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나에게 필요한 건 새로운 유행이 아니라
다시 나답게 살아갈 감각이었다."
신녀성 안상아가 스위스 제네바에서 삶의 방식과 태도를 새롭게 재구성한 이야기3년 전, 대한민국 자기계발 열풍의 한복판에서 2030 여성들의 삶을 코칭하며 롤모델이 되었던 베스트셀러 저자 안상아가 '신녀성'이라는 이름표를 내려놓고 결혼과 출산 후 생애 첫 에세이를 출간해 돌아왔다. 남편을 따라 스위스 제네바로 이주한 저자는 아무도 자신을 모르는 도시에서 처음으로 '라벨 없는 삶'을 경험한다. 뒤늦게 프랑스어를 공부하고 부티크숍에 들어가 일자리를 구하며 낯선 타지에서 제2의 인생을 개척한 자립기부터 스위스 피니싱스쿨에 입학해 삶의 품격을 높이는 유럽식식 에티켓 문화를 배우기까지, 모든 것을 내려놓고 초심으로 돌아간 30대 여성이 그 어떤 선입견도 없이 경험한 유럽에서의 삶과 깨달음을 명화 같은 사진들과 함께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어쩌면 유행을 타지 않는다는 건, 세상과 조금의 거리를 두겠다는 다짐일지도 모른다. 모두가 같은 방향으로 달릴 때 잠시 멈춰 서서, 정말 그 길이 나의 길인가 되묻는 태도. 남들이 부러워하는 삶이 아니라 내가 오래도록 납득할 수 있는 삶을 선택하는 일. 제네바는 그 연습을 하기에 적절한 도시였다. 남의 기준에서 벗어나 나만의 호흡으로 살아보는 것, 그 느린 걸음 속에서 비로소 자유로워지는 것. 나만의 유행을 타지 않는 삶은 그렇게, 외면이 아니라 내면의 조용한 반란으로부터 시작되었다." _ 본문에서
"내가 쫓던 유행은 정말로 내가 원하는 것이었을까?"
안상아로 돌아가 '라벨 없는 삶'에서 다시 시작한 제네바 일기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지난 몇 년, 성장하지 않으면 남들에게 뒤처질 것이라는 조급함이 유행처럼 번졌다. 퍼스널 트레이닝, 식단 관리, 명품, 루틴, 경제적 자유 같은 '출처 없는 유행'은 어느새 절대적 기준이 되었고, 많은 이들이 두려움에 사로잡혀 자신이 왜 그러고 있는지도 모른 채 유행이라는 이름의 불길 속으로 뛰어들었다. 그러나 이 모든 열풍 속에서 한 가지 질문이 남았다. "우리는 무엇을 위해, 무엇이 되기 위해 이토록 치열하게 애썼던 걸까?"
과거 '신녀성'이라는 이름을 통해 2030 여성들에게 매력과 연출의 기술을 전했던 저자 안상아는, 남편과 함께 스위스 제네바로 이주하며 서울과는 전혀 다른 속도의 삶을 경험하게 된다. 0부터 다시 시작된 삶. 한국에서 익숙했던 즉각적인 피드백, 빠른 결정과 치열한 경쟁의 분위기는 제네바에선 유효하지 않았다. 그런데 처음엔 그 느림이 낯설고 불편했지만, 그 부자연스러움이 오히려 자신의 삶을 다시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어줬다.
"느린 삶에서 어쩔 수 없이 나도 멈춰야만 했다. 이상하게도 그 불편함이 내 삶을 뒤돌아보게 만들었다. 나에게 필요한 건 새로운 유행이 아니라 다시 나답게 살아가는 감각이었다. 그 감각 속에서 나는 삶을 재구성하기 시작했다. 유행이 지나도 촌스럽지 않은 것들, 아니, 유행을 타지 않는 것들. 시간이 흘러도 내 안에서 여전히 자연스럽게 쌓여 있을 것들을 하나씩 모았다." _ 본문에서
그녀는 책에서 이렇게 말한다. "유행을 타지 않는다는 건, 모두가 같은 속도로 달릴 때 잠시 멈춰 서서 정말 그 길이 나의 길인지 되묻는 태도다. 제네바는 그 연습을 하기에 적절한 도시였다." 빠르게 흐르는 세상에서 잠시 이탈하자 삶에는 의외로 많은 여백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그 여백은 공허함이 아니라, 스스로를 다시 구성할 수 있는 기회였다. 0으로 돌아가 프랑스어를 배우고, 공유오피스를 계약하고, 매일 같은 자리에 출근해 새로운 인맥을 만들었다. 시간과 공간은 낯설었지만, 모두 이미 서울에서 한 번 경험했던 도전들이었다. 이 익숙하면서도 낯선 유럽에서의 과제 수행 속에서 저자는 나답게 살아갈 감각들―Renaissance, ?quilibre, Allure, ?tiquette―을 하나씩 모아나갔다.
"성공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삶의 단단함은 어디서 오는가?"
30대가 되어 깨달은 애쓰지 않아도 아름답게 사는 법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프랑스어로 'Savoir-vivre'는 '알다'를 의미하는 'Savoir'와 '살다'를 의미하는 'Vivre'를 합친 것으로 '사는 법을 안다'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프랑스에서는 이를 타인과의 관계에서 지켜야 할 기본적인 예절은 물론, 상황에 맞게 우아하고 조화롭게 행동하는 태도까지 아우르는 말로 쓴다고 한다. 더 나아가 매 순간을 품위 있게 가꿔나가기 위한 일종의 '삶의 미학'으로까지 여겨지기도 한다.
오직 자기만이 가득했던 20대를 지나 서른에 접어들어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삶의 여건이 송두리째 뒤바뀌며 삶의 혁명을 겪은 저자는, 아둥바둥 애쓰지 않아도 삶은 어떻게든 흘러간다는 것을, 그리고 오히려 유행에 둔감해질 때 삶은 더 정갈하고 단정해진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렇다고 단순히 대충 살자고, 되는 대로 살자고, 인생이란 어차피 힘겨운 것이니 그냥 마음 편히 놀고 먹자고 종용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그녀가 이 책에서 집요하게 묻는 질문은 이것이다. "성공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삶의 단단함은 어디서 오는가?"
프랑스어로 'Nonchalance'라는 말이 있다. 직역하자면 '태연함'으로, '필요 이상의 애씀을 보이지 않는 태도'를 뜻한다고 한다. 아무것도 하고 싶어하지 않는 게으름과는 다르다. 오히려 딱 필요한 만큼만 힘을 쓰고, 나머지는 흘려보낼 줄 아는 고요한 자신감에 가깝다. 어쩌면 이것이야말로 당돌하고 철없는 20대를 지나 보다 성숙한 자아를 정돈하고 자신만의 내면의 정원을 가꾸기 시작해야 할 30대가 갖춰야 할 여유로운 마음가짐이 아닐까? 여유로운 것과 게으른 것은 다르다. 당신은 게으르지 않다. 욕망이 적은 것도 아니다. 무엇보다 하루하루를 허투루 보낼 만큼 인생을 대충 살지 않는다. 그 누구보다 절박하게 삶의 소중함을 잘 알기에, 오히려 그래서 더 가볍게 놓아주자는 것이다.
"집착을 내려놓았을 때 비로소 나를 살리는 길이 열리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루고 싶은 것들을 무조건 애써 멀리할 필요는 없다. 우리는 평범한 인간이기에 무소유의 삶을 완벽하게 실천할 수는 없다. 다만 무언가를 바라는 데 필요 이상의 에너지를 쓰지 말고 그 에너지를 아껴 더 소중한 데 활용해보자는 이야기다. 가볍게, 가볍게. 원하는 것도 가볍게. 포기하는 것도 가볍게. 바라는 것을 중심에 두되, 적절한 크기로만. 그리고 다른 것에도 에너지를 나누어주면서. 그렇게 여유롭게, 유연하게." _ 본문에서
"매너는 말보다 먼저 나를 소개하는 방식이었다."
스위스 피니싱스쿨에서 배운 유럽식 에티켓 기본 매뉴얼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스위스 제네바로 이주해 새 삶을 살게 된 저자는 유럽의 '마지막 교육'이라고도 불리는 피니싱스쿨에서 현대적으로 재해석된 유럽의 표준 매너와 에티켓 이론을 배웠다. 피니싱스쿨이란 원래 19세기 유럽 상류사회에서 젊은 여성들이 사회에 나가기 전에 품격 있는 삶의 기술을 배우던 곳에서 출발했다. 단순한 지식이나 학문이 아니라, 교양과 사교, 언어와 태도를 세련되게 다듬는 공간이었다. 특히 스위스는 중립국이라는 특수한 위치 덕분에 세계 각지에서 모인 사람들이 교차하며 국제적 감각을 배울 수 있는 최적의 무대가 되었다. 그래서 스위스의 피니싱스쿨은 지금까지도 '세계 어디에서든 통하는 에티켓과 품격'을 배우는 곳으로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이곳에서 전 교육 과정을 수료한 뒤 'International Etiquette&Protocol Diploma'를 취득한 그녀는 이 책에서 형식에만 얽매여 아무도 지키지 않는 구시대적 유물로서의 예의범절이 아닌,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말과 행동보다 먼저 소리 없이 드러나는 인간의 품격으로서의 서구 에티켓 문화를 통해 인간관계와 삶의 가치관을 재정립한 이야기를 솔직하게 써내려갔다.
"그 차이를 몸으로 배우고 싶었다. 단순히 포크와 나이프를 어떻게 잡는지, 와인을 언제 따르는지 같은 기술이 아니었다. 상대의 문화와 습관을 이해하고, 그 사람을 편안하게 하는 방식으로 나를 조율하는 법이었다. 언어보다 먼저 나를 소개하는 방식이었고,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사람들 사이에서 부드럽게 자신을 드러내는 방법이었다. 매너는 언제나 말을 대신해 나를 설명했고 어색함을 줄이며 새로운 관계를 여는 열쇠가 되어줬다. 이방인으로서 나는 늘 서툴게 스스로를 증명하고 정의내려야 했지만, 매너는 그 빈틈을 자연스럽게 메워주었다." _ 본문에서
많이 알고, 많이 벌고, 많이 가지는 것은 어쩌면 상대적으로 더 쉬운 일이다. 하지만 사람 그 자체가 풍기는 '격'을 쌓는 일은 시간과 돈을 들여도 함부로 얻을 수 있는 가치가 아니다.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 "매너는 기술이 아니라, 말보다 먼저 나를 소개하는 방식이었다. 취향은 제2의 언어다. 그리고 최고의 문화자본이다." 헤리티지. 우리는 오랜 시간에 걸쳐 누적된 경험과 지혜를 품격이라고 부르고, 말투 하나와 행동 하나에 그런 품격이 녹아져 있는 사람에게선 은은한 향기가 맴돈다. 여유로운 분위기는 억지로 살 수도, 만들 수도 없다. 살아가다 보면 어느 순간 자연히 완성될 뿐이다. 전 세계 어디를 가도,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도 친근하면서도 품위 있게 다가가는 사람이 되고 싶다면, 그녀가 유럽에서 배우고 경험한 아름다운 삶의 방식들을 엿보는 것만으로도 남다른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당신만의 제네바는 어디인가?"
나만의 속도로, 유행을 타지 않고 살아간다는 것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사실, 제네바나 파리가 아니어도 상관없다. 어디든 간에 새로운 장소와 시간에 내 모든 것을 걸고 0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다면 충분하다. 내 것이 아니며 눈에도 보이지 않고 손에도 잡히지 않는 유행이라는 허울에서 벗어나 '진짜 나'를 찾아헤매는 시간을 누구나 살면서 한 번쯤은 가져봐야 한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무엇이 정답인지는 알 수 없다. 다만, 두 가지 서로 다른 길을 모두 걸어봐야 한다는 것이다. 빠른 길, 느린 길. 곧게 펼쳐진 도로, 구불구불 굽어진 도로. 어릴수록 시공간이 자주 바뀌는 경험을 해봐야 한다. 그래야 새로운 세계를 열어 나가는 일이 별일 아닌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그 감각이, '당연한 것'이 되어야 한다."
당신의 제네바는 어디인가? 그리고 그곳을 경유해 당신이 도달하고자 하는 삶의 최종 목적지는 어디인가? 아직 정하지 못했어도 상관없다. 최종 목적지가 없어도 괜찮다. 이 책을 함께 읽으며 서른의 안상아가 실험 중인 삶의 조용한 혁명을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당신의 르네상스는 이미 시작된다. 오랜 시간 남의 기준에 나를 억지로 맞추면 살아온 사람이라면, 남들의 속도를 따라가느라 하루가 공허했던 사람이라면, 안상아가 지난 3년여의 시간 동안 라벨을 떼고 실험한 삶의 기록을 통해 자신만의 걸음 속에서도 자유로운 감각을 찾아내는 방법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삶에 품격과 우아함을 더하는 일은 생각보다 쉽다. 주변의 소음에 귀를 닫고 세상의 유행에서 한발 물러나 나만의 감각을 찾아보겠다는 작은 용기면 충분하다. 변화는 외면이 아니라 내면의 조용한 반란으로부터 시작될 테니까.
"결국 내가 어디에 살든, 그 결들은 내 삶의 리듬이 되어 따라올 것이다. 제네바에서 배운 느긋함, 파리에서 배운 단단함, 서울에서 배운 예민한 감각들. 나는 그 모든 것들을 품은 채, 앞으로도 나만의 속도로 새로운 세계를 열어나갈 것이다. 유행을 타지 않는, 나만의 삶의 방식으로." _ 본문에서

느린 삶에서 어쩔 수 없이 나도 멈춰야만 했다. 이상하게도 그 불편함이 내 삶을 뒤돌아보게 만들었다. 나에게 필요한 건 새로운 유행이 아니라 다시 나답게 살아가는 감각이었다. 그 감각 속에서 나는 삶을 재구성하기 시작했다. 유행이 지나도 촌스럽지 않은 것들, 아니, 유행을 타지 않는 것들. 시간이 흘러도 내 안에서 여전히 자연스럽게 쌓여 있을 것들을 하나씩 모았다.
한국에서 대학생 시절의 나는 말이 긴 편에 속했다. 원체 사람과의 대화를 즐기는 성향이었기에 주거니 받거니 식의 토론을 선호했지만, 단순한 대화의 영역에서뿐만 아니라 다른 차원에서도 긴 문장을 사용하는 사람이었다. 나를 드러내 보이는 상황에서는 특히나. '저는 이런 사람이에요. 잠시만요, 아직 소개가 안 끝났으니 조금만 더 들어보세요.' 말을 넘어서 이력서의 분량도 길면 길수록 좋다고 믿는 사람. '안녕하세요. 지원자 중에 제 이력서가 눈에 띄죠? 그러니까 저를 뽑으셔야만 해요. 왜냐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