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복음서에 등장하는 여성 제자들의 삶과 신앙을 새롭게 조명하며, 오랫동안 남성 중심의 시각에 가려졌던 성경 속 여성들의 존재를 드러낸다. 시몬의 장모, 가나안 여자, 가난한 과부, 향유를 부은 여자 등 비록 이름조차 기록되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수님의 가르침과 하나님 나라의 본질을 깨닫고 실천한 그녀들의 활약상에 주목한다.역사비평, 여성주의, 탈식민주의 등 다양한 해석학적 방법론을 활용하면서도 일반 독자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으며, 신학생과 목회자는 물론 평신도들에게도 유익한 읽을거리를 제공한다. 여성 성서학자의 눈으로 새롭게 읽는 복음서 속 여성 제자들의 활약은 우리 시대에 필요한 연대와 환대, 섬김의 영성을 회복할 수 있는 깊은 통찰을 제공한다.마가복음에서 제자도를 상징하는 두 동사는 ‘따르다’와 ‘섬기다’이다. 예수님께서는 자신이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오셨다고 말씀하셨고, 이것을 당신의 제자들도 이행하길 바라셨다. 이러한 섬김을 가장 먼저 실행한 제자는 누구인가? 바로 시몬의 장모이다. “섬겼다”로 번역된 헬라어 동사는 디아코네오(διακονέω)이다. 이 동사는 상황과 주체가 누구인지에 따라 다양한 의미를 갖는다. 가장 기본적인 뜻은 ‘돕다’, ‘돌보다’, ‘제공하다’이다. 그러나 상황에 따라 ‘식사를 대접하다’, ‘소식을 전하다’, ‘권고하다’, ‘가르치다’의 뜻으로도 사용된다.
그렇다면 마태는 어째서 수로보니게 여자를 가나안 여자로 바꾸었을까? 이것을 유대인들의 관습의 잔재라고 볼 수도 있지만, 동시에 유대 민족과 가나안 원주민들과의 갈등 상황을 더욱 강조하기 위한 설정이라고 볼 수도 있다. 이스라엘 민족이 출애굽 한 이후 ‘가나안’은 그들이 정착하고자 했던 젖과 꿀이 흐르는 이방인의 땅을 가리켰다(그 땅을 차지하고 정착하기 위하여 맞서 싸워야하는 대상이기도 했다). 곧 구약성경에서 ‘가나안’ 또는 ‘가나안 사람’은 주로 이스라엘 사람들이 적대적으로 싸워야하는 대상을 의미했으며, 결코 유대 공동체 안에 들여서는 안 되는 존재였다(창 24:2-3, 37; 28:6, 8; 출 34:11-17; 신 7:1-4). 유대 전승에서 ‘가나안 사람’은 인종, 종교, 사업, 문화적 측면에서 ‘유대인들과 다른 모든 외인들’ 혹은 ‘경쟁자들’을 지칭할 때 사용되는 은유이기도 하다.12 이러한 배경에서 “가나안 여자”가 두로와 시돈 지방으로부터 나왔다는 것은(마 15:22), 전통적으로 이방을 대표하는 도시로부터 나왔다는 것을 상징한다.
가난한 과부는 하나님께 온전히 헌신하는 의미에서 헌금을 드린 것도 아니었고, 서기관의 잘못된 가르침에 의해 희생된 것도 아니었다. 하나님의 나라를 바라보며 기다려왔던 그녀는 하나님 나라와 세상(제국)의 충돌을 인지했다. 그녀는 그러한 충돌로 인해 벌어진 틈 사이에서, 제국주의 체제에 의해 만들어진 모든 소유를 내던짐으로써 세상의 제국에 저항했을 뿐만 아니라, 또한 하나님 나라에서의 삶을 과감히 선택했다. 세상의 제국이 계속될 것이라 믿는 자들은 그들의 욕망 때문에 많은 돈을 헌금하지 못하지만 그녀는 제국의 종말을 인지하였고 다가오는 하나님 나라를 바라보며 세상의 것을 완전히 버렸다.
작가 소개
지은이 : 김성희
이화여자대학교 기독교학과와 동대학원에서 수학하고, 듀크대학교(Duke University)에서 목회학 석사(M.Div.), 드류대학교(Drew University)에서 박사 학위(Ph.D.)를 받았다. 미국 감리교에서 목사 안수 과정을 시작하여, 한국 기독교 대한 감리회로 이전하여 안수를 받았다. 이대, 연대, 감신, 협성, 목원, 한세대 등 여러 신학 기관에서 신약학을 가르쳐 왔다. 현재는 기독연구원 느헤미야 신약학 전임 교원으로 섬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