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다채로운 삶의 면면을 일상적인 언어로 통렬하게 그려내 온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의 장편이다. 『올리브 키터리지』, 『내 이름은 루시 바턴』, 『버지스 형제』 등 20년간 집필한 작품 속 주요 인물들이 한 세계관 안에서 다시 만나며, 작가의 문학적 궤적을 집약한다. 이 작품으로 스트라우트는 2025 여성소설상 최종후보에 올랐고, 오프라 윈프리 북클럽 선정,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타임> <보그> NPR 올해의 책으로 주목받았다.
팬데믹 이후의 메인주에서 변호사 밥 버지스와 작가 루시 바턴은 공원을 산책하며 우정을 쌓고, 루시는 올리브 키터리지와 마주하며 삶의 깊은 이야기들을 나눈다. 오래된 결혼과 가족의 상실, 기록되지 않고 사라지는 사람들의 삶, 죄와 사랑의 기억들이 인물들의 대화를 통해 차분히 펼쳐진다. 소설은 사건의 극적 전개보다 사람들 사이의 연결과 말해지는 이야기 자체에 집중한다.
타인의 삶을 향한 연민과 이해, 그리고 이야기를 나눈다는 행위의 의미가 이 작품의 중심에 놓여 있다. 스트라우트는 평범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삶의 고통과 우정을 통해 인간이 서로를 지탱하는 방식을 보여준다. 『이야기를 들려줘요』는 이야기의 힘과 그것이 만들어내는 관계를 통해, 스트라우트 문학이 도달한 현재의 지점을 또렷하게 증명하는 작품이다.
출판사 리뷰
“내 이야기는 이거예요.
이 안에는 슬픔이 담겨 있고, 아름다움이 있어요.”
20년간 집필한 ‘스트라우트 월드’의 결정체
“나는 이 작가를 영원히 조르게 될 것이다. 다음 이야기를 주세요.
제발 쓰기를 멈추지 말아줘요, 스트라우트 작가님.” 안희연(시인)
2025 여성소설상 최종후보 | 오프라 윈프리 북클럽 선정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 <타임> <보그> <퍼레이드>, NPR 선정 올해의 책 다채로운 삶의 면면을 일상적인 언어로 통렬하게 그려내는 작가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의 신작 『이야기를 들려줘요』가 문학동네에서 출간되었다. 이번 작품은 『올리브 키터리지』의 올리브, 『내 이름은 루시 바턴』의 루시, 『버지스 형제』의 밥, 『에이미와 이저벨』의 이저벨 등 스트라우트가 20년간 집필한 작품 속 주요인물이 모두 등장하는 세계관의 결정체와 같은 장편소설이다. 스트라우트는 이 작품으로 “필력이 최고조에 이르렀다”는 평과 함께 2025년 여성소설상 최종후보에 올랐다.
전 세계를 뒤흔든 팬데믹으로부터 이 년이 흐른 시점 메인주에서 변호사 밥 버지스는 남편 윌리엄과 살고 있는 작가 루시 바턴과 주기적으로 만나 공원을 산책하며 우정을 쌓아간다. 한편 루시는 이름으로만 알고 있던 올리브 키터리지와 마침내 만나게 되고, 역시 이따금 대화하는 사이가 된다.
“사람들은 살고, 희망을 품고, 심지어 사랑을 보듬지만, 여전히 고통을 겪어요.
모두 마찬가지예요. 고통을 겪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거짓말을 하는 거예요.” (492쪽)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의 작품 속에는 언제나 타인의 삶에 대한 깊은 관심과 인간을 향하는 연민어린 시선이 담겨 있다. 필연적인, 그러나 결코 사소하거나 가볍지 않은 삶의 고통이나 일상에 성스러운 빛을 드리우는 연결의 순간은 스트라우트의 이야기 속 가장 핵심적인 제재다. 『이야기를 들려줘요』는 이런 특징이 더욱 극대화되었을 뿐 아니라 기존보다 더 광범위하고 다채로운 인간들의 이야기를 다룸으로써 서사의 외연을 넓히는 데 성공한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작품 속에서 올리브, 루시, 밥과 이저벨은 끊임없이 삶과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우정과 결혼생활, 예술과 죽음, 죄와 사랑에 관한 가없는 이야기들. 이 아름답게 휘몰아치는 이야기들 속에는 어딘가 “부서진 사람들”의, 그러므로 평범하고 개별적으로 빛나는 사람들의 삶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사람들, 그리고 저마다 살아가는 삶
그것이 이 이야기의 요점이다 루시 바턴은 친구인 밥 버지스에게 올리브 키터리지를 소개받는다. 꼭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며 루시를 집으로 초대한 올리브는 자신의 어머니인 사라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사라는 농부의 딸로 태어나 한때 해안가의 리조트에서 웨이트리스로 일했고, 리조트 주인의 아들인 스티븐과 사랑에 빠졌다. 그러나 두 사람은 스티븐 어머니의 반대로 끝내 이뤄지지 못했고 각자의 가정을 꾸렸다. 올리브는 어머니가 죽은 뒤에야 그녀의 가방에서 아주 오래된 신문조각을 발견했는데, 거기엔 스티븐과 그의 두 딸, 올리브와 아이사에 대한 기사가 실려 있었다. 올리브는 아버지와 어머니가 모두 죽고 나서야 어머니가 어쩌면 평생 젊은 시절의 연인인 스티븐을 그리워했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두 사람이 은밀히 자식들의 이름을 옛날에 약속했던 대로 지으며 서로를 떠올렸으리란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올리브는 이토록 깊은 어머니의 슬픔만큼이나 평생 어머니를 기쁘게 해주기 위해 부단히 애썼던 아버지의 결핍을 떠올렸다. 아버지가 길가에서 따온 한 다발의 메이플라워도 결코 어머니를 기쁘게 해주지는 못했으며, 아버지는 끝내 자살로 생을 마감했단 사실을. 루시와 올리브는 이처럼 긴 결혼생활에서 유령과 함께 살아가는 이들이 얼마나 많을지 이야기하며 어디에도 “기록되지 않고 사라지는” 사람들의 이토록 “진짜인” 삶의 무게에 대해 생각한다.
한편 셜리폴스에서는 마을에서 평판이 그리 좋지 않던 글로리아 비치라는 노인 여성이 실종되었다가 시신으로 발견되는 끔찍한 사건이 벌어진다. 의심의 화살은 글로리아와 함께 사는 사회성 없는 아들 매슈에게 향하고, 매슈의 누나 다이애나는 밥에게 동생의 변호를 의뢰한다. 밥은 어쩐지 자신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처지의 매슈에게 동질감과 연민을 느끼고, 대화를 나누며 그가 무고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밥은 점차 단순한 변호인을 넘어 매슈를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게 돕는 조력자이자 친구가 되고, 글로리아와 그 자식들의 삶에 얽힌 비밀을 파헤치며 사건 해결의 단서를 찾아나간다.
우리를 연결하는
이야기의 힘에 대한 고백 각별한 친구가 된 루시와 밥은 때때로 강가를 산책하며 이야기를 나눈다. 루시는 아이를 낳은 딸이 더는 자신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느끼며 괴로워하고 있다. ‘리틀 애니’라는 작은 식물을 온 정성으로 키우고, 종종 올리브와 만나 대화하며 즐겁기도 하지만 평생 계속된 깊은 외로움은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 밥은 형수인 헬렌의 죽음으로 인한 가족들의 슬픔에 완전히 짓눌려 있다. 설상가상으로 조카 래리마저 교통사고를 당하면서 형인 짐은 완전히 무너져버렸다. 밥의 첫 아내인 팸은 알코올중독에 빠졌으며 남편이 절친과 외도하고 있단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털어놓았다. 삶에는 지난한 일들이 계속되지만 두 사람이 벤치에 앉아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할 거라 믿었던 내밀한 감정을 서로에게 고백하고 잠시나마 연결되어 있음을 느낄 때, 모든 슬픔은 하나의 ‘이야기’가 되고 결국 깊은 우정과 애틋함의 실마리가 된다.
『이야기를 들려줘요』는 말하자면 이야기의 힘에 관한 이야기다. 소설은 근본적으로 인물들이 나누는 이야기들의 모음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때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은 상대에게 신뢰와 애정을 드러내는 가장 결정적인 행위다. 끝끝내 실패할지언정 상대의 이야기를 진심으로 듣고 받아들이고자 하는 것, 또 온전히 이해받고자 하는 인간적인 갈망을 숨김없이 드러내며 솔직한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이 세계에서 가장 적극적이고 치열한 애정행각이다. 그러니까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줘요. 가장 사소한 것까지 모든 이야기를 들려줘요”라는 말은 때론 “당신을 온 마음으로 사랑하고 있다”는 고백에 다름없다는 사실. 수많은 독자들에게 이야기를 전하는 작가로서 오랜 시간 활동해온 스트라우트는 어쩌면 그 시간 동안 몸소 알게 된 하나의 중요한 진실을 전하고자 이처럼 아름답고 압도적인 ‘이야기’와 ‘이야기들’을 세상에 낸 것일지도 모르겠다.

우리 대부분이 그런 것처럼, 그는 스스로 안다고 생각하는 만큼 자신에 대해 모르고, 자신의 삶에 기록으로 남길 가치가 있는 어떤 것이 있다고 믿는 일도 결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에게는 그런 것이 있고, 그런 것은 우리 모두에게도 있다.
해가 나온 날에는 해가 질 때 진청색 지평선에 날카로운 노란색이 나타난다. 이곳에 오래 산 사람들은 이런 아름다움을 내면으로 받아들인다고 말해야 더 맞을 것이다. 전적으로 인식하지 못한 채 받아들이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거기 존재한다. 그들의 삶을 구성하는 풍경의 일부로서.
작가 소개
지은이 :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1956년 미국 메인주 포틀랜드에서 태어나, 메인주와 뉴햄프셔주의 작은 마을에서 자랐다. 베이츠대학교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뒤 영국으로 건너가 일 년 동안 바에서 일하면서 글을 쓰고, 그후 다시 미국으로 돌아와 끊임없이 소설을 썼지만 원고는 거절당하기 일쑤였다. 작가가 되지 못하리라는 두려움에 그녀는 시러큐스대학교에서 법학을 전공하고 잠시 법률회사에서 일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일을 그만두고 뉴욕으로 돌아와 글쓰기에 매진한다.문학잡지 등에 단편소설을 발표하던 스트라우트는 1998년 첫 장편소설 『에이미와 이저벨』을 발표하며 작품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인정받는다. 2008년 발표한 세번째 소설 『올리브 키터리지』로 언론과 독자들의 호평을 받으며 2009년 퓰리처상을 수상했고, 이 작품은 HBO에서 미니시리즈로도 제작되었다. 이후 『버지스 형제』 『내 이름은 루시 바턴』 『무엇이든 가능하다』, 그리고 『올리브 키터리지』의 후속작인 『다시, 올리브』까지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가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2021년 발표한 『내 이름은 루시 바턴』의 후속작 『오, 윌리엄!』으로 부커상 최종후보에 올랐고 이듬해 같은 시리즈의 최신작이자 바이러스가 퍼진 세계를 다룬 『바닷가의 루시』를 출간했다. 2024년 출간한 『이야기를 들려줘요』는 20년간 써온 소설 속 인물들이 총출동한 작품으로, 필력이 최고조에 이르렀다는 평과 함께 여성소설상 최종후보에 올랐다.
목차
제1권 … 011
제2권 … 159
제3권 … 263
제4권 … 327
감사의 말 … 511
옮긴이의 말: 걷고 말하고—그저 행복했다 … 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