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법정 기록으로 한국 사회의 단면을 써 온 엄상익 변호사가 동해 바닷가 실버타운에서 보낸 2년의 시간을 기록했다. 『피고인 각하』와 『엉뚱생뚱 엄변호사의 너무나 인간적인 변호 일기』에 이은 두 번째 에세이로, 노년을 ‘저승 대합실’이라 부르며 살아가는 실버타운 입주자들의 삶을 담담하고 생생하게 펼쳐 보인다. 글을 쓰고 물을 좋아하는 저자에게 실버타운은 안식처이자 서재이며, 동시에 누구에게나 맞는 공간은 아니라는 현실적인 시선도 함께 제시한다.
젊은 시절의 영광과 상처가 지워진 자리에서 노년은 모두에게 평등해진다. 이 책은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어떻게 즐길 것인가, 어떻게 잘 죽을 것인가라는 두 가지 과제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따라간다. 1장부터 5장까지 자기소개서, 돈과 가난, 곱게 늙는 법, 노년의 즐거움, 오늘을 사는 태도를 주제로 구성되었으며, 웃음과 울림이 교차하는 장면 속에서 어떻게 잘 늙어갈지를 독자 스스로 생각하게 만든다.
출판사 리뷰
70대 노변호사가 동해 바닷가 한적한 실버타운을 서재로 삼아
생생하게 써 내려간 황금빛 실버타운 체험기
두 전직 대통령 재판방청기 『피고인 각하』 이후 법정의 모습을 생생하게 기록해 온 엄상익 변호사가 2년간의 실버타운 입주 경험을 바탕으로 쓴 생생한 체험기 『엉뚱생뚱 엄변호사의 황금빛 노년 만들기』(도서출판 답게)를 출간했다.
40여 년간의 좌충우돌 변호 경험을 기록한 『엉뚱생뚱 엄변호사의 너무나 인간적인 변호 일기』에 이어 답게에서 펴낸 두 번째 에세이다. 칠십의 나이에 동해 바닷가 한적한 실버타운에 입주하게 된 엄상익 변호사는 스스로 노인 나라로 건너왔다고 표현한다. 그는 이 책에서 ‘저승 대합실’이라고 자조하는 노년기 인간 군상들의 속살을 섬세한 필치로 담담하지만 생생하게 펼쳐 보여준다.
저자는 한적한 동해 바닷가에 위치한 실버타운이 글을 쓰고 물을 좋아하는 자신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곳이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는 오히려 무료한 지옥일 수 있다고 현실적인 조언도 건넨다. 실제로 엄변호사의 지인 몇 명은 구경삼아 실버타운에 왔다가 경치는 좋으나 자신들과는 맞지 않는 곳이라며 그대로 돌아갔다는 일화도 전한다. 그래서 실버타운에서의 삶은 현세와 내세 사이에 존재하는 황혼의 틈새를 즐기려고 하는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런 이유로 저자는 완만한 죽음이 진행되는 실버타운에서 사멸의 과정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하루하루의 평범한 일상을 소중하게 아껴 쓰는 지혜로운 입주자들의 이야기에 더 귀를 기울이고 있다. 그 때문에 이 에세이는 회색빛이 진하지 않다. 저마다 어떻게 편안하게 죽을 것인지를 두고 입주자들이 치열하게 이야기를 나눌 때조차 엄변호사는 미소를 담은 따뜻한 시선을 거두지 않는다.
실버타운에서는 젊어서의 영광이나 상처는 중요하지 않다. 이제는 ‘노년’이라는 이름 앞에 모두가 평등해진 인생의 황혼기를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엄변호사는 그런 노인 나라에 두 가지 공통된 과제가 존재한다고 말한다. 그 하나는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어떻게 즐길 것인가, 또 다른 하나는 어떻게 잘 죽을 것인가이다. 동해의 실버타운에서의 삶이 일 년을 넘기면서 저자는 그 두 가지 과제를 짊어지고 있는 입주자들의 다양한 삶의 양상들을 들여다본다. 그 안에서 삶의 희로애락을 펼쳐 보이면서 어떻게 잘 늙어갈지를 독자 스스로 깨치게 한다.
1장의「노인들의 자기소개서」에는 잘 나가던 젊은 시절 이야기를 했다는 이유로 왕따를 당하는 교수 출신 노인, 툭하면 욕을 후렴처럼 내뱉는 경찰 출신 노인, 스스로 고결한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이웃과의 소통을 거부한 채 살고 있는 미국에서 역이민 온 노인, 태극기 집회에 나가는 노인 등 인생의 황혼기에도 자기 고집대로 살아가고 있는 노인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2장의「가난한 부자 노인들」에서는 유병장수하면서 돈이 점점 떨어져가고 있는 상황에 애를 태우는 노인들과 죽음 문턱에서도 돈 한 푼 쓸 줄 모르는 구두쇠 노인들의 이야기와 함께 마음이 부자인 노인들의 지혜로운 일화도 함께 실었다.
3장의「곱게 늙어간다는 것」에는 느림과 비움의 자세로 명작 노년을 만들어가는 입주자들의 이야기와 내면의 상처를 드러내는 이들의 이야기, 풀꽃 시인으로 불리는 나태주 시인의 이야기를 통해 곱게 늙어간다는 것의 의미를 되짚는다.
4장의「노년의 자잘한 즐거움」에는 은퇴 후 밥벌이의 중압감에서 벗어난 저자의 텅 빈 충만함에 대한 이야기, 또 지리산 수필가로 사는 방송사 사장 출신의 지인 이야기, 해변에서 주운 백합 조개로 작품을 만드는 노인 이야기 등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재미를 찾아서 노년의 마음 리모델링을 하고 있는 사례들을 소개한다.
5장「인생을 숙제처럼 살지 않기로 했다」에서는 이해인 수녀의 ‘오늘은 내 남은 생애의 첫날입니다’라는 시가 쓰이게 된 일화부터 노인들이 하는 세 가지 후회가 무엇인지, 또 그런 후회를 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해 ‘오늘’을 사는 노인들의 이야기를 유쾌하게 길어 올린다.
이렇듯 70대의 노변호사가 들려주는 실버타운 속 이야기를 읽다 보면 코끝이 시큰해지는 순간과 쿡쿡 웃음이 터지는 순간이 무시로 교차해서 찾아든다. 따라서 『엉뚱생뚱 엄변호사의 황금빛 노년 만들기』는 아직 늙어보지 않은 젊은이들에겐 뿌리처럼 단단하게 미래를 그릴 수 있게 하는 힘을 주고, 이제 황혼녘에 다다른 이들에게는 슬기롭게 노년기를 맞이할 수 있는 용기와 위로가 담긴 따뜻하고 성실한 길잡이가 될 것이다.
제1조, 늙고 병든 서로를 이해하고 따뜻하게 감싸 준다. 제2조, 일을 나누어 하고 그 결과를 보고 잔소리를 하지 않는다. 제3조, 가치관이 다름을 인정하고 자기주장만 옳다고 우기지 않는다. 제4조, 부부라고 하더라도 각자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의 세계에 몰입하며 시간적 공간적으로 독립한다. 마지막으로 이제는 미리 혼자가 될 때를 대비하도록 한다.
-1장 「부부간의 ‘불간섭 평화 협정서’」중에서
내 주변에 그런 사람들이 많다. 팔십이 넘었어도 새벽 5시면 사무실에 출근해서 일을 하는 선배가 있다. 일이 없어도 아침이면 넥타이를 매고 양복을 입고 사무실에 출근해서, 신문이라도 봐야 마음이 안정된다는 분도 있다. 평생을 그렇게 살아와서 그런지, 그들은 사람이 아니라 사무실이 되고 책상이 되고 의자가 된 것 같기도 하다.
- 2장 「논다는 걸 잊어버린 사람들」 중에서
옆에 있던 80대의 남편이 미소를 지으며 덧붙였다.
“나는 불행하지만 않으면 생활이 다 행복하다고 생각해요.”
그 부부는 어린아이같이 맑고 명랑하다. 세상의 잣대로 보면 행복하지만은 않다. 퇴직을 했고, 나이를 먹었고, 부인은 나같이 눈이 아프다. 공부 때문에 결혼이 늦어진 부부는 아이도 없다고 했다. 그러나 순간순간 소소한 즐거움을 찾는 부부는 행복하다. 그들 부부의 행복이 내게 전염되는 것 같다.
- 4장 「노년에 혼자 행복해지는 방법」 중에서
작가 소개
지은이 : 엄상익
6.25전쟁이 끝날 무렵 피난지인 평택의 서정리역 부근에서 태어났다. 경기중·고교를 졸업하고 1973년 고려대학교 법과대학에 입학해 졸업한 뒤 1978년 법무장교로 입대했다. 1982년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변호사 자격을 취득했다. 1986년 작은 법률사무소를 차리고 40년 가까이 변호사의 길을 걸어왔다. 대도 조세형과 탈주범 신창원의 변호를 맡아 범죄 이면에 있는 인권유린과 또 다른 진실을 세상에 알렸다. ‘변호사 저널리즘’을 표방하며 성역이었던 교도소, 법원, 검찰 내부에 감추어진 사실을 세상에 폭로했으며, 청송교도소 내의 의문사를 월간 《신동아》에 발표,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1호의 인물을 탄생시켰다. 또한 은폐된 모 준재벌 회장 부인의 살인청부의 진실을 발표하기도 했다.2007년 소설가 정을병 씨의 추천으로 소설집을 발간하여 늦깎이 소설가로 등단했다. 이어서 소설 『검은 허수아비』, 『환상살인』 등을 발표하고, 그 외 『거짓예언자』 등 10여 권이 넘는 수필집을 썼다.문인협회 이사, 소설가협회 운영위원, 대한변협신문 편집인과 대한변협 상임이사를 지냈으며 20여 년 간 여러 매체에 칼럼을 써오고 있다. *블로그: 엄변호사의 못다한 이야기(https://blog.naver.com/eomsangik)
목차
들어가는 글
1장 _ 노인들의 자기소개서
화려한 유배/ 실버타운의 두 노인/ 바닷가의 한적한 실버타운/ 편안히 죽을 권리/ 노인 왕따
저승행 터미널 대합실/ 저는 삼류 작가입니다/ 노인들의 자기소개서/ 돌아온 재미교포의 질문
부부간의 ‘불간섭 평화 협정서’/ 옆방 노인의 죽음/ 혼자 즐기다 집에서 혼자 죽기
우리는 모두 인생 감옥에 있다/ 어른들의 병정놀이/ 죽음 대합실의 속살 이야기
젊은 날 추구했던 것들/ ‘욕쟁이’ 영감/ 노인들에게 행복을 물었다
2장 _ 가난한 부자 노인들
가난한 노년의 풍성한 인생/ 플랜 75/ 폐지 줍는 노인/ 잡화점 노인의 비밀
바늘귀를 통과한 부자 이야기/ 돈이 절실한 분에게/ 외로운 사람들/ 가난한 부자 노인들
논다는 걸 잊어버린 사람들/ 돈 잘 쓰는 법/ 가난의 옹졸함/ 노동은 행복인가/ 나만 불행한 것 같을 때
영혼의 별나라 여행/ 노년적 초월/ 내가 만들어 파는 것/ 나의 돈 쓰는 방법
3장 _ 곱게 늙어간다는 것
노년에 가야 할 길/ 한 권의 책이 된다면/ 젊은 시절의 삽화 몇 장면/ 좋은 사람 구분법
품위 있는 노인들/ 이혼을 꿈꾸는 늙은 남자들/ 한 편의 영화 찍기 인생/ 느림과 비움
명작 노년 만들기/ 청춘은 인생 소설의 후반부를 모른다/ 이 정도쯤이야/
죽을 때까지 하고 싶은 일/ 위대한 코미디언들/ 여행길에서 만난 정신과 의사
젊어지기 싫은 노인들/ 너는 누구지?/ 풀꽃 시인은 장미가 부러울까/ 좋은 책
잔인한 예쁜 여성/ 내면의 상처 드러내기/ 곱게 늙어간다는 것
4장 _ 노년의 자잘한 즐거움
사진 찍어 주는 노인/ 은퇴의 쾌락/ 버킷리스트에 쓸 게 없다/ 주는 즐거움
노년의 진짜 공부/ 몰입의 행복/ 노년에 공부하고 싶은 것/ 제3의 인생/ 탤런트 친구의 연기 철학
지리산 수필가/ 노년에 혼자 행복해지는 방법/ 노년의 자잘한 즐거움/ 걷는 행복/ 노년의 마음 리모델링
안개와 함께 춤을/ 백합 조개를 줍는 노인/달팽이 인간의 마지막 도착지/ 자신에게 맞는 재미
5장 _ 인생을 숙제처럼 살지 않기로 했다
재미있는 인생/ 내 남은 생의 첫날/ 할아버지의 뼈/ 밤중에 날아든 메시지/ 작고 따뜻한 시선
멀리서 찾아온 친구/ 마음이 넉넉한 사나이/ 닷사이 술잔을 부딪치며/ 냄새
빨간 재킷에 백구두를 신은 수행자/ 내 엄마였어서 사랑해/ 묵호역/ 인생을 숙제처럼 살지 않기로 했다
나도 화가/ 노년의 수행처/ 맑은 사람, 흐린 사람/ 노인들의 세 가지 공통된 후회
누워서 빈둥거리기/ 은밀한 기쁨/ 일용잡부를 해 보며/ 밥벌이를 졸업하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