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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한 건, 말이었다
트임9 | 부모님 | 2024.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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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등단한지 불과 이년도 되지 않아 출간된 김호준 작가의 첫 번째 소설집이다. 그렇기에 등단작 ‘차가운 방’ 외, ‘대단한 건, 말이었다’에 실린 6편의 단편소설에는 ‘작품이 곧 그 작가’라는 말이 실감날 정도로, 작가의 삶에서 나온 이야기가 소설집 전체를 관통하며 메아리처럼 울려 퍼지고 있다.

작가는 의도적으로 [차가운 방], [대단한 건, 말이었다], [나만의 축제], [병아리], [뿌리 없이 자라는 나무], [슬픈 가마우치], [화살이 사라진 자리에서]를 통해 이것이 우리의 교육 현장의 실체라는, 더 나아가 이것이 우리가 속해 있는 크고 작은 사회의 민낯이라는 경고장을 날리는 있는 것이다. 이는 말하지 않으면 거짓의, 부조리의 편이 됨을 알리는 ‘참교육’이며, 곧 문학이 할 일이기도 한 것이다.

  출판사 리뷰

참교육을 외치는 순정마초의 노래

발문 / 이평재(소설가)

김호준 작가를 한마디로 표현하라면 주저 없이 이렇게 크게 외칠 것이다. 순정마초! 그렇다, 그는 말 그대로 순정마초다. 큰 키에, 성깔 있어 보이는 눈매, 각진 말투가 겉으로는 거친 느낌이지만 그 내면은 누구보다 순수하고 애정이 넘쳐 순애보를 바치는 사람. 그러니, 그가 오직 국어교사로 26년을 살면서 내내 시를 쓰고, 내내 소설을 쓰고, 내내 학생들의 글을 모아 책으로 발간하는 일을 멈춤 없이 하고, 결국 2022년 신춘문예를 통해 소설가로 등단한 것도 그의 내면에 존재하는 문학을 향한 우직한 순애보의 발로일 것이다.

김호준 작가는 2022년 6월에 출간한 자신의 시집 ‘시집에서 시가 흐르면’에 실린 비망록의 서두를 다음과 같이 시작했다. 역시 순정마초이기에 가능한 내용이었다. 스스로를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덧 무사히 완주한 마라토너’로 비유한 부분이 이를 증명하고 있는 듯하다.
직장에서 일이 주어지면 물러선 적이 없었다. 게다가 영리하지 못해서 그냥 부딪치면서 해결하는 게 적성에 맞았다. 당연히 악역도 담당하게 되어 대다수 교사가 피하는 학생부장을 3년이나 했다. 그뿐이 아니었다. 액셀 프로그램을 잘 다루지 못하면서도 학교 시간표를 관리하는 업무까지 맡아 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기도 했다. 그런 과정을 거쳐 인사위원회의 추천으로 고 3부장이 되었다. 고3 부장 업무는 학생들 장래가 달린 일이라 망설여졌지만 이 또한 성격대로 받아들었다. 사람의 일이니 부딪치면서 해결해 보자고. 그래도 능력부족이면 물러나면 된다고. 그렇게 고3 부장을 3년이나 하게 되었다. 그리고 어느덧 무사히 완주한 마라토너처럼 고3 부장 자리를 비워 줄 시간이었다. _시집에서 시가 흐르면 176p

등단한지 불과 이년도 되지 않아 출간된 이번 소설집 ‘대단한 건, 말이었다’는 김호준 작가의 첫 번째 소설집이다. 그 때문인지 모든 내용이 상당부분 위의 비망록과 맞닿아 있다. 등단작인 ‘차가운 방’을 제외하곤 단편소설 6편이 모두 ‘순정마초’가 아니면 나올 수 없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는 것이다. 아니, 존재감을 잃고 소외된 ‘나’가 가족 곁을 떠나 죽음보다 더 외로운 삶을 살다가 끝내 생명을 놓아버리는 암시로 끝나는 ‘차가운 방’조차 그 내용이 어느 일면으로는 작가 내면의 순애보가 역설적으로 그려진 경우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또한 ‘차가운 방’에는 카프카의 ‘변신’과 같은 개념의 실존주의적 시선이 녹아 있는 것이 특징이다. 먹이사냥을 하다가 상처를 입어 존재의 가치를 잃어버린 암사자를 소재로 차용해 나와 치환시킨 유기적 직조가 매력적이다. 이는 서사중심의 스토리텔링이 아닌, 심리묘사를 통해 감성중심으로 접근하는 현대소설의 미학을 갖추고 있다는 의미이다. 특히 마지막 장면의 심리묘사가 짠하게 다가와 마음에 오래 남는다.
좁은 골목으로 겨울바람이 불어오는 게 느껴졌다. 그 바람 소리가 하이에나 무리의 울부짖는 소리처럼 사납게 들렸다. 텔레비전에서 본 암사자가 떠올랐다. 암사자는 삶과 죽음이 함께하는 초원에서 무리와 함께 먹이를 구하다 다쳐 버렸다. 한 가족이었던 암사자들은 다친 암사자를 두고 떠났다. 마치 그것이 자연의 섭리처럼. (생략) 곧 주위로 하이에나가 한 마리, 두 마리 더해졌다. 암사자는 지친 몸을 일으켜 하이에나를 향해 크으악거렸다. (생략) 나는 마지막 장면을 잘 알고 있었다. 어둠이 내린 초원에서는 하이에나의 울음소리만 길게 남겨질 거였다. (생략) 문을 닫고 문손잡이의 잠금장치를 눌렀다. 형광등만 켜지 않으면 외출 나간 사람의 방처럼 보일 수 있었다. 사회복지사와 박 여사가 마음에 걸렸다. 두 사람에게 전화했다. “내일은 설날이야. 아들이 날 데리러 왔어. 한 달 뒤에 돌아올 거야.”하고 말했다. 통화를 끝내고 형광등을 껐다. 차가운 방바닥에 누웠다. 겨울이라서 참 좋았다. 사라진 흔적이 꽤 오랫동안 드러나지 않을 것 같았다. 결국 방세가 밀리면 집주인은 나를 찾아올 것이었다. 깜빡깜빡 눈을 감았다 뜰 때마다 좁은 골목에 부는 겨울바람 소리가 하이에나 무리의 울부짖는 소리로 변해 갔다.

‘차가운 방’ 외 ‘대단한 건, 말이었다’에 실린 6편의 단편소설 역시 ‘작품이 곧 그 작가’라는 말이 실감날 정도로, 작가의 순애보가 전체를 관통하며 빼곡히 들어차 있다. [차가운 방], [대단한 건, 말이었다], [나만의 축제], [병아리], [뿌리 없이 자라는 나무], [슬픈 가마우치], [화살이 사라진 자리에서]. 수록된 이 모든 작품들이 하나같이 비루한 삶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때론 직설로, 때론 역설로 ‘그나마’하는 한줄기 희망에 모든 것을 바치는 갈등의 서사구조를 이루며 그래도, 하는 작가의 간절한 마음을 내비치고 있다.

표제작 ‘대단한 건, 말이었다’는 타이어 만드는 기업의 환경부에 입사했지만 매번 부장의 ‘축구하자!’한마디에 부서 전원이 업무를 중단하고 운동장으로 나가는 행태로 회사생활을 하고 있는 남자의 이야기이다. 그것이 못마땅한 남자의 현재와 못마땅한 것을 참아내지 못해 사고를 쳤던 남자의 과거사가 유기적으로 엮이면서 진실한 말보다 거짓된 말이 유효한 크고 작은 사회의 불합리성을 비판하고 있는 내용이다. 작가는 에피소드 곳곳에 관련된 문장을 넣어 그것을 피력하고 있다. ‘그러니까, 녀석이 돈을 빌려달라는 말은 사전에 나오는 말과 달랐다. 그냥 돈을 빼앗는 거였다.’ ‘녀석의 싸우자, 라는 말은 여럿이 한 명을 폭행하는 거였다. ‘아침을 먹으면서 무엇보다 사전에 나온 말 그대로 녀석의 머리를 의자로 내려치자는 다짐을 잊지 않았다.’ ‘그는 말이 어눌해도 사전에 나오는 말 그대로를 보여주는 사람이었다.’ ‘나는 공이 아니라 부장의 얼굴을 향해 머리를 들이댔다. 공을 막기 위해 헤더를 했을 뿐이라고 말하면 되는 거였다. 늘 말이 대단한 세상이니까.’ 등등. 그리고 이 작품에는 말은 더듬지만 진실한 고 대리와 남자의 위험한 성격을 다독여주는 나이든 경찰관이 거짓과 대비되는 의미로 등장하고 있다. 이는 작품에 한층 입체감을 주면서 주제 또한 더욱 확고하게 구축해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군 시절 후임으로 온 학교폭력의 가해자를 만나면서 그를 응징하는 ‘나만의 축제’는 상당히 과격한 내용이다. 손에 해머를 들고 그에게 다가가며 암시로 끝낸 마지막 장면이 문학보다는 복수가 주제인 영화라면 더욱 이해도가 높을 것 같은 느낌이 크기에 아쉬움이 남는다. 이분법적 흑백논리가 구태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세상에 소설로 쓰지 못할 이야기는 없다는 관점에서 본다면 소설의 경계를 넘었다고 단정 짓기도 모호하다. 그것이 얼마만큼 설득력을 갖추며 문학으로 승화되느냐가 관건이기에. 그런 점에서 신문배달부로 평생 비루한 삶을 살다 죽은 그의 아버지와 유사한 인생을 산 아버지가 있는 사람이라면, 또한 고등학교시절의 그와 유사한 상처를 받은 사람들이라면 이 소설을 읽고 크게 공감하며 카타르시스를 느낄 것이다. 실제로 인간이란 어느 한계에 몰려 정신적으로 함몰되면 자신의 삶을 위로하기 위한 뭔가를 찾기도 하니까. 또한 그보다 더 나아가 괴물이 되기도 하니까.

‘병아리’는 작품 속 한 문단으로 갈음하는 것이 이 작품을 이해하는데 가장 도움이 될 듯싶다. 이 작품은 오직 경쟁사회의 우위에 서기위해 좋은 대학을 가기위한 것이 전부인 학교현장을 리얼하게 고발하고 있다. 전학생과, 그 전학생을 대하는 학생들의 갈등을 병아리라는 소재에 담아 풀어낸 작품이다. 보기엔 그저 예쁘고 사랑스런 병아리의 실제 모습이 인간의 속성과 맞닿으며 충격적으로 다가온다.
초등학교 6학년 봄, 시골 외가의 닭장에서 병아리가 병아리를 쪼아대는 장면을 봤었다. 닭장에 병아리가 열 마리 정도 있었다. 병아리들은 두 발로 닭장 바닥을 헤치고 모이를 먹었다. 그런데 한 마리가 모이를 먹다가 철망 가시에 꽁무니가 찔렸다. 상처가 생겼고 핏방울이 맺혔다. 꽁무니의 솜털이 붉게 물들었다. 그러자 다른 한 마리가 핏물에 젖은 녀석의 솜털을 쪼기 시작했다. 다른 병아리도 달려와 쪼아댔다. 바늘구멍만 했던 상처가 좁쌀 크기로 커졌고, 머지않아 콩알만 해졌다. 병아리들은 더욱 녀석을 쪼아댔다. 상처는 어느새 포도알만 해졌다. 그리고 상처에서 창자가 흘러나왔다. 한 마리가 창자를 물고 달아났다. 그러자 녀석은 결국 바닥에 쓰러졌다. 병아리들이 이번에는 한꺼번에 창자를 물고 달렸다. 녀석은 닭장 바닥 여기저기로 끌려 다녔다. 어느새 시체만 남았다. 병아리들은 그제야 다시 모이통으로 달려가 모이를 쪼았다. 물통에서 물 한 모금 먹고 하늘을 쳐다보고 작은 날개를 파닥거렸다. 그때 나는 시체가 된 병아리도 다른 병아리의 상처를 보면 역시 쪼아댔을 거라고 생각했다.

어느 날, 어릴 적 별명이 ‘똥차’인 시청 주민생활지원 팀장 앞에 그의 고등학교 동기가 부시장으로 오면서 전개되는 ‘뿌리 없이 자라는 나무’는 머리가 빠져 정수리가 훤한 중년 남성의 열등감이 그야말로 웃기고도 슬픈 모습으로 리얼하게 그려져 있다. 그의 별명이 똥차인 것은 그의 아버지가 똥차를 끌고 다니면서 배설물을 처리하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의 아버지는 동네에 대소사가 있을 때 돼지를 잡아주고 돼지의 쓸개를 얻어먹는 사람이었다. 그랬기에 오랜 세월이 지났음에도 “야, 똥차, 맞네.”하고 바로 알아본 부시장이 그에게 모교방문의 날 행사 숙소관련 일을 맡기면서 뜻하지 않은 이야기가 전개되는 것이다. 그가 아무리 고개를 돌리고 아닌 척해도 어릴 적 동기들은 하나같이 멀리서도 그를 알아본다. 영락없이 똥차! 하고 불러댄다. 결국 온갖 해프닝 끝에 똥차! 소리를 피해 언덕을 내달리는 그의 모습이 짠하게 다가오며 읽는 이로 하여금 씁쓸한 미소를 짓게 한다.

‘슬픈 가마우지’는 서른이 훨씬 넘도록 임용고시 1차 합격도 못하던 청년이 학원 강사로 뛰던 중 한 학교의 기간제교사로 출근을 하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부조리를 다룬 이야기이다. 재단의 행태가 가마우지를 이용한 민물낚시에 고스란히 담기며 설득력을 확보한다. 재단의 갑질에 속수무책 당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슬픈 가마우지인 것이다.
그런데 가마우지는 어부의 손아귀를 벗어날 수 없었다. 어부는 가마우지가 잠수해서 잡은 물고기를 삼키지 못하게, 호흡만 가능할 정도로 목을 실로 묶었다. 야행성 가마우지를 배에 묶고 물고기들이 모이는 곳으로 배를 저어간 뒤 등불을 밝혔다. 물고기가 등불로 모여 들면 긴 장대로 강물을 후려쳐 물고기를 몰았다. 그러면 가마우지는 물속으로 잠수해 들어가 커다란 물고기를 잡아 삼켜 목 안에 넣은 채 어부에게 돌아왔다. 어부는 가마우지가 잡아 삼킨 물고기를 입에서 토하게 했다. 어부가 다시 가마우지를 배에 태우고 강으로 나가 놓아주면 가마우지는 또다시 물속으로 잠수해 들어가서 물고기를 잡아 왔다.

‘화살이 사라진 자리에서’는 교육현장에 있는 교사들의 모습이 가감 없이 담겨 있다. 지난해부터 양궁부가 있는 학교의 기간제교사로 근무하면서 억지로 양궁장 청소지도를 떠맡게 된 나, 그리고 이제는 교사회의를 할 때마다 못마땅한 교사의 등에 화살을 쏘아대는, 꿈에서 본 그 장면을 떠올리며 회의에 대한 거부감을 해소하고 있는 나. 그 이유는 나의 눈에 비친 교사들의 모습이 결코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이다. 교사들은 업무상 문제가 생겼을 때만 정의와 공정을 들먹였고, 자기와 직접 관련된 이익이 없으면 그조차 하지 않고 가만히 있었다. 그랬기에 오늘도 기간제교사인 나는 회의를 주도한 최 교사의 교묘한 의도대로, 또한 모든 교사들의 ‘나만 아니면 된다.’는 이기심에 의해 학교의 최고 문제 학생을 떠맡게 된다. 그럼에도 제기랄! 하고 혼잣말을 중얼거릴 뿐인 게 현실이다.

위와 같이 ‘대단한 건, 말이었다’에 실린 작품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작가의 경험에서 나오는 교육현장의 이야기가 가장 많이 담겨 있고, 대부분의 인물들은 깊은 피해의식에 시달리고 있다. 그리고 두 가지 방향으로 마무리를 짓고 있다. 무엇인가에게 호되게 당해 상처를 입고 분노를 하지만 결국 제자리로 돌아가 주저앉고 마는, 혹은 분노를 날것 그대로 폭발시키는 마는. 작가는 마치 의도적으로 이것이 우리 교육 현장이라는 것을 고발하고 있는 것 같다. 더 나아가 이것이 우리가 속해 있는 크고 작은 사회의 민낯이라고 우리의 코앞에 바짝 들이밀어 경고장을 날리는 것 같다. 그렇기에 어찌 보면 인간사의 참담한 현실적 분노에 너무 치우쳐 있는 게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든다. 그러나 이것도 문학이 할 일인 것이다. 말하지 않으면 거짓의, 부조리의 편이 되기에. 그나마 한줄기라고 구원의 빛이 흐르기를 바라는 간절한 날갯짓! 이것이야말로 순정마초인 김호준 작가이기에 절로 표출되는 순애보의 발로인 것이다.

예술이란, 문학이란, 소설작품이란 나에게서 시작해 너에게 닿고 결국 우리를 이야기함으로써 세계관과 우주관을 확보하는 작업이라고 볼 수 있겠다. 김호준 작가의 성정 상 당연히 두 번째 소설집이 이어질 것이다. 그때는 즉물적 느낌이 강한 순정마초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객관적 시선으로 너를 향하고, 우리를 향해 심도 있게 거듭나며, 보다 새로운 형태의 미학으로 작가의 순애보가 표출되기를 기대하고, 또 그러리라 믿는다.




  작가 소개

지은이 : 김호준
1969년 경남 고성에서 태어났다. 2022년 ‘차가운 방’으로 《글로벌 경제신문》 신춘문예 등단. 2022년 시집 ‘시집에서 시가 흐르면’ 출간.2020년 교육에세이집 ‘울지 않는 아이’ 출간.2017년 장편소설 ‘디그요정’ 출간. 2015년 《대한불교조계종》 신행수기 대상 수상. 2013년 《한국교육신문사》 교단수기 동상 수상현재, 26년 째 보광고등학교에서 국어교사로 재직 중이며, 양산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목차

차가운 방 9
대단한 건, 말이었다 35
나만의 축제 67
병아리 97
뿌리 없이 자라는 나무 127
슬픈 가마우지 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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