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본서를 통해 살펴본 신종교 현상은 단순히 종교사의 한 장면이 아니라, 인간 사회의 변동과 개인의 실존적 갈망이 교차하는 복합적 현상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급격한 사회변동 속에서 나타난 신종교들은 전통적 종교 제도가 제공하지 못한 새로운 형태의 영성과 공동체를 추구했으며, 이는 현재진행형인 종교적 혁신의 연속선상에 있다.
종교학적 관점에서 신종교는 루돌프 오토가 말한 '성스러움'에 대한 인간의 원초적 갈망이 새로운 시대적 맥락에서 발현된 것으로 이해된다. 엘리아데의 신화-상징 체계 분석틀로 보면, 신종교 창시자들은 기존 종교 전통의 신화적 자원을 재해석하거나 전혀 새로운 신화적 내러티브를 창조함으로써 추종자들에게 의미 있는 세계관을 제공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이러한 신화적 재구성이 결코 진공상태에서 일어나지 않으며, 항상 특정한 사회문화적 맥락과 긴밀히 연관되어 있다는 점이다.
사회학적 분석은 신종교의 발생과 발전에서 사회적 박탈과 문화적 위기가 핵심적 역할을 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막스 베버의 카리스마 권위론은 신종교 창시자들이 어떻게 전통적 권위 구조를 우회하여 새로운 형태의 종교적 권위를 확립하는지를 설명하는 유용한 분석틀을 제공한다. 특히 카리스마의 루틴화 과정은 신종교가 기성종교로 제도화되는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핵심 개념이다. 에른스트 트뢸치의 종파-교회 이론은 이러한 제도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종교적 순수성과 사회적 적응 사이의 근본적 긴장을 잘 보여준다.
인류학적 접근은 신종교를 문화변동의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빅터 터너의 리미날리티 개념은 신종교 공동체 내에서 나타나는 기존 사회구조의 일시적 해체와 새로운 공동체성의 창발을 설명하는 데 유용하다. 클리포드 기어츠의 종교 해석학적 접근은 신종교인들이 자신들의 종교적 실천을 통해 어떻게 의미를 구성하고 재구성하는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정치학적 관점에서 신종교는 기존 권력구조에 대한 도전이자 새로운 형태의 권력 관계를 실험하는 장으로 나타난다. 세속화 이론의 재검토를 통해 우리는 종교가 단순히 쇠퇴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형태로 변화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종교 민족주의와 정치적 이슬람의 부상은 종교가 여전히 강력한 정치적 동원력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