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개울과 너른 논, 높지 않은 산들로 둘러싸인 충남 천안 삼룡동에서 보낸 한 작가의 유년 시절을 기록한 에세이다. 환갑에 이른 작가는 사라져 가는 기억이 흐려지기 전에, 어린 시절의 장면들을 60가지 이야기로 정리해 글로 남겼다.
쫀드기를 씹으며 다니던 국민학교 시절, 회충검사를 위해 똥을 제출하던 날의 소동, 쇠죽을 끓이고 소를 풀 뜯기던 하루, 조개탄 난로와 트랜지스터라디오가 있던 집 안 풍경까지. 이 책에는 한때는 너무도 당연했던 시골의 일상이 차분하게 담겨 있다. 감정을 앞세워 기억을 꾸미기보다는, 그때의 풍경을 있는 그대로 옮기는 데 집중한다. 그래서 문장은 담백하고 직설적이며, 한자어가 사용된 표현도 자연스럽게 섞여 있다.
비슷한 시간을 살아온 독자라면 자연스럽게 자신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된다. 이미 잊었다고 생각했던 장면과 기억들이 이야기 속 풍경과 겹쳐진다. 이 책은 한 사람의 유년기를 담은 기록이면서, 동시에 같은 시대를 살았던 이들이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삶의 풍경이기도 하다. 조용히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문득 자신의 유년이 떠오를지도 모른다.
출판사 리뷰
“나이가 들어도 첫사랑처럼 잊혀지지 않는 그리움이 있다.”
돌아갈 수 없지만 계속 마음에
남아 있는 그 시절 이야기.
지금 떠나자,
괜히 더 그리워지는 그 풍경 속으로.
『오늘도 시골뜨기 유년에게 그리움을 띄운다』는 개울과 너른 논, 높지 않은 산들로 둘러싸인 충남 천안 삼룡동에서 보낸 한 작가의 유년 시절을 기록한 에세이다. 환갑에 이른 작가는 사라져 가는 기억이 흐려지기 전에, 어린 시절의 장면들을 60가지 이야기로 정리해 글로 남겼다.
쫀드기를 씹으며 다니던 국민학교 시절, 회충검사를 위해 똥을 제출하던 날의 소동, 쇠죽을 끓이고 소를 풀 뜯기던 하루, 조개탄 난로와 트랜지스터라디오가 있던 집 안 풍경까지. 이 책에는 한때는 너무도 당연했던 시골의 일상이 차분하게 담겨 있다. 감정을 앞세워 기억을 꾸미기보다는, 그때의 풍경을 있는 그대로 옮기는 데 집중한다. 그래서 문장은 담백하고 직설적이며, 한자어가 사용된 표현도 자연스럽게 섞여 있다.
비슷한 시간을 살아온 독자라면 자연스럽게 자신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된다. 이미 잊었다고 생각했던 장면과 기억들이 이야기 속 풍경과 겹쳐진다. 이 책은 한 사람의 유년기를 담은 기록이면서, 동시에 같은 시대를 살았던 이들이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삶의 풍경이기도 하다. 조용히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문득 자신의 유년이 떠오를지도 모른다.
“조그만 달고나 조각도 공득하면 좋았던 그 시절이 그립다.
파편이 된 달고나는 쓰레기통에 버리고
오린 추억은 가슴에 모아 담았다.”
『오늘도 시골뜨기 유년에게 그리움을 띄운다』에서 작가는 우리가 쉽게 지나쳐 온 시간을 다시 바라보게 한다. 유년은 특별해서 기억에 남는 것이 아니라, 너무도 당연했기 때문에 오래 마음에 남아 있다는 사실을 조용히 보여준다. 이 책은 그 시절을 그리움으로 포장하기보다, 한때 분명히 존재했던 삶의 풍경으로 다시 불러낸다.
나이가 들수록 우리는 점점 더 멀리 있는 기억을 자주 떠올리게 된다. 특별한 사건보다는 아무 일 없던 하루, 이유 없이 웃던 순간, 그저 반복되던 일상이 더 또렷해진다. 이 책에 담긴 유년 역시 그렇다. 강렬하고 극적인 이야기는 없지만, 그래서 오히려 오래 남는다. 읽다 보면 “나도 그랬지.” 하고 자연스럽게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이 책은 유년을 설명하거나 해석하려 들지 않는다. 대신 그 시절의 풍경을 그대로 그린다. 독자는 그 장면들을 따라가며 각자의 기억을 떠올리고, 저마다의 유년을 다시 만나게 된다. 바쁘게 지나온 시간을 잠시 멈추고, 마음 한편에 남아 있던 시절을 떠올리고 싶다면 이 책은 조용한 계기가 되어줄 것이다.
나의 추억 놀이로 달고나 깨진 조각이 수북하다. 나누어 줄 아이들이 없다. 모두 어른뿐이다. 조그만 달고나 조각도 공득하면 좋았던 그 시절이 그립다. 파편이 된 달고나는 쓰레기통에 버리고 오린 추억은 가슴에 모아 담았다.
- 「달고나를 만들어 먹고 싶던 아이」 중에서
밥을 먹고 날 때쯤이면 잔양(殘陽)이 서쪽 하늘을 마지막 힘을 다해 붉게 물들이고 스러져갔다. 잔양이 남겨놓고 간 여광(餘光)조차 잔조(殘照)를 품에 안고 혁작(赫灼)하는 수많은 별빛에 금세 맥이 풀렸다. 이내 뒷산에서 어슬어슬한 야음(夜陰)을 틈타 슬그머니 기어 내려오는 시원한 재넘이와 무수한 풀벌레의 공음(蛩音) 합창이 한낮의 성하염열(盛夏炎熱)을 주눅 들게 했다. 그러면 나는 엄마와 함께 그 멍석에 누워서 하늘의 별을 바라보았다. 명징(明澄)한 하늘에 다이아몬드를 박아놓은 듯 작연(灼然)한 별들이 반짝였다. 가끔씩 별똥별이 하늘을 사선으로 가로지르며 순식간에 사라질 때가 있었다. 그때마다 엄마는 “누가 죽었나 보다.”라고 말씀하셨다.
- 「쓰임새 많은 멍석」 중에서
아이들의 인중에는 흘러내린 콧물이 굳어서 늘 하얀 코딱지가 붙어 있었다. 시도 때도 없이 콧물이 나오려 했으니 ‘흥’ 하면서 콧물을 빨아들이는 소리도 여기저기서 들을 수 있었다. 수업시간에도, 밥 먹는 시간에도, 심지어 선생님으로부터 꾸중을 듣고 있는 순간에도 그랬다. 아무리 엄전한 학생도 예외는 아니었다.
- 「가슴에 단 손수건」 중에서
작가 소개
지은이 : 백운일
한국해양대학교를 졸업하고 현대상선주식회사에 입사해서 망망대해를 항해하는 상선에서 항해사로 근무했다. 그 후 국세청에 잠시 몸담았다가 1997년부터 전업 세무사로 일하고 있다. 달빛을 머금은 파도가 뱃전에 부딪히며 푸른 인광을 내뿜는 것을 바라보며 한때는 해양시인 김성식 님처럼 바다를 소재로 멋진 시를 써보고도 싶었다고 했다. 막상 세무사로 전업한 이후로는 평생 세법전을 곁에 두고 일무차착(一無差錯)을 직업 모토(motto)로 내세우며 실무해설서로 ‘공동사업세무실무’, ‘선박관리업의 세무처리실무’ 등 영혼 없는 푸석푸석한 글만 써오며 전업 세무사로서 바쁜 나날을 보냈다고 했다. 그러다 명절 날 고향 가는 길에 노래 <향수>를 들으며 문득 흐릿해져 가는 옛 기억을 글로 남겨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했다. 심살내리는 바쁜 일상을 일부러 접어두고…환갑에 이르러서야 겨우…저서로 『오늘도 시골뜨기 유년에게 그리움을 띄운다』가 있고 세무실무서로 『공동사업세무실무』, 『선박관리업의 세무처리실무』가 있다.
목차
프롤로그
1장 쫀드기 씹으며 국민학교 다니던 아이
1. 선생님의 가정방문
2. 친구의 똥으로 제출한 회충검사용 똥
3. 만국기 휘날리는 운동회
4. 주워온 비닐우산
5. 달고나를 만들어 먹고 싶던 아이
6. 도화지 사는 날에만 사먹는 쫀드기
7. 시멘트부대 종이로 대신한 새 책의 책가위
8. 입학식 날 엄마가 달아준 손수건
9. 취연처럼 위안이 되었던 조개탄 난로
10. 해마다 방학 마지막 날에 하는 방학숙제
11. 빡빡머리 중학생이 되는 날
12. 소풍갈 때만 싸주시던 일회용 나무 도시락
2장 휘뚜루마뚜루 시골일 돕는 아이
1. 퉁방울 암소에게 먹일 쇠죽 끓이기
2. 뙤약볕에 8남매가 고추 심던 일요일
3. 참외 서리 감시하던 원두막
4. 난 절대로 농사 안 짓는다
5. 느티나무 전설을 빼앗아간 ‘새마을 운동’
6. 학교 갔다 오면 꼭 하던 소 풀 뜯기기
7. 서리 맞은 고추 따는 엄마
3장 부모님과 함께한 시골의 하루들
1. 추운 겨울날 아버지와 함께한 송사리 잡이
2. 하루 만에 버려진 세발자전거
3. 엄마는 흰 고무신 나는 검정 고무신
4. 닭장에서 꺼낸 날달걀 드시는 아버지
5. 아버지 밥상에만 있는 달걀후라이
6. 아버지 머리맡의 트랜지스터 라디오
7. 자식 홍역으로 건밤 새는 엄마
8. 조청을 기다리며 잠이든 아이
9. 신문지에 싼 무지개떡을 들고 오는 과방지기 엄마
10. 진절머리 나는 아버지의 밥상머리 잔소리
4장 8남매가 복닥복닥 살던 우리 집
1. 뒤란 감나무의 달보드레한 감꽃
2. 늘 퀴퀴한 냄새나던 할아버지 방
3. 박 씨를 물고 오지 않은 제비
4. 집 밖이 생활무대인 똥강아지
5. 저녁마다 속옷 뒤집고 하던 이 잡기 놀이
6. 네 형이 입던 옷인데 너한테도 잘 맞네!
7. TV와 지붕 위로 높이 솟은 안테나
8. 한밤에 방바닥에 엎어진 요강
9. 허기를 달래주던 까마중
10. 벽에 붙여놓고 다시 씹는 껌딱지
11. 뒤처리용 습자지 달력 화장지
5장 동네를 주름잡던 골목 개구쟁이
1. 아버지 손님 오는 날은 풋술 마시는 날
2. 까치야 까치야 헌 이빨 줄게 새 이빨 다오
3. 새로 꿰맨 이불 위에서 나비잠 자는 아이
4. 쥐불놀이 하면 오줌싼다!
5. 쇠꼬리 털로 만든 매미 잡이 올가미
6. 칼싸움 하던 고드름
7. 몰래 들어가다 뒷덜미 잡힌 가설 영화관
8. 대보름 날 밥 훔쳐먹기
6장 향수, 꿈엔들 잊힐 리야
1. 지겟작대기의 또 다른 쓰임새
2. 도둑놈 발자국은 크거든!
3. 개미가 이사하면 비가 온단다
4. 엄마가 알려주신 다래끼 낫는 법
5.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바나나
6. 비그이 하게 품어준 처마
7. 네 아버지 함자가 어떻게 되니?
8. 나를 홀린 엿장수의 엿가위 소리
9. 미군 트럭이 초코렛을 흩뿌리던 신작로
10. 크리스마스이브, 교회에서 받은 사탕 선물
11. 다리 밑에 사는 거지
12. 쓰임새 많은 멍석
헌사: 환갑에 이르러 어머니께 드리는 글_엄마의 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