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협동조합형 공공지원 민감임대주택에 사는 입주민들의 이야기를 모은 책이다. 경기도 남양주시 별내와 고양시 지축에 있는 국내 단 두 곳뿐인 ‘위스테이’는 이윤을 추구하는 건설사가 주도한 일반 뉴스테이와 달리 사회적기업, 사회적협동조합이 주축이 돼 공동체 활동 등의 ‘사회적 가치’ 구현에 집중한 아파트다. 이번에 발간한 『우리의 위스테이 지축은 안녕하십니까』는 위스테이에 살면서 겪는 일상의 기쁨과 위스테이라는 공동체의 소중함을 독자들에게 새롭게 제공할 것이다.
출판사 리뷰
『우리의 위스테이 지축은 안녕하십니까』는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협동조합형 공공지원 민감임대주택에 사는 입주민들의 이야기를 모은 책이다. 경기도 남양주시 별내와 고양시 지축에 있는 국내 단 두 곳뿐인 ‘위스테이’는 이윤을 추구하는 건설사가 주도한 일반 뉴스테이와 달리 사회적기업, 사회적협동조합이 주축이 돼 공동체 활동 등의 ‘사회적 가치’ 구현에 집중한 아파트다. 이번에 발간한 『우리의 위스테이 지축은 안녕하십니까』는 위스테이에 살면서 겪는 일상의 기쁨과 위스테이라는 공동체의 소중함을 독자들에게 새롭게 제공할 것이다.
“멋진 상상이었습니다. ‘이웃이 쓴 글을 모아 한데 묶어 책으로 만드는 거야. 말이 아닌 글로 서로의 모습을 다시 보게 되는 계기가 되겠지. 왜 이런 멋진 일을 이제껏 아무도 추진하지 않았을까?’”
“어린 시절에 했던 ‘땅따먹기’라는 놀이가 생각납니다. 작은 돌을 3번 튕겨서 자기 집으로 돌아오면 돌로 이은 곳을 모두 자기 땅으로 가질 수 있었던 놀이 말입니다. 위스테이 지축도 그렇다는 생각이 듭니다. 입주민들 모두 위스테이 지축에서A 출발해 돌을 3번 튕겨 다시 돌아오는 날들을 살아가고 있다고 말입니다. 그렇게 모두가 위스테이로 돌아오면서 갖게 된 것은 아마 ‘꿈’일 것입니다.”
“삭막한 도시 생활 속에서 이웃이 그리운 누군가에게, 우리의 이 산행기가 작은 초대가 되기를 바랍니다. 함께 걷는다는 것은, 같은 속도로 걷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속도를 맞춰주는 것임을, 우리는 산에서 배웠습니다.”
“이번 주말, 같이 걸으실래요? 당신의 이웃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김창수 : 제가 사실은 30년 전에 교통사고가 크게 나 가지고 장애인이에요. 무릎 아래로 다 마비돼 있거든요. 그래서 달리기도 하지 말고 산에도 가지 말아라. 보조 기구를 허벅지까지 차고 걸어야 한다.
엉덩이뼈도 부러졌다가 열이 너무 많이 나서 수술도 못하고 고관절 움직임도 약간 부자연스럽거든요. 발목은 다 마비돼 있고.
그런데 여기 위스테이에 왔는데, 아침마다 북한산이 부르는 소리가 들리는 거예요. 북한산에 갔어요. 내 친구 중에 아주 전문가가 있어서 걔가 나를 백운대까지 그냥 데려가 버린 거예요. 첫날에 백운대까지 가버린 거죠. 그래서 그 뒤에 우리 여기 아파트 천방지축에도 가입하고. 북한산 웬만한 코스는 다 가봤고요.
북한산에 대해서 조금 이야기하자면요. 북한산은 첫째, 세계적으로 찾아보기 어려운 화강암 산이다. 1억 5천만 년 전에 화강암을 융기해서 만들어진 세계적으로 보기 힘든 화강암 산이다. 그러면서 정말 중요한 게요. 노고산 있잖아요. 노고산은 한 20억 년 된 산이거든요. 그러니까 한반도 지질이 형성될 때 이미 노고산은 원래 있었던 지형이 오래돼서 풍화돼서 지금 산이 돼 있는데, 그런데 1억 7천만 년 전에 화강암이 융기하거든요. 서울 지역에서. 그래서 화강암이 치고 올라온 게 북한산이에요.
그러니까 너무 재미있잖아요. 북한산은 1억 7천만 년 전. 여기 노고산은 20억 년 됐고. 그렇게 생각하면서 보면 북한산은 정말 멋있는 산이에요.
그리고 위스테이에 와서 얻은 또 하나의 보람인데요. 제가 아까 말씀드렸듯이 무릎 아래로 다 마비돼 있고 두 무릎 연골이 다 다쳐서 몸이 자유롭지 못한 상태인데요. 그래서 이후로 달려본 적이 없어요. 그런데 이놈의 지하철이 어떨 때는 14분 간격으로 올 때도 있고 출퇴근 지하철이 한번 놓치면 14분 기다려야 되니까. 걸어가다가 시간 보고 늦었다 싶으면 막 달렸거든요.
그러다 괜찮으니까 그럼 내가 끝까지 한번 달려가 보자 생각해서 이번에는 106동에서 지축역까지 안 쉬고 달렸어요. 한 번에. 그다음에 이제 돌아올 때 이거 더 긴 거리로 돌아와 볼까? 하고 그래서 저기 창릉천을 돌아서 오고. 돌아와서 보니까 3km더라고요. 이렇게 해서 달리기를 시작한 거예요.
그래서 가끔 왕복 10km를 달리고요. 자신이 붙어서 작년 11월에 서울신문에서 주관하는 북한산, 북악산, 인왕산, 트레일 러닝 때 10km를 완주했어요. 저한테는 거의 기적적인 일이에요. 그래서 저희 담당하는 의사 선생님께 북한산 갔을 때도 항상 자랑하거든요. 선생님 저 북한산 갔습니다. 실제로 그러면 이제 선생님이 처음에는 왜 그러나 막 걱정하다가 지금은 이제 자기의 그 뭐라 그러나요? 자랑스러운 환자라고 해야 하나.
그리고 또 하나 더. 우리 오아 스튜디오 있잖아요. 저는 그게 있는 게 너무나 좋은데요. 제가 여기 아파트 왔을 때, 그때는 퇴직을 앞둔 상황에서 굉장히 힘든 일들이 많이 있었어요. 그런데 정말 두 시간 동안 그림을 그리면 완벽하게 힐링이 되는 거예요. 그래서 지금 그림 그리는 게 너무너무 좋고요. 우리 사부님(오아아트 김세진 님)이 완전 추진력 짱이어가지고 내년 3월 달이나 4월에 우리 전시회도 해요. 서울 시내에서. 그래서 아무튼 지금부터 그 작품도 그려야 됩니다.
김성걸 : 선생님께서 바라시는 우리, 위스테이의 미래는요?
김창수 : 풍요로운 문화생활로 모든 사람의 마음이 아주 따뜻하고 넉넉해지는 그런 공간이 됐으면 좋겠어요. 아파트에서 지금도 여러 활동을 많이 하고 있거든요. 자발적으로 지금 그림 그리고 다니는 모임도 있고 또 아파트 내에 제가 너무 좋아하는 미술학원도 있고 또 이음 밴드도 있고 합창단도 있고, 막걸리 동호회도 있고, 탁구 동호회, 등산 동호회…. 저는 이런 동호회 활동을 하는 우리 아파트가 너무 좋아요. 그래서 이런 것들이 막 출렁출렁 우리 아파트 내에서 위스테이 우리 539가구가 사는 이 공간이 그런 걸로 막 출렁출렁 넘쳐나고 했으면 좋겠어요.
띵동—스르륵, 엘리베이터 문이 열린다. 낯선 얼굴이 보이는 순간, “안녕하세요.” 나도 어색하게 “안녕하세요.” 인사를 건넸다. 새로 이사 온 위지에서 처음 맞이한 이웃이었다.
이사 오기 전, 20년 넘게 살던 아파트에서는 아는 사람 외엔 엘리베이터 안에서 인사를 나눈 적이 없었다. 그저 목적지만 눌러놓고 말없이 서 있다가 층이 닿으면 조용히 내리던 일상의 반복이었다.
하지만 이곳은 달랐다. ‘사회적 협동조합’이라는 말도 생소했지만, 첫인사에서 느껴지는 따뜻함이 낯설지 않았다. 이사 온 첫날, 마을 입구에서 환하게 인사하는 이웃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그때부터였다.
“안녕하세요.”, “행복한 하루 되세요.”
이 짧은 인사가 내 일상에 스며들었다.
서로의 하루를 응원하며 건네는 말 한마디가 이토록 따뜻할 줄 미처 몰랐다.
위지공동체의 삶은 그렇게 조금씩 내 안에 자리 잡았다. 낯섦은 금세 사라지고, 대신 사람 냄새 나는 정겨움이 가득해졌다.
어느 날, CM센터에서 운동을 하던 중 옆 체육관에서 들려오는 경쾌한 탁구공 소리가 귀를 사로잡았다. 10년 넘게 잊고 지냈던 소리였다. 그 순간, 가슴 한편이 두근거렸다.
“다시 한번 쳐볼까?”
쑥스러움을 무릅쓰고 문을 열자, 밝은 미소로 반겨주는 회장님이 계셨다.
“누구나 즐겁게 참여하실 수 있어요.”
그 한마디에 망설임은 사라졌다. 회원 가입 후 첫날, 오랜만에 라켓을 잡은 손은 어색했지만, 공 하나하나에 깃든 웃음과 응원의 말들 덕분에 금세 긴장이 풀렸다. 서툴러도 괜찮았다. 함께 웃고, 함께 어울리는 그 자체가 즐거움이었다.
지금은 화요일과 목요일 저녁이 기다려진다. 탁구를 치며 땀 흘리는 시간 속에서 나는 다시 ‘활력’을 찾았다.
엄마 별명은 몰라공주예요. 5년 전부터 엄마는 모르는 게 자꾸 많아졌어요. 뇌졸중으로 쓰러진 이후 왼쪽 몸에 편마비가 오면서 젊은 시절의 그 총총하던 눈빛도, 암산이 재빠르던 숫자 감각도, 지난 시절의 멋지고 예쁜 추억도, 부지런하고 깔끔해서 어딜 가든 멋쟁이로 시선을 끌던 패션 감각도, 자기만의 개성을 위해 노력하던 화장과 장신구도, 몰라공주는 관심이 없어졌어요. 바로 어제 있었던 일도, 금방 나하고 나눈 이야기도, 잘 기억하지 못했어요. 어디가 불편하고 아픈지, 무얼 원하는지 알기 어렵고, 배변과 보행을 스스로 하지 못하게 되면서 엄마의 거취에 대해 물어보고 또 물어봐야 겨우 답을 받아낼 수 있었어요. 엄마와 나 사이에 뭐랄까, 서로 회복해야 할 가족 내의 상처들이 있었는데. 남동생과 엄마 사이에도 할 이야기가 많을 텐데. 모두 못 하게 됐어요.
엄마와 우리 남매 사이, 둘뿐인 남매의 성장기에 엄마와의 일상 공백이 존재했어요. 남매가 사춘기를 보낼 때 엄마가 일상을 함께하지 못할 때가 많았거든요. 자식은 부모의 부재 기간을 정확히 기억해요. 든든한 울타리가 필요할 때 옆에 없었던 부모. 그 속에서 생존하는 아이들이 된 것이죠. 한밤에 연탄가스를 맡고 두 아이가 죽을 뻔했을 때, 엄마 아버지는 어디에 있었을까? 두 사람에게 무슨 일이 생겼던 걸까? 살아남은 아이들은 부모를 걱정하고 궁금해하며 물음표가 쌓여서 언젠가는 의문을 풀고 싶은 기억이 남아 있지요. 아이들은 회복력이 빠르다지만, 도무지 이해 못 하는 일은 오해를 낳고 오해의 골이 깊어지면 상대를 원망하고 미워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살다 보면, 주변 사정과 이야기가 조합되면서 그 사람의 비밀이 풀리는 경우 있잖아요. 시간이 비밀의 열쇠가 되어 ‘엄마가 그때 사기를 당했었나 봐, 돈을 빌려주고 못 받아서 가게 문을 닫고 찾아다니느라 집에도 못 오고, 빚을 끌어 썼다가 갚지 못해 빚쟁이를 피해 숨어버렸던 거야. 그래서 한동안 집에 못 오고 연락도 끊긴 거였어.’ 이렇게 시간이 지나면서 부모에게 자신만의 절박한 사정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기도 하죠.
노년의 엄마와 시간을 함께하면서 몰라공주는 좋은 사람이었고, 타인에게 해를 끼치지 못하는 사람임을 알 수 있었어요. 이 과정을 경험하지 못한 남동생을 생각하면 속상합니다. 오해와 원망이 깊게 남아 있을지 모르지만 시간이 지나면 진실을 알게 될 거예요.
작가 소개
지은이 : 지정로110에 사는 사람들
목차
[인터뷰]
김성걸ㆍ11
김창수ㆍ16
김세진ㆍ27
박라준 정여산 최루아ㆍ32
김유미 김두진ㆍ38
김경수 최수영ㆍ57
[101동]
강주연 꿈별열차ㆍ67
정다운 늘 여기에 있을게ㆍ73
[102동]
이정환 슬픔의 강줄기ㆍ81
정은미 아류(我留)ㆍ85
최한님 죄책감ㆍ87
한광수 가을을 훔치러 간 동해바다ㆍ97
한민구 위지에서 찾은 새로운 행복ㆍ101
함용임 하늘의 별이 된ㆍ105
[103동]
고영란 몰라공주에게 보내는 편지ㆍ111
김정수 잃어버린 것에 대하여ㆍ122
김현정 부암동ㆍ127
박소정 우리의 위스테이 지축은 안녕하십니까ㆍ134
정재환 이 마을에서 사는 일ㆍ139
최용석 식사 한번 하실래요?ㆍ143
[104동]
김재완 저는 위스테이가 참 좋습니다ㆍ151
민 앵 서로의 안부를 묻는 마을, 위지를 꿈꾸며ㆍ154
박민아 신세 진다는 것ㆍ159
박은지 너에게ㆍ162
전승욱 나의 친애하는 집에게ㆍ165
전혜원 내일도 너를 만나고 싶어ㆍ171
조혜정 둘에서 넷으로! 위스테이에서 받은 특별한 선물ㆍ178
[105동]
강지헌 마을에서 엄마와 아빠 그리고 아기가…ㆍ183
김수형 시계 마을 새 식구ㆍ192
배시현 개구쟁이 달봉이ㆍ197
배재인 부모가 멈춰야 아이가 자란다ㆍ200
유용민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ㆍ210
진혜현 사기분양ㆍ214
최성문 목소리들ㆍ216
[106동]
권순형 어머니 회갑을 기억하며ㆍ223
김창수 지축에 물들고 위지에 잠들다ㆍ226
왕 린 튀어 봤자 깨알ㆍ236
이건동 우리는 산에서 비로소 ‘마을’이 되었다ㆍ242
정근수 어느 평범한 직장인의 출근길 : 새벽의 의식ㆍ250
주은경 내가 살고 싶은 집 before & afterㆍ2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