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이 : 피터윤
ISO인증원에서 근무하는 평범한 직장인이다. 남들과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일주일에 세 번 병원으로 출근해서 신장투석을 받는다는 점이다. 그리고 남들이 아무 생각 없이 맛있게 먹는 음식을 생각하고 따져 가면서 먹어야 하는 정도다.그가 “신장병” 진단을 받은 것은 여섯 살 때다. 이후 혈액투석, 복막투석, 신장이식까지 다 해봤지만, 결국 지금은 또다시 혈액투석을 하고 있다. 그가 병마와 싸워온 시간이 어느덧 42년. 평생을 건강하게 살아본 적이 없지만, 그는 절망적인 삶 속에서도 소소한 행복과 기쁨을 느끼면서 하루하루 살아있음에 감사하고 있다.그는 어릴 때부터 ‘나도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남들 하는 건 뭐든 하려고 했다. 아프다고 주눅 든 적 없이, 꼴통 기질을 십분 발휘하며 학교도 무사히 마쳤고 직장생활도 하고 있으며 남들처럼 가정을 이루었다. 물론 이렇게 보자면 평범한 삶이지만, 신장병 환자로서의 42년은 결코 평범하지 않다.같은 병을 앓고 있는 “환우”로 만난 아내와는 올해로 결혼 10년차다. 아픈 사람끼리 만나 부부의 연을 맺는 것이 불안한 길 같지만, 같은 아픔을 공유하고 상대방의 아픔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기에 오히려 서로에게 많은 힘이 될 때도 있다. 그래서 배우자와 나누는 소소한 기쁨이 피터에게는 큰 의미가 된다.긴 투병 생활 동안 수십 번의 수술과 치료, 투석, 그리고 두 번의 심정지까지, 죽을 고비를 여러 번 넘겼다.죽으면 끝날 이 싸움에서 결코 이기지는 못하겠지만 섣불리 질 생각은 없다. 아직은 하고 싶은 것도, 먹고 싶은 것도, 가고 싶은 데도 너무나 많다.작은 바람이 있다면, “아파도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환우들에게 그리고 다른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것이다. “피터가 살아 있다”는 것 자체가 사람들에게 희망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간다.피터는 같은 아픔을 겪고 있는 환우들이 힘든 투병 생활 중에 잠깐이나마 웃을 수 있도록 그의 이야기를 온라인 카페에 일기 형식으로 올렸다. 그것이 어느 덧 60여 편이 되었고, 많은 환우들에게 위로와 공감을 주었다. 덕분에 구독자들도 생겨났고 따뜻한 응원도 두둑하게 받았다. 나아가 피터는 “사명감” 비슷한 감정을 갖게 되었다.비록 전문 강사도 아니고 말이나 글솜씨가 수려하진 않지만, 언제 끝날지 모를 이 긴 터널에서 포기하지 않고 함께 희망의 끈을 놓지 말자고, 오늘도 환우들을 향해 손을 내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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