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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속의 시대
오늘, 우리 삶은 어떤 모습인가
새물결 | 부모님 | 2026.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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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21세기 초 가장 문제적인 화제의 철학책으로 꼽히는 이 책은 지난 500년의 근대를 ‘세속의 시대’라는 새로운 틀로 재해석하며, 우리가 살아가는 21세기의 삶과 조건을 근본적으로 다시 묻는다. 이성, 계몽, 합리성의 승리로 이해돼 온 근대를 일방적 진보의 서사가 아닌, 성과 속이 복잡하게 교차한 시대로 읽어 낸다.

2007년 인문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템플턴상을 수상한 저작으로, 전 세계 거의 모든 언어로 번역되며 수많은 논쟁과 토론을 촉발했다. 철학과 종교, 정치와 사회를 가로지르며 ‘사회적 상상계’라는 개념을 통해 근대의 사상사와 종교사를 새롭게 조망한다.

단행본 6권 분량의 대저는 근대를 하나의 승패 서사가 아니라, 인간의 삶과 영성, 충일의 조건을 둘러싼 긴 탐구의 과정으로 그린다. 오늘날 신앙, 정치, 기술, 인공지능이 뒤엉킨 극단의 세속화 속에서 인간의 정신과 삶의 의미를 다시 사유하게 만드는 21세기의 고전이다.

  출판사 리뷰

21세기 초 가장 문제적인 화제의 철학책! 지난 500년의 근대를 ‘세속의 시대’라는 새롭고 혁신적 틀로 재해석함으로써 21세기의 우리 삶을 완전 새롭게 읽는 놀라운 문제작.

‘돈’로주의의 트럼프와 ‘인공지능’AI로 상징되는 극단적인 ‘세속의 시대.’ 오늘, 우리 삶의 모습은 어떠한가? 21세기, 어떤 것이 우리의 삶의 ‘조건’을 이루고 있는가? 오늘날 영성의 자리는 존재하는가? 온갖 이념과 주의로 합리성과 계몽과 이성을 추구해온 근대 또는 20세기의 본모습을 새롭게 읽는다.

가장 반기독교적인 트럼프에 열광하는 미국 기독교와 거리로 내려온 한국의 기독교, 왜?
21세기의 우리의 정신적 삶은 어떤 모습일까? 인간의 정신과 영혼은 사라지고 ‘지능화’되는 것을 넘어 ‘인공화’되고 말까?

서발턴 지성사는 가능한가? 서사와 담론, 이념의 역사가 아니라 아래로부터의 지성사는 가능한가? ‘사회적 상상계’라는 새로운 조망 틀로 새롭게 묻는 질문들: 근대에 철학과 종교와 정치는 과연 무슨 일을 했는가? 그것은 인간의 희망과 삶의 충일 그리고 평화로운 도정을 가져왔는가?

2007년, 인문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템플턴상 수상작
21세기 초, 서구에서 출간된 가장 문제적이고 논쟁적인 저서!

전 세계 거의 모든 언어로 번역되어 무수한 토론과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책
철학과 종교, 근대와 칸트, 니체, 대문자 개혁=혁명 등 우리의 모든 기성관념을 근본적으로 바꿀 21세기의 고전!

드디어 ‘돈’로주의의 트럼프가 상징하듯 극단의 세속의 시대가 도래하는가!
“내겐 국제법 필요 없다, 내 도덕성만이 날 멈출 수 있다.”(21세기의 반쪽짜리 칸트?)
미국의 복음주의는 착한 사마리아인은 추방하고, 가장 반기독교적이고 비윤리적인 트럼프를 우상숭배하고 구세주화하고 있다. 그리고 구원과 복음을 현실 정치 속에서 찾는
한국과 미국의 교회.
우리 시대의 비전과 희망, ‘복음’은 완전히 탈성화, 세속화되고 있는가?
인공지능은 세상만물을, 특히 인간을 ‘지능화’, 소위 알고리즘화 중이다. 인간은 ‘지능’, ‘지성’, ‘기계’로 축소되면서 ‘세속화’를 넘어 기계화되고 있다.

서양 근대 500년의 사상사와 사회사 그리고 종교사를 발본적으로 전복시키다,
21세기를 새롭게 조망하다.

미완의 기획, 계몽의 변증법과 달리 ‘근대’를 지금까지와 전혀 다른 시각으로, ‘세속의 시대’로 읽자.
탈주술화=근대는 ‘성’에 대한 ‘속’의, 즉 과학과 계몽의 일방적 ‘승패’의 ‘뺄셈’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 삶은 지상에서의 ‘인간의 개화번영’ 그리고 지상을 ‘초월’하는 가치 추구의 이중의 합주에 의해서만 완성에 이른다. 기독교를 비롯한 종교의 위대함은 거기 있으며, 철학과 혁명이 그것을 제대로 종합하고 성공적으로 실천했는지는 의문이다. 오히려 둘이 합쳐 대문자 개혁으로 그와 같은 완성을 서두르려다가 근대의 온갖 문제를 낳았다.
그리하여 근대에서 철학과 종교 그리고 정치가 복잡하게 뒤엉키며 펼쳐온 역사는 서사, 담론으로 읽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우리 물음은 이러해야 한다. 즉 그것들은 우리 삶에 어떤 혁신적 변화를 가져왔는가? 그리하여 오늘 우리는 충일의 삶을 살고 있는가?

■ 오늘, 우리 삶은 어떤 모습인가? ― “우리 서양 사회에서, 가령 1500년에는 신을 믿지 않는 것이 실제로 불가능했는데, 2000년에는 왜 많은 사람이 신앙을 갖지 않기가 쉬울 뿐만 아니라 심지어 불가피한 것으로까지 생각하게 되었을까?”
단행본 6권 분량의 이 대저大著의 출발-물음이다. 저자는 앞의 물음을 끌어안고 서양 사회에서 약 5세기에 걸쳐 앞의 물음이 어떻게 변형, 변주, 왜곡, 해석되어 왔는지를 꼼꼼히 살핀다. 그것을 위해 이 5세기가 일종의 승자인 ‘근대’=새로운 시대가 아니라 ‘세속의 시대’라고 관점을 전환하자고 제안한다.
그러면 이 5세기의 공과功過, 어두운 면과 밝은 면, 성패 또는 ‘승패’가 전혀 다르게 보이리라는 것이다. 즉 이성, 계몽, 물질주의, 합리성과 한 몸을 이루는 것으로 간주되는 근대의 일방적 승리의 서사가 아니라 그와 전혀 다른 패러다임으로 서양 근대 5세기를 읽자는 제안이다.
그렇게 하는 것은 ‘오늘, 우리 삶은 어떤 모습인가?’ ‘21세기, 인간의 삶의 조건은 어떠한가’를 묻기 위해서이다. 즉 우리는 행복한 삶, 세상과의 충일로 가득한 삶을 살고 있는가? 오늘날 ‘영성’은 여전히 살아 있는가? 우리에게서 영=정신적인 것은 어떻게 추구되어야 하는가? 대략 앞의 것들이 저자의 문제의식이고, 우리에게 사유에의 여행을 권유하는 도착-물음이기도 하다.

본서가 이렇게 두꺼워진 또 다른 이유가 있다. 그는 ‘세속의 시대’를 탐구하기 위해 단지 철학이나 신학 · 종교학 논의에 머물지 않고, 역사학 · 철학 · 사회학 · 정치학 · 문학 등 인문과학과 사회과학의 전 영역의 주요 논의와 고전을 종횡한다.
게다가 소수 엘리트의 현란한 이론과 ‘서사’가 아니라 일반 대중의, 일종의 서발턴subaltern 지성사를 통해 역사와 정치를 조감한다. 서발턴이 지배 헤게모니에서 배제, 소외된 존재로, 자기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피억압자를 가리키는 개념인 만큼 ‘서발턴 지성사’는 일종의 형용모순이지만 저자는 ‘사회적 상상계’라는 새로운 개념으로 근대를 읽는 눈을 혁명적으로 혁신한다.
이 대저를 두고 ‘대하장강이지만 지성사의 추리소설처럼 읽힌다’는 서평이 나온 것은 이 때문일 것이다.

■ 온갖 창조적 사유를 자극하는 새로운 개념과 아이디어로 가득 찬 툴 박스: 이 책이 묻고 있는 몇 가지 핵심적인 질문
그리하여 이 책에는 인간 일반, 특히 근대 논의와 관련해 기존에 보지 못한 온갖 참신한 개념과 혁신적 아이디어로 가득 차 있다. 코스모스/우주, 다공적/완충제로 둘러싸인, 경험/체험, interpretation/spin/twist/construel 등이 그것이다. 그것들은 인간과 사회를 바라보는 근본적 시각 전환을 함축한다.
가령 코스모스와 우주를 보자. 루카치는 『소설의 이론』을 열며 그리스세계에서는 여전히 밤하늘의 총총한 별이 우리가 나아갈 길을 밝혀주었다고 말한다. 동양에서도 12간지와 음력 등 인간의 삶은 코스모스=조화와 하나를 이루었다. 하지만 21세기에는 일론 머스크의 화성 탐사 프로젝트처럼 코스모스는 계산, 그리하여 지배와 정복의 대상이 되고 있다. 즉 ‘우주’가 되는데, 이미 데카르트는 근대 초기에 자연을 지배와 정복의 대상으로 설정한 바 있다(후설은 자연이 기하학화된다고 말한다). 그리하여 인간은 코스모스 속에서의 영적인 삶을 버리고 우주의 고아이자 합리적 존재가 되는데, 후일 막스 베버는 그것을 ‘탈주술화’라는 말로 요약한 바 있다.

저자는 ‘코스모스’로부터 ‘우주’로의 이행에 상응해 근대인은 다공적 존재에서 완충제로 둘러싸인 존재로 바뀐다고 말한다. 코스모스에 이어 자연을 박탈당하는 동시에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존재가 되는 것이다. 근대의 또 다른 초상인 셈이다. 스피노자가 신즉자연을 통해 근대인의 그와 같은 곤경과 분열을 극복하려고 한 것은 유명하다. 그리하여 근대인은 아무리 자신을 완충제로 둘러싸인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존재로 자임하려고 해도 항상 코스모스적인 것, 영적인 것과의 관계의 단절이라는 ‘텅 빔’과 ‘소외’ 의식을 내장하게 된다. 저자는 이를 딜레마, 교차압력이라고 부르는데, 그가 근대를 어느 한쪽의 일방적 승리로 그리는 서사를 거부하는 이유이다.

이처럼 인간 자체를 이중적 존재로만, 즉 물질적인 것과 정신적=영적인 것을 동시에 추구해 성취하려는 모순적 존재로 바라볼 때만이 추상적 철학과 역사와 정치의 파노라마가 새롭게 읽힌다는 것이 저자 주장이다. 가령 최첨단 디지털 시대인 21세기에도 한국의 점술 산업은 5조원에 달한다(출판보다 훨씬 더 많다).
그래서인지 그와 같은 이중적 모순에 주목하기보다 대문자 개혁, 즉 이성과 합리성의 극단적 추구를 통해 서둘러 둘을 동시에 달성하려는 시도가 근대의 무수한 정치혁명을 물들여왔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신적인 것’과 ‘영적인 것’은 21세기에도 여전히 우리 삶의 상수로 남으리라는 것이 저자 진단이다. 오히려 그것을 제거해온 근대 철학의 병든 측면을 성찰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저자의 제안이기도 하다.

저자가 이 책을 통해 들려주려는 몇 가지 새로운 이야기를 추려보면 아래와 같다.
1. 종교개혁과 정치 혁명 등, ‘대문자 개혁’으로 점철된 근대의 사회 변동과 철학은 우리 삶을 제대로 혁신시켰는가? 우리 삶의 혁신, 새로운 삶은 무엇으로 이루어지는가?
2. 계몽, 이성, 과학=합리성(가령 다윈) 등 근대의 전가의 보도는 과연 ‘미몽’, ‘비이성’인 종교에 맞서 우리를 충일로 가득 찬 삶으로 이끌었는가?
3. ‘이성’ 중심의, 즉 초월(성)을 괄호 안에 넣는 칸트 철학, ‘윤리학’은 무엇이 문제인가? 가령 칸트를 충실히 따르는 ‘예수살렘의 아이히만’은 우연적 일탈일까 아니면 ‘성실한 현실적 윤리’에서 나오는 필연적 결과일까?
4. 신은 죽었다는 니체의 말 그리고 니체에 기반한 푸코, 데리다를 중심으로 하는 프랑스의 ‘포스트모더니즘’ 또는 ‘내재적 반계몽주의’는 우리 삶에 어떤 실천을 가져오는가? 이론의 극단주의는 실천에서는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가?
5. ‘신은 죽었다’에 이어 ‘인간이 죽어가고’ 있는 21세기에 인간의 삶을 충일하고, 의미로 가득하고, 살아볼 만한 삶으로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 21세기,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가? “그것은 우리가 근대에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를 성찰함으로써 조망할 수 있다”
근대는 통상, 철학마저 신학의 시녀로 부리던 ‘암흑의 시대’ 중세에서 벗어나 과학과 합리성을 쌍두마차로 거느린 이성이 주도하는 계몽과 합리주의의 신세계로 진보했다고 이야기된다. 그것이 혹독하게 비판된 것은 겨우 사회주의와 자유주의 등 근대의 최종적 패러다임이 좌초하고, 실패함에 따라 등장한 ‘포스트모더니즘’에 와서였다.
하지만 911테러 등 21세기 초에 인류가 겪기 시작한 온갖 사회 정치적 격변은 그런 패러다임조차 무용지물로 만든 지 오래다. 가령 이성이 암흑 속에 묻어버렸다는 ‘종교’는 다시 강력하게 ‘정치적으로’, 부정적으로 복귀 중이며, 유럽에서는 나치와 파쇼의 유령이 재출몰 중이다.

21세기 초는 또 정치적으로, 철학적으로 완전히 방향상실의 시대인 것 같다. 인류가 어디를 향해 나가고 있는지, 어디를 향해 나가면 좋은지 모두 오리무중에 감감무소식이다. 불투명한 미래를 조명할 수 있는 새로운 지혜의 빛을 과거를 바라보는 시선의 혁신 속에서 찾아보면 어떨까?
『헤겔』과 『자아의 원천들』 등을 통해 근대를, 즉 근대의 우리 삶을 바라보는 방식을 혁신시켜온 저자와 본서만큼 그에 적합한 저자와 저서도 없을 것이다. 게다가 저자는 본서에서 자신의 연구를 전부 하나로 묶어, 근대와 관련된 온갖 사실을 종합적으로 살피며 우리의 근대관을 근본적으로 전도시키고 있기도 하다.

근대와 관련해 저자가 무엇보다 경계하는 것은 승패의 서사, 주인 서사, 진보 서사 그리고 ‘뺄셈 이야기’이다. 가령 다윈이 종교를 죽였고 니체가 그것을 ‘확인 사살했다’, 과학과 종교는 상종 불가능한 원수이다, 종교는 비합리적이다 등의 속설과 낭설이 그것들이다.
그리고 그것과 관련해 저자가 가장 피하려는 것이 ‘담론’과 ‘서사’이다. 대신 그는 이 방대한 책이 근대에 대한 하나의 ‘이야기’일 뿐이라고 말한다. 또는 철학보다는 ‘사회적 상상계’가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 기본 틀을 이루고 있다고 주장한다. 즉 우리는 명료한 철학적 입장이 아니라 집단적 견해(그것에는 편견과 억견도 포함되어 있다)와 상상과 전승 등으로 구성되어 행동의 토대를 이루는 ‘사회적 상상계’에 따라 삶을 산다.
가령 그람시 말대로 이탈리아 남부의 많은 농부는 20세기에도 여전히 전근대를 살아가고 있으며, 프랑스 농부들이 ‘프랑스인’이 된 것은 19세기 말에 이르러서였다. 그리고 부르디외가 조사한 알제리의 농촌 사회에는 미래형 동사가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가령 진보 서사 중심으로 근대를 읽는 것, 그리하여 이성의 승리와 종교의 패패 운운하는 것은 역사와 인간에 대한 무지 또는 오만과 편견일 뿐이다. 왜냐하면 인간은 운명적으로 현실에서의 물질적 성공과 동시에 ‘초월적 가치’를, 부르디외 식으로 표현하자면 경제자본뿐만 아니라 문화, 상징자본을 동시에 소유하려고 추구하는 운명을 갖기 때문이다.
어찌 보면 ‘저 놀부 두 손에 떡 들려고’ 하는 셈인데 다만 인간은 한 손에는 떡을 들고 다른 손에는 ‘훌륭함’, ‘선’, ‘행복’과 ‘충일’, 한마디로 ‘영=정신적인 것’을 추구하는 점에서 위대한, 비극적 동물이다. 소크라테스 이래 인간은 배부른 돼지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파우스트처럼 노력하는 한 헤매는 길을 택해왔다.
그렇게 보면 종교와 철학 양자가 적대적으로 다툴 아무런 이유가 없다. 또한 양쪽 모두 대문자 개혁으로 치달으려는 유혹이 얼마나 강한지를 인식하고, 그것을 현실과 이상의 두 눈으로 조정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이해해야 한다. 그것을 통해 우리의 (세계관이 아니라) 세계상을 근본적으로 바꾸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이 제국의 시대, 자본의 시대, 혁명의 시대(홉스봄)을 거쳤지만 아이웃음 소리 그쳐가는 극단의 세속의 시대, 21세기에 본서를 읽는 이유이기도 하다.

■ 실용주의조차 넘어 ‘돈’로주의의 극단적인 ‘세속의 시대’로 ― “내겐 국제법 필요 없다, 내 도덕성만이 날 멈출 수 있다.”
21세기, 실용주의 나라 미국의 가장 문제적 대통령 트럼프는 반쪽짜리 칸트 같다. 즉 ‘별이 총총한 밤하늘’을 뺀 칸트주의자이다. 밤하늘에서 밝게 빛나는 저 별이 나의 갈 길을 인도하던 고대 그리스와 칸트 시대는 이제 영원히 사라졌다.
‘초월’과 ‘타자’, ‘이상주의’는 모두 사라졌다. 미국 정치에서 소수자, 약자, 타자 그리고 정의와 평등을 말해온 미국 민주당의 완전한 침묵이 그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서양만 그런 것이 아니다. ‘귀신에 대해서는 말하지 말자’며 ‘흑묘든 백묘든 쥐만 잡으면 된다’는 중국의 금전 만능주의는 또 다른 극단의 세속의 시대를 일대일로로 묶고 있다. 경제는 물론 정치, 심지어 개인의 삶에서도 ‘성聖’은 전부 사라지고 오직 ‘속’만 남은 21세기.
심지어 ‘성’의 최고이자 최후의 보루인 교회마저도 ‘세속화’ 중이기는 마찬가지이다. 가령 미국의 복음주의 교회는 가장 반기독교적인 트럼프에 대해 열렬한 사랑의 축복을 퍼붓고, 한국의 일부 교회 또한 (거리) 정치로 내려와 있다. 정교분리는커녕 정교일치를 추구하며 ‘성’을 정치화하고 ‘세속화’하는 중이다.

이와 같은 세속화의 흐름은 21세기에 ‘인간을 대체한다’는 인공지능에서 정점에 달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문제는 인간이 인공적인 기계로 대체되는 것뿐만 아니라 인간이 ‘지능’, ‘지성’ 등으로 축소되는 것이다.
즉 인간이 가진 고유한 가치, 즉 인간 존재 자체로서의 ‘성스러움’은 거의 완전히 사라지고 ‘생각하는 기계’로 환원되는 것이다. 인간 중심이 아니라 기계 중심의 완벽한 가치전도다.

인간=생각하는 기계라는 21세기의 AI의 공식은 파스칼의 ‘생각하는 갈대’보다도 더 후퇴한 끔찍한 사유의 전도인데, 파스칼에게서 인간은 약하디 약한 ‘갈대’로 타자와 하느님이 필요한 존재지만, 기계는 타자도 또 하느님도 전혀 필요로 하지 않는 ‘생각 않는 기계’이기 때문이다. 인간과 관련된 그와 같은 가치전도가 나치의 유대인 학살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는 너무나 쉽게 간과되고 있다.

합리성과 계몽의 완전한 성공이 보여주는 삶의 어두운 이면 그리고 그에 대한 대중의 무의식적 거부와 새로운 삶에 대한 갈망은, ‘대중의 철학’을 무의식적으로 표출하는 대중문화를 통해 드러나는데, <코리안 데몬 헌터스>가 그것이다.
그것은 1. 근대가 가져온 탈주술화된 세계에 재주술화된 관계를 도입하며, 2. 우리 삶은 오직 ‘사명’, 즉 베버가 말하는 ‘소명’에 의해서만 충일에 이를 수 있으며, 3. 나는 무엇인가라는 정체성 고민은 ‘업UP’과, 즉 ‘초월’과관련해서만 비로소 온전한 의미를 찾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앞의 애니메이션은 미국의 대중문화가 흑설공주 류의 ‘정치적 올바름’에 의해 망조가 드는 사이, 제국의 주변부에서 제국의 목마름을 채워주었다.
그것은 소위 K-컬처가 세계적 유행을 타는 이유 또한 설명해줄 수 있을 것이다. 즉 K-컬처는 ‘영혼의 서사’를 들려주기 때문이 아닐까?

  작가 소개

지은이 : 찰스 테일러
캐나다 출신의 세계적인 현대 철학자로, 정치철학ㆍ철학사ㆍ공동체주의ㆍ헤겔 연구 등으로 알려져 있다. 옥스퍼드대학교 철학 박사이며, 맥길대학교 교수, 옥스퍼드대학교 석좌 교수를 역임했고, 현재 맥길대학교 철학과 명예 교수이다. 주요 저서로 <헤겔>, <자아의 원천들>, <불안한 현대사회>, <근대의 사회적 상상>, <헤겔과 현대사회>, <세속화와 현대 문명> 등이 있다.

  목차

서문
서론

1부 개혁 작업

1장 신앙의 방파제
2장 훈육[규율] 사회의 등장
3장 대대적 탈매립
4장 근대적인 사회적 상상계들
근대적 도덕질서��‘사회적 상상계’란 무엇인가?��객관화된 현실로서의 경제
공론장��인민주권��직접-접근 사회
5장 관념론의 유령

2부 전환점

6장 섭리에 기초한 이신론
7장 비인격적 질서

3부 ‘노바’효과

8장 근대의 불편함
9장 시간의 어두운 심연
10장 확대되는 비신앙의 우주
11장 19세기의 궤적들

4부 세속화의 서사들

12장 동원의 시대
13장 본래성의 시대
14장 오늘날의 종교

5부 신앙의 조건

15장 내재적 틀
16장 교차압력
17장 딜레마
18장 딜레마
19장 근대(성)의 불안한 전선
20장 회심
에필로그: 많은 이야기
옮긴이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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