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달빛 아래에서도 일하며 하늘 볼 틈 없이 살아온 할머니가 있다. 땅만 바라보다 허리 굽고 성격도 고약해졌지만, 어느 날 새가 떨어뜨린 씨앗 하나가 그녀의 인생을 바꾼다. 하루가 다르게 자라난 식물을 돌보며 할머니는 오랜만에 웃고, 비를 맞으며 잎사귀 아래에서 마음의 평안을 느낀다.
비가 그친 뒤 해바라기가 피어나자, 할머니의 밭은 다시 밝아지고 마음도 환해진다. 이제는 해와 함께 일어나고 바람과 쉬어가며, 자신을 돌보는 삶을 배운다. 포슬포슬한 감자보다 감자꽃을 기다리는 마음, 자연과 함께 호흡하는 여유를 되찾는다. 삶의 무게에 눌린 어른들에게 전하는 따뜻한 회복의 이야기이자, 일상의 평범함 속에서 피어나는 행복의 의미를 그린 그림책이다.			
						
				  출판사 리뷰
				할머니는 해보다 먼저 일어나 달빛 아래에서도 농사일을 합니다. 하늘을 올려다볼 틈도 없고, 꽃이 피는 것도 못마땅합니다. 농작물이 더 실하고 튼튼해지길 바라며 땅만 보고 애를 씁니다. 정작 자신은 돌보지 못해 허리는 활처럼 굽었고, 성격은 날로 고약해집니다.  
  할머니 밭 근처에는 새도 비켜서 날아갑니다. 어느 날 할머니 고함에 놀란 새가 물고 가던 씨앗을 할머니 밭에 떨어트리고 맙니다. 새가 놓친 씨앗은 하루 만에 씨눈을 틔우고 이틀 만에 튼튼하게 자리 잡더니, 사흘이 되던 날에는 키가 쑥 자랐습니다. 밤낮없이 커가는 모습에 신이 난 할머니는 달빛 아래에서 춤까지 추었죠. 할머니는 잎이라도 다칠세라 애지중지합니다. 하지만, 열매는 보이지 않고 입만 무성해집니다. 실망한 할머니는 심술을 참지 못하고 베어버리기로 하죠. 
 번쩍이는 낫을 휘두르자, 빗방울이 떨어집니다. 굵은 빗방울에 할머니는 오랜만에 하늘을 올려다봅니다. 비를 맞고 더욱더 커진 잎사귀가 할머니의 우산이 되어줍니다. 후두두둑, 비를 막아주는 잎사귀 위로 떨어지는 빗소리에 할머니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자신을 감싸준 잎사귀가 대견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비구름이 지나가자, 어둠을 뚫고 해바라기가 피어납니다. 해바라기는 할머니의 밭을 환하게 만듭니다. 할머니의 마음도 덩달아 환해집니다.
 할머니는 오랫동안 잊고 살았던 여유와 넉넉함을 다시 느낍니다. 할머니는 자신을 돌보기 시작합니다. 해와 함께 일어나고 바람과 쉬엄쉬엄 농사를 짓습니다. 몸과 마음을 챙긴 할머니의 허리는 해바라기처럼 꼿꼿이 펴졌습니다. 할머니 밭에는 봄이면 꽃이 피고 자연에 살고 있는 친구들이 찾습니다. 포슬포슬한 감자도 좋지만, 감자꽃이 피는 것도 설렙니다. 할머니는 이제 해바라기 잎 아래에서 장맛비를 피해 뜨끈한 옥수수를 먹으며 농사일의 고됨을 잊고 서늘한 가을바람을 기다립니다.
선물처럼 날아든 씨앗 하나에 할머니는 다시 설렙니다.
 우리는 목표를 위해 앞을 보고 달립니다. 달리다 보면 속도가 붙습니다. 속도가 빨라지면 몸과 마음이 힘들다고 신호를 보냅니다. 속도를 늦추면 되지만, 지금까지 달려온 노력이 아깝고, 나만 뒤처져 버릴까 불안합니다. 이미 지쳐버린 몸과 마음은 여유를 잃어버렸습니다. 허리는 휘고, 마음에는 고약함이 자리를 넓혀갑니다. 목표를 위해 자신은 돌보지 못합니다. 가장 중요한 걸 잊고 살아가게 됩니다.
 해보다 먼저 일어나 해보다 더 열심히 일하는 농부 할머니가 있습니다. 할머니는 해도 이겨 먹고 달빛이 아까워 밤에도 농사일을 합니다. 튼실하고 많은 수확물을 얻기 위해 땅만 보고 삽니다. 꽃도 새의 지저귐도 다 쓸모없는 것들이라며 성을 냅니다. 혹시 목표한 결과에 방해가 될까 봐, 할머니는 계획한 것이 아니면 초장에 다 없애버립니다. 
 할머니는 온종일 자연 속, 많은 생명과 함께하면서도 주위를 보지 못합니다. 하늘에 신기한 것들이 날아다녀도 알지도 못하고 타박만 합니다. 더 많은 수확물을 얻기 위해 자신을 돌봐야 한다는 것도 잊어버렸습니다. 가장 중요한 걸 말이죠.
 할머니 주변에는 변치 않고 옆을 지키는 것들이 있습니다. 할머니 밭에 우연히 떨어진 씨앗도 어쩌면 언제나 그 자리에서 곁을 지키고 있던 것인지도 모릅니다.
 할머니 밭에 우연히 떨어진 해바라기 씨앗은 쑥쑥 자라며 오랜만에 할머니를 춤추게 합니다. 할머니가 바짝 날이 선 낫으로 베어버리려고 해도 할머니가 젖지 않게 비를 막아줍니다. 할머니는 농작물이 아닌 해바라기가 기특해 보입니다. 
 할머니는 이제 온종일 많은 생명과 함께합니다. 옆을 보고 위도 보고 땅도 봅니다. 수확하는 기쁨만큼 생명이 자라는 넉넉함도 좋습니다. 이제 농사일이 고되지 않습니다. 자신을 돌보고 자연을 돌보는 농사법을 알았으니까요. 
 여러분도 주위를 빙 둘러보세요. 그리고 하늘도 잊지 말고, 올려다보세요. 어쩌면 펭귄이 날고 있는 걸 볼지도 몰라요. 왕겨 작가님은 영원히 죽지 않는 불사조를 보았다고 해요. 
 퍼머컬쳐 농법으로 농사를 짓는 왕겨 작가님은 첫 그림책(넘헌테는 잡초여도 내헌테는 꽃인게)으로 손주의 불안을 따뜻하게 보살피는 할머니의 이야기를 지었습니다. 서울시교육청 2023년 여름방학 권장 도서, 인천시교육청 2024년 책날개 입학 도서로 선정되었습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왕겨
코로나가 전 지구를 휩쓸기 전 귀촌을 한 서울 촌년입니다. 첫 시골 생활에 땅을 잘못 사서 꿈에도 생각지 않던 농사를 시작하게 되었고, 어떻게 하면 덜 수고스러운 농사를 지을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지속 가능한” 농업과 삶을 알게 되었습니다. 오늘도 덜 벌고 덜 쓰며 오롯이 내 시간을 즐기는 강화도 생활 중입니다. 첫 책 (넘헌테는 잡초여도 내헌테는 꽃인게)를 쓰고 그렸습니다.insta @chaff_perma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