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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리 2
은행나무 | 부모님 | 2025.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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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고전문학과 영국소설, 여성 작가의 상징과도 같은 샬럿 브론테의 장편소설 《셜리》가 국내 최초로 출간되었다. 샬럿 브론테가 집필한 네 편의 장편소설 중 유일하게 국내에 소개된 적이 없었던 《셜리》는 작가의 작품들 중에서도 가장 별나고 독특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출간 당시 상업적으로 유의미한 성공을 거두며 대중적으로는 큰 사랑을 받았다.이전에는 남성적이라고 여겨졌던 ‘셜리’라는 이름이 이 소설의 출간을 계기로 여성의 이름으로도 쓰이게 되었을 정도였다. 그러나 당대 평론가들 사이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강했다. 《제인 에어》나 《빌레트》로 알고 있던, 또는 예상할 수 있었던 샬럿 브론테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대에 와서는 ‘샬럿 브론테의 가장 혁신적이며 페미니즘적인 소설’이라고 재해석되어 다시 읽힌다. 다른 작품에서는 볼 수 없었던 낯선 샬럿 브론테의 목소리로 생동하는 이 문제작을, 19세기 말 20세기 초 북 일러스트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에드먼드 뒬락의 1905년 판본을 바탕으로 한 디자인으로 선보인다.

  출판사 리뷰

‘셜리’라는 이름을 여성에게 준 역사상 첫 작품
《제인 에어》 《빌레트》 샬럿 브론테의
유일한 국내 미출간작 초역

★1905년 에드먼드 뒬락 일러스트 판본★


고전문학과 영국소설, 여성 작가의 상징과도 같은 샬럿 브론테의 장편소설 《셜리》가 국내 최초로 출간되었다. 샬럿 브론테가 집필한 네 편의 장편소설 중 유일하게 국내에 소개된 적이 없었던 《셜리》는 작가의 작품들 중에서도 가장 별나고 독특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출간 당시 상업적으로 유의미한 성공을 거두며 대중적으로는 큰 사랑을 받았다. 이전에는 남성적이라고 여겨졌던 ‘셜리’라는 이름이 이 소설의 출간을 계기로 여성의 이름으로도 쓰이게 되었을 정도였다. 그러나 당대 평론가들 사이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강했다. 《제인 에어》나 《빌레트》로 알고 있던, 또는 예상할 수 있었던 샬럿 브론테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대에 와서는 ‘샬럿 브론테의 가장 혁신적이며 페미니즘적인 소설’이라고 재해석되어 다시 읽힌다. 다른 작품에서는 볼 수 없었던 낯선 샬럿 브론테의 목소리로 생동하는 이 문제작을, 19세기 말 20세기 초 북 일러스트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에드먼드 뒬락의 1905년 판본을 바탕으로 한 디자인으로 선보인다. 기존 판본의 고풍스러운 아름다움을 간직한 표지와 내지에 포함된 뒬락의 삽화는 현대에 새로운 고전문학을 만나는 경험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지위를 초월한 여성 연대
가장 사적인 그들의 목소리를 통해 그려내는
격동하는 19세기 영국의 초상


1811년, 유럽의 경제는 나폴레옹전쟁으로 침체되었고, 영국 북부의 섬유 공업 지대에서는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들이 공장을 습격하여 기계를 파괴하는 러다이트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소설은 혼란한 국내·외 시국의 직접적인 영향 아래 있는 요크셔의 두 여성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교구사제의 조카딸이며, 가난하고 소심하지만 지적이고 온화한 캐럴라인 헬스턴과, 대저택과 부를 물려받은 상속녀이기에 당시의 여성으로서는 드물게 독립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었던 당당한 셜리 킬더는 상이한 사회적 지위와 성격에도 불구하고 첫 만남에서부터 특별한 유대를 느낀다. 두 사람은 여성으로서 처한 갑갑한 상황과 나아갈 수 있는 삶의 방향성에 대한 시각을 공유하며 자매와도 같은 친밀한 우정을 쌓아나간다. 이야기는 캐럴라인과 셜리가 마주하는 가족 관계, 사랑, 결혼 등의 개인적 문제를 렌즈 삼아 당대 영국 사회를 파노라마처럼 펼쳐 보여준다.

전작 《제인 에어》와 ‘여성 작가’의 한계를
스스로 넘어서고자 했던
작가 유일의 역사 사회 소설


샬럿 브론테는 소설 첫 장에서 화자의 목소리를 통해 이렇게 말한다.

서두를 읽고 로맨스 비슷한 것이 준비되어 있으리라 생각한다면, 독자여, 그것이야말로 오산이다. 감상이나 시, 몽상을 기대하는가? 열정, 자극, 멜로드라마를 원하는가? 기대를 내려놓으라. 기준을 낮추라. 여러분 앞에는 냉정하고 진지하며 현실적인 무언가가 놓여 있다. _1권 9-10쪽

이는 큰 성공을 거두었던 전작 《제인 에어》를 과감히 떠나 새로운 글쓰기를 시도하겠다는 선언이자, 달콤한 사랑 이야기를 기대했던 독자들에게 보내는 엄중한 경고이기도 하다. 당시 영국에서는 산업혁명이 일어나며 대두되었던 노동계급의 문제를 다룬 시사적인 문학이 유행이었다. 샬럿 브론테 또한 여성 개인의 사적 경험에 국한되는 글 대신 격변하던 19세기 영국의 상황과 그 속에서 살아가던 개인들의 삶을 다룬, 이전에 쓴 작품들과는 완전히 다른 글을 쓰기로 결심한다.
이는 여성에게 요구되던 특정한 방식의 글쓰기와 여성 작가의 글을 바라보는 시선에 내포되어 있던 시혜적인 관용과 멸시를 벗어나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이기도 했다. 샬럿 브론테는 여성적인 글을 쓸 것을 권하는 동료 작가이자 비평가에게 “나는 글을 쓸 때 여성적으로 매력적이고 우아한 게 뭔지 생각할 수 없습니다. 그런 조건이나 생각을 염두에 두고 펜을 잡아본 적이 없어요. 만약 내 글이 그런 조건으로만 용납된다면 나는 대중을 떠나겠습니다”라고 말했으며, 비난이나 비판보다 그가 여성이라는 사실을 정중하게 언급한 시혜적인 칭찬이 훨씬 더 모욕적이라고 이야기한 바 있다. 큰 성공을 거두었던 자신의 전작을 스스로 뛰어넘고 성별과 무관하게 작가로서 평가와 인정을 받고 싶었던 야망을 품고 집필한 작가 유일의 역사 사회 소설이 바로 《셜리》다.

당대의 문제작에서 가장 현대적인 고전으로
샬럿 브론테 그 자신만의 목소리로
해답이 아닌 질문을 던지는 소설


그럼에도 샬럿 브론테만의 정수는 여전히 소설 곳곳에 녹아 있다. 전쟁과 산업혁명, 노동 문제와 같은 주제를 다룬다는 점에서는 그 당시 출간되었던 소설들과 궤를 같이하고 있지만, 그 사안들을 바라보는 관점에서 명확한 차이를 느낄 수 있다. 이 작품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산업혁명과 전쟁 등으로 인해 격변하고 있던 영국 사회에서 ‘여성이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가’에 대한 고발이다. 이야기 속 여성 인물들은 유의미하고 가치 있는 노동을 하기를 원하며, 스스로가 누구인지,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고민한다. 표면적으로는 빅토리아시대 로맨스 소설의 전형을 따르는 것처럼 보이는 부분들도, 결혼을 통해 가정을 이루지 못하면 온전한 사회 구성원으로 인정받을 수 없었던 당시의 답답한 상황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아마 나는 결혼하지 못할 거야. 로버트가 나에게 마음이 없으니 난 사랑할 남편을 결코 갖지 못할 거고, 돌봐줄 어린애들도 못 가질 거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아내와 어머니로서의 의무와 애정이 내 존재를 차지하기를 마음 놓고 기대했었지. 하지만 이제 분명히 알겠어. 아마도 나는 노처녀가 될 거야. 나는 평생 결혼하지 못할 거고. 그럼 난 무엇을 위해 태어났을까? 이 세상에 내 자리는 어디일까?’ _1권 248쪽

여성 인물들은 서로 연대하기도 하고 돌보기도 하며 가르치거나 싸우기도 하는데, 중얼거리고 항변하고 소리치는 그들의 목소리에는 샬럿 브론테 특유의 정열이 담겨 있다.
이 때문에 출간 당시 《셜리》는 “지나치게 남성적인 강렬함 때문에 불쾌하다”라는 식의 혹평을 받기도 했다. 또 다른 주된 비판은 이야기가 구조적으로 조화롭지 못하다는 점이었다. 그러나 후대에 한 학자는 이 소설을 두고 “여성으로서의 경험을 표현할 수 있는 어휘가 없던 시대에 그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한 시도”라고 묘사했다. 선례가 존재하지 않는 미지의 영역으로 나아가기 위해 전에 없었던 언어와 인물을 상상해내는 과정에서 생긴 균열은, 어색하고 삐걱거리기도 하지만, 새로운 의문들이 자라날 수 있는 공간을 만든다. 《셜리》는 명쾌한 해답을 제공하기보다는 개인이 살아가는 사회와 시대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소설이다. 그렇기 때문에 당대의 문제작이었던 이 작품은 특정 문화권이나 시대에 국한되지 않고 170년이 넘는 시간을 훌쩍 넘어, 한국의 독자와도 공명하는 의의를 지닌 채 우리 앞에 당도한다.

“남자들이 우리를 정말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다면 좀 놀랄 거예요. 하지만 아주 영리하고 날카로운 남자들조차 여자들에 대해 착각하고 있을 때가 많아요. 진실한 빛으로 우리를 읽어내지 못하고, 선한 쪽으로든 악한 쪽으로든 우리를 오해해요. 그들에게 착한 여자는 반은 인형이고 반은 천사인 이상한 존재예요. 나쁜 여자는 거의 항상 악귀고요. 그들이 서로의 창작물에 취해서 시, 소설, 희곡의 여주인공이 멋지다거나 신성하다고 찬양하는 것을 들어봐요! 멋지고 성스러울지는 모르지만, 인위적일 때가 얼마나 많다고요. 저기 내 제일 좋은 보닛에 꽂은 장미처럼 가짜예요. 이 점에 대해 내가 생각하는 바를 다 말한다면, 최고의 작품에 나오는 최고의 여성 인물들에 대한 내 진짜 의견을 말한다면 나는 어떻게 될까요? 30분이면 복수의 돌무덤 밑에 죽어 있을걸요.” _37-8쪽

“오, 캐럴라인! 삶은 환상이에요.”
“하지만 사랑은 그렇지 않아요! 사랑은 진짜예요. 가장 진실하고, 가장 영속적인 것—우리가 아는 것들 중 가장 달콤하면서도 가장 씁쓸한 것이지요.”

독신 여자들이 할 수 있는 일이 더 많아야 해. 지금보다 더 흥미롭고 돈이 되는 일을 할 수 있는 더 나은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내가 이렇게 말한다고 해서 하느님께서 내 말에 불쾌해하실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아. 내가 불경스럽다거나 참을성이 없다고, 혹은 신심이 깊지 못하다거나 신성을 모독한다고도 생각 안 해. 하느님께서는 수많은 신음 소리를 들으시고, 인간이라면 귀를 막거나 무력한 경멸감으로 얼굴을 찌푸릴 슬픔에 대해서도 동정해주신다는 것만이 나의 위안인걸. 무력한 경멸감이라 한 건, 쉽게 치유할 수 없는 이런 불만들에 대해서 사회는 보통 경멸을 무기 삼아 아예 말하지 못하게 막아버리기 때문이야. 이런 경멸은 왜곡된 약점을 덮는 번쩍이는 망토에 불과해. 사람들은 고칠 능력이나 의지가 없는 문제들을 상기시키면 싫어해. 그러면 어쩔 수 없이 스스로의 무능함을 절감하거나, 그보다 더 고통스럽게도, 내키지 않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느끼게 되니까.

  작가 소개

지은이 : 샬럿 브론테
빅토리아시대 영국문학의 상징과도 같은 여성 소설가이자 시인. 모든 작품이 영미문학 정전의 반열에 올라 있다. 로맨스와 풍자적 사실주의가 결합된 작가 특유의 문학풍은 이후 한 세기 동안 거의 모든 여성 소설가들의 글쓰기에 영향을 끼쳤다.영국 요크셔주의 브래드퍼드에서 성공회 신부 집안의 셋째 딸로 태어났다. 여덟 살 때 네 자매가 함께 카우언브리지 기숙학교에 입학했으나, 열악한 환경으로 인해 두 언니는 폐결핵에 걸려 사망한다. 남은 네 남매 샬럿, 브랜웰, 에밀리, 앤 브론테는 자신들만의 가상 세계를 창조하여 이에 대한 글을 놀이처럼 쓰며 성장한다. 이후 로헤드 학교에 입학해 학업을 이어간 샬럿은 졸업 이후 그곳에서 3년간 교사 생활을 하며, 그때 느낀 우울함과 고독함을 서정적인 시에 담는다. 학교를 나와 요크셔의 여러 부유한 집안에서 가정교사로 일하던 그는 1842년 자신만의 학교를 설립하겠다는 꿈을 품고 에밀리 브론테와 함께 벨기에 브뤼셀로 떠난다.1847년 《제인 에어》를 출간하여 엄청난 성공을 거둔다. 1848년 《셜리》를 집필하기 시작하지만, 같은 해 9월부터 1849년 사이에 세 남매 브랜웰, 에밀리, 앤이 차례로 모두 죽는다. 한동안 글 쓰는 것을 중단했던 샬럿은 슬픔을 극복하기 위한 수단으로 다시 집필을 시작했으며, 마침내 원고를 완성하여 1849년에 《셜리》를 발표한다. 당대의 여성으로서는 보기 드물게 독신을 고집했던 샬럿은 1854년 아버지 교회의 보좌사제인 아서 벨 니컬스와 결혼하지만, 임신 중에 건강이 악화되어 이듬해 봄 서른여덟에 세상을 떠난다. 첫 집필작이나 공개되지 않았던 장편소설 《교수》는 1857년, 그의 사후에야 출간된다.《셜리》에서 《빌레트》(1853)까지, 샬럿의 소설들은 당시 영국 사회에서 여성이 처해 있던 상황을 생생하게 그려냈으며 여성의 경제적, 정치적 독립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었다. 이 때문에 그의 작품들은 당대에는 ‘지나치게 남성적’이라는 평과 함께 ‘불온한 책’으로 여겨지기도 했으나, 오늘날에는 선구적인 페미니즘 작품으로 재해석되어 널리 읽힌다.

  목차

19장 여름밤 • 9
20장 내일 • 34
21장 프라이어 부인 • 54
22장 두 개의 삶 • 81
23장 밤 외출 • 97
24장 음산한 죽음의 골짜기 • 128
25장 서풍이 불다 • 160
26장 옛날 글씨 연습용 책 • 172
27장 최초의 블루스타킹 • 201
28장 피비 • 238
29장 루이스 무어 • 272
30장 러시에지, 고해실 • 286
31장 숙부와 조카딸 • 310
32장 남학생과 숲의 요정 • 336
33장 마틴의 작전 • 354
34장 종교적 박해의 사례―종교적 의무의 수행에 있어 신성한 인내의 놀라운 예 • 372
35장 사정이 많이는 아니라도 조금은 나아지다 • 384
36장 교실에서 쓰다 • 407
37장 결말 • 442

해설|《셜리》, 전통적인 로맨스와 정치소설의 교차 • 4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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