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재일 ‘위안부’ 피해자 송신도 할머니는 1938년, 열여섯 살에 ‘전쟁터에 가서 나라를 위해 일하면 결혼하지 않아도 혼자서 살아갈 수 있다’는 말에 속아서 중국으로 끌려갔다. 7년 동안 일본군 ‘위안부’를 강요당하며 중국 각지를 전전하며 큰 고통의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전쟁이 끝난 후에는 ‘결혼해서 같이 살자’는 일본군의 말에 일본으로 건너갔지만 버림을 당하고, 그렇게 이국땅에 홀로 남겨져 평생을 살아왔다.
전후 일본에서 지내면서 ‘위안부’ 피해자로, 재일한국인으로서 받아야 했던 ‘이중 차별’ 속에서 인고의 삶을 살아야했던 송신도 할머니. 1991년 김학순 할머니의 ‘위안부’ 공개 증언 후, 이 소식을 알게된 송신도 할머니는 자신의 피해 회복을 위해 1993년 일본 정부를 상대로 ‘사죄 청구 소송’을 제기한다.
어려운 싸움을 시작했지만, 절대로 외로운 싸움은 아니었다. 재일교포와 일본의 양심있는 여성들이 '재일 위안부 재판을 지원하는 모임’을 결성하여 10여 년에 걸친 기나긴 법정 투쟁의 여정을 함께 했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를 상대로 한 송신도 할머니의 법정 투쟁과 그 투쟁에 함께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한다.“송신도 할머니의 이야기를 들으면, 오히려 힘이 나요.”집회가 끝나고 나면 이런 말을 자주 듣는다. 건강한 송신도 할머니, 쾌활한 송신도 할머니. 하지만 송신도 할머니와 가까이에서 지내온 우리들은 이와는 다른 모습을 보아왔다. 할머니에게 혼나기도 하고, 싸우기도 하고, 함께 울고 웃기도 하는. 그러는 과정 속에서 조금씩 마음을 열어 준 할머니가 언뜻 이야기하는 기억과 생각 속에는 공적인 자리에서는 밝힐 수 없는 것들이 있다. 이는 법정에서도 마찬가지다. 특히 당사자신문을 하는 법정에서 긴장이 극에 달한 송신도 할머니의 강한 말투 뒤에 숨겨진 불안과 두려움을, 그리고 그 자리에서는 말할 수 없는 기억과 그 뿌리에 새겨 있는 깊은 상처의 존재를……
“왜 그랬는지 그 이유를 알고 싶습니다. 왜 내가 ‘위안부’가 되어야 했는지, 어째서 차별을 받아야 하는지 그 의미를 분명히 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동네 사람들이 더 이상 무시하지 못하게 하고 싶습니다.”
“이런 나라니까 재판에도 지는 거야. 괜찮아. 재판에 졌어도, 송신도는 안 져! 근데 자네들은 어떡하나, 그렇게 열심히 해 왔는데 지원모임이 너무 가여워서 어떡해.”
목차
“그런 전쟁은 다시는 되풀이 해서는 안돼” _6
_ 도쿄 최고재판소 최종 의견 진술서 중
송신도 당사자신문 조서 _14
송신도 할머니와 ‘지원모임’의 10년 _138
[좌담회] 송신도 할머니와 함께 걸어온 8년을 회고하다 _178
편집후기 _232
한국어판 후기 _236
_동일본대지진과 송신도 할머니
[자료]
PTSD는 무엇인가 _254
_‘지원모임’ 사무국 진술서와 변호인단 준비서면
송신도 할머니의 약력 _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