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소설집 《다른 세계에서도》, 장편소설 《덕다이브》 등을 발표하며 의사이자 작가로 이 시대를 예민하게 감각하고 탐색해온 작가 이현석의 《고백의 시대》가 위즈덤하우스의 단편소설 시리즈 위픽으로 출간되었다.쉴 새 없이 스스로를 몰아붙이며 "참혹한 자기 착취"를 반복했던 시간들을 통과해, "정신을 착실하게 부식시켜"온 글쓰기와 "우리를 수선하기 위한 도구"였던 소설에 대해 사색한다. 어느 소설 창작 수업에서 처음 만난 '나'와 '너'. 의사이자 작가인 '나'와 출판사 직원인 '너'는 가장 사랑하는 것들, 책, 소설, 예술 때문에 괴로워하며 술을 마신다. '나'와 '너'는 서로의 도피처이자 구조대가 되어준다.그러므로 소설도 나만을 수선하기 위한 것이 아닌, 우리를 수선하기 위한 도구가 될 수 있다고 믿었던 거야. 지금 생각하면 대단한 패기였다. 사람이 삶의 즐거움을 위해서라면 약간의 오글거림은 감수해야 한다지만, 흑역사를 펼쳐 읽고 나니 지금 내가 느끼는 것은 당시만 해도 내가 쓴다는 행위를 정말 사랑했구나, 정도. 앞으로 무엇을 더 이렇게 사랑할 수 있을까.
몇 년 동안 내가 갓생을 살고 나서 깨달은 것은 다음 두 가지였거든. 1) 건강한 인간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소설을 쓰지 않아야 한다. 2) 만약 소설을 쓰지 않더라도 갓생을 산다면 여러분은 빠르게 죽는다.
“병든 놈들이 좋은 예술 하고, 좋은 예술 하면 없던 병도 생기더라.” 입으로만 부르짖던 퇴사를 드디어 단행하고서 마침내 녹사평에 작은 바를 열기 직전이었던 너는 그렇게 단언했어. 너의 냉소는 내가 지극히 좋아했던 장르라 꺽꺽대면서 웃고 있는데 네가 내 어깨를 툭 쳤지. “너는 건강하게 나쁜 예술 하세요.”
작가 소개
지은이 : 이현석
2017년 중앙신인문학상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다른 세계에서도》, 장편소설 《덕다이브》가 있다. 젊은작가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