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백상학 시인의 시집 『혹시 해서 하는 말인데』는 인생의 긴 여정을 지나온 이가 도달한 ‘유보와 경청’의 미학을 담아낸 생의 기록이다. 시인은 삶을 어떤 하나의 단어로 규정하거나 거창한 지혜를 설파하려 하지 않고, 대신 “혹시 해서 하는 말인데”라는 낮고 겸손한 어조로 운을 떼며 우리가 당연하다고 믿어온 일상의 풍경들을 다시금 들여다보게 한다.
이 ‘혹시’라는 표현은 노시인이 세상을 대하는 가장 정직한 태도이자, 삶의 미세한 떨림조차 놓치지 않으려는 감각적 깨어있음의 산물이다. 시집은 비관과 절망, 고통의 기억들을 억지로 극복하거나 미화하는 대신, 몸속 깊이 박힌 그 상흔들이야말로 세찬 비바람 속에서 자신을 지탱해온 ‘버팀목’이었음을 담담히 인정하며 실패와 흔들림을 살아낸 증거로 재해석하는 단단한 위로를 건넨다.
여기에 신화적 상상력을 일상으로 끌어들이는 위트와 노년에도 여전히 살아 꿈틀대는 감정의 생동감이 더해져 시집 전체에 풍성한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시인은 삶의 고단함을 유머로 풀어낼 줄 아는 여유를 보여주며, 인생의 후반부가 결코 소멸의 과정이 아닌 새로운 깨달음과 사랑의 확인이 이루어지는 축복된 시간임을 증명해낸다.
출판사 리뷰
‘혹시’라는 조심스러운 눈맞춤으로, 생의 여백을 깨우는 다정한 물음으로
상처를 흉터가 아닌 ‘버팀목’으로 긍정하며 건네는 정직한 위로와
단정하지 않아 더 깊이 스며드는, 삶을 향한 낮은 경청과 겸손한 선언
백상학 시인의 시집 『혹시 해서 하는 말인데』는 인생의 긴 여정을 지나온 이가 도달한 ‘유보와 경청’의 미학을 담아낸 생의 기록이다. 시인은 삶을 어떤 하나의 단어로 규정하거나 거창한 지혜를 설파하려 하지 않고, 대신 “혹시 해서 하는 말인데”라는 낮고 겸손한 어조로 운을 떼며 우리가 당연하다고 믿어온 일상의 풍경들을 다시금 들여다보게 한다. 이 ‘혹시’라는 표현은 노시인이 세상을 대하는 가장 정직한 태도이자, 삶의 미세한 떨림조차 놓치지 않으려는 감각적 깨어있음의 산물이다. 시집은 비관과 절망, 고통의 기억들을 억지로 극복하거나 미화하는 대신, 몸속 깊이 박힌 그 상흔들이야말로 세찬 비바람 속에서 자신을 지탱해온 ‘버팀목’이었음을 담담히 인정하며 실패와 흔들림을 살아낸 증거로 재해석하는 단단한 위로를 건넨다. 여기에 신화적 상상력을 일상으로 끌어들이는 위트와 노년에도 여전히 살아 꿈틀대는 감정의 생동감이 더해져 시집 전체에 풍성한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시인은 삶의 고단함을 유머로 풀어낼 줄 아는 여유를 보여주며, 인생의 후반부가 결코 소멸의 과정이 아닌 새로운 깨달음과 사랑의 확인이 이루어지는 축복된 시간임을 증명해낸다. 생과 사의 경계 앞에서도 끝내 판단을 서두르지 않는 시인의 윤리적 자각은 확신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우리가 잃어버린 망설임의 가치를 일깨워주며, 삶의 불확실함을 존중할 때 비로소 인간은 삶 앞에서 정직해질 수 있다는 묵직한 전언을 남긴다. 결국 이 시집은 고압적인 훈계가 아니라 오랜 시간 버티고 견뎌온 이가 곁에서 조용히 들려주는 다정한 조언과 같아서, 독자로 하여금 자신의 일상에 숨겨진 작은 빛과 온기를 발견하게 하고 다시금 삶을 신뢰하며 사랑할 힘을 주는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준다.
13년 된 나의 애마
올라타면 거렁거렁 신음을 내 뱉는다
외관이라도 좀 보살펴 주자고 닦아 준지 한 달
갑자기 부드러워진 시동 음
이게 무슨 일인가
껍데기하고 엔진은 아무 연관이 없는데
우연과 정성 사이에 숨 쉬는 미스테리
공부하기도 싫고 세상 살기도 싫어
자퇴하고 막 살겠다는 고등학생
보듬고 다듬어 주니 참하게 졸업하고 대학 간다
한 그릇 밥을 다 먹었을 때 즈음 가만히 보니
뚜껑을 열어 놓고 손도 안 댄 반찬
따돌림은 아닌데 숫기 잃은 아이처럼 보이는 건
내 잠재의식의 오버 액션
인생의 황금기
74세인 칠년 선배께서 나를 보고 하신 말
무슨 뜻인지 어슴프레 수긍이 잘 안되어
강변을 달려보고 샌드백을 두드리고
나발을 불어 보는데 아닌 건 분명 아니다
혹시 해서 하는 말인데
우리의 일상이 저 유명한 어떤 효과들에 취해서
오일 교환 사실이나 보약 효능을 잊어버린 거 아닌지
2막 연극에 도취되어 헛물켜고 있는 것은 아닌지
유치원 간 손녀 돌아오면 알 수 있겠지
자꾸 대문을 쳐다본다
<혹시 해서 하는 말인데>
수많은 궁중 여인내들
그들과 같이 생활한 내시 환관
무슨 낙으로 살았을까
아직도 잘 알지 못하는데
그러는 나는 지금 무슨 낙으로 사는가
서로 멀뚱멀뚱 쳐다만 보는
두륜산 가련봉 노승봉
마이산 암마이봉 숫마이봉
멀리서 보면 다정스레 좋아 보여도
서로 오를 수 없는 허울 좋은 개살구
물안개 몰려오면 지척 간에 외면한다
유년시절 장미를 만나면 빨갛게 사랑하고
프리지어 속으로 노랗게 질식해 가는 스폰지 사랑
봄꽃처럼 퇴색의 운명을 비켜가지 못했다
총천연색 오물들로 칙칙해져 버린 육신
봄봄 들썩거려 봐야 무슨 소용 있을까
몸 따로 마음 따로
괜시리 잘못 흉내 내다가 망신살 뻐친다
서로 마주보는 남녀의 성벽 오르는 일
10대 인생 목표 90%
지금은 얼마일까
아직도 90%
마음만 젊어…
익어가는 봄이 무섭다
<남녀의 성벽>
투수와 포수의 거리는 18.44m
던진 공의 도달시간은 0.5~1초 사이
부단한 훈련 및 천부적 감각의 타이밍이 관건
그래봐야 일등타자 타율은 3할대
살짝 타이밍을 가지고 노는 엇박자
밀당을 잘하면 노래도 연애도 짱
타이밍이 중요한 부부싸움
잘 맞추면 칼로 물 베기
잘못하면 맨땅에 헤딩
호주에 폭설 적도에 봄기운
세월에 허리를 삐끗한 타이밍의 귀재 계절
이제 와서 어떡해요 이미 사랑해 버린 걸
봄꽃 여인의 속삭임을 가로막는 소리
삐 삐 삐 삐 삐
이명(耳鳴)
하필 이때에
타이밍 못 맞추면 시가 희극 되고
누보로망이 누추한 노망된다
엇박자 인생
이미 엎질러 깨어진 누더기 사랑
다음 생에…
<타이밍(Timing)>
작가 소개
지은이 : 백상학
월간한비문학 시 부문 등단 영남대학교 영어영문과 졸업 한국한비문학회 시 분과 회장 영대천마문협 이사 전_한국맥우회 회장 시인과 사색 동인[수상]2024년 시인대전 대상(한국문학예술진흥원) 한국현대문학평론회 공모 서정시 대상 이육사시맥문학상[저서]『50 명산 등정』(에세이) *시집_『내가 살아보고 싶은 세상』*공저_『이육사 시맥문학상수상집』
목차
제1부 사소한 것들의 진실
삶의 진실은 늘 곁에 있다
무심한 장면 속에
오래된 마음이 흔들리고
스쳐간 순간이 나를 깨운다
혹시 해서 하는 말인데 14
한풀이 16
절규 17
퇴마 18
짝퉁1 19
짝퉁2 20
짝퉁3 21
덕혜옹주 22
영일만 눈물 23
걱정이 태산 24
어느 봄날의 중얼거림 25
두 별종 26
희야 27
떨림 28
사랑의 다른 결 29
속도의 배신 30
아 고운사 32
꽃과 사랑 34
삐짐 35
제2부 버티며 살아온 시간들
상처는 흔적이 아니라 버팀목
견딘 날들이 나를 만들고
흔들림 속에서 길이 열린다
참한 한국인 38
치통 39
타락과 용서 40
허상 41
허무42
요양병원의 하루 43
기준 44
버팀목 45
궁산의 봄 46
방관자 48
헛된 자만 49
사람이 왜 사는가 50
시인의 길 52
설레는 일 53
성공 한그루 허상 54
백수의 하루 55
쳐다보기(왓칭4) 57
담배 연기 58
그냥 60
어느 봄날의 미련 61
공평 63
제3부 흔들림과 깨달음 사이
흔들릴수록 또렷해지는 마음
삶은 현실과 꿈 사이
조용한 깨달음으로 자란다
노심초사 66
달리기(쫓음바리) 68
갈래길 69
요절한 예술혼 70
허튼소리72
현실 반 꿈 반 73
악마의 두 얼굴 74
학창시절 76
공허지대 78
남녀의 성벽 80
노림 82
거친 사랑 83
분신 84
자화상 86
선악의 갈래 88
30년 89
순수 젊음의 오월 91
세월 어찌합니까 93
밑천 94
만화의 수줍음 96
타이밍(Timing) 97
별의별 99
제4부 세월과 관계의 그늘
세월은 관계를 비추는 거울
잊힌 것과 남은 것이
다시 삶을 만든다
적막의 강 102
여름의 반항 103
자귀나무 104
스캔 105
멍 106
넋두리 107
충성 108
비무장지대 109
이사 110
파란만장 111
약발 112
행복 조건 113
땅굴 115
그날의 기억 116
가을 편지를 씁니다 117
나는 모른다 118
사랑 이야기 119
아름다운 사람 120
맹세(지게) 121
머슴의 눈물 123
팜므 파탈과 잔다르크 124
제5부 여전히 반복되는 삶의 무늬
떠남과 돌아옴
사랑과 실수
끝없이 반복되는
무늬 속에서 우리는 산다
가을의 춤사위 126
남 몰래 흘린 눈물 127
고독 열차 129
나 돌아가리다 130
궤도이탈 132
적막1 133
칼각 134
부촌 풍경 135
내 마음의 진달래 137
아마조네스 138
의리 139
시건방 141
가을 그 슬픈 그리움 143
이백세 144
백(白) 146
영화 속 바다 147
그림자 고독 148
재회 149
의식불명 150
해설_김영태 1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