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예술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느껴야 할 다양한 감정을 선사해 준다. 때로는 힘들고 지친 일상에서 벗어나 휴식과 위로의 순간을 누리게도 해준다. 여기, 조선의 두 천재 화가 정선과 김홍도가 옛 그림으로 우리에게 말을 걸어온다. 산더미 같은 업무에 바쁜 하루에 몸과 마음이 고달프겠다고, 사랑하는 이가 갑자기 떠나 그립겠다고, 병들고 약해지는 자신의 모습에 서글프겠다고. 이리 와서 아름다운 산수 속에서 잠시 쉬어 가라고,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의 얼굴을 보며 위안받으라고, 고요한 달밤의 폭포 풍경으로 어지러운 마음을 편히 다스리라고 말한다.
한국 미술을 쉽고 재미있게 풀어주는 최고 이야기꾼 탁현규는 이 책에서 조선 미술의 정수를 보여준다. 정선과 김홍도는 조선 문화가 세계 제일이라는 자부심으로 중국의 영향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길을 걷던 17~18세기 문화 절정기에 활동한 화가들이다. 이 책에 실린 정선의 〈인왕제색〉과 〈금강전도〉가 국보로, 김홍도의 〈삼공불환도〉와 〈추성부도〉가 보물로 높이 평가받는 이유다. 이 그림들은 최근 K컬처 성지로 불리는 국립중앙박물관, 간송미술관, 호암미술관 전시 때마다 관람객의 눈을 사로잡는 인기작이기도 하다. 이 책은 작품 소장처에서 직접 제공해 준 고해상도 이미지를 도판으로 사용하여, 바탕천의 질감까지 생생하게 전달한다. 또한 2021년 삼성가에서 국가에 기증한 ‘이건희 컬렉션’도 소개해 준다.
정선과 김홍도, 두 화가가 130년 동안 붓으로 펼쳐낸 아름다운 그림들은 옛사람들에게 커다란 휴식과 위로를 주었다. 그 그림들이 수백 년의 시간을 거쳐 지금 우리에게 닿았다. 조선 그림이 주는 휴식과 위로의 순간을 오늘날의 독자들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출판사 리뷰
“이 그림들을 보는 시간에
당신이 행복해지면 좋겠습니다”
한국 미술의 최고 이야기꾼
탁현규가 전하는
조선 그림의 마음
국립중앙박물관, 간송, 호암미술관 전시의 인기작
이건희 컬렉션의 화제작
우리나라 국보와 보물
이 그림들을 한 권 책으로 만나다!
조선 화가들이 우리 일상에 안부를 묻다
예술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느껴야 할 다양한 감정을 선사해 준다. 때로는 힘들고 지친 일상에서 벗어나 휴식과 위로의 순간을 누리게도 해준다. 여기, 조선의 두 천재 화가 정선과 김홍도가 옛 그림으로 우리에게 말을 걸어온다. 산더미 같은 업무에 바쁜 하루에 몸과 마음이 고달프겠다고, 사랑하는 이가 갑자기 떠나 그립겠다고, 병들고 약해지는 자신의 모습에 서글프겠다고. 이리 와서 아름다운 산수 속에서 잠시 쉬어 가라고,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의 얼굴을 보며 위안받으라고, 고요한 달밤의 폭포 풍경으로 어지러운 마음을 편히 다스리라고 말한다.
조선의 산수로 휴식을 주다
조선 최고 선비 화가, 겸재 정선은 노론 사대부 출신이었다. 조선 전기에는 주자 성리학을 이념으로 하여 모든 문화의 기준을 중국으로 삼고 중국의 산천과 문물을 그렸다. 그러나 후기로 들어와 조선에 맞는 조선 성리학을 독자적으로 발전시키면서 문화 자부심을 갖고 조선의 산천과 문물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 선두에 선 이가 정선이고 그런 그가 발전시킨 게 진경산수화였다.
한양 토박이인 정선은 팔십 평생의 벗 이병연과 함께 북악산과 인왕산도 오르고 한강에서 배도 탔다. 그 과정에서 조선의 풍경을 담은 진경산수화들을 무수히 그려냈다. 한양 핫플레이스이자 정선 자기 집 뒷동산이었던 인왕산을 그린 〈옥류동〉, 〈청풍계〉, 〈인왕제색〉 등이 그 예다. 특히 〈인왕제색〉은 평생지기 이병연이 죽고 나서 그를 그리워하는 마음을 담아 비 갠 인왕산을 그린 대작이다. 인왕산 골짜기에 내려앉은 자욱한 비구름, 화강암 바위의 굳센 기운, 비가 내려 여기저기에 새로 생긴 폭포 등을 수묵만으로 표현하여 오늘날 국보에 지정되었다.
정선이 벗 이병연과 함께 여행한 곳으로는 금강산과 관동팔경도 있었다. 이곳에서도 많은 그림을 탄생시켰는데, 특히 금강산 그림은 정선 진경산수의 핵심이 되었다. 국보인 〈금강전도〉와 보물인 《해악전신첩》이 그 예다. 〈금강전도〉는 산 형태를 태극 문양으로 하여 신비로움까지 자아내는 걸작이다.
정선은 지방관 생활도 여러 번 했는데, 마지막 지방관 자리는 경기도 양천 현령이었다. 이는 한강에서 배 타고 그림 그리라는 영조 임금의 배려 덕분이었다고 한다. 영조 임금은 정선을 이름으로 부르지 않고 호로 부를 정도로 아꼈다. 한강 그림이 포함된 보물 《경교명승첩》이 양천 현령 시절에 탄생했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우리는 어느덧 물 맑고 바람 시원한 한양 명소를 즐기는 선비가 되고, 한강에 떠 있는 배들을 보며 강변을 거니는 산책자가 되고, 동해의 붉은 해돋이와 아름다운 만이천봉 금강산을 돌아다니는 여행자가 된다. 힘들고 지친 일상에서 벗어나 정선의 그림에서 잠시 쉬어가 보자.
평범한 일상 풍경으로 위로를 건네다
조선 최고 화원 화가, 단원 김홍도는 21세부터 도화서에서 두각을 나타낸 천재였다. 그는 중국 그림 소재마저 조선화시킨 정선을 이어받아 중국 고사인물화를 조선 것으로 변형시켰다. 중국 각 분야의 명사들 16명이 참석하여 시, 그림, 음악을 함께 즐긴 유명한 모임 그림인 〈서원아집도〉를 그린 뒤, 자신의 지인들과 귀천 없는 모임을 만들어 어울렸던 순간을 〈단원도〉로 그려내기도 했다.
김홍도는 도화서 화원으로 있는 내내 정조 임금의 총애를 받았다. 정조 임금이 “김홍도는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이라 그 이름을 안 지 오래되었다. 30년 전에 어진을 그렸고 이때부터 모든 그림 그리는 일에 대해서는 다 홍도로 하여금 주관하게 했다”고 적었을 정도다. 그런 정조 임금에게 김홍도가 마지막으로 바친 그림이 《주부자시의도》 8폭 병풍이다. 주자(주부자)의 시가 뜻하는 바를 그린 그림이란 뜻이다. 《주부자시의도》는 정조 임금이 이루고자 했고 당시 백성들이 간절히 바랐던 태평성대를 잘 담아냈다. 그것은 집집마다 굶주리지 않고 행복하게 사는 세상이었다.
이런 생각을 한 폭 그림처럼 8폭 병풍에 담은 것이 보물 〈삼공불환도〉다. 자신의 은거 생활을 삼공(조선식으로는 삼정승) 자리와도 바꾸지 않겠다던 남송 문인 대복고의 시를 그린 것이다. 그런데 그림 속 등장인물들이 모두 조선 사람들이고 그림 속 집과 나무와 바위가 모두 조선 것이다. 화폭 왼편 논에서는 조선 농부들이 김매기를 하고 있다. 농부의 아내는 새참 바구니를 이고 나무다리를 건너는데, 강아지 한 마리가 앞서고 아이가 뒤따른다. 지금 우리네 삶의 정겨운 풍경과도 닮아 마음이 뭉클해진다.
아무리 태평성대에 산다 해도 병들고 늙고 죽는 건 피할 수 없다. 보물 〈추성부도〉는 14살 늦둥이 아들의 수업료도 내지 못할 만큼 궁핍한 상태에서 병들어 죽어가는 김홍도의 심정을 담은 최고 걸작이다. 김홍도는 만물이 스러져 가는 가을날 풍경을 그리고 그 위에 구양수의 시 〈추성부〉를 옮겨 적었는데, 마지막 두 글자 ‘탄식’만 줄을 바꿔 따로 썼다. 화가의 절절한 슬픔이 이상하게도 위로의 말처럼 다가와 우리 삶을 다독인다.
K컬처 성지에서 높은 문화의 힘을 만나다
한국 미술을 쉽고 재미있게 풀어주는 최고 이야기꾼 탁현규는 이 책에서 조선 미술의 정수를 보여준다. 정선과 김홍도는 조선 문화가 세계 제일이라는 자부심으로 중국의 영향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길을 걷던 17~18세기 문화 절정기에 활동한 화가들이다. 이 책에 실린 정선의 〈인왕제색〉과 〈금강전도〉가 국보로, 김홍도의 〈삼공불환도〉와 〈추성부도〉가 보물로 높이 평가받는 이유다. 이 그림들은 최근 K컬처 성지로 불리는 국립중앙박물관, 간송미술관, 호암미술관 전시 때마다 관람객의 눈을 사로잡는 인기작이기도 하다. 이 책은 작품 소장처에서 직접 제공해 준 고해상도 이미지를 도판으로 사용하여, 바탕천의 질감까지 생생하게 전달한다. 또한 2021년 삼성가에서 국가에 기증한 ‘이건희 컬렉션’도 소개해 준다.
정선과 김홍도, 두 화가가 130년 동안 붓으로 펼쳐 낸 아름다운 그림들은 옛사람들에게 커다란 휴식과 위로를 주었다. 그 그림들이 수백 년의 시간을 거쳐 지금 우리에게 닿았다. 조선 그림이 주는 휴식과 위로의 순간을 오늘날의 독자들도 만끽하길 바란다.
선비 앞에는 꺾은 황국과 자국이 두세 송이씩 땅에 놓여 있고 옆에는 푸르고 붉은 그릇이 각각 있는데 아마도 술잔일 것이다. 시구에 술 이야기는 없지만 옛날 중국에서 중양절 날 언덕에 올라 국화주를 마신 관습을 떠올린다면 나름 이어지는 이야기다. 더군다나 시의 제목이 ‘음주’가 아니던가. 푸른 그릇이 엎어져 있는 걸로 보아 벌써 한 잔 들이켠 게 아닐까.
[‘술과 산을 벗하며 사는 즐거움, 〈동리채국〉과 〈유연견남산〉’에서]
정선이 75세경에 그린 〈여산초당〉은 조선 선비들이 생각했던 가장 완벽한 은거 장면을 그린 작품이자 중국 산수를 진경산수로 바꾸어 놓은 그림이다. 이 그림을 감상한 모든 조선 선비들은 마루에 있는 저 선비가 백거이가 아니라 본인이고 저 산이 여산이 아니라 설악산, 지리산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중국을 따라 하던 관습에서 벗어나 중국 것을 조선화시켰던 것이 가능했던 건 조선의 문화가 세계 제일이라는 자부심 덕분이었다. 이 문화 자부심은 조선 성리학이라는 고유한 이념이 만들어 냈다. 이념이 바뀌면 예술이 바뀌니 이념이 얼마나 중요한가. 이념이 모든 것을 바꾼다.
[‘벼슬을 내놓고 산속에 머무는 선비의 집, 〈여산초당〉’에서]
만약 그림 속 청풍계가 지금까지 이 모습 이대로 살아남았다면 이백 년 전 청풍계가 그러했듯 오늘날에도 서울 최고의 명소가 되었을 것이다. 이 작은 그림 한 장으로 청풍계 풍광이 왜 한양 도성 내에서 으뜸인지 알겠고 정선이 왜 조선 화가 가운데 으뜸인지도 알겠다.
[‘한양 최고 명소 인왕산에서 가을 단풍과 계곡물을 만나다, 〈청풍계〉와 〈청풍계지각〉’에서]
작가 소개
지은이 : 탁현규
한국 미술의 최고 해설가. 간송미술관 학예사 시절에 기획한 전시들로 명성을 얻고 한국 미술을 쉽고 재미있게 해설한 책과 강의로 큰 인기를 끌었다. 탁월한 안목과 유려한 입담으로 전하는 옛 그림 이야기는 우리에게 놀라움과 즐거움, 깊은 감동을 준다.서강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에서 미술사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간송미술관에서 일했으며 이화여대 초빙교수로 있으면서 동덕여대, 경인교대, 한성대 등에서 한국 미술사를 가르치고 있다. KBS1 프로그램 〈다큐 인사이트: 절, 붓다의 세상〉에 자문을 하고 직접 출연했으며, KBS에서 펴낸 『천상의 컬렉션』의 감수를 맡았다. 저서로 『아름다운 우리 절을 걷다』, 『조선 미술관』, 『삶의 쉼표가 되는 옛 그림 한 수저』, 『그림소담』, 『고화정담』, 『사임당의 뜰』, 『조선시대 삼장탱화 연구』 등이 있다.
목차
들어가며: 정선과 김홍도의 삶과 그림
1장 겸재 정선, 조선의 산수로 휴식을 주다
은퇴 후 산수에서 여유로운 삶을 살다: 〈귀거래도〉 10폭
술과 산을 벗하며 사는 즐거움: 〈동리채국〉과 〈유연견남산〉
벼슬을 내놓고 산속에 머무는 선비의 집: 〈여산초당〉
스승 집안이 살던 물 맑은 계곡과 정자: 〈옥류동〉과 〈청휘각〉
한양 최고 명소 인왕산에서 가을 단풍과 계곡물을 만나다: 〈청풍계〉와 〈청풍계지각〉
조선 500년 최고의 수묵화, 죽은 친구를 그리워하며 비 갠 인왕산을 그리다: 〈인왕제색〉
사또를 기쁘게 한 고기잡이 배들의 풍요로움: 〈행호관어〉, 《경교명승첩》
생선 꿰미를 주고받던 친구와의 우정: 〈촉재제시〉, 《경교명승첩》
영조 임금이 한양 궁궐에서 부채로 만난 도산 풍경: 〈도산서원〉과 〈계상정거〉
강원도 여행에서 장엄한 일출과 절 풍경을 보다: 〈낙산일출〉과 〈낙산사〉
동해 바닷가의 돌기둥과 바위 절벽이 빚어낸 절경: 〈총석정〉과 〈통천총석정〉
유학자도 머리 깎고 스님 되고 싶을 정도로 아름다운 금강산: 〈단발령망금강〉, 《해악전신첩》
한양 선비들의 핫플레이스가 된 금강산 절: 〈정양사〉, 《해악전신첩》
내금강 골짜기의 모든 물이 모여 만들어 낸 만 개의 폭포: 〈만폭동〉, 《해악전신첩》
선비 셋과 동자 둘의 눈길을 사로잡은 동해의 붉은 해돋이: 〈문암관일출〉, 《해악전신첩》
만이천봉 금강산을 방에 누워 즐기다: 〈금강전도〉
2장 단원 김홍도, 평범한 일상으로 위로를 주다
술에 취해 꽃을 보는 안빈낙도의 삶: 〈취후간화〉, 《고사인물도》
달밤에 배 띄워 놓고 술 마시며 노래를 읊다: 〈적벽야범〉, 《고사인물도》
기녀 둘을 데리고 산길을 오르다: 〈동산아금〉, 《고사인물도》
세상살이의 고단함을 위로하는 관세음보살과 선재동자: 〈지단관월〉, 《고사인물도》
거위 한 마리와 글씨를 맞바꾼 명필가의 무욕: 〈황정환아〉, 《고사인물도》
자식들이 기다리는 집으로 돌아오는 행복: 〈오류귀장〉, 《고사인물도》
매화를 아내로, 학을 아들로 삼은 선비의 깨끗한 삶: 〈서호방학〉, 《고사인물도》
위급한 순간에도 흔들림 없는 대학자의 여유: 〈무이귀도〉, 《고사인물도》
16명의 벗이 모여 시, 그림, 음악을 즐기다: 〈서원아집도〉
단원에서 귀천 없는 모임을 만들어 놀다: 〈단원도〉
객지에서 이슬비 맞는 이의 고달픈 심정: 〈기려원유도〉
고요한 달밤 계곡처럼 어지러움 없는 마음 상태: 〈정심〉, 《주부자시의도》
어머님 생신날에 집안사람들이 모두 모여 밥을 먹다: 〈제가〉, 《주부자시의도》
나라를 다스리는 일은 집집마다 굶주리지 않게 하는 것: 〈치국〉, 《주부자시의도》
농부와 여인들과 아이들의 얼굴에 가득한 가을걷이의 기쁨: 〈평천하〉, 《주부자시의도》
양반과 평민 모두가 행복한 일상을 누리는 태평성대: 〈삼공불환도〉
죽음을 앞두고 그린 노년의 쓸쓸함과 슬픔: 〈추성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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