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소는 날 수 없대요. 어느날 나는 소를 그렸어요. 아빠는 엉터리 그림이래요. 그때 바람이 살랑 불더니 그림이 둥실 떠올랐어요. 눈 깜짝할 사이에 소가 하늘 높이 날아올랐어요. 그 그림이 멀리멀리 날아가 버렸어요. 도대체 어디로 간 걸까요... 정말 소가 날 수 있을까요? 우리 아이들 상상의 세계로 함께 가요.
출판사 리뷰
소는 날지 못한다. 과연 그럴까? 새를 그려 보라는 아빠의 충고를 뒤로 하고 아이는 열심히 하늘을 나는 소를 그린다. 잠시 뒤 믿지 못할 일이 벌어진다. 소들이 그림 속을 빠져 나와 ‘진짜’ 하늘을 날고 있는 것이다. 아이는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부랴부랴 아빠, 엄마, 할머니, 선생님, 동네 사람들을 차례로 붙들고 이야기 한다. 내가 그린 소가 하늘을 날았다고. 하늘에서 일어나고 있는 저 멋진 광경을 좀 보라고.
하지만 아무도 하늘을 올려다보지 않는다. 자기 일에 바쁜 어른들은 잠깐 고개 한 번 들 여유도 없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의 딱딱하게 굳은 머리로는 ‘하늘을 나는 소’란 어처구니 없는 일일 뿐이다. 쓸데없는 일에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 소가 날면 사람도 날아야 되지 않겠냐는 논리로도, 중력가속도와 자유낙하를 증명한 뉴턴의 제2법칙으로도 절대 설명이 안 된다.
하지만 그 누구도 하늘 한 번 쳐다보지 않는 바쁜 오후, 거리의 사람들 위로 소들이 날고 있다. 네 다리를 퍼덕거리면서 유유히……. 아이는 혼자서만 그 멋진 광경을 실컷 구경한다. 그리고는 문득 생각난 듯이 서둘러 도화지와 크레파스를 들고 동물원으로 달려간다. 다음엔 어떤 놈을 날게 해 볼까?
『소는 못 날아』의 작가 데이비드 밀그림은 말한다. “나는 환상적이고, 이 세상에서 일어날 수 없는 일들을 꿈꿉니다. 꿈 속에서 사람들에게 달려가 이야기를 해 주어도 아무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아요. 다른 일들로 바빠서 말이지요.” 바로 그 불가능한 꿈에서 이 그림책은 태어났다. 어린이만이 꿈꿀 수 있는 판타지를 이야기와 그림으로 멋지게 소화해 낸 것이다.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허물며, 마치 소가 하늘을 나는 게 당연하기라도 한 것처럼 작가의 글과 그림은 조화를 이룬다.
도화지에 그린 소들이 그림 밖으로 빠져 나와 하늘을 나는 순간, 아이는 탄성을 지른다. 불행하게도 그 멋진 광경을 구경하며 함께 탄성을 지를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소가 날지 못하는 현실에서 빠져 나와 그림책을 열고, 언제라도 판타지의 세계를 여행할 준비가 되어 있는 어린이라면 가능할 것이다. 어린이에게 판타지는 단지 현실과 구분되는 비현실의 세계가 아니다. 그것은 언제 어디서든 들고 날 수 있는, 현실에서 가장 가까운 상상의 공간이라는 사실을 그림책『소는 못 날아』는 다시 한 번 상기시키고 있다.
작가 소개
데이비드 밀그림 (David Milgrim) :
그래픽 디자이너로 일했습니다. 지금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살면서 그림책 창작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그린 책으로『소는 못 날아』『베니는 왜 짖을까』등이 있습니다.『도그 브레인』이『시카코 트리뷴지』가 선정한 1996년 올해의 가장 좋은 그림책으로 선정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