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20년 전 새파란 신입이었을 나에게 심심한 애정과 진심을 담아 전한다. 신입은 매년 새로 탄생한다. 경기가 어렵다고 해도 기업에 사람은 필요하다. 새로 뽑으면 누구든 신입이 된다. 20년 전 어리숙하던 신입이었을 때, 옆에 딱 붙어 진심 어린 잔소리를 해주는 사람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17년간 조직문화, 육성, 채용 등 범 HR분야를 담당했던 경험과 퇴사 후 5년간 조직과 사람을 연구하며 얻은 통찰을 약 20여 년 전, 이제 막 신입이 된 나에게 전하고 싶었다.

어떤 관계든 상대방 탓을 하기 시작하는 순간, 관계는 급속히 무너지게 되어 있어. 어떻게 모든 잘못이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잘못일 수 있을까? 서로 좋아서 마음이 통했고, 특별한 사이로 가까워지게 된 관계도 그런데, 하물며 서로 모르던 사람들이 만나 공적인 이유로 맺어진 회사에서의 관계라면 어떨까? 문제는 스스로를 단 하나의 허점도 없이 완벽한 존재라고 착각하는 경우야. 그게 다 객관적 자기 인식이 안 된다는 방증이기도 하지. 누군가 용기를 내서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지적해 주더라도, 자기객관화가 안 되어 있으니 오히려 상대를 이상한 사람으로 몰거나 더욱더 자기방어적으로 변하기 쉽다는 사실을 알아야 해.그래서 나를 주체적으로 똑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먼저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제대로 알아야 하지. 세상 모든 관계는 쌍방으로 이루어진다는 진리를 안다면, 삼키기에 쓰고 듣기 고통스럽더라도 주변인들에게 내가 어떤 사람으로 보이는지 지속적으로 묻고, 시간을 들여 정말 그런지 생각할 시간이 반드시 필요해.
직장에서 일에 치이고 이런저런 인간관계를 겪다 보면, 내 감정이 지금 어떤 상태인지 들여다볼 물리적, 정서적 여유를 갖지 못하고, 감정 입자도는 점차 불투명해져서 나조차도 알아보지 못하는 지경으로 악화된다는 사실도 알게 됐지. 어쩌면 타인과 관계를 맺는 데 있어 생기는 각종 문제, 예컨대 내 의도와는 다르게 상대가 받아들여 예기치 못한 오해가 생기는 일들이 어쩌면 나조차도 잘 모르는 내면에서 기인한 것은 아닐까, 하는 의심도 들어. 유일한 해결책은 내 감정을 잘 들여다보고 세밀하게 파악한 후 상대의 기분 역시 같은 방법으로 알아내는 능력을 기르는 것뿐이야. 그렇다고 이성 지능이 필요 없다는 뜻은 아니야. 다만 극단적인 쏠림에서 벗어나 감성과 이성간의 균형을 갖춰야 한다는 말이야. 감정적이어도 괜찮다는 말이지.
작가 소개
지은이 : 이철원
HUrator(Human + Curator)입니다. 적당히 괜찮은 사람을 큐레이팅하는 사람이란 뜻입니다.SK그룹 계열사에서 14년, 도합 16년을 사람과 관련한 일을 했습니다. 사람을 뽑고 육성하며,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입니다. 경희대학교에서 행정학(학사), 고려대학원에서 인력관리학(석사)을 공부했습니다.사람에 대해 알면 알수록 틈이 많은 존재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물론 그 과정이 너무 어려워 좌절도 하지만, 그 사이의 틈을 채워가는 일이 즐겁습니다. 미지를 알아가는 기쁨이 무엇보다 크기에, 사람을 향해 가는 여정은 언제나 환영입니다.브런치 @HUrat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