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네 번째 동방박사 이야기

“상황 이야기도 좋은데, 복음 이야기도 좀 실어주세요.” 몇 해 전, 한 독자의 제안이었습니다. 알쏭달쏭한 이 의견은 본지 장수 꼭지 ‘내 인생의 한 구절’의 동기가 되었습니다. 복음(gospel)으로 상황(context)을 살아낸 이들의 이야기는 몇 년 동안 독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고, 단행본 《내 인생의 한 구절》로 묶인 뒤에도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올해 마지막 호의 특집은 ‘내 인생의 한 구절’을 붙들고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취재, 행사, 추천 등으로 인연이 닿은 8명의 글을 모아 보니, 한국교회가 보였습니다. 이들이 한국교회를 대표한다고 할 수는 없지만, 딱히 아니라고도 할 수 없는.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 때에 네 번째 동방박사 알타반을 떠올립니다. 길에서 만난 병자를 돕느라 결국 아기 예수를 직접 보지 못하고, 평생 소외된 이웃을 섬기며 살았다는 전승 말입니다. 성경이나 역사에 기록되지 않았으나 세상을 밝힌 작은 불빛들이 있었습니다. 태초에 어둠이 깊음 위에 있을 때에도, ‘신구약 중간기’에도, 깜빡이는 불빛이 살아 있었습니다. 빅히스토리의 관점에서 지금 한국교회에 드리운 짙은 먹구름이 그다지 특별한 현상은 아닙니다. 그리고 빛은 여지없이 어둠을 가릅니다.
‘일부’의 긍정적인 이야기로 한국교회 전체를 변호하려는 목적은 아닙니다. 조용하고 소박하고 반짝이는 여정에서 한국교회의 ‘일부’를 발견합니다.2025-12-01

이범진 편집장

  작가 소개

지은이 : 복음과상황 편집부

  목차

● 동교동 삼거리에서
● 무브먼트 투게더: 공동체 탐방 / 집에 집을 이어, 주거·마을·예배공동체 일구는 하.나.의.교회
— 주택협동조합 하.나.의. 강선규 이사장

특집 | 한국교회
● 아들아, 신학교는 절대 안 된다… 다만 | 이현우
● 소망과 불안 사이에서 | 전수희
● 도망가자 | 이경직
● 빛나는교회가 되어간 순간들 | 이비현
● 절묘한 위기 | 이기척
● 태초에 시인이 있었다 | 이태진
● 나는 왜 아직도 기독교인인가 | 김동환
● 보편적 복음을 향한 목마름 | 이재윤

● 법의 길, 신앙의 길 / ‘오늘도 손님들로부터 저를 보호해주세요’ | 전수연
● 우리 시대 종교 사상가들과의 만남 시즌III —헨트 드 프리스②
폭력과 적대의 극단주의를 넘어 종교의 의미를 선용하는 철학자 | 김동규
● 내향인의 마음 탐구 생활 / 편견 | 이승은·정민호
● 월간 에디터의 도전 / 한 달간 AI 없이 살아보기 | 편집부
● 이한주의 책갈피 / 다시 팔꿈치를 주세요 | 이한주
● 예술, 구원을 묻다 / 희망의 메아리 | 백지윤
● 책방에서 | 이수진·김희송, 김주영, 김신일
● 에디터가 고른 책 / 새 책 맛보기
● 내가 매월 기쁘게 / 망령되이 일컫지 않았어요 | 배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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