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기억의 가면
먹물빛 수면의 기억들
말라붙은 침묵
소리 없이 재촉하는 시계 초침
귀를 닫아야만 들리는 소리
눈을 감아야만 보이는 세상
마음을 접어야만 읽을 수 있는 진실
억겁을 스쳐
찰나에 만난 페르소나
붉은 악마의 유혹이 시작된다
*일상에서
세상 별것 없다는 걸 깨닫는 순간,
모든 무게가 덜어지고 깃털이 된 나를 본다
별것 아닌 세상에서 별것인 체하고 살려니
별별 일로 머릿속은 철수세미다
빡빡 닦아 시꺼먼 물 쏟아내 버리자
뚜껑 열어
빗물 한 양재기
햇살 한 소쿠리
웃음은 넘치는 함박으로 옮겨 담아
오늘을 굴려보자
기름 한 방울 없이도 살아가는 인생인데
왜 이리
뻑뻑하게 굴었는지
야! 이눔아
지금이라도 알았으면 되었다네
*바다는 잠들지 않는다
동해,
그리고 나는
사진에 담지 말고
마음에 담아주면 좋겠다
파도가 잔잔하면 얇은 미소로
폭풍우 치는 파도는 깊은 울음으로
마주하게
사랑으로 왔다가
미움으로 밀려 나가는
이별로 뭉개진 짜디짠 연주곡
달빛 타고 길게 이어진다
내려놓고 왔다 생각했는데
밤새 밀려오는 그대
바다는 잠들지 않는다
작가 소개
지은이 : 김은경
전남 담양 출생월간 《국보문학》 시 부문 신인상 수상전국환경백일장대회 최우수상 수상2023년 군산문인협회 공로상 수상군산문인협회 사무차장석조문학, 나루문학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