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가장 최근 우리는 지난해 12·3 계엄으로 한때 위축되었던 민주주의가 강한 회복 탄력성을 바탕으로 점차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을 실감하고 있다. 이제, 철 지난 색깔론과 근거 없는 음모론으로 여론을 호도하려 했던 반민주 세력을 역사 속으로 퇴장시키고, 전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전쟁과 혐오, 불신의 악의 꽃들을 꺾어내며 민주주의를 선도하는 모범 국가로 나아가야 할 중대한 기로에 우리는 서 있다.
식민지였던 국가가 자력으로 민주주의를 정립하고 선진국 대열에 들어선 사례는 극히 드물기에, 우리의 ‘K-민주주의’는 K-콘텐츠를 넘어서는 역사적·정치적 위상을 지닌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의 민주주의가 수많은 이들의 헌신과 희생 위에 세워졌다는 사실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2025년 가을호 《신생》이 무엇보다 ‘광주’에 새삼 주목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출판사 리뷰
가장 최근 우리는 지난해 12·3 계엄으로 한때 위축되었던 민주주의가 강한 회복 탄력성을 바탕으로 점차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을 실감하고 있다. 이제, 철 지난 색깔론과 근거 없는 음모론으로 여론을 호도하려 했던 반민주 세력을 역사 속으로 퇴장시키고, 전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전쟁과 혐오, 불신의 악의 꽃들을 꺾어내며 민주주의를 선도하는 모범 국가로 나아가야 할 중대한 기로에 우리는 서 있다. 식민지였던 국가가 자력으로 민주주의를 정립하고 선진국 대열에 들어선 사례는 극히 드물기에, 우리의 ‘K-민주주의’는 K-콘텐츠를 넘어서는 역사적·정치적 위상을 지닌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의 민주주의가 수많은 이들의 헌신과 희생 위에 세워졌다는 사실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2025년 가을호《신생》이 무엇보다 ‘광주’에 새삼 주목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중략)…무더운 여름이 앞으로는 가장 서늘한 여름이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한 예감이 짙게 드리우는 요즘이다. 어느 날은 폭우가, 또 다른 날은 폭염이 찾아오며, 기후 위기가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님을 피부로 실감하게 된다. 이제 생태적 사고는 단지 문학적 가치 판단의 기준을 넘어, 우리의 삶의 방식을 근본적으로 반성하고 새롭게 전환하는 필수적인 원칙이 되어야 한다는 절박한 인식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우리가 민주주의의 회복 탄력성에 기대를 걸듯, 이제는 생태적 사고의 전환을 통해 전지구적 차원의 회복 탄력성을 갖추기 위해 노력해야 할 때다. 《신생》은 앞으로도 생태 문제에 천착하며 새로운 담론을 생산하는 데 온 힘을 다할 것이다.
[장소의 혼으로 피어나는 시]
백애송 | 기억의 장소 그리고 흘러가는 시간
―광주의 시
옛 전남도청은 5·18의 최후의 항쟁지이다. 금남로는 시위의 중심 거리이자 2025년 현재에도 집회와 시위의 상징적 매개체 역할을 하고 있다. 5·18 구묘역과 국립 5·18민주묘지는 희생자들의 안식처이자 국가 차원의 기억의 공간이다. 기억의 장소는 단순히 배경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축적된 공간으로 기능하며 오늘도 기억을 갱신하고 있다.
[기획특집] 현상과 시의 콘텐츠화
노태훈 ‘과정’으로서의 독서, ‘굿즈’가 된 책?
―놀이문화로서의 텍스트힙과 책 읽기의 유희성
허 희 활자의 역습 : 텍스트힙 현상이 재편하는 출판 시장
배옥주 텍스트힙으로 향유되는 시의 유형들, ‘힙한시’란 무엇인가?
―에크프라시스 미학의 비누방울 놀이
책이 가지고 있는 외적 물성과 내적 감각을 ‘텍스트힙’ 문화는 최대치로 확장시키고 있기도 하다. 너무도 익숙해서 미처 자각하지 못한 여러 책의 ‘감각’을 젊은 독자들이 일깨우고 있는 것이다. 책도 ‘예뻐야’ 한다는 사실을, 책은 무엇보다 언어와 문장의 힘이 중요하다는 것을, 읽히지 않는 책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진리를 새삼스럽게 인식하게 된다. 삶과 유리된 사유와 지적 활동으로서의 독서가 아니라 일상과 분리되지 않는, 라이프스타일의 하나로 책은 자리한다. 여전히 그런 면이 없지는 않지만 책이 부르디외식의 ‘구별 짓기’에 적절하지 않은 사례가 된다면 독서 행위는 중대한 전환점을 맞이하게 될지도 모른다.
[특집시]
서효인 식분증 외 9편
서효인 시인은 공존과 공생에 대한 예민한 감각을 관념과 일상의 여러 층위에서 섬세하게 탐구하며 시적 감성을 불어넣는다. 그는 현대 사회의 위기의식을 지배, 소비, 경쟁, 배척 등의 구시대적 가치로 진단하고, 당대를 여러 곳에서 부서지고 금이 간 고리타분한 유물로 파악하며 깊은 자멸의 정서를 호소한다. 그래서 폐허와 같은 세계의 관념을 제시함으로써, 아무 데도 기대지 못하는 인간의 존재론적 고독을 형상화하고 있다. 일상은 서로를 소비하고 외면하는 ‘배설적 관계’로 가득하며, 대중은 상호 착취와 형이상학적 생존의 문제에 직면해 있다. 그 결과 인간은 ‘균열’의 상태로 존재하게 되고, 세계 곳곳에 상처 입은 존재의 양식을 드러낸다.
―「작품론」 중에서
필진 소개
[제3세계 시집 읽기] 14
살아있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가. 살아있다는 명제는 누구에게나 가파른 산맥이고 굽이가 많은 강물이다. 네팔 시인 두르가 랄 쉬레스타는 ‘살아있음’을 첨예하게 감각한 시인이다. 해발 7, 8천 흰 눈을 인 히말라야 영봉들을 문학의 뮤즈이자 메타포로 삼은 그는 다국어를 구사하는 다민족성을 품은 채 네팔 사회의 일상과 문화, 전통적 가치를 현대적 시각으로 섬세하게 포착해냈다. 그는 문학뿐 아니라 예술 분야 전반에 걸친 문화 운동, 민족어 및 문화유산 보존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특히 네팔어 외에도 네팔 바사의 네와르어로 시와 수필, 선율적인 노래 등을 창작하며 소수 언어 문학의 중요성을 부각시켰다. 《네팔 바사 문학 협회》와《네팔 바사 사히트야 파사》라는 네와르어 문학 단체에서 활동하며 소수 민족의 언어 권리를 옹호해온 진보적인 문학인이었다. ‘살아있음’에 올곧게 대응하는 그의 철학은 삶과 죽음 그리고 시의 소명과 투쟁에 접근하면서 생의 비밀을 읽고 있다.
[생태 시인의 프리즘]
남기택 정신 속으로 침투하는 게릴라 속성의 생태시 미학
――이문재의 시
이문재 시인은 생태학적 인식을 바탕으로 인간과 자연, 그리고 모든 생명체의 관계를 깊이 사유하고, 현대 문명의 비판과 생태 위기에 대한 문제의식을 시적으로 형상화하며, 더 나아가 인간과 자연의 조화로운 공존을 위한 새로운 생태적 상상력을 제시하는 한국 현대 생태시의 중요한 한 축을 이루고 있는 시인이라 할 수 있다. 그의 시세계는 생태주의적 가치를 문학적으로 승화시키며 독자들에게 생태적 감수성과 실천 의지를 고취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시로 미술을 읽다]
이성희 이미지로 만나는 시와 미술의 상상계 7
―두 번째 이미지 고양이(1)
고양이야말로 곤충의 더듬이나 꽃술 같이 섬세한 유정물이다. 그렇다면 역으로 생각해 보는 것도 가능할 듯하다. 시인이나 예술가들이 구현해 왔던 고양이를 통해서 예술 상상계의 가장 섬세하고 내밀한 더듬이를 체험할 수 있지 않을까? 상상계 속에서 고양이는 머리에서 발끝까지 감각과 감수성, 촉기의 비밀스러운 연금술적 결합체이다. 보들레르의 탄식처럼 우리는 그 자연의 황홀한 연금술 속으로 빠져들게 되리라.
작가 소개
지은이 : 전망 편집부
<해양과 문학>
목차
이번호를 내면서
장소의 혼으로 피어나는 시
백애송 기억의 장소 그리고 흘러가는 시간
신작시
구석본 풍뎅이 추억
김수열 남주가 신고 갔다
황길엽 바람은 부딪히면서 힘을 키운다
강기림 인류새
남선현 지네가 물고 간 밤
송종찬 눈사람
이병률 이번 생은 꽃 이름 하나 알다 가는 것
윤홍조 명물
여태천 어떻게 해 볼 수 없는 것처럼
이은숙 도서관 풍경
안현미 거의 없는 사람
최하연 모과와 그림자
이정희 연대連帶
최석균 소문의 바다
박술 말머리 성운
이훤 접몽
정령 LOVE BUG
한백양 데이 워커Day Walker
김정미 입술을 깨물면
안수현 팔베개
특집시
서효인 식분증 외 9편
E-mail 대담
소유정 곳곳의 믿음을 들여다보는 일
폐허에는 기댈 데가 없다
제2회《신생》신인상
수상자 이정예
제2회《신생》신인상 심사평
시작과 끝을 똑바로 마주하며
기획특집 /보이지 않는 광장에서 문학하기
노태훈 ‘과정’으로서의 독서, ‘굿즈’가 된 책?
―놀이문화로서의 텍스트힙과 책 읽기의 유희성 4
허희 활자의 역습 : 텍스트힙 현상이 재편하는 출판 시장
배옥주 텍스트힙으로 향유되는 시의 유형들, ‘힙한시’란 무엇인가?
생태 시인의 프리즘 14
심은섭 정신 속으로 침투하는 게릴라 속성의 생태시 미학 195
제3세계 시집 읽기 14
김수우 살아있음에 살아있음으로 응답하라
―두르가 랄 쉬레스타, 『누군가 말해 달라 이 생의 비밀』
시로 미술을 읽다 7
이성희 이미지로 만나는 시와 미술의 상상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