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바람그림책 172권. <마음버스>, <사자마트>, <개욕탕>에 이은 ‘우리 동네’ 시리즈의 완결편이다.
아무도 고슴도치 씨를 좋아하지 않았다. 고슴도치 씨는 늘 눈을 뾰족하게 뜨고, 말에 가시가 있다고. 하지만 사실은, 고슴도치 씨가 겁이 나서 마음이 아파서 그런 거였다. 이런 사정을 아무도 몰랐다. 눈 내리는 어느 날, 고슴도치 씨는 빨간 풍선을 따라 낯선 ‘메리식당’에 들어간다. 산타클로스를 닮은 식당 할아버지가 고슴도치 씨를 다정하게 맞이해 주었다. 그 뒤로는 하나의 테이블에 여러 손님이 앉아 있었다.
고슴도치 씨는 빈자리에 어색하게 앉았다. 그리고 오므라이스를 주문하였다. 시간이 지나 식당 할아버지가 눈사람 그릇에 담은 오므라이스를 가져온다. ‘마음을 안아 주는 오므라이스’라고 설명한다. 고슴도치 씨는 조심스레 한 입 먹었다. 그러자 잊고 지내던 날들이 떠올랐다. 과연 어떤 기억이었을까? <메리식당>은 마음의 문을 닫고 살던 외로운 고슴도치 씨가 다시 마음을 열게 되는 과정을 따뜻하게 담은 그림책이다.
출판사 리뷰
● 작은 공감이 보여 주는 큰 힘 공동체 생활보다 개인 생활 및 활동이 크게 늘어난 시대. 이웃과의 소통이 줄었을 뿐만 아니라, 가벼운 인사를 하는 것도 어색해하는 사람이 많아졌지요. <메리식당> 속 고슴도치 씨는 그런 사람들을 대변하는 캐릭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말이 서툴고, 마음을 표현하기 어려워하는 인물이지요. 그런 자신을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하기에, 그런 사람들을 고슴도치 씨도 이해하지 못하기에, 그저 혼자 지낼 뿐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고슴도치 씨는 빨간 풍선을 발견하고, 빨간 풍선이 이끄는 메리식당으로 가게 됩니다. 그곳엔 고슴도치 씨와 비슷한 성향의 손님들이 먼저 와 있었습니다. 오직 하나의 테이블에 어색하게 둘러앉아, 각자 식당 할아버지가 내주는 음식을 먹지요. 그런데 음식을 먹을 때마다 잊고 있던 따뜻한 기억들이 떠올랐습니다. 그 따뜻한 기억은 얼어 있던 마음을 천천히 녹이는 것 같았어요. 빙그레 새어 나오는 웃음, 옆을 보니 모두 저마다 웃고 있습니다. 그렇게 웃음과 웃음이 만나 더 큰 웃음이 되고, 그 웃음들이 어색함과 긴장감을 지웠습니다. 어느새 고슴도치 씨와 손님들은 반가운 친구처럼 다정하게 이야기 나누며 즐거운 식사를 함께하지요.
우리는 나와 다른 작은 차이 때문에 상대를 경계하고 멀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사소한 공통점 때문에 쉽게 공감하고 어우러지기도 하지요. <메리식당>은 그 작은 차이를 이해하고, 함께 나누는 온기의 소중함을 일깨웁니다.
● 조금 부족해도 우리는 모두 주인공어느 겨울날, <메리식당>에 네 명의 손님이 찾아옵니다.
뾰족해서 남에게 다가가지 못하는 고슴도치 씨, 늘 혼자여서 외로운 길냥이 씨,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기러기 씨, 무거운 짐을 등에 멘 채 힘들게 살아가는 거북이 씨.
김유 작가는 왜 외롭고 쓸쓸한 사람들을 동물 이름으로 표현했을까요? 그것은 단순한 의인화가 아니라, 우리 마음의 다양한 얼굴을 담기 위한 장치였습니다. 어린 독자들이 동물 이름만으로도, 각각의 인물을 쉽게 시각화하여 생각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설정한 것이지요.
누구나 뾰족해질 때도 있고, 쓸쓸해질 때도 있고, 지칠 때도 있잖아요. 겉모습도 속마음도 다 똑같을 수 없고요. 뭔가 결핍이 있다거나 조금 부족한 부분이 있어도 충분히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걸 보여 주고 싶었어요. 세상을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한 건 편견 없는 시선이라고 생각해요. 세상에 결핍이 없다거나 완벽한 사람은 존재하지 않으니까요.
- <김유 작가의 인터뷰> 중에서
저마다의 이유로 세상과 거리를 두고 살던 사람들. 그들이 메리식당으로 찾아오고 한 테이블에 앉아 함께 식사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 독자는 자연스레 ‘다행이다’ 하고 미소 지을 것입니다. 이 장면은 타인에 대한 이해의 시작이며, 함께하는 따뜻함을 깨닫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메리식당>은 어린 독자들이 세상을 따뜻하게 만드는 방법을 자연스레 배우게 합니다.
● 색의 변화로 보여 주는 감정의 온도 <메리식당> 도입부는 푸른빛이 감도는 색감과 어두운 겨울 거리 풍경으로 독자에게 춥고 차가운 느낌을 전달합니다. 그리고 고슴도치 씨가 메리식당을 찾아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붉은색과 크림색, 알록달록 장식된 색상 등으로 장면의 온도가 서서히 올라갑니다. 소복이 작가는 푸른빛에서 붉은빛으로 옮겨 가는 색의 변화로, 고슴도치 씨의 ‘마음이 녹는 순간’을 표현했습니다. 이와 함께 고슴도치 씨의 마음을 위로하는 설명을 배제하고, 비슷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 공감하는 눈빛과 미소를 통해 ‘함께하는 따뜻함’을 보여주지요. 차가운 세상 속에서도 따뜻함을 나누는 마음의 공간인 <메리식당>을, 요란하지 않고 섬세하게 담아냈습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김유
<내 이름은 구구 스니커즈>로 창비 좋은 어린이책 대상을 받았습니다. 바닷마을 작업실 메리응유에서 글을 씁니다. 그림책 <마음버스>, <사자마트>, <개욕탕>,<의자에게>, <바닷마을 호호책방>과 동화책 <겁보 만보>, <무적 말숙>, <백점 백곰>, <안읽어 씨 가족과 책 요리점>, <가족이 있습니다>, <귀 큰 토끼의 고민 상담소>, <지퍼백 아이> 등을 냈습니다. 언니 김응 시인과 쓴 책으로 <아직도 같이 삽니다>, <너와 나를 안아 주는 달달한 마음>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