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당나라 이야기의 숲’으로 풀이되는 『당어림(唐語林)』은 당대(唐代)의 사건과 인물 관련 일화를 수록한 필기 모음집이다. 북송(北宋) 왕당(王)이 50종 필기 및 소설에서 선별하여 편찬한 것이다. 왕당은 ‘당소설오십가(唐小說五十家)’ 즉 ‘50종의 당나라에 관한 소설(小說)’에서 발췌한 내용을 그대로 혹은 약간의 수정과 편집을 가하여 『당어림』을 엮었다. 여기서의 ‘소설’이란 지금의 우리가 알고 있는 허구 문학 장르가 아닌, 야사(野史), 잡사(雜史), 필기(雜記), 일사(事) 등을 총괄하는 전통 목록학의 분류 용어이다. 전통시기 소설은 정의와 범주를 하나로 귀납하기 어려울 정도로 유동적인데 크게는 정사(正史) 이외의 모든 사학적 성격의 저술로 개괄하기도 한다. 당대 이후 문인들은 정식 역사의 반열에는 들지 못하지만 자신들이 경험한 혹은 전해들은 이야기를 저서로 엮었는데 이를 ‘소설’이라 총칭한 것이다. 오늘날은 장르 용어인 소설과의 구분을 위해 ‘필기(筆記)’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즉 『당어림』은 50종의 필기에서 선별한 당나라 일화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