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인공지능은 일자리를 없앨 것인가, 바꿀 것인가
AI 시대, 우리가 놓쳐선 안 될 질문들
AI 공포를 넘어, 일자리의 미래를 논하다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은 더 이상 특정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전 세계 모든 영역에 획기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중이다. 이렇게 발전된 인공지능을 자기 업무에 적극 활용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개인적인 일을 편리하게 하는 정도로 사용하는 이들이 있고, 아예 관심을 갖지 않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인공지능이 본격적으로 일자리에 영향을 주는 단계에 이르게 되면서, ‘AI가 인간의 일자리를 얼마나 대체할 것인가’는 우리 사회의 가장 뜨거운 화두가 되었다. 이는 마치 19세기 영국에서 기계가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면서 러다이트 운동이 일어났던 것처럼, 새로운 기술에 대한 공포와 불안이 현실로 다가온 것처럼 보인다. 기술에 대한 수용도가 높고 사회안전망이 부족한 한국 사회는 최근 챗GPT 같은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이 기술을 다른 어떤 나라보다 더 큰 공포감으로 대면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더 이상 막연한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미국에서는 이미 AI 자동화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이 대규모로 해고되고 있고, 2023년 할리우드에서는 AI가 작가들의 창작 영역을 위협하면서 작가 조합의 파업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특정 일자리가 AI로 대체될 것인다’라는 단순한 결론으로는 AI가 가져올 복합적인 변화를 온전히 담아낼 수 없다. 이 책은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 지금 한국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인공지능의 노동 대체와 증강을 주의 깊게 관찰하고 실제로 경험하고 있는 사회과학 연구자들과 현장의 기술·산업·노동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댔다. 이들은 기술과 노동시장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폭넓은 국내외 사례를 바탕으로 심층적인 논의를 거쳐, 기술과 노동 양쪽의 관점에서 AI 시대의 새로운 규범과 대안을 모색한다. 이 책은 AI가 가져올 변화의 최전선인 ‘노동’의 장을 냉철하게 분석하며, 사회적 논의와 합의를 바탕으로 한 제도적 장치 마련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학계와 현장 전문가들의 심도 깊은 논의와
국내외 생생한 사례를 통해 그 해법을 찾다이 책은 AI가 가져올 변화를 포괄적이고 입체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했다. 1부에서는 인공지능이 과거의 자동화 기술과 달리 고소득·고학력 인지 노동을 대체할 가능성을 심층적으로 분석한다. 이는 할리우드의 콘셉트 아티스트나 디자이너들이 최고의 명성에도 불구하고 하루아침에 일감이 끊기는 현실로 이어진다. 단순히 일자리를 없애는 것을 넘어, 하나의 일자리 내에서도 기술로 대체될 직무와 기술 덕분에 더 고도화될 직무가 공존하는 ‘구성적 변화’에 주목하며, 단선적인 논의를 넘어선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2부에서는 AI와 인간이 어떻게 함께 일할 수 있는지를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 영화 산업에서 AI가 작업 효율성을 향상시키는 사례부터 음악 분야에서 AI 작곡 기술이 인간 창작자에게 새로운 영감을 제공하는 모습, 그리고 학계에서 연구 생산성을 높이는 방식까지 다층적으로 조명한다. 이러한 사례를 통해 AI를 단순한 경쟁자가 아닌 ‘도구’로 활용하는 협력적 지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아가 ‘인간-인공지능 팀작업’의 가능성까지 심도 있게 논의한다. 이와 함께 AI 시대에도 변하지 않는 인간 고유의 창의성과 감성 노동의 가치를 강조하며, AI가 만들어내는 ‘적당한 수준’의 결과물에 안주하지 않는 인간의 역할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3부에서는 인공지능 기술의 오용과 악용을 막기 위한 규제 방안에 대해 논의한다. 유럽연합의 〈EU 인공지능법〉 등 해외의 규제 동향을 분석하며, AI의 위험성을 관리하기 위한 적극적 규제가 필요한 이유를 설명한다. 하지만 해외의 사례를 그대로 따라가서는 안 되고 미국과 중국의 G2체제나 EU와 구별되는 한국의 방향성을 구체화할 정책적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며, 산업적 혁신과 사회적 요구 사이의 균형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성급한 법 제정보다 더 중요한 ‘사실에 기반한 사회적 공론장’의 활성화와 ‘기술-사회 거버넌스’의 정립이 중요함을 역설하며, 인공지능이 불평등을 강화하는 것을 방지하고, 사회 구성원의 고른 참여를 이끄는 촉매제가 되도록 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AI시대에 놓치지 말아야 할 가치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막연한 AI 위기론에 갇히지 않고, AI의 가능성과 위험에 대한 균형 잡힌 시각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단순한 예측을 넘어, 사회적 논의와 합의를 바탕으로 한 실질적인 대안을 제시함으로써 독자들이 AI가 가져올 미래를 능동적으로 준비하도록 돕는다.
또한 다양한 분야의 생생한 현장의 변화를 접할 수 있는 것도 이 책의 장점이다. 할리우드, 금융계 콜센터, 배달 플랫폼, 영화계, 음악계, 언론사, 대학 등에서 벌어지는 최신의 움직임들과 문제가 되는 지점들을 소개하고, AI에 의한 일자리 양극화와 노동시장 재편의 문제까지 짚어낸다. 이렇게 도출된 사회적 논제들은 ‘인간 중심의 가치’를 놓치지 않는 AI 시대를 만들기 위한 사회적 대화로 우리 사회를 이끌 것이며, 혁신적인 인공지능 생태계에서 개인의 역량을 향상시키는 ‘디지털 공동 번영 사회’ 구현을 위한 시작점이 될 것이다.

‘그래서 어떤 일자리가 주로 대체되는가, 구체적으로 어떤 직업(Job)이 AI에 의해 대체되기 쉬운가’를 밝히
는 것이었습니다. 먼저 주요 문헌을 분석해서 측정 지표를 정하고, 한국 노동시장에 미칠 영향을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를 간단히 말씀드리면, 일단 인공지능의 영향은 과거 산업용 로봇, 소프트웨어를 도입할 때와 다릅니다. 과거 기술은 저학력·중숙련 노동자를 많이 대체했는데, 인공지능은 고학력·고임금 노동자가 해온 업무와 상당히 중복되고, 그만큼 이 업무를 대체할 가능성이 큽니다.
한국 회사에 속한 디자이너들얘기를 들어보면 생성형 인공지능 사용을 강제당하거나, 기존에 여럿이 하던 일을 혼자서 하는 경우가 전보다 더 빠르게 전개되는데도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 거의 없는 상황이에요. 그에 비해 할리우드의 이 창작자들은 조합 단위로 의견을 모으고 함께 소송도 내면서 단체로 대응하고 있어 우리 현실에 비해 나아 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