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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개봉박두
픽션들 | 부모님 | 2025.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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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영화에 대한 소개와 감상을 모은 신해욱의 두 번째 소설. 『미개봉박두』는 그동안 적실하고 간결한 언어로 자신만의 시세계를 구축해 온 시인 신해욱이 연출자인 동시에 관람객으로서 영화의 안과 밖을 넘나들며 쓴 다섯 편의 영화 이야기다. ‘보르헤스로부터 출발해 보르헤스의 그늘 아래 둥지를 틀게 되었다.’는 설명처럼 픽션들 시리즈 ‘1인들’의 다섯 번째 책이기도 하다.

여기에 수록된 다섯 편의 스포일러는 아직 세상에 소개된 적 없거나 영영 소개될 일 없는 가상의 이야기들이다. ‘허구’라는 뜻이 포함된 ‘이야기’라는 단어 앞에 ‘가상’이라는 수식어가 재차 붙을 일이 있을까 싶지만, 이 이야기들의 가장 큰 특이점이자 공통점인 ‘허구 속 허구’, ‘이야기 속 이야기’라는 점을 확실히 하고 시작하길 권한다.

“그러니까 신해욱은 그런 사람이다. 하나를 씀으로써 필연적으로 사라지는 다른 하나의 가능성을 여전히 기억하는 사람. 세상에 내놓지 않기로 결정했지만, 완전히 잊어버리지는 못하는 사람. 이런 종류의 다정함을 나는 이전에도 이후에도 보지 못할 것 같다. 너무 다정해 없는 척하는 대신 가상의 영화로 만들어 자신의 이야기에 불러오는 행위를, 우리는 기꺼이 사랑이라고 불러야 할지도 모르겠다.”

  출판사 리뷰

텍스트의 빛으로 쏘아 올린
다섯 편의 영화 이야기.

시로써 못다 한,
세상에 없는 장면들
기대하시라, 미개봉박두

영화나 연극 등의 상영과 시작을 알리는 ‘개봉박두(開封迫頭)’의 ‘개봉(開封)’은 봉한 것을 연다는 말로, 과거 극장에서 영화 필름이 든 상자를 열 때 사용하던 단어이기도 했다. 디지털 기기로 손쉽게 촬영이 가능한 오늘날과 달리 필름을 사용해 영화를 찍던 시대를 기억하는 이는 몇이나 될까. 그렇게 찍은 필름을 잘 정리에 박스에 넣어 극장으로 보내 영사실에서 상영하는 일련의 행위를 우리는 얼마나 경험했을까. 알 것 같지만 본 적 없는 장면. 혹은 본 적 있는 것 같지만 사실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영화들. 또 다른 ‘개봉’은 중국 허난성에 위치한 옛 수도 카이펑(開封)을 뜻하는 말로, ‘정해진 기일이나 마감이 닥쳐온다’는 뜻의 ‘박두(樸頭)’와 짝을 이룬다. 여기서 박두는 고대 도시를 정복하고자 하는 군대의 이미지를 포함하고 있다. 개봉을 향해 박두하는 전사들. 그러니까 이런 것이다. ‘개봉’과 ‘박두’라는 전쟁터의 세계가 필름 영화를 상영하던 시대를 지나 오늘날 미지의 서사를 탐험하는 신해욱의 손으로 재탄생했다. ‘미’라는 접두사가 포함된 새로운 방식으로. 미개봉박두. 아직 개봉되지 않은, 혹은 개봉되었으나 보지 못한, 영영 우리 앞에 당도할(지 알) 수 없는 이야기의 시작을. 미지, 미래, 미성숙한 미리 알 수 없는 다른 차원의 이야기. 『미개봉박두』는 어쩌면 존재하지만 보이지 않는 환영처럼, 읽을 수 있지만 다 알 수 없는 평행우주의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이 책에 수록된 다섯 편의 이야기(「하하하하하」, 「인버네스 엘레지」, 「도미와 상희」, 「여고괴담7: 도돌이표」, 「완전한 마모의 돌 찾기 대회」)들은 아직 세상에 소개된 적 없거나 영영 소개될 일 없는 가상의 이야기들이다. ‘허구’라는 뜻이 포함된 ‘이야기’라는 단어 앞에 ‘가상’이라는 수식어가 재차 붙을 일이 있을까 싶지만, 이 이야기들의 가장 큰 특이점이자 공통점인 ‘허구 속 허구’, ‘이야기 속 이야기’라는 점을 확실히 하고 시작하길 권한다.
화자가 들려주는 가상의 영화 리뷰라는 점에서 보르헤스가 남긴 일련의 이야기들이 떠오르지만, 신해욱의 이야기들은 더욱 구체적이고 집요하며 현실적이고 귀여우며 그래서인지 오래 마음을 사로잡는다. 세 친구와 함께 떠난 통영에서 우연히 보게 된 영화 <하하하하하>는 어딘가 기시감이 있지만 묘하게 눈이 가는 영화다. 경수와 은수라는 인물들이 통영의 나폴리호텔에서 홍상수의 영화 <하하하>를 함께 본다... 는 영화를 화자와 그의 친구들 또한 통영의 한 호텔에서 보게 된다. 영화를 보는 이야기 속 사람들. <하하하>를 보는 <하하하하하> 속 인물을 보는 「하하하하하」의 화자(들). 끝없이 이어지는 이야기의 나선을 따라가다 보면 이야기의 핵심을 일컫는 어떤 장면, 가령 우연히 만난 여행객의 ‘중국상자 여행’이나 ‘거울속의 거울’, ‘미장아빔’ 같은 힌트를 발견하게 된다. 작가가 이야기 곳곳에 남긴 표지판 같은 단어들. 이야기의 미로를 헤맨 적 있는 사람이라면 기꺼이 동참해줄 모험의 문구들을 찾아가는 것도 이 책을 읽는 또 다른 묘미일 것이다.

팀 버튼이 만들었다는 영화 <맥베스>의 두 주인공을 배우 ‘틸다 스윈턴’이 모두 맡았다는 설정은 ‘이야기를 등진 채 마주보는’ 일련의 이미지를 상기시킨다. 셰익스피어의 오랜 고전이자 수없이 영화화된 이야기를 고딕 판타지의 대가 팀 버튼이 영상화한다니, 생각만으로도 아찔하지 않은지. 거기다 존재 자체로 서사를 갖는 틸다 스윈턴의 이미지가 겹쳐지면서 세상에 없지만 어딘가에 있기를 바라게 되는 유일한 영화 <맥베스>가 탄생하게 된다. 이야기 속에서, 오직 문장으로만.

‘하지만 아직 없는 작품, 잠재성과 가능성의 세계 쪽으로 사람의 마을을 더 멀리 움직이게 하는 것이 또한 (망한)예술의 힘이기도 할 것이다.’(47쪽)

화자의 과거와 얽힌 이야기 <도미와 상희>는 또 어떤가. 우연히 유튜브에서 발견한 단편영화의 제목과 감독을 보자마자 화자는 그가 어릴 적 자신의 집에 세 들어 살던 여자의 아이를 떠올린다. ‘상희’라는 이름은 바로 화자 자신이 지어준 것이라는 것도. ‘내가 이름을 지어준 아이’일지도 모를 감독의 영화를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야 유투브를 통해 보게 되는 것이다. 그런 화자를 보는 독자들과 함께. 짧지만 강렬한 단편 영화의 이미지가 지나가고 영화는 오래전 사라진 ‘한일쟉크’의 모습을 비춘다. 존재하지 않는 영화에 등장하는 지금은 없는 공간. 그 장면을 바라보는 이야기 속 화자. 이쯤 되면 이러한 미행 같은 시점에 새로운 이름을 붙여야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1인칭이나 관찰자 시점, 초점 화자라든가 액자 구성이라는 문법으로는 완전하지 않으므로. ‘해욱 시점’, 혹은 ‘미개봉 시점’. 이렇게 해욱의 시점으로 창조된 이야기들은 세상에 있지도 않으면서 독자들을 현혹하고 그 속에서 헤매게 만든다. 가령 이런 방식으로.

‘지금은 사라진 한일쟉크. 도미의 어깨와 상희의 목덜미에 웃음을 묻힌 그 가게에는 ‘쟉크’들이 봉지 봉지 가득했다. 가득했었다. 미싱 소리가 들렸다. 들렸었다.’(67쪽)

해욱 시점은 이제 과거로 렌즈를 돌린다. 1930년대 경성, 두 여학생이 영등포역 철로에 뛰어들어 생을 마감한다. 동성 연인이었다는 김용주와 홍옥임의 죽음 이후 약 100여 년이 흐른 2021년, 그들이 다니던 동덕여고에 부임한 임시 교사와 전학생이 등장한다. 프랜차이즈 호러 영화로 많은 사랑을 받은 <여고괴담>의 일곱 번째 이야기가 돌아온 것이다.
학교 폭력, 성적, 성애, 왕따, 경쟁 등 여고에서만 일어나는 독특한 소재를 호러 영화로 만들어 특유의 세계를 구축한 ‘여고괴담’의 서사에 해욱 시점이 겹쳐지자, 이야기는 이루 말할 수 없이 흥미로운 조합으로 새로운 차원에 진입한다. 실제 존재했던 사건, 즉 30년대에 실패한 한 연인의 사랑을 현대에 와서 살풀이하는 형식으로 진행되는 영화, 그것을 갈무리하는 화자의 설명이 다차원적인 연극무대처럼 재조립된다. 과거를 현재에 불러온다는 것은 무엇을 뜻할까. ‘예언으로서의 저주. 앎이라는 올가미’(83쪽)처럼 일어나봤자 김새는 완결된 서사일 뿐일까. 영화를 만든 두 감독(둘은 연년생 자매이다)의 GV를 통해 영화에 대한 정보 값이 더해진다. ‘두 사람이 아니면 안 되었’다는 말처럼 허구 위에 쓰이는 허구, ‘죽은 실존 인물을 이야기의 형식으로 구해내기’라는 어려운 임무를 수행하는 요원들이 그의 이야기에서 활약한다. 카메라를 들고, 영매가 되어, 망자가 못다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현실에서 끝맺지 못한 사건을 해결하는 환영 속 탐정이 되는 것이다.

이야기의 형식으로 누군가를 구해낼 수 있을까. 구원할 수 있을까. 살려낼 수 있을까. 살게 할 수 있을까. 혹은 죽게 할 수 있을까. 정답을 알 수 없지만 일련의 이야기들을 통해 어떤 짐작이 가능하다. 마지막 이야기 <완전한 마모의 돌 찾기 대회>에 그 실마리가 숨어 있다.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본 라리라 타르코프스카야의 영화. 이쯤 되면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영화를 본 기억도, 타르코프스카야라는 익숙한 이름의 감독도 모두 실존하는 것만 같다. 주인공 레나를 연기한 샤를로트 갱스부르의 이미지가 나타나자 영화는 문장 속 차원을 넘어 독자 각자의 머릿속에서 3차원, 4차원으로 움직인다. 상상이란 그런 것이 아닐까. 단면인줄 알았던 세계를 입체적으로 구성하는, 점과 선인줄 알았던 세상을 면과 구, 3D로 만들어내는 극한의 지각. 이 세계의 이야기는 의외로 ‘집’이다. 브뤼셀에 도착한 레나와 자신의 집을 임대한 마리의 장면을 교차시키며 이야기와 이야기를 말하는 화자, 그걸 보는 독자가 교차한다. 돌아오지 않는 집주인을 기다리며 레나는 어느새 마리의 집에 머물게 된다. 마리는 정처 없이 떠돌며 돌을 찾아 그것들의 자리를 바꾼다. 돌의 체인질링. 움직일 수도 변화할 수도 없는 돌을 들어 그것이 있을 수 없는 곳을 찾아 놓아주는 행위. 의식 같은 놀이. 돌은 ‘머묾의 돌’이 되었다가 ‘떠돎의 돌’이 되어 마리의 삶을 지탱한다. 그리고 화자에게 고스란히 이동돼 이곳의 돌의 여행이 시작된다.

‘양양의 해변에서 양양의 돌을 골랐고 양양의 바다에는 서오릉의 돌을 던졌다. 양양의 돌은 다랑쉬굴 앞에 두었고 다랑쉬의 돌은 인버네스의 돌과 바꿨다.’(112쪽)

허구 속 이야기가 영화 바깥으로 이어지고, 다시 독자에게 전달돼 허구는 이제 현실이 된다. 이 아름다운 연쇄를 뭐라 부르면 좋을까. 무한히 증식하는 허구의 꼬리잡기를 통해 우리는 결국 무엇을 볼 수 있을까. 보게 될까.

바야흐로 AI의 시대다. 몇 개의 조건만 입력시키면 90분짜리 영화 시나리오 한 편이 일 분도 걸리지 않아 완성된다. 엄밀히 말하자면 빅데이터의 재빠른 조합들, 창작이라고 하기엔 어딘가 석연치 않은 클리셰의 재생산. 이런 시대의 창작자들에게 보르헤스는 무슨 말을 할까? 일찍이 무한히 증식하는 도서관을 상상해 수많은 독자에게 혼돈과 영감을 동시에 선사한 희세의 작가에게 지금 시대의 이야기들은 어떤 의미를 갖고 있을까? 들을 수 없는 답을 구하듯 수많은 작가들이 비슷한 문제에 직면한 시대, 신해욱의 책은 존재하지 않는 이야기들을 선보임으로써 허구와 진실 사이를 유려하게 횡단하며 가본 적 없는 곳에 당도한다. 사라진 순간을 복원하고 수복함으로써 기술자처럼 환상과 허구를 능란하게 드나들어 마침내 부활을 이끌어 낸다. 기억이라는 죽음을, 필멸이라는 한계를.

‘있게 된 것’이 ‘있었을 수도 있는 것’을 일깨우고, ‘있었을 수도 있지만 없는 것’의 결핍을 깨닫게 만든다고 할까. 하나의 작품이 세상에 나올 때마다 그로 인해 실현되지 못한 잠재적 작품의 유령이 무수히 함께 태어나는 건지도 모른다.(120쪽)

아, 그러니까 신해욱은 그런 사람이다. 하나를 씀으로써 필연적으로 사라지는 다른 하나의 가능성을 여전히 기억하는 사람. 세상에 내놓지 않기로 결정했지만, 완전히 잊어버리지는 못하는 사람. 이런 종류의 다정함을 나는 이전에도 이후에도 보지 못할 것 같다. 너무 다정해 없는 척하는 대신 가상의 영화로 만들어 자신의 이야기에 불러오는 행위를, 우리는 기꺼이 사랑이라고 불러야 할지도 모르겠다.
_지혜(소설가)

여자는 마테오 리치를 연구하기 위해 중국에 왔다가 지금은 일명 ‘중국상자 여행’ 중이다. 상자 안에 작은 상자를 집어넣듯 여행 안에 작은 여행을 넣는 여행. 베이징에서 2년을 유학한 후 난징에서 여섯 달, 상하이에서 세 달, 제주에서 한 달, 목포에서 보름, 광주에서 열흘, 진주에서 사흘, 그리고 코리안 나폴리, 통영이 가장 작은 상자입니다. 나의 고향이 나폴리니까. 나폴리에서 나폴리로. 서울은 들르지 않느냐고 경수가 묻자 여자는 노, 단호히 답한다. 내일부터 턴. 온 길을 되밟습니다. 묵었던 숙소에서 다시 묵어요. 상자 뚜껑을 닫는 거죠. 서울을 끼워 넣을 수는 없어요. 되돌아갑니다. 거쳐온 모든 장소를 집으로, 되돌아가는 집으로 만드는 여행. 그게 중국상자 여행이지요.
_「하하하하하」 부분

단조로운 비명을 지르는 입처럼 정사각형으로 반듯하게 뚫린 창문들.(...) 무서운 집이면서 무서워하는 집. 겁을 주는 동시에 스스로 겁에 질린 집.
_「인버네스 엘레지」 부분

미행은 미행이되 그림자가 제 실체를 좇는 것처럼 가련하고, 응시는 응시이되 의아할 정도로 관음증에서 멀다.
_「도미와 상희」 부분

  작가 소개

지은이 : 신해욱
시집 『간결한 배치』 『생물성』 『syzygy』 『무족영원』 『자연의 가장자리와 자연사』, 소설 『해몽전파사』, 픽션에세이 『창밖을 본다』, 산문집 『비성년열전』 『일인용 책』 등을 냈다.

  목차

하하하하하 | 고요한 | 2021
인버네스 엘레지 | 팀 버튼 | 2015
도미와 상희 | 백상희 | 2013
여고괴담 7: 도돌이표 | 사공금주・사공은주 | 2025
완벽한 마모의 돌 찾기 대회 | 라리사 타르코프스카야 |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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