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서문>
초부樵夫의 시심을 읽으며
            - 김유조(시인, 문학평론가, 국제펜한국본부 부이사장)
초부樵夫 김상진 시인이 두 번째 시집을 상재 한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몇 줄 추임새를 넣고자 기꺼이 붓을 잡아본다. 초부를 아호로 쓰는 김상진 시인은 우리말로 또 ‘나무꾼’이라는 별호도 이름 대신에 즐겨 올리기도 한다. 오랫동안 도회지 생활을 하며 학생들을 가르치던 시인은 정년이 되자 두말없이 고향으로 돌아가 은거하면서 농사도 짓고 나무도 심어 가꾸며 틈틈이, 아니 구태여 틈을 만들어서 시작詩作에 몰두한 자국을 역력히 들어내며 산천에서 일상을 보내고 있다.
그가 쓴 푸른 시작은 학연과 문맥으로 맺어진 문학 단톡방에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올라와서 마치 모두가 전원에 있는 듯싶게 자신의 글 마당으로 문우들을 불러낸다. 이번이 두 번째 시집이라고 하지만 20년 전 계간 문예춘주로 등단 후, 듣기로는 이미 대여섯 권 이상을 벌써 짜맞추어 놓고서도 겸연쩍어하고 있는 줄로 알고 있다. 무시로 발표하고 가꾸는 열의와 정성에 비추어 볼 때는 사실 그 이상의 시집 출간이 벌써 빛을 보았어야 하는 데 초부는 늘 겸손하다. 여기 그의 시상과 감상을 나타내는 시 한 편을 올려본다.
내가 시詩를 쓸 때는/ 작은 바람을 담습니다//
그 누구보다/ 해묵은 고목 같은/ 벗의 가슴에서/
오랫동안/ 노래로 남아있기를 바랍니다//
노래가 남아있는 동안/ 나도 너에게서/ 벗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하늘로 하늘로/ 자꾸자꾸 날려보냅니다/
못난 노래지만/ 어느 고운 님의 마음에서/
꽃으로 피어나기를 바랍니다
   - <제3장 나의 노래 전문>
소박하지만 질박한 시인의 감성이 가슴에 와닿는다. 그가 왜 시를 쓰는지를 가슴으로 이해하게 된다. 나무꾼이 숲에서 나무를 가꾸고 벌목하듯, 시인은 언어의 밀림 속에서 의미를 추출한다. 시인은 그래서 둘 다 눈에 보이지 않는 본질을 찾기 위해 표피를 벗겨내는 작업을 고향 마을 전원에서 수행하는 모양이다.
나무꾼 시인은 또 서시에서 ‘숲도 산도 묵墨 빛으로 희미하고/ 달빛만 저 혼자 푸르다’라고 노래하였는데 사실은 시인의 시심도 달빛 못지않게 빛나고 있다 할 것이다. 나무꾼이 참나무를 다듬듯, 시인은 오랜 숙성 기간을 거쳐 시적 언어를 정제한다. 아울러 여기 인용하지는 않지만, 초부 시인의 시 가운데에는 유난히 계절에 대한 음유가 많은 데 전원에 터를 잡은 시인으로서는 계절의 순환 속에서 얻을 수 있는 리듬이 시의 호흡이 되고 있음을 본다.
한편, 우리 시대는 이제 환경에 관한 관심을 떠나서는 생존 자체를 논하기조차 어려운 절박한 때가 되었다고 볼 때 초부를 자처한 시인의 작업 공정은 언어의 순환 구조를 품고 있고 신생을 꾀하는 기본적 자세에 있음이라고 하겠다. 디지털 시대에도 초부의 상징은 새롭게 재해석되어서 오늘날, 그리고 앞으로 ‘가상현실 속 나무꾼’이라는 모티프로 ‘디지털 장작 패기’에 빗대어 표현되는 경지도 예비하고 있다 할 것이다. 
이처럼 초부의 이미지는 시대에 따라 유연하게 변주되면서 시창작 본질을 상징하는 메타포로 자리를 잡고 있는데 이런 맥락에서도 우리의 초부 시인은 의도하였던 아니었던 선도적 위치를 점하였다고 할 수 있겠다. 문득 농사를 직접 지으며 시를 쓴 이성부 시인이나 직접 나무를 하며 시를 쓴 고은 시인의 면모를 초부 시인의 이미지에서 발견하며 자연과의 교감, 노동과 창작의 유사성, 역사적 문맥 등을 시 속에 구조적으로 내포하는 시들이 더욱 끊임없이 이어져 나오는 기대하게 된다. 초부의 마당에는 연못이 있는 듯하다. 아니 적어도 그의 가슴에 있는 너른 연못의 시심을 음유하며 초부 시인의 시집 상재를 반기는 마음을 전한다.
처음 당신이 오실 때는/ 바람으로 왔습니다//
난/ 봄 꽃잎처럼/ 살랑거렸고/
파문처럼 번져 가더니/ 파도가 되었습니다.//
꼭 잡아두고 싶었습니다, 마는/ 구름이었나 봅니다//
청산 더불어/ 가슴 깊이 그림자로 남아있었고/
하늘 밖에서/ 흐르고 있었습니다.//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이 지나고//
삭이고 삭인 진흙 속에서/ 푸른 연잎이 자라고/
그 연잎 사이 숨어서/ 연꽃 봉오리 돋을 때/
비로소 알았습니다//
사랑은/ 당신의 가슴에/ 연꽃 한 송이 피우는 것인 것을
                  [감수 지율 이정록 교수]
			
						
				  작가 소개
				지은이 : 김상진
아호 : 雲海, 樵夫경상북도 성주시 출생경북고등학교 44회 졸업영남대 공과대학 화학공학과 졸업경북 성주여자고등학교 교사 역임수원 매양여자정보고등학교 교사 역임국제로타리 대구동호 RC 회장 역임筆詩人協會 문예춘추 초대이사경멕문학(경북고 동문문학) 회원(사)한국문인협회 회원(사)국제펜한국본부 회원(사)문학그룹샘문 회원(사)샘문학(구,샘터문학) 회원(사)샘문그룹문인협회 회원(사)한용운문학 회원(주)한국문학 회원샘문시선 회원<수상>2004 시인과 육필시 6.7월호 김년균 추천으로"나비의 외출" 외 1편으로 등단<시집>나무꾼의 노래<공저>풀꽃 피는 언덕
			 
						
				  목차
				여는 글 _ 길 위에서 길을 찾다 / 4
서문 _ 초부樵夫의 시심을 읽으며 / 6
제1부 : 내 진실의 거울
달빛 소나타 / 12
당신의 거울 / 14
시인詩人은 가슴으로 시詩를 쓰지 않는다 / 16
장마 전선 / 17
내 진실의 거울 / 18
푸른 파도를 헤치고 / 19
가을 편지 / 20
전설傳說 / 21
동행同行 / 22
당신 / 23
슬픔의 본질 / 24
봄날은 간다 / 25
옛 이야기 / 26
그 옛날의 그 함성소리 / 28
세기世紀의 재앙災殃 앞에서 / 30
보라! 저 붉은 군대의 열병식을 / 32
봉사, 그 사랑의 수레바퀴를 굴리며 / 34
존재存在 / 36
제2부 : 석류꽃 지는 밤
연못에서 / 38
장미의 겨울나기 / 40
진달래꽃 당신 / 41
석류꽃 지는 밤 / 42
입동立冬 / 43
매화 피는 날 / 44
시월의 장미 / 45
첫사랑 / 46
옹달샘 / 47
달밤 / 48
옛 추억 / 50
꽃이 지는 까닭 / 51
장맛비ㆍ1 / 52
장맛비ㆍ2 / 53
나의 노래 / 54
안부 / 56
나그네 / 57
홍수洪水 / 58
적월赤月 / 60
낙수落水자리 / 62
유붕有朋이 자원방래自遠方來 하니 / 64
제3부 : 봄날 그 빗속에서
장미꽃 잔치 / 66
님은 가시고 / 67
묵화墨畵 / 68
일출日出ㆍ1 / 69
일출日出ㆍ2 / 70
피리 소리 / 72
연등連燈 / 74
금강錦江에서 / 76
꽃불 / 78
향월도香月圖 / 79
마산항 무학산 둘레길 / 80
참 말세로세 1 / 81
참 말세로세 2 / 82
참 말세로세 3 / 83
월식, 아 개기월식 / 84
채석강에서 / 86
발왕산發旺山에서 / 88
남천 보도교 위에서 / 90
봄날, 그 빗속에서 / 92
제4부 : 자연과 그 산과 숲
산ㆍ1 / 94
산ㆍ2 / 96
산ㆍ3 / 97
산ㆍ4 / 98
산ㆍ5 / 99
산ㆍ6 / 100
산ㆍ7 / 101
숲ㆍ1 / 102
숲ㆍ2 / 103
숲ㆍ3 / 104
숲ㆍ4 / 105
숲ㆍ5 / 108
숲ㆍ6 / 110
숲ㆍ7 / 111
봄 길에서 / 113
가을 들녘에 서서 / 114
가을 문턱 / 115
토함산吐含山 단풍 들었네 / 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