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장르문학 속 여러 코드를 해시태그 형식으로 분해하여 다채로운 비평을 선보이는 시리즈 ‘요다 해시태그 장르 비평선’의 다섯 번째 결과물. 웹소설 장르 중 ‘로맨스판타지’의 변화 과정을 돌아보며, 특히 ‘육아물’에 집중한다.
육아물은 판타지 안에서 탄생한 뒤, 로맨스판타지의 대표적인 하위 장르로 발돋움했다. 그 궤적을 ‘힐링’이라는 사회적·문화적 키워드를 통해 따라간다. 또한 로맨스판타지 속 육아물은 힐링이 가져다주는 판타지가 필요한 독자에게 제 역할을 충실히 했다고 결론짓는다.
출판사 리뷰
로맨스판타지 속 육아물을
‘힐링’이라는 키워드로 읽다
웹소설 시장의 성장과 함께 ‘로맨스판타지’는 2010년대 중반 이후 사람들의 의식에 강렬하게 자리 잡았다. 그러나 형형색색의 머리카락을 휘날리는 여자 주인공과 매력적인 외모의 남성 캐릭터가 등장하는 화려한 표지 이미지, 다소곳한 느낌이 들면서도 의표를 찌르는 문장형의 제목, 그리고 독자의 마음을 홀리는 작품 소개와 키워드 등 로맨스판타지를 둘러싼 화려한 이미지와 피상적 언어에 시선을 빼앗기면, 작품이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놓치기 쉽다. 로맨스판타지는 동시대 여성이 마주하는 현실에 관한 생각과 정서를 ‘판타지’라는 언어로 치환해 보여준다는 사실 말이다.
로맨스판타지의 이러한 정서를 이해하는 중요한 배경으로는 2010년대 초반 한국 사회를 휩쓴 ‘힐링’ 담론을 빼놓을 수 없다. 힐링 담론은 ‘아픈 청춘’이라는 현실을 자각하게 하는 한편, 어른 멘토의 치유로 이러한 현실을 이어가게 했고, 금세 생명력을 잃었다. 이후 힐링 담론은 근본적인 치료가 아닌, 단발적인 마음의 안정과 스트레스 해소를 겨냥한 비즈니스 산업의 일환으로 명맥을 이어왔다. 동시대 사회적·문화적 흐름을 기민하게 받아들이고 표현하는 웹소설에도 이러한 감성이 담긴 콘텐츠가 등장했다. 특히 로맨스판타지 속 육아물에서는 ‘힐링’이 친밀한 가족 관계를 매개로 한 정서적·물질적 보상형 서사의 바탕이 되었다.
육아물의 서사는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로맨스판타지 #육아물 #힐링』은 ‘로맨스판타지’를 한국 사회의 정서와 개인의 서사를 읽어내는 문화적 언어로 바라본다. 특히 로맨스판타지의 하위 장르인 ‘육아물’에 주목하며, ‘돌봄’과 ‘보상’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현실의 결핍을 위로하고, 사랑받을 자격과 자기 연민의 문제를 탐구하는 힐링 서사로 확장되었다고 이야기한다. 육아물의 주인공인 어린아이는 현실의 아이를 재현한 것이 아니다. 판타지 세계에서 다시 태어난 주인공은 ‘어린아이의 몸’을 매개로 물질적·정서적 보상을 얻으며, 작품의 이러한 힐링 전략은 독자에게 대리 만족과 감정적 위로를 선사한다.
로맨스판타지 속 육아물에는 가족과 유사한 형태의 ‘유사 가족’이 등장하며, 이들은 주인공인 아이에게 귀여움과 안쓰러움, 낭만적인 애정과 같은 감정을 느끼며, 무한한 사랑을 선사한다. 이러한 사랑은 주인공에게 성공을 향한 새로운 동력으로 작용함으로써, 독자의 마음을 얻는 데 기여했다고 저자는 말한다. 나아가 팍팍한 현실이 크게 바뀌지 않는 한, 육아물의 힐링 전략은 꽤 오랜 시간 유효할 것만 같다고 보탠다. 이 책은 ‘힐링’ 전략을 통해 로맨스판타지 속 ‘육아물’을 심층적으로 분석하며 우리 시대 독자의 욕망과 정서를 읽어내는 한편, 육아물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입체적으로 비추는 거울이 될 것이다.
해시태그라는 현미경으로 장르의 세계를 들여다보다!
한국 최초 마이크로 장르 비평, 요다 # 장르 비평선
모든 콘텐츠에 스며들어 문화의 핵심으로 부상한 장르문학. 하지만 장르의 특성을 온전히 이해하고 비평하는 이론적 토대는 너무나 부족하다. 그러한 갈증의 소치로 탄생한 ‘요다 #(해시태그) 장르 비평선’은 장르문학 속 여러 코드를 해시태그 형식으로 분해하여 다채로운 비평을 선보이는 시리즈다.
‘요다 # 장르 비평선’은 추상적·개념적인 담론에서 벗어나 좀 더 구체적이고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자 한다. 장르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고, 더욱 심층적인 담론을 끌어냄으로써 장르 비평의 장을 융성하게 만들겠다는 포부로 세상에 나온 ‘요다 # 장르 비평선’의 행보에 많은 이가 주목하기를 바란다.
자칫하면, 로맨스판타지라는 장르를 둘러싼 화려한 이미지와 피상적인 언어에 시선을 빼앗겨 작품이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놓칠 수도 있다. 이 장르는 동시대 여성이 마주하는 현실에 대한 생각과 정서를 판타지라는 언어로 치환해 보여준다. 이 책에서는 로맨스판타지의 역사적 흐름을 되새기며 장르적 변화 과정을 고려함과 동시에, 한국 현실의 문화적 현상과 작품을 분석한다.
<god의 육아일기>(2000~2001)라는 TV 프로그램도 있다. 5인조 남성 아이돌 그룹 지오디(god)가 한재민이라는 어린아이를 돌보는 관찰형 예능으로, 당시 큰 주목을 받았다. (...) ‘보호 본능’을 자극하는 아기는 사랑스럽고 귀여운 대상으로 비쳤다. 여기에 미숙한 양육자들의 우여곡절이 서사를 만들고, 그들 사이에 형성된 유대감이 보는 이로 하여금 여러 감정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육아물에 등장하는 주인공인 어린아이는 더 이상 현실의 아이를 재현한 것이 아니다. ‘어린아이의 몸’은 판타지 세계에서 물질적·정서적 보상을 보다 원활하게 얻을 수 있는 확실한 수단이며, 그 과정을 독자가 유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돕는 근거가 된다. 이 몸을 매개로 독자들은 물질적·정서적 보상의 정당성을 확보하고 대리 만족한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손진원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수료했다. 2018년부터 웹소설 작가로 활동하며 ‘카카오페이지’, ‘네이버 시리즈’ 등 플랫폼을 통해 작품을 출시했다. 로맨스, SF 등 장르를 연구하고 있으며 특히 여성향 서브컬처 및 웹콘텐츠에 관심이 많다. 석사학위 논문으로 「1960년대 과학소설 연구」를 썼고, 『글 쓰는 여자는 위험하다』, 『비주류 선언』, 『웹소설 큐레이션: 로맨스·로판·BL 편』, 『블레이드 러너 깊이 읽기』, 『말초문화백서』 등을 함께 썼으며, TRPG 〈안녕이라 하기 전에〉와 인터랙티브 픽션 〈B사감: The New World〉 제작에 참여했다.
목차
머리말. 로맨스판타지 속 육아물의 탄생
1장. 로맨스판타지와 육아물
- 육아물의 시작, ‘아기’의 콘텐츠화
- 판타지 세계 아이 되기
- 로맨스와 로맨스판타지 문법
2장. 힐링 콘텐츠와 육아물
- 힐링이 조명한 ‘아픈 청춘’
- 정서적 휴식을 위한 힐링
3장. 육아물을 읽는 방법
- 로맨스판타지와 육아물
- 육아물 구조와 표현 방식
4장. 육아물 비평
- 로맨스 문법과 힐링 전략
- 육아물 문법 변주
맺음말. 힐링으로 읽는 육아물의 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