너뿐이야.
그리고 나는 그를 믿었다.시간에 몸을 내맡기기만 하던 그의 삶에 야구부 감독 피츠가 등장한다. 키 190센티미터가 넘고 100킬로그램에 가까운, 거리의 싸움꾼처럼 생긴 사람. 훈련을 하는 세 시간 내내 목이 터져라 고함을 지르고 명언을 외치는 사람. 피츠는 팀을 최고로 만들고 싶었다. 그러나 전혀 위협적이지 않은 체격처럼 마이클 루이스는 운동에 소질이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그의 팀이 2대 1로 앞선 9회 말 1아웃 주자 1루, 3루 상황. 그 긴박한 상황에서 피츠는 마이클 루이스를 내보낸다.
“피츠를 만나기 전 3년 동안 내가 열정을 보인 유일한 일은 새벽 두 시에 몰래 집을 빠져나와 자동차 후드 장식을 떼어내는 일이었다. (…) 그런데 지금, 환상적인 설득력을 가진 남자가 주장하고 있었다. 어쩌면 내가 전혀 다른 인간일지도 모른다고. 실은 내가 영웅일 수도 있다고.”
마운드에 오른 그는 보잘것없는 자신을 믿어준 거구의 남자를 위해, 그리고 무기력하게 살던 자신을 위해 최선의 플레이를 한다. 마운드에 오르자마자 3루 주자를 견제로 잡았고 그다음 타자를 삼진으로 잡으며 팀의 승리를 지켜낸다.
“너희는 질 거야. 그리고 다른 사람을 탓하겠지.
하지만 또 질 거다. 그게 너희가 원하는 거냐?”피츠는 다분히 열정적이었다. 영화 <위플래쉬>처럼 과한 면도 있었다. 준우승 트로피를 부쉈고(“이게 내가 생각하는 2등이야”), 슬라이딩 연습으로 찢어지고 더러워진 유니폼을 빨지 못하게 했고(“우린 이 유니폼을 빨지 않을 거야. 우리가 이길 때까지”), 가장 먼저 와서 가장 늦게 떠났다.
그러나 열정적인 피츠 덕에 자신의 영웅적 자질을 깨달은 마이클 루이스가 야구에 대한 열정을 삶에도 적용하며 프린스턴대학에 합격했던 것처럼, 많은 선수가 “피츠 감독님은 내 인생을 바꿨다”는 공통적인 찬사를 보냈다. 당시 최고 연봉을 받던 풋볼 선수, 하버드 의대에 진학한 로즈 장학생, 뉴욕 양키스의 1라운드 지명을 받은 투수 모두 그렇게 생각했다.
“저는 지금도 감독님을 생각해요. 저 자신과 타협하고 싶어질 때마다, 감독님을 떠올려요.”
“감독님은 제가 대학과 프로에서 직면하게 될 많은 일을 미리 준비하게 해주셨어요. 승패가 전부인 일부 감독들과 달리 피츠 감독님은 사람을 사람답게 만들려고 했죠. 한마디로 인생을 준비하게 해주신 거예요.”
“부모들은 자기 자식이 성공을 거두길 원해요.
본인들이 믿는 성공이요.”그러나 수십 년이 지난 뒤 피츠의 열정은 부모들의 과보호와 충돌한다. 왜 우리 애한테 살이 쪘다고 하나요? 왜 우리 애는 계속 벤치에 있나요? 왜 이렇게 러닝을 많이 시키는 거죠? 과거 선수들은 피츠의 이름을 딴 체육관을 지으려 기부금을 내고 있는데, 현재 선수들의 부모들은 피츠를 내쫓기 위해 혈안이었다. 선수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피츠의 훈련에 불평했고, 그의 열정을 비웃었다. 그들은 그렇게 삶이 요구하는 진지함을 무시하다 술을 마신 탓에 정학까지 당한다. 결국 아홉 명 이상이 출전할 수 없어 몰수패를 당한 어느 토요일, 피츠는 남은 아이들을 불러놓고 말한다.
나는 너희 부모들에 대해 잘 알고 있어. 그들이 “내가 학비로 14,000달러나 내니까 우리 애는 경기에 나갈 자격이 있어”라고 말하고 싶어 한다는 것도 알아. 하지만 그건 아니야. 너희는 경기에 나갈 자격을 스스로 따내야 돼. (…) 너희도 언젠가는 사랑과 간섭을 구분해야 해. 어느 순간에는 남자로서 당당히 나서서 이렇게 선언해야 해. “이게 내가 사는 방식이야. 이게 내가 목표를 달성하는 방식이라고.”
싸워보지도 못한 채 영웅들이 사라지는 현실
아이는 어른이 될 수 있는가어른의 사전적 정의 중 하나는 “다 자라서 자기 일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이다. 베스트셀러 작가 마이클 루이스가 되는 대로 살던 아이에서 목표를 위해 피땀 흘리는 어른이 되기까지는 많은 좌절이 있었다. 그러나 어떤 보호자는 아이를 쉽고 안락한 길로만 몰고 간다. 세상에는 그 어떠한 실패도 없는 것처럼.
그 길이 틀렸다고만은 할 수 없다. 피츠의 길이 무조건 옳다고도 할 수 없다. 그러나 삶에 대한 열정이 과연 보호자의 간섭과 닦달로 생기는 것일까? 아이가 어른이 되는 데 중요한 게 과연 넘치는 사랑뿐일까? 역시 피츠 밑에서 야구를 했고 하버드 로스쿨을 나와 조지 부시 정부에서 일했던 제임스 스트록은 이렇게 말한다.
부모들의 과보호가 피츠의 엄격함에 눌린 자식들에게 잠시의 안도감을 줄 수는 있다. 하지만 그의 엄격함은 뉴욕에서 뉴델리까지 늘어선 똑똑하고, 강인하며, 간절한 경쟁자들과 마주할 때 비로소 빛을 발한다.
패배가 두려워 안주하고 싶을 때 어떤 아이는 숨어버린다. 물론 따뜻하고 안락하겠지만, 피츠의 말처럼 그런 식이라면 또 질 것이다. 어떤 아이는 피츠 같은 사람을 만나 도망치지 않고 맞서 싸우는 법을 배운다. 불굴의 의지로 목표를 위해 마음과 영혼을 쏟아붓는다. 그렇게 누군가는 어른이 된다.

피츠를 만나기 전 3년 동안 내가 열정을 보인 유일한 일은 새벽 두 시에 몰래 집을 빠져나와 자동차 후드 장식을 떼어내는 일이었다. 벤틀리에서 날개 달린 장식을 떼려면 쇠톱을 들고 이틀 밤을 꼬박 새워야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 환상적인 설득력을 가진 남자가 주장하고 있었다. 어쩌면 내가 전혀 다른 인간일지도 모른다고. 실은 내가 영웅일 수도 있다고.
감독님은 제가 대학과 프로에서 직면하게 될 많은 일을 미리 준비하게 해주셨어요. 승패가 전부인 일부 감독들과 달리 피츠 감독님은 사람을 사람답게 만들려고 했죠. 한마디로 인생을 준비하게 해주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