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그랑호텔의 ‘투숙객들’은 영혼을 영원불멸의 대상으로 본다. 영혼이 존재한다면 내세가 존재하고 물질의 소유 또한 영원하다고 믿는다. 조건이 있다. 영혼이 물질이어야 한다. 이 터무니없는 물질 만능의 논리를 믿고 그 증거를 찾아 월 스트리트로 떠나는 그랑호텔의 투숙객들. 영혼은 있는지, 영혼은 물질인지? 월 스트리트도 그게 궁금했다. 그걸 증명하기 위해 밀레니엄을 앞둔 1999년, 애버리지니 혼혈 소녀 엘라를 대상으로 기괴한 실험을 했다. 1906년 청계천 거리에서 한 미국인이 목격했다는 무당의 영혼결혼식이 발단이다. 목격은 회고록으로 남겨지고 그 실험의 증거가 ‘애버리지니 필름’이다. 실패한 이 영상이 세상에 나돌고 그랑호텔의 투숙객들은 이 필름을 찾기 위해 혈안이 된다. 이 총대를 이과수라는 그랑호텔 직원이 맡아 뉴욕으로 출장을 떠난다. 그랑호텔에서 맨해튼의 월 스트리트로, 마이애미 줄리아 모텔과 단양 도담삼봉 그리고 아르헨티나 산하비에르로 이어지는 이과수라는 인물의 고뇌와 사유는 실존주의 인물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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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였다.
“5, 6, 70대는 자기들이 만든 이 체제를 바꿀 생각이 없거든요. 그 방식으로 먹고 살아왔고 그들에겐 익숙해 몸에 맞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절묘하게 50년대와 60, 70년대에 태어나 지금의 5, 6, 70대가 된 사람들입니다. 말 그대로 5670세대가 이들이지요…….”지배인이 고개를 주억거리더니 물었다.“그래서 애들보고 뭘 어쩌라고?” 좀 떨떠름해 보였다. “분노하라는 겁니다.”-「지배인」
작가 소개
지은이 : 송복남
강원도 원주에서 태어났다. 직업군인이던 아버지를 따라 원주와 화천, 춘천, 홍천에서 유년기와 소년기를 보냈다. 지역지와 시사주간지, 월간지에서 오랫동안 기자 일을 했고, 시사월간 <피플> 발행인 겸 편집장을 지냈다. 2016년 김민이라는 필명으로 <현대시학> 신인상에 당선되어 ‘국도’ 외 시 4편을 발표했다. 사람은 개별적이다. 사람을 사람답게 하는 요소다. 개별성은 시대 안에서 존재한다. 시대가 개별성을 공고히 하며 개별성은 시대를 통해 공고히 된다. 소설 『그랑호텔의 투숙객들』은 삶이 준 고민에 대한 자신의 말이다. 앞으로도 당 시대와 살아야 하는 개인의 삶, 그 부조리를 이야기하고 있을 터다. 앨리스 먼로의 『디어 라이프』를 읽으며 소설을 읽는다는 게 평안한 일 중 하나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