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제로웨이스트샵의 단골 손님이 숍을 운영하기까지의 이야기, 『정말이지 제로웨이스트샵만큼은 할 생각이 없었다』가 출간되었다. 이 책에는 트렌드 분석이라는 빠르고 치열한 일을 하다 제로웨이스트샵 운영이라는 느린 세계로 진입하기까지부터 나만의 상품과 이벤트를 기획하기 위한 고군분투, 친환경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한 노력까지. 환경과 일을 모두 지속 가능한 것으로 만들기 위한 저자 흔적의 이야기가 펼쳐진다.아직은 소수의 관심 영역인 환경 사업, 제로웨이스트샵은 어떤 공간이 되어야 할까. 흔히 제로웨이스트샵 운영자는 수익을 포기한, 느긋하게 봉사활동 하듯 일하는 사람으로 인식된다. 그러나 저자에게 제로웨이스트샵 운영은 그 어느 것보다 치열하고 주체적인 일이다. 제로웨이스트가 한때의 유행으로 남지 않기 위해, 더 많은 이들에게 친환경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나와 내 아이가 살아갈 미래를 위해 오늘도 새로운 이벤트를 기획하고 성실하게 상점으로 출근한다.
출판사 리뷰
가치관의 변화가 업의 전환으로,
더 나은 삶을 위해 선택한
제로웨이스트샵 운영기
▶ 수익과 환경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기획 상품
날씨가 좋은 봄과 가을엔 전국에서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여기에 빠지지 않는 것 중 하나가 바로 플리마켓. 그러나 부스마다 붙어 있는 현수막은 한 번의 행사를 위해 생산되고 금세 버려져 심각한 환경 문제를 일으킨다. 저자는 현수막이 일으키는 환경 문제를 고민하다 헌 옷을 활용한 친환경 현수막을 만들었다. 이 업사이클링 현수막은 불필요한 쓰레기도 발생시키지 않을뿐더러 상점을 알리는 계기가 되어 대표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겨울은 여느 업종과 마찬가지로 제로웨이스트샵 또한 비수기를 맞는다. 저자는 비수기를 버티기 위한 상점만의 제작 상품을 고민하다 플라스틱 병뚜껑을 재활용한 키링을 만들기 시작했다. 기계를 다루는 것이 힘들고 모두가 말렸지만 꾸준히 홍보하고 판매한 결과, 단체 주문과 인터넷 주문이 늘어났고, 지금은 상점의 효자 상품이 되었다. 빠르게 변해가는 산업과 소비의 흐름, 저자는 남들이 시도하지 않는 것에 과감히 도전하면서 경제적 수익과 지속 가능한 가치를 동시에 이룬다는 목표에 한 발짝 가까워지고 있다.
▶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며 만들어가는 나만의 영역
제로웨이스트샵을 운영하며 친환경 시장의 흐름을 알게 되고 새로운 네트워크를 쌓았지만 저자는 더 나아가 환경 전문가가 되고 싶다는 갈증을 느꼈다. 환경에 대한 지식을 쌓고, 깊이 탐구해 자신만의 시각을 갖고 싶었다. 그래서 기업과 정부의 ESG 활동 가치를 찾아내 사람들에게 알리고 기업의 ESG 활동을 모니터링, 컨설팅하는 ESG 인플루언서에 도전했다. 그렇게 취득한 자격증은 인생을 바꾸거나 커리어에 대단한 효과를 남기지는 않을지 몰라도 커리어의 장기적인 여정 중 하나의 전환점이 되었다.
자격증 덕분에 저자는 동네의 한 기관에서 제로웨이스트 환경 강의를 제안받았다. 아직은 소수의 사람만이 실천하고 있는 제로웨이스트 생활 방식을 지속 가능한 것으로, 즐거운 것으로 전달하기 위하여 열심히 준비한 강의는 좋은 반응을 불러왔다. 무엇보다 앞으로 저자가 어떤 일을 해나가야 할지 확신하게 됐다. 주어지는 모든 기회에 하고자 하는 색과 방향을 잘 담아내 나만의 영역을 만들어내면 된다는 것을 배웠다.
▶ 많은 이들이 즐기고 공감하는 제로웨이스트 문화를 만들기 위하여
어떤 일을 하든 그 중심에는 문화가 있어야 한다. 문화를 만들어야 사람들이 즐기고 공감하며 일이 대중적으로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화를 만들어내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문화는 혼자서 만들 수 없으며, 복합적인 요소로 완성되는 것이다. 그렇기에 작은 상점에서 문화를 만드는 일은 어려운 도전이다. 특히 친환경 분야는 아직 제대로 자리 잡지 못했다. 환경 문제는 모두가 공감해야 할 전 지구적 과제이지만, 친환경 문화는 아직 주류가 아니다. 저자는 어떻게 하면 작은 상점에서 이 벽을 넘어 제로웨이스트 문화를 정착시킬 수 있을지 고민을 지속하고 있다. 상점을 방문하는 사람들과 대화하고 온라인에서 꾸준히 친환경 메시지를 전하고 그렇게 사람들과 연결되는 것. 그렇게 만들어진 이야기가 사람들의 마음에 작은 울림을 주고 공감을 얻게 된다면, 각각의 제로웨이스트샵이 하나의 거점이 되어 친환경 문화가 확산될 수 있으리라고 믿는다.
시리즈 소개
‘일상의 스펙트럼’은 다채로운 빛깔로 분해되는 일상을 담은 에세이 시리즈입니다.
자기만의 방식으로 내면의 만족을 찾아가는 사람들의 일과 삶을 이야기합니다.
돈을 적게 벌겠다는 마음가짐은 아니었다. 친환경 사업이 소수의 관심 영역이고 지구를 생각한다는 선한 의도가 있다고 해서 영리를 추구하지 않는 사회적 활동으로만 여겨지는 건 내가 원하는 바가 아니었다. 그런 방식으로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제로웨이스트샵을 운영하는 일이 수익을 포기하거나 봉사 활동의 영역으로 남지 않기를 바랐다. 내가 그토록 원했던 친환경 문화를 활성화시키는 공간이 되어 당당히 인정받는 비즈니스가 되도록 만들어 보고 싶었다. 그래야 내 삶도 지속 가능하게 되고 내 일에도 비전이 생기는 거니까.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에서 느린 방식이 주는 특유의 분위기는 외면당하기 십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척박한 땅에 굳이 발을 들여놓는 사람들이 있다. 누가 봐도 돈이 안 될 것 같은데 이걸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를 사람들에게 알리고 경험하게 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걸 하며 공간을 운영한다. 독서모임과 북토크를 열고 카페나 술집을 겸하는 작은 책방들처럼, 제로웨이스트샵도 환경 강의, 공예 수업, 상품 제조와 판매까지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하며 자리를 지키고 있다.
작은 상점에서 이벤트를 기획하는 일은 쉽지 않다. 새로운 아이디어도 필요하고 아이디어를 실현할 노동력과 시간도 필요하다. 열심히 기획해도 관심을 못 받을 수 있고 결정적으로 수익에 도움이 되는 일이 아니었다. 제품 홍보도 아닌 이벤트를 위해 이렇게까지 진심을 다해 노력하는 게 어쩌면 무모해 보일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하고 싶었다. 제로웨이스트샵이 제대로 된 비즈니스가 되려면 더욱더 이런 이벤트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제로웨이스트샵이 그저 물건을 파는 가게가 아닌 문화를 만들어 내는 곳으로 다가가려면, 사람들을 모이게 하는 공간으로서 기능하려면 이야기가 있어야 한다.
작가 소개
지은이 : 흔적
13년간 몸담았던 패션 트렌드 분석 및 컨설팅 일을 뒤로하고, 경기도 시흥의 제로웨이스트샵 ‘도돌이상점’ 공동대표가 되었다. 취향을 찾기 위해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어온 경험을 바탕으로, 지금은 친환경 라이프를 소개하며 기록하는 삶을 이어가고 있다.인스타그램 @my_heunjeok브런치 https://brunch.co.kr/@emotionalp
목차
취향 대신 찾은 가치관
‘에코 콘텐츠 큐레이터’가 되기로 했다
제로웨이스트샵의 단골손님
시작은 작은 동네 플리마켓
예상치 못한 업의 전환
일의 루틴과 협업의 균형 찾기
한때 유행했던 제로웨이스트
제로웨이스트샵과 독립서점의 닮은 점
다 쓴 용기를 들고 오는 이유
인친이 여기까지 왜 찾아와
친환경도 예뻐야 팔린다
상점인데 물건만 팔 수 없는 이유
제로웨이스트샵의 배송 방식
휘몰아치는 플리마켓의 계절
헌 옷으로 만드는 다회용 현수막
모두가 말렸던 병뚜껑 키링 만들기
배움을 실천으로 교환하는 환경 놀이터
‘환경의 날’ 이벤트를 기획해 보자
함께할수록 커지는 플로깅의 힘
어쩌다 섭외까지
ESG 인플루언서 자격증을 딴 이유
새로운 시작을 알린 첫 강의
우리만의 문화를 만들자
입소문은 안에서부터 출발한다
내 삶의 메인 프로젝트
나가는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