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 이곳을 언제 다시 찾을 수 있을까여행을 떠나기 전에는 설렘이, 여행 중에는 계획한 일정을 몇 배로 늘려도 아쉬움이, 여행지를 떠나오면 며칠 지나지 않아 아련한 그리움이 파도처럼 밀려든다. 낯선 이방인의 오감을 자극하는 풍경은 ‘이곳을 언제 다시 찾을 수 있을까’ 싶게 한다. 발길 닿는 곳, 눈길 머문 곳이 차곡차곡 쌓이고, 그래서 우리는 여행을 멈출 수 없다. 《당신과 함께, 유럽》에는 30년 넘게 여행작가와 여행사진가로 활동해온 저자가 언젠가 꼭 다시 오리라 다짐한 곳, 빠듯한 일정에 지레 포기하고는 두고두고 후회한 곳, 오래도록 진득하니 눌러살고 싶은 곳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 아름다운 풍광과 역사, 문화로 사람들의 발길을 이끄는 곳‘실스마리아’는 너무 아름답고 장엄한 풍경에 숨이 턱 막혀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탄성만 연발하게 되고, ‘루체른’은 카펠교 난간에 서서 오래된 도시의 야경과 무심히 흐르는 강물만 바라보아도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되며, ‘슈타인암라인’은 시간이 멈춘 듯한 풍경에 갈 길 바쁜 여행자의 발걸음조차 느릿해지게 만들고, ‘엑상프로방스’는 생전에 약 80점이나 되는 <생트 빅투아르산> 그림을 남긴 폴 세잔의 자취를 곳곳에서 느낄 수 있다.
‘캄파니아 나폴리’는 괴테가 《이탈리행 기행》에서 “나폴리를 보고 죽어라”고 언급할 정도로 아름답고 매력적이며, ‘캄파니아 아말피 해안’은 깎아지른 절벽과 층층이 자리한 포도밭, 에메랄드빛 바다와 아담한 해변, 파스텔톤의 알록달록한 건물과 독특한 모양의 성당 등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자 〈내셔널 지오그래픽〉에서 ‘죽기 전에 가봐야 할 50곳’ 중 1위로 선정했으며, ‘시칠리아 타오르미나’는 모파상이 “타오르미나의 모든 것은 마치 인간의 눈과 정신, 그리고 상상력을 유혹하기 위해 만든 것처럼 보인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은 곳이다.
‘로포텐 제도’는 지구 구석구석을 샅샅이 둘러봐도 더 아름다운 곳이 나올까 싶은 아름다운 어촌의 결정판 레이네 마을을 비롯해 발길과 눈길을 놓아주지 않는 풍경들로 차를 멈춰 세우고 망연히 바라보기를 수없이 되풀이하게 하고, ‘트롤스티겐-게이랑에르 국립경관 도로’는 피오르와 폭포, 빙하협곡과 절벽, 습지, 빙하와 빙하호, 빙원(氷原) 등 노르웨이의 자연이 보여주는 모든 것을 다 만날 수 있으며, 700m 높이의 허공에 돌출된 거대한 바위 ‘트롤퉁가’는 사람들이 만세를 부르거나 배 깔고 엎드린 채 아래쪽을 내려다보거나 걸터앉아 망연히 호수를 바라보거나 물구나무를 서거나 프러포즈를 하는 등 인생샷을 남기게 한다.
‘피엘바카’는 형언키 어려울 정도로 아름다운 마을의 모습에 잉그리드 버그먼이 영원한 안식처로 삼았으며, ‘킨더다이크’는 18세기에 세워진 풍차가 19개나 남아 있어 네덜란드에서 전통 풍차가 가장 많다.
‘모라비아 푼크바 동굴’은 물과 억겁의 시간이 합심해서 만든 석주, 석순, 종유석, 베이컨 시트 등을 비롯한 자연의 걸작품들이 사방천지에 가득해 어쩌면 남은 생에 두 번 다시 보기 어려운 진풍경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게 하며, ‘빌뉴스’의 성 안나 교회는 러시아를 정벌하러 가는 길에 나폴레옹이 “손바닥에 얹어서 파리로 가져가고 싶다”고 극찬했으며, ‘아테네’는 전쟁과 지진으로 파괴되기도 하고 산성비에 부식되기까지 해서 폐허나 다름없는 유적마저도 크나큰 감동과 울림을 준다.
▶ 자동차와 도보, 캠핑으로 즐기는 다채로운 유럽 여행저자는 유럽 20여 개국의 120여 캠핑장에서 140박가량의 캠핑을 경험했다. 이를 바탕으로 스위스, 프랑스, 이탈리아, 노르웨이, 스웨덴, 네덜란드, 독일, 체코, 리투아니아, 그리스의 도시를 자동차와 도보, 캠핑으로 즐길 수 있는 유용한 캠핑 팁과 트래블 팁을 수록했다. 캠핑장의 자연환경, 풍광, 위치, 접근성, 시설 수준, 서비스 등을 비롯하여 숙박, 교통, 트레킹, 유적지, 관광 명소, 지역 별미, 투어 운영 등 여행지를 오감으로 느낄 수 있는 정보를 담았다.
▶ 현실의 풍경으로 믿기지 않는 400여 장의 사진 수록!《당신과 함께, 유럽》에는 두 눈으로 직접 보지 않고는 믿을 수 없는 사진이 400장 넘게 실려 있으며, 지금 당장 사진 속 그곳으로 떠나고 싶은 충동을 불러일으킨다. 과거와 현재, 역사와 문화, 자연과 사람이 어우러진 사진을 따라 유럽의 도시와 명소에 한걸음 더 가까이 닿을 수 있다.
숨 막힐 듯 아름다운 영화 속 풍경으로 들어가고, 웅장한 알프스를 한눈에 담고, 카펠교의 밤 풍경을 감상하고, 하얀 물안개와 함께 쏟아지는 라인폭포에서 지축을 흔드는 굉음을 듣고, 아를 원형 경기장의 아치형 회랑을 걸으며 고대 로마의 투우를 관람하고, 산텔모성에서 나폴리항과 베수비오를 조망하고, 느닷없는 화산 폭발로 죽음을 맞이한 폼페이 시민들의 마지막 순간을 느끼고, 화산 분화구의 급경사 비탈길을 걷는 트레커들과 함께 에트나 화산 트레킹을 즐기고, 11굽이의 지그재그 고갯길 트롤스티겐을 오르고, 톰 크루즈 영화의 대미를 장식한 수직 절벽에 올라 아찔한 전율과 스릴을 느끼고, 트라카이성 주변의 잔잔한 호수에서 패들보드를 즐기고, 포세이돈 신전의 기둥들이 발그레한 오렌지빛으로 물들어가는 해질녘의 풍경을 즐길 수 있다.

나의 여행은 종종 한편의 영화에서 시작된다.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주연, 감독한 영화 〈아이거 생크션(The Eiger Sanction), 1975〉은 수십 년 뒤에 나를 스위스 융프라우요흐에 올라서게 했고, 중국 영화 〈산이 울다(Mountain Cry), 2015〉는 2023년 여름에 태항산의 깊은 협곡과 장대한 산줄기를 쏘다니게 만들었다. 스위스의 맨 서쪽 구석에 있는 그라우뷘덴(Graubuden)주의 산골 마을 실스마리아를 두 번 찾은 것도 순전히 영화 〈클라우즈 오브 실스마리아(Clouds of Sils Maria), 2014〉 때문이다. 실스마리아는 영화를 보기 전까지 한번도 들어보지 못한 지명이었다. 지인이 추천해 관람한 그 영화는 감동을 넘어 충격이었다. 주연 배우 줄리엣 비노쉬, 크리스틴 스튜어트의 연기도 훌륭했지만, 무엇보다 영화 속 실스마리아의 풍광이 가슴을 뒤흔들었다. 영화관을 나서면서 아내와 나는 “우리 꼭 실스마리아에 가보자”고 다짐했다. 오래 지나지 않아서 내가 먼저 그 다짐을 실행에 옮겼다. 그로부터 일년쯤 뒤에는 아내와 함께 다시 실스마리아를 찾았다.
- 01 스위스 실스마리아
누군가가 내게 스위스에서 가장 매력적인 도시가 어디냐고 묻는다면 주저 없이 ‘루체른’이라 답하겠다. 이 도시에는 ‘스위스’ 하면 떠오르는 자연경관과 문화유산이 다 있다. 아름다운 설산과 탁 트인 초원, 잔잔한 호수와 도도히 흐르는 강, 수백 년의 풍상을 견뎌온 고성과 다리, 장엄하고 예스러운 성당과 교회 등…. 한마디로 ‘알프스 특유의 웅장한 자연과 기나긴 세월을 품은 문화유산이 잘 조화된 도시’다. 가난한 여행자인 내가 빠듯한 일정에도 닷새 동안이나 루체른에 머무를 수밖에 없었던 이유도 그 때문이다.
-02 스위스 루체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