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남녀노소 전화를 걸기보다 문자 메시지를 쓰는 편이 더 익숙한 ‘쓰기의 시대’다. 그러나 글쓰기란 친숙함에 비해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내가 쓴 글은 어쩐지 남의 글보다 초라해 보이고, 한 글자 적지 못한 빈 스마트폰 화면 앞에서 한참 고민하기도 한다. 이 책은 일상 속 글쓰기의 힌트를 TV나 영상 광고, 지하철 광고판, SNS 게시물에서 찾는다. 소비자의 지갑뿐 아니라 마음마저 열어젖히는 광고 카피의 번뜩이는 감각과 세심한 기술을 빌려 나의 글을 업그레이드해 준다.
30년 넘게 카피라이터로 살아온 저자 정이숙은 광고 카피를 ‘공짜 글쓰기 교과서’라 부른다. 사람을 유혹하는 기술부터 고정관념을 비트는 재치, 단어 몇 개로 웃기거나 겨우 한두 줄로 눈물을 핑 돌게 하는 표현과 문장이 카피 안에 들어 있기 때문이다. 매일 써야 하는 글, 이왕이면 인상적인 한 줄로 남기고 싶다면 이 책에서 다룬 광고 카피 속의 비밀을 쏙쏙 캐내 보자. 그리고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문장을 만들자.
출판사 리뷰
읽지 않아도 써야 하는 시대
‘생활 속 글쓰기’를 위한 새로운 제안
2023년 국민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연간 종합 독서량은 3.9권으로 OECD 국가 중 최하위권에 속한다. 이는 불과 2년 전 같은 조사에 비해서도 0.6권 줄어든 수치다. 사람들은 점점 책을 읽지 않는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읽지 않는 사람들에게 ‘써야 할 일’은 점점 많아지고 있다. 이메일이나 보고서는 물론, SNS 포스팅이나 메신저로 친구들과 주고받는 메시지까지, 글을 한 줄도 쓰지 않는 날이 하루도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떤 글은 내가 쓰고 싶어서 쓰기도 하지만, 또 어떤 글은 피할 수 없는 숙제처럼 찾아오기도 한다.
문제는 어느 쪽이든 다른 사람에게 자랑스럽게 내놓을 만큼 ‘잘 쓰기’는 쉽지 않다는 사실이다. 꼭 수려한 문장을 구사하지는 않더라도, 이왕 쓰는 글에 나의 생각과 감정을 고스란히 잘 싣고 싶은데 단 한 줄을 쓰는 데에도 망설여지거나 답답해지는 경험을 누구나 한 번쯤은 해 봤을 것이다.
지금까지 나온 글쓰기 책은 기본적으로 글쓰기에 익숙한 이들의 수준을 전문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주안점을 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어느 때보다도 ‘생활 속 글쓰기’가 일상화되고 필요해진 이 시대에는 작가 지망생이 아닌 평범한 사람들이 글쓰기의 두려움을 이겨 내고 얼마든지 자유롭게 세상과 소통할 수 있도록 문턱을 한 단계 낮춘 글쓰기 책이 필요하다. 도서출판 바틀비의 ‘스마트폰 시대의 글쓰기’ 시리즈는 바로 이런 요구에 부응해 평범한 독자들이 쓰기를 생활화하도록 돕는 기획이다.
《한 줄의 반짝임》은 이 시리즈의 두 번째 책으로, 무려 30년이 넘는 기간 카피라이터로 일해 온 저자 정이숙이 새로운 패러다임의 글쓰기를 위한 새로운 읽기를 제안한다.
글을 쓰고 싶은 욕구나 필요 때문에 꼭 글쓰기 방법에 대한 책을 읽을 필요는 없다. ‘광고’라는 글쓰기 교과서가 눈 닿는 모든 곳에 공짜로 널려 있기 때문이다. (중략)
광고 카피는 쉽게 읽히는 글을 쓰고 싶은 사람, 특히 자신의 SNS 포스팅에 짧고 인상적인 한 줄을 남기고 싶은 사람들이 부담 없이 따라 하고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는 유용한 도구이다. -7~9쪽
익숙하지만 낯선 한 줄
글쓰기의 스승이 되다
상품이나 서비스를 알리고, 소비자가 그것을 구매하거나 브랜드에 호감을 갖도록 이끄는 것이 광고의 본래 목적이다. 그렇기에 광고는 우리 주변 어디에나 있다. 버스 정류장과 지하철 역사, 거리의 전광판, 스마트폰 화면 속 배너까지, 눈길 닿는 거의 모든 곳에서 광고는 쉼 없이 말을 걸어 온다. 하지만 동시에 광고는 ‘등잔 밑의 존재’이기도 하다. 너무 익숙해져 버린 나머지, 정작 우리가 그것을 눈여겨보는 일은 드물다. 오히려 의도적으로 외면하기도 한다. TV를 보다가 광고가 나오면 채널을 돌리고, 동영상 앱에서는 ‘광고 건너뛰기’ 버튼이 나타나기만을 기다린다. 광고가 흐르는 몇 초 동안은 다른 화면으로 눈을 돌리기도 한다.
《한 줄의 반짝임》이 특별한 이유는 바로 이 익숙하고도 피곤한 대상으로 여겨지던 광고에서 전혀 새로운 쓸모를 발견했다는 점이다. 그저 장삿속으로만 치부했던 광고 카피가 글쓰기의 훌륭한 교과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은 놀라우면서도 설득력이 있다. 단 몇 초 안에 사람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아야 하는 광고의 특성은, 곧 불필요한 수식을 덜어 내고 메시지를 압축하는 기술로 이어진다. 잘 쓰인 광고 카피 한 줄에는 명료한 표현, 공감을 끌어내는 힘, 그리고 마음을 움직이는 반전의 장치까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저자는 이 ‘익숙하지만 낯선 텍스트’를 글쓰기의 길잡이로 삼아, 누구나 쉽게 문장의 감각을 배울 수 있도록 안내한다. 무심코 지나친 광고 한 줄을 다시 바라보는 순간, 그것은 단순한 상업적 언어를 넘어 나의 글쓰기를 단단하게 만드는 선생님으로 자리 잡는다. 《한 줄의 반짝임》은 바로 이 전환의 즐거움을 독자에게 선물한다.
이론보다는 웃음과 감동으로
나의 글 근육 키우기
《한 줄의 반짝임》은 총 6장 구성으로, 글의 주된 소재를 선택하는 데서 시작해 맞춤법과 수사법, 독자의 마음을 여는 반전의 기술, 꼭 써야 하는 글을 쉽게 해결하는 실전 연습을 거쳐, 실수하지 않는 방법과 매일의 훈련법까지 다룬 종합 글쓰기 안내서다.
큰 주제 6가지 안에는 총 56개의 세부 주제가 있는데, 저자는 글쓰기 능력 향상이라는 목적을 위해 어려운 전문용어를 동원하거나 추상적인 개념을 늘어놓는 방법을 택하지 않는다. TV, 인터넷, 지하철 역사나 열차 안 등 일상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광고 카피를 각각의 세부 주제를 설명하는 글쓰기의 예시로 가져온다. 그리고 그 카피가 왜 효과적인 문장인지, 어떻게 소비자에게 닿았는지 분석하는데, 단순히 설명에 그치지 않고 자신의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녹여 낸다. 그런 덕분에 교과서를 읽는 느낌보다 에세이를 읽는 듯한 친근함이 느껴진다.
이를테면 글쓰기의 메인 모델을 정하는 법을 다룬 1장에서, 30대의 ‘나’의 어려움을 진솔하게 고백해 많은 이에게 감동을 안긴 KB국민은행의 영상 광고 ‘서른의 맞춤법’에 관해 이야기하며, “나의 감정, 나의 느낌, 나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쓰자.”라는 결론을 금방 이끌어 낸다. 더불어, 직업을 갖게 되었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으며 ‘모든 게 결정되었다’고 생각했던 저자 자신의 서른 즈음을 돌아보다가, 한 세대가 흘러 이제 서른이 되었지만 그 어느 것도 정해지지 않은 불확실한 현실에 놓여 있는 자녀를 떠올리는 대목에서 잔잔한 공감과 함께 마음이 일렁인다.
짧으면 15초에서 길어야 3분 정도면 끝나는 영상 광고처럼, 이 책의 한 꼭지 분량은 네댓 페이지에 불과하다. 술술 읽히는 짤막한 글들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자신에게도 탄탄한 글 근육이 붙어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이 책에서 익힌 광고의 감각을 내 하루 속 글쓰기에 적용하는 순간, 글쓰기는 더 이상 막막한 과제가 아니라 생활 속 즐거움으로 다가온다.

어디에나 아무 때나 존재하는 카피를 따라가다 보면 글쓰기의 방법이 보인다. 쉽게 읽히는 글, 남을 설득하는 글을 쓰는 방법과 만나게 된다. 물론 잘못된 카피도 있다. 못 쓴 카피는 그것대로 반면교사 노릇을 한다. 내가 광고 카피를 ‘공짜 글쓰기 교과서’라고 부르는 까닭이다.
무엇을 써야 할지 막막하다면 나 자신에 대해서 써 보자. 아니 글을 쓰고 싶다면 다른 주제에 대해 쓰기 전에 먼저 스스로에 대해 쓰는 것을 권하고 싶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정이숙
대학에서 신문방송학을 공부했다. 롯데그룹의 대홍기획에 신입 카피라이터로 입사하며 광고와 인연을 맺었다. 한화그룹의 한컴, 종근당의 벨컴 등 대기업 계열의 인하우스 에이전시와 독립 광고대행사 플랜티브, 샴페인에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로 일했다. 지금은 디지털 마케팅 에이전시의 크리에이티브 사업부에서 퍼포먼스 마케팅의 세계에 발을 담그고 있다. 30년 넘게 카피를 쓰는 동안, 글의 영역이 광고에서 조금씩 넓어져 신문이나 잡지에 칼럼을 연재하거나, 동화를 짓기도 한다. 책을 기획하고 편집하는 일을 할 때도 있다. 읽는 사람이자 쓰는 사람으로 가늘고 길게 살아남고 싶다는 은밀한 소망을 품고 있다.지은 책으로 『광고, 다시 봄』, 『응답하라 독수리다방』, 『똑똑, 성교육 동화』 시리즈, 『김민준의 이너스페이스』(공저)가 있다.
목차
들어가며: 광고 카피, 도처에 널려 있는 공짜 글쓰기 교과서 ⸻ 5
1장 내 문장의 메인 모델: 글의 주인공은 바로 곁에 있다
#01 나 1: 내가 가장 잘 알면서 가장 잘 모르기도 하는 사람, ‘나’ ⸻ 16
#02 나 2:;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 우리 대부분이 그렇다 ⸻ 21
#03 아빠: 아빠는 처음부터 아빠인 줄 알았다 ⸻ 25
#04 엄마: 나보다 나를 더 사랑하는 미련한 사람 ⸻ 29
#05 옛사랑: 첫사랑은 아직도 가끔 나를 떠올릴까? ⸻ 33
#06 술친구: 오늘 나와 함께 마신 그이는 어떤 사람일까? ⸻ 37
#07 버킷: 리스트 소원을 말해 봐, 아니 적어 봐! ⸻ 41
#08 이름 1: 내가 나의 이름을 쓸 때 생기는 일 ⸻ 45
#09 이름 2: 내 이름을 지으며 부모님은 무슨 생각을 하셨을까? ⸻ 49
2장 내 문장의 비밀 병기: 맞춤법은 지키고 수사법은 장착하자
#10 마침표: 점 하나 찍었을 뿐인데 ⸻ 54
#11 쉼표: 쉼표가 있어야 쉴 때를 알겠네 ⸻ 58
#12 말줄임표: 지금, ‘……’가 꼭 필요한 순간인가? ⸻ 62
#13 띄어쓰기: 띄어쓰기 앞에서 방심은 금물 ⸻ 66
#14 은유: 내가 이미 쓰고 있는 수사법, 비유 ⸻ 71
#15 운율: 혹시 내 안에 나도 몰랐던 작사가의 재능이? ⸻ 75
#16 라임: 폰을 놓고 손을 잡자 ⸻ 79
#17 의태어: 없어도 뜻은 통하지만 있으면 문장이 생생해진다! ⸻ 83
#18 의성어: 의성어를 넣는 순간 활자가 소리를 낸다 ⸻ 87
#19 이모지와 이모티콘: 글에 감정이 부족할 땐, 이모지로 채우자! ⸻ 91
3장 내 문장의 공감 버튼: 반전의 한 수로 마음의 문을 열자
#20 사투리: “전이랑 와인이랑 잘 어울린당께.” ⸻ 96
#21 연상: 비 오는 날 실연과 김치전이 만나면 ⸻ 101
#22 말장난: 유치하지만 재밌는 간질간질 말장난 ⸻ 105
#23 자폭 개그: 심장이 두근두근 설레는 이유는? ⸻ 109
#24 패러디 아임 유어 파더? ⸻ 113
#25 의인화: 밤에는 해도 자고 들판의 벼들도 잠을 잔다 ⸻ 117
#26 새로운 표현: 누구나 하는 뻔한 표현은 노잼 ⸻ 121
#27 난이도: 쉽게 쓰기가 더 어렵다 ⸻ 125
4장 내 문장의 실전 연습: 싫어도 꼭 써야 할 글, 쉽게 해결하자
#28 쓰는 이유: 누구에게나 써야 할 이유가 하나쯤은 있다 ⸻ 130
#29 독자: 누구에게 내 글을 읽게 할까? ⸻ 134
#30 목적: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린 캠페인 ⸻ 139
#31 진정성: 솔직한 처음 한 줄이 계속 읽을지 말지를 결정한다 ⸻ 143
#32 길이: 길게? 짧게? 길이는 중요하지 않아! ⸻ 147
#33 연애편지 1: 사랑에 빠지면 편지가 쓰고 싶어진다 ⸻ 151
#34 연애편지 2: 나에게만 보이는 네 모습을 연애편지에 써 볼까? ⸻ 155
#35 생일: 생일 축하 문자로 글쓰기 연습을 한다고? ⸻ 160
#36 댓글: 댓글 한 줄로 쉽게 시작해 볼까? ⸻ 164
#37 여행: 어쩌면 나도 여행작가? ⸻ 168
5장 내 문장의 꼴불견: 쓰기 전에 생각하고, 쓰고 나서 돌아보자
#38 외국어: 보그 병신체와 판교 사투리 ⸻ 174
#39 ~것 같다: 확실한 건 없고, ‘~것 같다’만 많다? ⸻ 178
#40 주어: 주어 찾아 삼만리? ⸻ 182
#41 많다/적다, 크다/작다: 가능성은 적을까, 작을까? ⸻ 186
#42 틀리다와 다르다: 우리는 모두 다르다, 그렇다고 틀린 것은 아니다 ⸻ 190
#43 동어 반복: 동어반복은 제발 그만! ⸻ 194
#44 과잉 존댓말: 문법을 파괴하는 과잉 존댓말 ⸻ 198
#45 단문: 글에도 다이어트가 필요해! ⸻ 202
#46 어순: 알쏭달쏭, 도대체 어떤 단어를 꾸미는 걸까? ⸻ 207
6장 내 문장의 기초 체력: 매일 조금씩 글 근육을 키우자
#47 읽기: 읽기가 먼저다 ⸻ 212
#48 낯설게 보기: 익숙한 것을 낯선 시선으로 보기 ⸻ 216
#49 관찰: 쉽고도 어려운 ‘자세히’와 ‘오래’ ⸻ 221
#50 밑줄 긋기: 밑줄 긋고 흉내 내기 ⸻ 225
#51 비틀기: 똑바로만 보지 말고 삐딱하게 때로는 거꾸로 ⸻ 229
#52 사전: 사전 없이 쓰는 글은 GPS 없는 지도앱! ⸻ 233
#53 손글씨: 디지털 디톡스를 위한 손글씨 처방전 ⸻ 237
#54 공간: 낯선 장소가 낯선 문장을 데려다줄지도 몰라 ⸻ 242
#55 꾸준함: 세바시, 15분? 글바시, 15분! ⸻ 246
#56 퇴고: 글은 쓰는 것이 아니고 고치는 것! ⸻ 250
나오며: 쓰기의 시대, 광고의 쓸모 ⸻ 2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