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도서출판 b가 <셰익스피어 4대 비극: 햄릿·오셀로·리어왕·맥베스>를 출간하였다. 영국 에식스대학교 대학원에서 셰익스피어 시대 연극 전공으로 문학박사 학위를 받은 정통 셰익스피어 학자이자 참여연대 공동대표로도 활동 중인 성공회대 진영종 교수의 번역이다.
도서출판 b에서는 처음 내는 셰익스피어지만, 한국에는 이미 ‘셰익스피어 4대 비극’을 묶은 많은 판본이 존재한다. 여기에 또 한 권의 두툼한 책을 더하는 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출판사로서도 많은 고민을 했다. 하지만 진영종 교수의 원고를 검토하면서 우리의 생각은 바뀌었다. 이 책은 이전의 셰익스피어 번역본들과 ‘다르다’는 판단이 들어서다. 이 책은, 비유하자면, ‘대학’과 ‘시장’이 결합된 책이다.
셰익스피어 연극 전공 학자의 세심한 주석과 공연 대본으로서의 셰익스피어극에 대한 학문적 이해가 담긴 각 비극의 해설과 정교한 번역이 이 번역본의 학문적 성격을 보여준다면, 한국어를 쓰는 독자들이 접근하기 쉽도록 최대한 대중의 언어를 사용해 번역하고, 극에 등장하는 여러 단어, 문장의 쓰임이나 이해를 돕는 주석과 해설은 이 번역본의 대중적 성격을 보여준다.
출판사 리뷰
257개의 역주, 원고지 420매 분량의 해설, 각 막의 줄거리.
모든 형식을 지키되 모두가 읽기 쉽게 번역한,
셰익스피어 학자 진영종 교수의 ‘대중을 위한 셰익스피어’!
“400년이 넘는 역사를 거쳐 온 ‘셰익스피어’라는 거대한 문화적 실체는 사실 매회의 공연, 매번의 독서를 통해서 언제나 새롭게 해석된 것일 수 있다.
이는 지금도,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고, 또 되어야만 한다.
자유로운 마음, 그것은 셰익스피어를 읽기 위해 무엇보다 필수적이다.”
이 책을 발행하며: 대중을 위한 셰익스피어!
도서출판 b가 <셰익스피어 4대 비극: 햄릿·오셀로·리어왕·맥베스>(William Shakespeare’s The Four Great Tragedies, 2025)를 출간하였다. 영국 에식스대학교 대학원에서 셰익스피어 시대 연극 전공으로 문학박사 학위를 받은 정통 셰익스피어 학자이자 참여연대 공동대표로도 활동 중인 성공회대 진영종 교수의 번역이다.
도서출판 b에서는 처음 내는 셰익스피어지만, 한국에는 이미 ‘셰익스피어 4대 비극’을 묶은 많은 판본이 존재한다. 여기에 또 한 권의 두툼한 책을 더하는 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출판사로서도 많은 고민을 했다. 하지만 진영종 교수의 원고를 검토하면서 우리의 생각은 바뀌었다. 이 책은 이전의 셰익스피어 번역본들과 ‘다르다’는 판단이 들어서다. 이 책은, 비유하자면, ‘대학’과 ‘시장’이 결합된 책이다. 셰익스피어 연극 전공 학자의 세심한 주석과 공연 대본으로서의 셰익스피어극에 대한 학문적 이해가 담긴 각 비극의 해설과 정교한 번역이 이 번역본의 학문적 성격을 보여준다면, 한국어를 쓰는 독자들이 접근하기 쉽도록 최대한 대중의 언어를 사용해 번역하고, 극에 등장하는 여러 단어, 문장의 쓰임이나 이해를 돕는 주석과 해설은 이 번역본의 대중적 성격을 보여준다. 역자 진영종 교수에 따르면, 16~17세기 셰익스피어극은 수많은 대중이 모여 그들을 웃고 울리며 상연되었던 ‘대중극’이었고, 이 책은 그 대중극의 성격을 살리려 고심한 흔적이 역력하다. 이 책은 그동안 ‘어렵고 고상한 셰익스피어’ 앞에서 감히 손을 대지 못하는 대중을 위해 번역된, ‘대중을 위한 셰익스피어’를 선언하는 어쩌면 최초의 번역본일지도 모른다.
특히 진영종의 셰익스피어는 다른 한국어 번역본들과 다른 점이 있다. 다른 번역본들의 역주가 주로 내용과 의미에 집중하고 있는 데 반해, 진영종본은 내용과 의미를 챙기면서도 극의 ‘공연’과 관련한 세세한 정보들을 빠짐없이 전달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하나만 예를 들어보자. <햄릿>의 1막 5장 157행에는 햄릿 왕자 앞에 나타났다가 퇴장했던 유령이 무대 아래에서 소리치는 장면이 나온다. 그 부분은 “(무대 아래에서 외친다) 맹세하라.”로 번역되어 있다. 이 간단한 부분의 번역은 한국의 모든 판본이 유사하다. 하지만 이 대사의 지문(“(무대 아래에서 외친다)”)에 대한 역주는 오직 진영종본이 유일하다. 역주는 이렇다.
“당시 유령은 보통 무대 아래에서 등장하였다. 그러니 퇴장도 무대 아래쪽으로 하고, 지금 무대 아래에서 유령이 소리를 지르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아주 작고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이 짧은 무대 공연 설명이 독자들에게 <햄릿>의 특정 대사가 지닌 맥락을 역사적으로 정확히 이해시킨다. 진영종본 셰익스피어에는 이러한 공연 관련 역주가 매우 많다. 독자들은 직접 극을 보지는 못하지만, 이 극의 이 장면이 셰익스피어 시대에 왜 이렇게 쓰여졌고, 어떻게 공연되었는지를 역주를 통해 이해할 수 있다. 이 작은 지식과 이해는 사실은 극 전체의 이해와도 통해 있을 것이 자명하다. 이는 다시, 역자 진영종 교수가 셰익스피어 시대 ‘연극’을 전공했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대중적’이라는 말은 어린이나 청소년들도 읽기 쉽도록 어려운 단어를 쉽게 쓰고, 난해하거나 외설스러운 장면을 삭제했다는 의미가 아니다. 진영종 교수의 셰익스피어는 가장 철저한 방식으로 번역했으며, 단 한 단어도 빼거나 줄이지 않았다. 진영종본이 ‘대중적’이라는 말은 원어민들도 각주 없이는 읽기 힘든 르네상스 시대의 셰익스피어 영어를 한국인들이 매끄럽게 읽을 수 있도록 번역했다는 의미이고, 장면과 대사와 지문의 공연 시 맥락을 세심하게 역주로 설명해 주었다는 의미이며, 원고지 420매 분량의 전체 해설과 각 비극 해설을 통해 극의 앞뒤, 겉과 속을 매우 평이하고 명료한 언어로 전달했다는 의미다. 요컨대, 진영종본 셰익스피어는 이 책 한 권만으로도 ‘누구나’ 셰익스피어 4대 비극을 이해하게 만드는 데 전혀 부족함이 없는 품질을 이루어냈다는 의미다.
참여연대 공동대표로 활동하며 2024년 12월 3일 이후 탄핵 정국에서 시민 사회의 투쟁의 주역이 된 진영종 교수이기에 더 ‘대중성’의 중요함을 알지도 모르겠다. 이 책의 출판 과정 중에도 그는 ‘월간 김어준’에 고정 출연하며 셰익스피어 극 하나하나를 대중들에게 꾸준히 설명해 왔다. 팟캐스트를 들어본 사람들이라면 진한 경상도 사투리로 마치 동네 아저씨가 설명하듯 셰익스피어를 설명하는 진 교수의 목소리를 기억하며 웃음 지을 것이다. 이 책은 바로 그 목소리가 글자로 가감 없이 전환된 책이다. 팟캐스트에 출연하며 대중에게 어떻게든 셰익스피어 극의 의미를 전달하려 노력하는 그 정성이 바로 이 책으로 결실을 맺은 셈이다.
그렇게, 진영종 교수는 멋있는 번역보다는 솔직한 번역을, 기존의 번역보다는 새로운 번역을, 고상한 번역보다는 보통 사람의 번역을 택했다. 400년의 세월을 거치며, 이제는 개별 문학 작품을 넘어 인류 전체의 ‘레퍼런스’가 되어 버린 셰익스피어는 누구나 읽을 수 있고, 누구나 읽어야 할 텍스트다. 셰익스피어를 만나고 싶은 이가 있다면, 진영종이 번역한 이 4대 비극, 이 ‘대중적 셰익스피어’로 그 만남을 시작해 보시기를.
“햄릿 지금 이대로가 좋은가 아닌가, 그것이 문제로다.
어느 것이 더 고결한 것인가. 난폭한 운명의
돌팔매와 화살의 고통을 마음으로 감내하느냐,
아니면 고난의 바다에 맞서 무기를 들고, 싸워 이기느냐,
어느 것이 더 고결한 것이냐? 죽는다는 것은 잠자는 것―
그뿐이다. 그리고 잠으로써 우리는
육신이 물려받은 마음의 고통과
수많은 질병의 괴로움을 끝낸다.
간절히 바라는 마무리가 아닌가, 죽는다는 것은 잠자는 것―
잠을 자면, 아마 꿈을 꾸겠지. 아, 꿈이 문제구나.
왜냐하면, 우리가 혼란스러운 인생을 벗어 던져버릴 때,
죽음의 잠에는 어떤 꿈이 있을까를 생각하면,
망설일 수밖에 없구나. 고통에 찬
기나긴 인생을 견디겠다는 생각이 드는구나.
아니면 누가 시대의 채찍과 조롱을 견디며,
압제자의 부당함과 오만한 자의 모욕을 견디며,
경멸당한 사랑의 고통과 재판의 연기를 견디며,
관리들의 무례함과, 하찮은 인간들이 미덕으로
참고 견디는 멸시들을, 이 단 한 자루의 단검으로
조용히 끝낼 수 있다면, 누가 견디겠는가?
누가 지친 인생에서 신음하고 땀 흘리면서
이러한 짐들을 지고 갈 것인가?”
(<햄릿> 3막 1장)
“오셀로 보세요, 전 무기가 있습니다.
이것보다 더 좋은 칼을 허벅지에 찬 군인은 없었죠.
그런 날도 전 경험 했습니다.
이 작은 팔과 이 멋진 칼을 들고, 당신이 지금
저를 막는 것보다 스무 배나 더 강고했던 저지선을
뚫은 적도 있지요. 그러나 헛된 자랑에 불과하군요!
그 누가 자신의 운명을 지배하리오? 지금은 아닙니다.
하지만 내가 무기를 가졌다고 두려워하진 마세요.
제 여정은 여기가 끝이며, 여기가 종착지군요.
그리고 제 항해의 바로 그 목적지가 되는군요.
용기 없이 뒷걸음치시나요? 쓸데없는 두려움입니다.
누구라도 오셀로의 가슴팍을 갈대로 찔러도,
오셀로는 물러납니다. 오셀로는 어디로 가야 하나요?
오셀로 침대로 간다
지금 너의 모습은 어떠하더냐? 운명을 잘못 타고난 놈,
너의 흰옷처럼 창백하구나, 우리가 최후의 심판일에
만나면, 그대의 이 모습은 나로 하여금 천국에서 내 영혼을
소용돌이치게 해, 악마들이 낚아챌 것이다. 식었는가, 차갑구나, 그대여?
마치 그대의 순결 같구나. 아, 저주, 저주받은 노예 같은 놈!
악마들이여 나에게 채찍질을 퍼부어라,
이 천상의 모습을 나로 하여금 간직하지 못하게
몰아치는 바람에 날리고 유황불에 태워서
불타는 심연 깊이깊이 나를 처박아라.
아 데스데모나! 그대 죽었구려! 죽었어! 오, 오!”
(<오셀로> 5막 2장)
“리어왕 (코딜리아에게) 자, 나의 기쁨,
막내이지만, 나의 사랑은 결코 그렇지 않단다.
언니들에게 준 것보다 더 풍요로운 삼분의 일을
차지하기 위해 무슨 말을 하겠느냐?
코딜리아 없습니다, 폐하.
리어왕 뭐라고? 할 말이 없으면 줄 것도 없어. 다시 말해라.
코딜리아 저의 마음을 입으로 옮길 수가 없으니
너무 불행해요. 저는 폐하를 사랑합니다.
저의 의무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리어왕 뭐라고, 자, 네 말을 조금이라도 고쳐라,
그래야 네 행운을 망치지 않을 거야.
코딜리아 예, 폐하,
폐하께선 저를 낳아 기르고 사랑했습니다.
저는 딱 그만큼 의무로 보답하고자 합니다―
폐하께 복종하고, 사랑하고 또 가장 존경합니다.
언니들이 아버님만을 사랑한다면 왜 남편을
얻었을까요? 만일 제가 결혼을 한다면,
제 결혼 맹세를 받을 사람은 그에 대한 내 사랑의
절반과 저의 보살핌과 의무의 절반을 가질 것입니다.
저는 언니들과 같은 결혼은 절대 안 할 거예요,
아버님만을 사랑하는 그런 결혼은요.
리어왕 정말 진심으로 하는 말이냐?
코딜리아 진심입니다, 폐하.
리어왕 이리 어린 것이 이렇게 무정하더냐?
코딜리아 어리지만, 진실합니다.
리어왕 좋다. 그렇게 하마. 이제 너의 진실이 네 지참금이다.
태양의 성스러운 광채에 걸고,
헤카테와 밤의 신비한 의식에 걸고,
우리의 존재와 사멸을 결정하는
천체의 모든 활동에 걸고
여기서 지금부터 부모로서의 모든 책임과
친족과 혈연관계를 모두 부인하며,
또한 지금부터 영원히 너를 내 마음과 나로부터
이방인으로 알겠노라. 야만적인 스키타이,
자기 식욕을 채우려고 자기 새끼를
자신의 식탁에 올리는 야만인이
내 마음에는 한때 내 딸이었던 너와 같이
이웃하며, 동정하고, 위안을 얻으리라.”
(<리어왕> 1막 1장)
“맥베스 나는 두려움의 맛이 무엇인지 거의 잊었노라,
밤에 비명 소릴 들으면 감각이 오싹해지고,
무서운 이야기를 들으면 머리카락이 살아있는 듯,
쭈뼛하게 일어나던 시절이 있었지.
난 공포를 모두 삼켜버렸노라,
살육을 저지를 생각에 끔찍한 생각을
더해도 다시 나는 놀라지 않으니까. (세이튼 등장)
왠 울음소리냐?
세이튼 폐하, 왕비께서 돌아가셨습니다.
맥베스 왕비가 좀 더 살았어야만 했는데.
이런 말이 어울릴 시간이 있었을 텐데―
내일, 그리고 내일, 그리고 내일은
이 작은 걸음걸이로, 날이면 날마다,
기록된 시간의 마지막 순간으로 기어간다.
그리고 모든 지난날은 바보들에게 한 줌 재가 되는
죽음의 길을 밝혔을 뿐. 꺼져라, 꺼져라, 희미한 촛불아,
인생은 한낱 걸어가는 그림자, 가련한 배우,
자기 시간에 무대에서 뽐내고 애태우다,
그리고 나선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이것은
바보가 들려주는 아우성과 분노로 가득 찬
이야기, 의미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구나.”
(<맥베스> 5막 5장)
작가 소개
지은이 : 윌리엄 셰익스피어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극작가이자 세계문학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불멸의 거장. “한 시대가 아닌 모든 시대를 위한 작가”로 불린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은 오늘날까지도 세계 곳곳에서 끊임없이 읽히고 상연되며 늘 새롭게 해석되고 사랑받는다. 그의 작품들은 영국을 비롯한 유럽 문학은 물론, 세대와 분야를 불문하고 문화 전반에 방대한 영향을 미쳐왔다. 1564년 잉글랜드 스트랫퍼드어폰에이번의 부유한 상인이자 유지인 가정에서 태어났다. 1586년 무렵 고향 스트랫퍼드를 떠나, 1589년 첫 작품 『헨리 6세』를 발표하며 명성을 얻기 시작한다. 그즈음부터 이미 왕실로부터 두터운 후의를 입을 만큼 천재적 재능을 인정받았으며 계층을 가리지 않고 폭넓은 인기를 누렸다. 특히 1600~06년경에 ‘4대 비극’인 『햄릿』 『오셀로』 『리어 왕』 『맥베스』를 차례로 발표하며 세계문학의 위대한 걸작들을 남긴다. 1610년경 스트랫퍼드로 돌아가 『폭풍우』 등을 발표하며 지내다가 1616년 그곳에서 사망하고 묻혔으며, 평생 37편의 희곡과 154편의 쏘네트, 2편의 이야기시 등을 집필했다. 당대를 풍미한 극작가로서 천재적인 언어 능력과 사회를 꿰뚫는 통찰을 보여주었고, “만 사람의 마음을 지녔다”라고 일컬어질 만큼 인간에 대한 다각적이고 깊은 이해로 타계한 지 400년이 지나도록 최고의 작가로 여전히 자리하고 있다.
목차
셰익스피어와의 대면 7
햄릿 39
작품 해설_위대한, 그러나 문제적인 작품 259
오셀로 277
작품 해설_지혜롭게 사랑하지 못한 베니스의 무어인 479
리어왕 501
작품 해설_죄보다 죗값을 더 많이 치른 인간 693
맥베스 715
작품 해설_고운 것은 사악하고, 추한 것은 선하다 867
옮긴이 후기 8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