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송이현의 산문집 『그녀가 내게로 왔다』는 한 사람의 삶을 관통하는 섬세한 체험과 관계의 윤리 그리고 독서의 깊이를 아우르는 진솔한 이야기로 가득한 책이다. 작가는 농촌에서의 삶, 가족과의 관계, 일상의 소소한 순간들 속에서 겪고 느끼는 깨달음과 정서를 투명한 언어로 담아낸다. 이 책은 무엇보다도 삶에 대한 긍정적 자세로 세상을 관대하게 받아들이는 사람만이 쓸 수 있는 사유의 글들로 채워져 있으며, 자기 성찰과 타인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글마다 스며 있다.온몸에 돋은 좁쌀 같은 붉은 반점이 내 몸을 힘들게 했다. 마치 풀들이 내게 항의하는 것 같다. “우리의 세계에 들어온 당신은 침입자예요. 어서 나가 주세요.”라고 풀벌레들이 나에게 공격한 느낌이다. -「어슬렁거리다 온다」 중에서
예측할 수 없는 소나기가 수시로 내리던 한여름, 그녀의 전화를 받았다. “보고 싶다.” 짧지만 깊이 있는 말이었다. 긴 머리는 물미역처럼 윤기가 흘렀고, 여름 모자를 멋지게 눌러쓰고 있었다. 비에 젖어도 끄떡없는 물방울 비옷과 여름 앵클부츠까지—우아함과 품위가 느껴졌다. 아픈 몸을 이끌고 내가 보고 싶어 찾아왔다니, 이보다 더 깊은 말이 있을까. -「그녀가 내게로 왔다」 중에서
어느 해는 고구마 농사를 했다. 단순한 고구마 농사인 줄 알았는데 이 또한 가볍게 생각할 게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하루 일을 마치고 고구마가 내 입으로 오기까지 몇 단계를 거치는가를 헤아려보았다. 몇십 번의 사람의 손길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농산물 판매의 어려움」 중에서
작가 소개
지은이 : 송이현
서울 디지털 사이버 대학(상담심리학, 사회복지학 전공) 김유정 기억하기 산문부문 우수상(2022)『청계문학』 등단(2023)강원일보 시니어문학상 산문부문 우수상(2023)시집 『모든 만남은 이별을 품는다』(2025)산문집 『그녀가 내게로 왔다』(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