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음식, 경험, 디자인 세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작업을 전개하고 있는 스몰 바치 스튜디오 강은경 디자이너가 식경험 디자인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일에 대해 이야기한다. 한글과 영어 두 가지 언어로 되어있다.이 시대의 음식 경험은 인간 중심성에서 한발 물러나 생태와 기후를 포함한 환경에 대한 감수성을 요구한다. 나는 그 출발이 먼저 먹는 존재인 나를 재인식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먹는 일의 익숙함으로부터 한발 떨어져 보면 보이지 않던 많은 것이 보인다. 식경험 디자인은 그 지점에서 출발한다.
음식에 대해 던질 수 있는 가장 인간적 물음은 무엇일까. 나는 먹을 수 있는가, 없는가의 질문이라고 생각한다. 숲을 산책하다가 친근한 형태의 풀이나 버섯을 발견했을때나 냉장고 구석에서 오랫동안 방치되어 있던 정체 모를 것을 발굴해 냈을 때에 우리는 본능적으로 ‘이거 먹을 수 있나?’ 를 생각한다. 먹을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의 구분과 경계를 정하는 문제 앞에서 인간은 먹는 존재로서의 원초적 본능을 드러낸다. 먹을 만한 것인가 아닌가의 질문은 더 나은 제품이나 식당을 선택하는 능력만이 아니라 무엇이 먹을만 한 것인지 스스로 먹이를 결정하려는 인간 존재론적 문제이다.
자본주의의 사고방식으로는 토종 종자와 채집의 필요와 유익과 효용을 설명할 수 없지만 우리가 지향하려는 지속 가능함이 지금의 산업적 구조 안에서 불가능하다고 느껴진다면 그 틀에서 벗어나 있는 채집의 경험, 토종 종자의 경험은 그런 시스템에 균열을 낼 수 있는 일처럼 여겨진다. 원래 음식은 돈을 주고 사지 않아도 얻을 수 있었다는 사실 말이다.
작가 소개
지은이 : 강은경
디자인 방법론을 통해 음식과 사람의 관계를 탐구합니다.2016년부터 스몰 바치 스튜디오를 운영하며 식경험 디자인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