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기도 여정을 ‘기도가 되는 상태’로 설명하며 존재의 변형을 이끄는 관상적 기도를 소개한다. 마음의 기후가 흔들릴 때 하나님의 임재 안에 머무는 법을 안내하고 예수기도·향심기도·현존기도를 중심으로 기도가 언어를 넘어 은총을 담는 그릇이 되는 순간을 보여준다.
영적 건조함을 겪는 성도부터 깊은 기도를 찾는 신학생·목회자·젊은이까지 하나님과의 친밀한 관계 회복을 돕는 길잡이로, 무념 영성의 전통을 한국교회 현실 속에서 새롭게 풀어낸다. 기도가 삶의 기후를 바꾸고 하나님 나라의 보화를 지금 여기에서 발견하게 하는 여정임을 일깨운다.
출판사 리뷰
“내 기도 여정은 기도하지 않던 사람이 기도하게 된 여정이며, 기도하던 사람이 조금씩 기도가 ‘된’ 여정이다. 기도가 된다는 것은 내가 기도를 힘써 함으로써 무언가를 이루기보다 하나님의 임재 안에 고요히 머무는 동안 하나님의 은총을 담을 텅 빈 그릇이 된다는 뜻이다. 기도하는 주체는 나이지만, 기도가 될 때의 주체는 성령이다. 그때 하나님이 일하신다.”
인간 내면에도 기후가 있다.
믿음이 식으면 마음은 건조해지고,
분노와 두려움이 몰아치면 영혼의 바람은 거칠어진다.
기도는 그 불안한 기후 속에서 다시 숨 쉬게 하며,
하나님께서 우리 안에 불어넣으시는 새로운 계절을 가져온다.
이 책은 그 계절을 향해 걷는
기도의 순례길이다.
기도생활에 힘썼지만 언제부턴가 마음의 황폐함을 느끼는 성도, 좀 더 깊고 진실한 기도를 배우고 싶은 신학생들,
기도의 동력이 떨어져 어려움을 겪는 목회자들, 통성기도 형식이 낯설고 어색해 기도에서 멀어진 젊은이들,
기독교 명상적 유형의 기도가 궁금한 사람들. 상실과 고통 속에서 하나님의 부재를 느끼는 사람들,
기도를 통해 하나님과 깊은 관계를 맺고 싶은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책!
[서평]
‘기독교적인 기도’의 경지를 맛보는 기쁨
- 박경조(성공회 주교, 〈한국샬렘영성훈련원〉 상임고문)
우리는 왜 기도하는가? 어떻게 기도해야 하는가? 도대체 기도란 무엇인가? 『기도, 되기』는 목회자의 따뜻한 시선으로 기도의 길을 친절하게 안내한다. 이론과 실천의 균형은 이 책이 갖고 있는 뛰어난 장점이다. 무엇보다 지은이는 그동안 한국 개신교 전통에서 충분히 조명되지 못하고 오해를 받기도 한 ‘무념(無念) 영성의 전통’, 즉 비언어적·비사유적 기도의 세계를 깊은 경험의 언어로 풀어낸다.
나는 24년 가까운 세월 동안 이 길을 걸어왔고, 〈미국샬렘영성훈련원〉의 관상기도 훈련을 한국에 소개한 사람으로서 이러한 책이 한국 개신교에서, 그중에서도 감리교회 목회자를 통해 발간되었다는 사실을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 내가 소속한 성공회는 관상기도 전통에 개방적이지만, 개신교 일부 교단들은 상당한 거부감을 느끼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이 책이 소개하는 기도들을 편견 없이 받아들이고 꾸준히 수련한다면 큰 변화와 함께 풍성한 은혜를 맛볼 것이다. 나의 경험을 토대로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이 책은 예수기도와 향심기도, 현존기도를 차례로 소개한다. 저자의 설명과 실천 지침을 따라 꾸준히 수련하다 보면 누구나 기도가 단순히 언어가 아니라 존재 변형의 예술임을 깨닫게 될 것이며, 하나님과의 친밀한 교제 속에서 ‘하나님만으로 충분한 삶’의 은혜를 맛보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 ‘기독교적인 기도’의 경지를 맛보는 기쁨이 그윽할 것이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나는 기도가 ‘언어와 개념을 넘어 하늘나라의 보화를 발견하는 여정’임을 새삼 깨달았다. 예수께서 말씀하신 “천국은 밭에 감추인 보화와 같다”(마 13:44)는 비유처럼, 이 책을 읽는 독자라면 새로운 패러다임의 기도라는 숨겨진 보화를 신앙 여정의 밭에서 발견하리라는 것을 확신한다. 저자 개인의 기도 여정이 그걸 잘 보여준다.
예수님이 선포하신 천국(하나님 나라)은 단순히 역사의 종말에 누리게 될 보상이 아니다. 지금 여기에서 하나님의 통치와 주권을 기반으로 조성되는 새로운 삶의 기후(질서)다. 그래서 그분의 가르침과 존재는 당시 유대 종교의 관습은 물론 정치·경제·사회 전체의 질서를 뒤흔드는 혁명이었다. 로마 황제와 총독, 분봉왕 헤롯이 다스리던 질서 안에서 예수님은 하나님 나라라는 새로운 통치 질서와 새로운 존재 방식, 그리고 새로운 삶의 기후를 제시했던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바로 그 ‘지금-여기의 하나님 나라’를 기도의 자리에서 새롭게 발견한다. 그러면서 묻는다. 한국교회는 진정한 기독교회냐고. 오늘의 한국교회는 하나님 나라의 복음적 가치보다 기복적 욕망에 깊이 오염되어 있는 것 같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 책은 절망하지 않는다. 관상 수련을 통해 하나님 나라의 보화를 지금 여기에서 발견할 수 있고, 새로운 삶의 기후를 지금 여기에서 맛볼 수 있음을 경험으로 알기 때문이다. 그 보화는 깊은 침묵 속에서 이뤄지는 ‘관계의 기도’ - 간구의 기도가 아니라! - 안에 숨어 있다.
『기도, 되기』는 장구한 기독교 영성 전통과 성인들의 삶에서 구현된 하나님 나라 이야기를 되살려낸다. 저자의 목회 경험과 실존적 고백을 통해 살아난 그 이야기를 경청하는 동안 독자는 “하나님만으로 충분하다”는 말의 의미를 직접 맛볼 것이다. 인간의 정체성이 더는 ‘내가 가진 것’이나 ‘내가 이룬 것’으로 규정되지 않고, ‘내가 신뢰하고 승복하는 분’에 의해 규정된다는 사실도 깨닫게 될 것이다. 이 깨달음은 개인 차원에 머물지 않고 가정과 관계, 교회공동체에 잔잔히 스며들어 서서히 그러나 분명하게 역사를 변혁시킬 것이다.
기도가 ‘하는 것’이 아니라 ‘되는 것’임을, 행위가 아니라 존재임을 깨닫게 해준 『기도, 되기』가 한국교회에 널리 알려지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기도자도 사람이기에 혼돈과 공허와 어둠(창 1:2)의 수렁에서 허우적대거나 미움과 분노같은 악성 감정의 소용돌이에 휘말릴 때가 있다. 하지만 기도가 그러한 내면의 부정성에서 벗어나게 해준다. 기도가 의식을 고양하고 마음의 결을 바꾸며 존재를 새롭게 창조하기 때문이다. 이때 밋밋한 일상은 빛나기 시작한다.
기도하는 사람에게는 사람이 기적이며, 만남이 기적이고, 노동이 기적이다. 심지어 삶의 고통과 시련도 기적이다. 기도가 지옥의 문을 닫는 자물쇠요, 천국의 문을 여는 열쇠인 까닭이다. 이런 기도를 알게 된 것, 아니 하게 된 것은 그야말로 천행(天幸)이다. 이런 기도를 모르거나 하지 않는 삶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인간은 ‘호모 오란스(homo orans)’, 곧 기도하는 존재인 까닭이다.
실제로 기도가 예전처럼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그런 고백을 하는 사람들은 걱정도 토로한다. 믿음이 약해지거나 나태해진 것은 아닐까 하는…. 목회자들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지만 솔직하게 인정하는 목회자는 많지 않다. 간구에 응답받을 때의 문제는 기도의 동력을 잃는 것만이 아니다. 자기의 정성(힘)으로 하나님을 움직였다는 자부심에 빠질 수 있고, 하나님을 조종 대상으로 여길 위험도 있다. 최악의 위험은 자기 욕망을 하나님의 뜻으로 포장하는 경우다. 사실 목회자의 의식적 ·무의식적 야망을 하나님의 뜻으로 교묘하게 둔갑시키는 경우가 적지 않다. 교회 성장에 대한 강박을 ‘하나님의 비전’으로 포장하고, 영향력 확대를 ‘영적 리더십’으로 포장하며, 자기 성취 욕구를 ‘하나님의 영광’으로 포장한다. 목회자를 향한 건강한 비판을 ‘사탄의 공격’이나 ‘믿음 없는 자들의 불순종’으로 규정하기도 한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이민재
서울 도봉구 창동에 은명교회를 개척하여 목회하던 중, 목회 패러다임을 관상목회로 바꾸면서 기독교 신앙의 새로운 지평을 탐색하고 있다. ‘향심기도의 변형 역동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감리교신학대학원에서 관상적 영성을 가르치고, 미국관상지원단 공인 향심기도 강사(Commissioned Presenter)로 활동하고 있다. <기도의 꽃 예수기도>를 썼고, <마이스터 에크하르트>, <침묵수업>, <기도수업>, <현존으로의 초대> 등을 번역했다.
목차
프롤로그 기도가 되다 6
PART 1. 여정 우리는 좋은 나무일까?
기도할 결심 24
기도인 듯 기도 아닌 30
머무름, 기도를 치료하다 37
침묵은 소리의 부재가 아니었다 44
PART 2. 발견 간구인가, 기도인가?
엄마의 기도 61
살려고 했어요 69
기도의 신대륙 77
PART 3. 예수기도 올레길을 걸으며
예수의 이름을 부르는 기도 94
예수기도의 여러 방법 101
젊은 순례자의 기도 108
이 죄인을 불쌍히 여기소서 115
PART 4. 향심기도 기독교적인, 너무나 기독교적인
순수한 믿음의 길
순수한 기도
관계의 기도
향심기도 어떻게 하나? (1)
향심기도 어떻게 하나? (2)
생각 다스리기
PART 5. 현존기도 기도의 두 유형
현존인지감수성 (1)
현존인지감수성 (2)
현존기도
현존기도의 여러 방법
현존과 승복
에필로그 아포파시스의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