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홍경희 작가의 두 번째 수필집. 한 사람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넘어서서 우리 모두의 이야기다. 살아가면서 누구나 한 번쯤은 느껴봤을 고민들, 가족에 대한 복잡한 마음들, 그리고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사랑 이야기들이 자연스럽게 흘러나온다. 이 책을 만나는 독자들은 작가의 마음속 고백을 통해 각자의 삶도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삶을 이해하는 새로운 방법, 행복을 찾는 작은 지혜들을 만나게 될 것이다.
출판사 리뷰
홍경희 작가의 두 번째 수필집 《춤을 잃은 고래》를 읽으면 독자 연령대와 상관없이 마음 한구석이 찡한 울림을 줄 것이다. 나이를 먹어간다는 것, 그 과정에서 마주하는 크고 작은 변화들을 작가는 참 솔직하고 따뜻하게 들려준다.
<춤을 잃은 고래>라는 제목부터가 마음을 울린다. 이 제목은 작가가 남편의 지지와 칭찬을 잃은 후 삶의 의욕과 활력을 잃은 상태를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남편 다니엘은 홍경희 작가에게 “무조건적인 후원자”였다. 그가 쓴 글에, 만든 음식에, 그린 그림에 아낌없는 칭찬을 건넸다. 작가는 그런 칭찬을 “세끼 밥 먹듯” 들으며 살았다고 했다. 그 칭찬을 듣기 위해 더욱 노력했고, 그 결과 아내로, 엄마로, 그리고 작가로 더 나은 사람이 되어갔다고 고백한다. 하지만 남편이 아프고 세상을 떠난 후 모든 것이 달라졌다. 더 이상 그런 칭찬을 들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심지어 평소 싫어했던 남편의 잔소리조차 그리워한다고 했다. 남편을 “나를 춤추게 했던 푸른 바다”라고 회고하는 대목에서는 눈물을 훔치게 한다. 그 바다가 없어지니 고래가 춤을 잃은 것처럼 자신도 삶의 의욕과 기쁨을 잃었다는 것이다.
여든을 넘긴 작가는 몸이 예전 같지 않다는 걸 받아들이는 일, 자식들과 손주들이 자꾸만 변해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일, 때로는 가족들과 마음이 어긋나는 순간들까지 모든 것들을 가감 없이 털어놓는다. 하지만 그 솔직함 속에 원망이나 체념은 없다. 오히려 나이 든다는 것의 의미를 차분히 들여다보며, 그 안에서도 여전히 빛나는 것들을 발견해낸다. 이 책이 특별한 건 단순히 노년의 이야기만을 담은 게 아니라는 점이다. 세대와 세대 사이에서 벌어지는 소통의 어려움, 시간이 흐르면서 변해가는 관계들, 그리고 그 모든 변화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사랑의 마음들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읽다 보면 어느새 내 이야기를 읽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내가 겪고 있는, 혹은 언젠가 겪게 될 감정들이 그대로 담겨 있어서다.
《춤을 잃은 고래》는 한 사람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넘어서서 우리 모두의 이야기다. 살아가면서 누구나 한 번쯤은 느껴봤을 고민들, 가족에 대한 복잡한 마음들, 그리고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사랑 이야기들이 자연스럽게 흘러나온다. 이 책을 만나는 독자들은 작가의 마음속 고백을 통해 각자의 삶도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삶을 이해하는 새로운 방법, 행복을 찾는 작은 지혜들을 만나게 될 것이다.
마흔이 넘어서야 뒤늦게 아버지에게 인정받은 기분이었다. ‘문학을 했다면 일류 여류문학가가 되었을 거’라는 말씀이 너무 과분한 칭찬이어서 부끄러웠을 뿐, 내 안에 깊이 심어진 씨앗이었을 줄은 몰랐다. 내가 글 쓰는 것조차 모르고 가신 아버지. 아버지가 심어준 씨앗이 꽃으로 필 때까지 오래 걸렸다.
-<작가의말> 중에서
등줄기가 후끈했다. 그러나 눈 화살은 절대로 멈출 수 없었다. 아, 그런데 그녀는 나를 지나쳐 마침 열리고 있는 출입구를 빠져나갔다. 이촌역이었다.
‘잘 생각했다. 불리하면 삼십육계가 최고니라. 네가 택할 길은 오직 줄행랑뿐이다.’
휴우! 그제야 눈의 힘을 풀었다. 눈도 깜박이지 않고 쏘아봤더니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10분간의 불꽃 튀는 시선과 시선의 충돌! 그건 소리 없는 결투였다.
-<10분간의 결투> 중에서
노인이 혼자 병원에 왔으니 의사로서는 당연히 해야 할 말이었겠지. 하지만 자식 없는 노인에게는 더 외로움을 얹어주는 말이 되고 말 것이다.
나는 또 까칠한 성격이 발동했다. 꽈배기같이 배배 꼬인 생각을 했다.
‘그러면 죽는 일도 자녀분들과 의논해서 하라고? 얘들아, 나 죽을까? 살까?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봐야겠네.’
물론 의사의 진심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왜 그렇게 그 소리가 귀에 거슬렸을까?
-<자녀분들과 의논하세요> 중에서
작가 소개
지은이 : 홍경희
대전에서 출생했다.대한민국 미술대전 및 신사임당 미술대전 서예 부문에서 수상했다.서강대학교와 서울여대에서 서예를 지도했고, ‘상아서예학원’을 운영했다.2011년에 《문예사조》, 2012년에 《에세이문학》으로 등단했다. 수필집으로는 2015년에 《주행가능거리》를 냈고, 2025년 ‘용인시 문학창작지원금’을 받아 두 번째 책 《춤을 잃은 고래》를 출간했다.(사)한국미술협회·(사)한국문인협회·(사)한국수필문학진흥회·일현수필문학회·경인문예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목차
1장_ 10분간의 결투
책을 내면서 4
10분간의 결투 16
자녀분들과 의논하세요 21
가위눌리다 28
새끼님들께 告함 34
구피 산부인과 39
누가 먹었을까 44
다시 받은 운전 교육 48
콩가루 구급약 53
누구 땜에 생긴 병인디 60
세 번의 고비 65
2장_ 금쪽같은 늙은이
금쪽같은 늙은이 74
열두 폭 산수화와 선글라스 79
마음을 빼앗기다 84
카메라를 보내며 89
왜 닮지 못했을까 95
또 하나의 효자손 100
청사년 액땜 시리즈 106
싹수 112
우리가 사는 방법 117
집중 공격 124
3장_ 춤을 잃은 고래
춤을 잃은 고래 132
나의 애장품 137
어린 날의 아침 풍경 139
장마와 기청제祈晴祭 144
팔불출 엄마 147
검은 그림자를 퇴치하다 150
먼저 가는 게 이문이여 153
호야꽃 158
맨드라미 160
여든 잔치는 끝났다 163
4장_ 카지노 체험기
통신 강의 170
결혼식이 달라지고 있다 175
카지노 체험기 182
꿈 190
풀빵집 모녀처럼 194
괄약근 유감 200
사이버 망명 204
졸운卒運하는 그 날까지 209
내 인생의 환승역 218
아홉수를 넘긴 후 든 생각 220
5장_ 팔십에 다시 첫사랑을
팔십에 다시 첫사랑을 226
도날드 꽥꽥, 파이팅! 232
새아기 오는 날 238
막내아들 243
꽃봉투 249
나를 대접하다 254
손자 장가가는 날 257
작은딸은 큰손 263
작아진 몸피 267
작별 2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