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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가 사라졌다
폐업·해고에 맞선 여성노동
파시클 | 부모님 | 2020.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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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굳게 닫힌 회사의 문 앞과 거리에 버티어 서서, ‘폐업은 답이 없다’는 공고한 인식에 질문을 던지는 여성들이 있었다. 폐업은 정말 어쩔 수 없는 일인가? 이 책 <회사가 사라졌다: 폐업?해고에 맞선 여성노동>은 성진씨에스, 신영프레시젼, 레이테크코리아의 여성노동자들이 버티고 선 그 길 위에서, 그들이 던지는 질문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이들의 이야기를 좇아간 곳에서, ‘경영혁신’이라는 미명하에 행해진 기업들의 다양한 전략을 마주할 수 있었다. 기업이 생산성을 높인다며 비용을 줄여 내는 곳에는 항상 여성들이 있었다. “당신들 노동은 천 원짜리야”라고 모욕하며 최저 수준의 임금을 주고, 식대와 연차를 앗아 가다 더 줄여 낼 것이 없으면 갖은 방법을 동원해 내쫓았다. 당기순이익이 수백억 원이어도 노동자들에게 줄 돈은 없었다. 회사 밖에는 더 싼 값에 부릴 수 있는 노동력이 많았다. 물론 그 또한 여성이었다. 노동자들이 참다 못해 반발하거나 노동조합을 만들면 바로 폐업해 버렸다. 법과 제도가 허술한 틈을 타 사업주들은 폐업의 다양한 방법을 학습해 갔다. 회사의 폐업에 맞선 여성들은 이러한 사장들의 학습을 끊어내고 싶었다.

이 책은 특히 폐업이 특수한 상황에서만 벌어지는 일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다. 폐업이 특정 위기, 그리고 특정 업종(주로 제조업)에서 벌어지는 불운한 일이라는 선입견이 사람들의 관심을 멀어지게 한다는 생각에서였다. 저자들은 요양보호사, 브랜드 디자인 기획자, 제조업 생산직, 화물회사 사무직, 출판사 편집자 등 다양한 이들의 경험을 통해, 폐업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며, 우리 모두가 경각심과 문제의식을 가져야 하는 일임을 확인하고 있다. 마지막에 실린 진주의료원 폐업 이면의 이야기는, 공공병상 부족이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부상하는 현 시점에 함께 생각해 볼 유의미한 지점들을 던져 준다.

  출판사 리뷰

‘폐업’은 정말 어쩔 수 없는 일인가?
사라진 회사 앞에서, 온몸으로 질문을 던지는 여자들을 만나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로 구조조정, 해고, 폐업과 같은 말들이 범람하고 있다. 그리고 이는 수많은 노동자들을 위축시키고 있다. 사실 한국 사회에서 ‘폐업’은 그리 낯선 단어가 아니다. 자영업자 비율이 높고(OECD 7위), 1년 이내 폐업률이 80%에 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폐업’이라는 두 글자를 들으면 으레 자영업자들의 고생을 떠올리며 안타까워한다. 규모 있는 법인의 폐업과 자영업자의 폐업은 그렇게 같은 의미라 오해되고, 답이 없다 여겨졌다.
‘폐업은 답이 없다’라는 인식 앞에서, 많은 노동자들은 목소리 한 번 내보지 못하고 일터를 떠나야 했다. 작은 기업이든, 큰 기업이든 상황은 비슷했다. 순순히 물러나길 거부하면, “사장이 자기 회사 문 닫겠다는데 떼를 쓴다고 될 일이냐”는 비난이 곧바로 돌아왔다. 하지만 이런 엄혹한 현실 속에서도, 굳게 닫힌 회사의 문 앞과 거리에 버티어 서서 질문을 던지는 여성들이 있었다. 폐업은 정말 어쩔 수 없는 일인가? 이 책 <회사가 사라졌다: 폐업?해고에 맞선 여성노동>은 성진씨에스, 신영프레시젼, 레이테크코리아의 여성노동자들이 버티고 선 그 길 위에서, 그들이 던지는 질문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이들의 이야기를 좇아간 곳에서, ‘경영혁신’이라는 미명하에 행해진 기업들의 다양한 전략을 마주할 수 있었다. 기업이 생산성을 높인다며 비용을 줄여 내는 곳에는 항상 여성들이 있었다. “당신들 노동은 천 원짜리야”라고 모욕하며 최저 수준의 임금을 주고, 식대와 연차를 앗아 가다 더 줄여 낼 것이 없으면 갖은 방법을 동원해 내쫓았다. 당기순이익이 수백억 원이어도 노동자들에게 줄 돈은 없었다. 회사 밖에는 더 싼 값에 부릴 수 있는 노동력이 많았다. 물론 그 또한 여성이었다. 노동자들이 참다 못해 반발하거나 노동조합을 만들면 바로 폐업해 버렸다. 법과 제도가 허술한 틈을 타 사업주들은 폐업의 다양한 방법을 학습해 갔다. 회사의 폐업에 맞선 여성들은 이러한 사장들의 학습을 끊어내고 싶었다.
싸우는 여자들의 이러한 문제의식을 글로 선명히 드러내기 위해 ‘쓰는 여자들’이 모였다. 이 책의 저자인 싸우는여자들기록팀 또록이다. 또록은 ‘기록하고 또 기록하자’, ‘또박또박 기록하자’라는 이름 그대로 노동자들의 말을 또렷하게 기록하려 애썼다. 노동자들의 눈물과 한숨만을 담아내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생각하는 폐업의 이유와 해결책을 귀 기울여 듣고 충실히 담아내려 했다. 2019년 봄 처음 모인 저자들은 1년 반을 훌쩍 넘기는 시간 동안 노동자들의 언어를 통해 폐업 이면의 진실에 다가갔고, 이 내용을 책으로 엮었다.
이 책은 특히 폐업이 특수한 상황에서만 벌어지는 일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다. 폐업이 특정 위기, 그리고 특정 업종(주로 제조업)에서 벌어지는 불운한 일이라는 선입견이 사람들의 관심을 멀어지게 한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리하여 이 책의 마지막 부에는 회사가 사라진 경험을 한 다양한 사람의 이야기를 담았다. 요양시설, 브랜드 디자인 회사, 제조업 공장, 화물회사, 출판사 등 폐업은 어느 업종, 직군에서나 일어나는 일이었다. 마지막에 실린 진주의료원 폐업 이면의 이야기는, 공공병상 부족이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부상하는 현 시점에 함께 생각해 볼 유의미한 지점들을 던져 준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폐업’이라는 문제가 한층 우리 가까이 다가온 지금, 앞서 싸워 온 여성들의 목소리는 더욱 긴박하고 절실하게 느껴진다. 한편에서는 구조조정이 이루어지고, 다른 한편에서는 배당금 파티가 벌어지는 모순을 두고 ‘어쩔 수 없는 것’이라며 체념해서는 안 된다. 지금의 위기가 누구에게 전가되고 있는지를 똑똑히 바라보고, 폐업 이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에 주의를 집중시켜야 할 때이다.

여성의 저임금 노동으로 유지되는 기업들


‘일하는 아줌마로 산다’는 것은 그런 것이었다. 함부로 계약직 (변경) 근로계약서를 건넬 수 있는, 정규직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낮은 임금을 책정할 수 있는, 그마저도 사장이 무슨 대단한 혜택을 주는 양 굴 수 있는 지위에 놓이는 일이다. (90쪽)

기업의 이윤은 어떻게 창출되는가. 모든 조건이 고정되어 있을 때, 결국 줄일 수 있는 것은 일하는 사람들의 임금이다. 대기업들은 기존에 회사 내부에서 진행하던 공정들을 외주화하여 비용을 절감했다. 하청업체들 역시 이윤을 위해 비용을 절감해야 했다. 여기에 수많은 여성노동력이 활용되었다.
‘일과 가정을 양립해야 하는’ 대다수 기혼여성들은 집이 가깝다는 이유 하나만 보고 열악한 노동조건을 감내했다. 주변에는 더 싼 값에 일할 수 있는 ‘손부업’ 인력들이 넘쳐났기 때문이다. “여기 사람 쓸 값이면 저기서 사람 몇 명 쓴다”는 말에서 ‘여기’와 ‘저기’에는 모두 여성들이 있었다. 이런 모욕에도 여성노동자들은 ‘우리 회사’라 여기며 성심성의껏 일을 했다. 일을 허투루하지 않는다는 자부심도 있었다. 하지만 이들에게 돌아온 것은 회사의 일방적인 ‘폐업’ 통보였다.
노동자들에게 최저 수준의 임금을 주면서 당기순이익으로 수백 억을 벌어들였던 기업들은 배당금을 챙기고 다른 유망한 업종으로 투자하며 자본을 이동시켰다. 여성노동자들은 짧게는 몇 년, 길게는 십수 년 일해 온 일터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폐업이 결코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님을 증언한다.

일터와 노동조합에 스며드는 가족주의


“니네는 요구할 수 없다. 요구해서도 안 되고 요구할 수 없다. 그런 거 하지 마라. (왜요?) 회사에서 너네들한테 베풀어 주고 해주는 거 많다, 오히려 고맙게 생각해라. 그런 의미였던 것 같아요.” (137쪽)

‘내가 당신들 돈 벌어 주려고 회사를 운영하는데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냐?’는 호통은 ‘내가 너희들 먹여 살리느라 고생스럽게 일한다’는 아버지의 훈계와 닮아 있었다. 일터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가족주의, 가부장제는 여성들이 감내하는 현실을 자연스러운 것으로 만들었다.
이런 가부장제의 시선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높이는 여성은 ‘드센 아줌마’로 여겨졌다. 사장의 시선도, 이들의 싸움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도 녹록지 않았다. 일할 때뿐 아니라 회사와 싸우면서도 엄마와 아내의 역할을 해내기 위해 동분서주해야만 했다. 싸움을 정당화하기 위해 스스로 드센 아줌마가 아니며, 가족을 챙기는 데도 소홀함 없는 엄마라는 걸 강조하기도 했다. 투쟁 당사자들은 종종 ‘동지’가 아닌 ‘어머니’라고 불렸으며, 투쟁 현장에서 밥을 짓고 구성원들을 챙기는 일을 요구받기도 했다.
이 책은 일터와 노동조합에 스며드는 가족주의를 경계하고 이를 넘어설 것을 제안한다. 가족주의는 여성을 고정된 위치에 묶어 두려 하기 때문이다. 가정을 돌보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될 때, 여성의 노동은 남성의 노동에 비해 부차적인 것이 되고, 저임금인 불안정 노동을 감내하는 것이 용인된다. 일-가정 양립을 이유로 양산된 수많은 ‘시간제 일자리’ 역시 가족주의의 산물이라 할 수 있다. 저자들은 노동조합이 먼저 가족주의적인 관행들에 대해 먼저 고민하고 질문해야 할 때임을 역설한다.

여성노동자들의 목소리를 통해 찾는 폐업의 해결책

“법을 강화시켜야 된다니까요. 함부로 폐업을 시킬 수 없도록. 국가에서 너희에게 이런 혜택을 줬으니까, 몇 배로 토해내야 한다고요. 벌금도 많이 때리고, 자질이 안 되는 사람은 [기업을] 하지 못하도록 만들어야 해요.” (161쪽)

“결국은 망한 게 아니라 접은 거죠. 그냥 접어 버리면 대출 안 갚아도 되니까, 그건 망한 게 아니죠. … 제가 있을 때 6년간 벌써 여섯 개의 회사가 차려졌어요. 복잡한 이야기인 게 아니라, 정상적인 게 아닌 거죠.” (207~208쪽)

으레 폐업은 어쩔 수 없는 것이라 했지만, 기업의 속사정을 잘 알고 있는 여성노동자들에게는 해결책이 없지 않아 보였다. 어쩔 수 없다며 면죄부를 주는 법과 제도가 문제였다. 심지어는 고용지원금과 세제혜택을 받고, 부도를 막기 위한 공적자금을 지원받고서도 뻔뻔하게 폐업하는 경우도 많았다. 폐업하는 순간 이런 공적자금은 물론이고, 대출금을 갚아야 할 의무마저 사라지게 된다.
이 책은 법적 제재가 보다 강화되고, 기업들에 지원되었던 공적자금을 회수해 실직한 노동자들을 지원한다면, 지금처럼 손쉽게 폐업할 수는 없을 것이라 말한다. 특히나 폐업이 노동조합을 탄압하기 위한 수단으로 널리 쓰이고 있는 현실을 미미하게나마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그간 노동과 경제 영역의 전문가가 아닌 노동자들에게 직접 해결책을 묻는 일은 드물었다. 저자들은 노동자들의 울분을 담아내는 것을 넘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을 진지하게 묻고 들었다. 특히나 폐업의 해결책으로 제시되곤 하는 대안들(예컨대, 전직 지원 프로그램)이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생생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오히려 이는 실직과 구직이 개인의 노력 여하에 달려 있다는 인식을 공고히 할 뿐이었다.

폐업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


폐업은 제조업 공장에서만 일어나는 특수한 일이 아니다. 저자들은 폐업을 경험한 다양한 업종의 노동자들을 인터뷰하여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임을 알리려 했다. 자본이 위기를 모면하고 이윤을 극대화하려는 모습은 어느 사업장이나 조금씩 닮아 있었다. 국가의 지원을 받아 아주 적은 자본으로도 회사를 차리고 노동자들을 고용해 운영했지만, 정작 문을 닫을 때는 ‘사유재산’이었다.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수시로 일어나는 폐업은 노동자들을 계속해서 불안정한 상황으로 몰아넣었으며 경력을 이어가는 일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주었다. 이들에게 폐업은 ‘인생에 구멍이 뚫리는 것 같은 일’이었으며, 자기 잘못처럼 느껴져 오랜 기간 괴로워한 일이기도 했다. 이 책은 요양보호사, 브랜드 디자인 기획자, 제조업 생산직, 화물회사 사무직, 출판사 편집자 등 다양한 이들의 경험을 통해, 폐업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며, 우리 모두가 경각심과 문제의식을 가져야 하는 일임을 확인하고 있다.

왜 싸우는 여자들의 이야기를 쓰는가


이 책의 에필로그에는 기록팀 또록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이들에게 기록은 무엇일까? 세계를 무겁게 떠받치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나는 일(하은), 대수롭지 않게 여겨지는 일들에 대해 ‘아주 중요한 이야기’라고 말하는 일(희정), 숨죽여 사는 듯 보이는 노동자들의 담대한 순간을 담아내는 일(시야), 연결되고 싶은 마음을 키우는 시간(림보)이었다.
이야기는 서로를 연결시키는 강력한 힘이 있다. 그리하여 견고한 비닐 포장과 가지런한 가죽시트의 바느질을 보며 얼굴 모를 작업자의 고생을 떠올리게 하고, 타인의 노동에 손쉽게 ‘비숙련’, ‘단순’이라는 수식어를 붙이는 무례한 일에 함께 분노할 수 있게 한다. 저자들의 통찰처럼, 세상은 “타인이 처한 노동 현실에 대해 함께 억울해하는 법을 배우지 못하도록 노동하는 사람 사이에 위계를 형성”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람들을 분리시키는 다양한 시도들만큼이나, 서로를 연결시키려는 노력들도 다양하고 강력하다.
또록 기록자들의 에필로그는 기록의 끝이 아닌 또 다른 시작을 예고하는 듯하다. 이들의 말은 ‘계속’을 향해 있다. 익숙하고 안일한 기록을 경계하고, 세상이 소외시킨 사람과 사건을 다른 관점으로 기록하려 애쓴다는 또록의 다음 이야기가 기대되는 이유다.

또록 구성원 소개
림보 _ 노동자로 살면서도 나를 노동자로 부르지 않았던 때, ‘청소년노동인권’이라는 말을 만났다. 인권교육과 일하는 청소년의 인권문제에 대응하는 활동을 주로 했다. 앞으로 무슨 일을 하게 될지는 늘 오리무중. 『십 대 밑바닥노동』, 『체벌 거부 선언』을 함께 썼다.
시야 (施野) _ 노동과 삶, 저항하는 민중의 이야기를 쓰고 싸우며 살아간다. 노동자 편드는 글을 쓰고 싶어서 기웃거리다가 『들꽃, 공단에 피다』를 함께 썼다.
하은 _ 일하는 사람으로서 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쓰고자 한다. 현재는 장애인 활동지원인, 근로지원인으로 일하고 있다.
희정 _ 기록노동자. 살아가고 싸우고 견뎌내는 일을 기록한다. 지은 책으로는 르포집 『노동자, 쓰러지다』, 『삼성이 버린 또 하나의 가족』, 『여기, 우리, 함께』와 『퀴어는 당신 옆에서 일하고 있다』, 노동열사 평전 『아름다운 한 생이다』가 있다. 함께 지은 책으로는 『밀양을 살다』, 『섬과 섬을 잇다』, 『기록되지 않은 노동』, 『재난을 묻다』가 있다.

회사가 문을 닫는 일은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렸다. 청산, 폐업, 부도, 해외 이전, 외주화, 아웃소싱 등. 안타깝게도 익숙한 이름들이다. 동시에 구분되지 않은 이름으로 불렸다. 동네 카페나 편의점 사장님이 빚을 이고 셔터를 내리는 일도, 직원 수십 수백 명을 두고 이사회를 구성한 법인격의 회사가 문을 닫는 일도 모두 폐업이라 불렸다.

회사가 문을 닫는 일에 대해 기록하려 했는데, 회사가 사람을 고용하는 일에 대해 쓸 수밖에 없었다. 고용 확대를 위해 정부는 여러 일자리 정책을 시행한다. 고용촉진 우수기업 선정, 시간제 일자리 지원, 각종 지원금과 세금 감면 등 막대한 지원이 있다. 그러나 일터에서 내몰린 이들은 말했다. 사업장 안으로 들어온 일자리 정책이 어떤 모습을 띠었는지. 고용을 촉진한다는 정책이 어떻게 값싼 일자리를 양산했고, 시간제 일자리가 어떻게 여성들을 파트타임으로 내몰았는지를 말이다.

법도, 제도도 없는 곳에서 사라진 회사를 인정할 수 없는 여성노동자들이 버티고 섰다. 기업을 오롯이 사업주의 것이라고 여기는 편향된 인식 속에서, 더욱이 여성의 노동을 반찬값 벌이 취급하는 사회적 냉대 속에서, 이들은 아무도 지켜 주지 않는 자신의 일자리(노동)를 스스로 되찾기로 했다. 노동을 할 때와 마찬가지로 몸으로 부딪쳤다. 마음을 다잡고 손발을 부지런히 움직였다. 그렇게 이들은 사회적으로 합의된 의미가 없는 폐업을 자신의 관점으로 바라보고 재정의하기 시작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싸우는여자들기록팀 또록
‘기록하고 또 기록하자’, ‘또박또박 기록하자’라는 말을 줄여 ‘또록’이라 부른다. 주로 ‘싸우는 여자들’을 기록한다. 2019년 봄, 성진씨에스, 신영프레시젼, 레이테크코리아 여성노동자들이 직장을 잃고 투쟁 중이라는 소식을 듣고 처음 뭉쳤다. 이름대로 주로 ‘싸우는 여자들’을 기록한다. 세상이 보려 하지 않는 사람들, 들으려 하지 않는 목소리에 관심이 많다. 익숙하고 안일한 기록을 경계하고, 세상이 소외시킨 사람과 사건을 다른 관점으로 기록하려 애쓰는 중이다. 림보, 시야, 하은, 희정이 함께하고 있다.

  목차

프롤로그 싸우는 여자들, 폐업의 의미를 다시 쓰다
사라진 회사, 쫓겨난 여자들 : 성진씨에스, 신영프레시젼, 레이테크코리아

1부 / 끝낼 수 없는 사람들 : 사라진 회사와 싸우는 여자들을 만나다

폐업이 지나간 자리
청산폐업, 내 인생의 날벼락
“삶을 완성하는 무작정”
이기는 것? 하루 더 버티는 것!

2부 / ‘폐업’에서 마주친 질문들 : 여성·노동의 위치를 묻다

| 여자, 그리고 노동 |
사장님의 계산법
위기는 위계 피라미드를 타고 아래로 흘러간다
여자 해고는 해고도 아니다
| 여자, 그리고 집 |
‘가족 같은 직장’이라는 신화
드센 아줌마와 엄마의 사이
| 폐업, 그리고 사회 |
교육, 폐업에 대한 해결책이 될 수 있을까?
뭘 줘야 폐업을 안 하지? 다 줘야 폐업을 안 하지!
| 폐업, 그리고 노동조합 |
노조답다는 건
내가 노조 하면서 하나 배운 것

3부 / 사라지지 않은 목소리들 : 일상의 폐업을 기록하다

[요양보호사] 쉽게 문 닫고 쉽게 문 여는 곳
[브랜드 디자인 기획자] 회사 체질이 아니구나
[화물회사 사무직] 아주 작은 회사의 폐업
[제조업 생산직] 공장이 어떻게 개인 재산이겠어요
[제조업 생산직] 닫을 때는 ‘탁’ 닫아
[출판사 편집자] 누구나 책을 팔고 싶어 하고
[공공의료기관 사무직] 안 해본 게 없는 싸움, 이제 다른 희망이 보인다

에필로그: 쓰는 여자 이야기

세계를 떠받치는 사람들의 이야기
폐업은 끝이 나는 일일까
싸움을 기록하다
연결되고 싶은 마음을 키운 시간

부록: 알아 두면 좋은 용어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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