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2025년 박화성소설상 당선작 『0시의 새』가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되었다. ‘박화성소설상’은 목포시와 문학과지성사가 공동으로 주관하며, 2021년 목포문학상 장편소설 부문으로 출발하여 2023년 박화성소설상으로 개칭된 상으로, 길지 않은 연혁에도 불구하고 한국 장편소설의 새로운 활로를 개척해왔다.
특히 완성도 높은 원고가 다량으로 접수된 금년도 작품들 중에서도 『0시의 새』는 “마지막 페이지를 덮을 때까지 시종일관 진지하고 긴장된 눈길을 뗄 수 없게 만”든다는 이수형(문학평론가)의 표현대로 뛰어난 몰입감과 신인답지 않은 능숙한 스토리텔링으로 한국 장편소설의 새로운 가능성을 펼쳐 보인다.
『0시의 새』는 두 명의 인물이 만들어내는 긴장감과 이야기의 광폭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흥미진진한 작품이다. 천문연구소 연구원 진율과 방송기자 차수지 두 인물의 교차 시점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본 소설은, 별개의 삶을 사는 두 인물들이 갑작스러운 사건을 계기로 서로 얽혀가며 앞서 해소되지 않았던 실마리들이 점차 풀리게 설계되어 독자에게 한층 깊은 몰입감을 선사한다.
출판사 리뷰
5천만 원 고료
2025년 박화성소설상 수상작!
우주의 알 수 없는 공모 속에서
새가 인도하는 다른 차원의 수수께끼,
모종의 비밀을 향해 직진하는 두 사람의 이야기
2025년 박화성소설상 당선작 『0시의 새』가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되었다. ‘박화성소설상’은 목포시와 문학과지성사가 공동으로 주관하며, 2021년 목포문학상 장편소설 부문으로 출발하여 2023년 박화성소설상으로 개칭된 상으로, 길지 않은 연혁에도 불구하고 한국 장편소설의 새로운 활로를 개척해왔다. 특히 완성도 높은 원고가 다량으로 접수된 금년도 작품들 중에서도 『0시의 새』는 “마지막 페이지를 덮을 때까지 시종일관 진지하고 긴장된 눈길을 뗄 수 없게 만”든다는 이수형(문학평론가)의 표현대로 뛰어난 몰입감과 신인답지 않은 능숙한 스토리텔링으로 한국 장편소설의 새로운 가능성을 펼쳐 보인다.
삶은 온갖 우연의 씨실과 날실로 엮여 있고 과학은 이를 필연이라는 의미망 속에 가두려 하지만, 소설은 이러한 합리화의 기제를 넘어선 광대한 세계의 역장을 제시한다. 이 세계는 우연과 필연의 이분법을 초과하는 거대한 확률의 지층 위, 즉 평행 우주의 물결 위를 유동하며 존재한다. 소설은, 이토록 압도적으로 복잡하고 불확실한 우주에서 우리의 보잘것없는 삶과 생명을 지탱하는 힘이 있다면, 그것은 가녀린 새의 형상으로 도래한 은총과 그 은총의 날갯짓을 헛되이 놓치지 않으려는 미약한 인간의 미약하지만은 않은 자유의지임을 설득력 있게 그려낸다.
─이소(문학평론가)
“어느 쪽이든 분명 그날은 달랐다.
마치 그 일이 어쩌다 일어난 게 아니라 처음부터 그렇게 정해져 있던 것처럼.
그저 벌어질 일이 순리대로 벌어진 것처럼.”
『0시의 새』는 두 명의 인물이 만들어내는 긴장감과 이야기의 광폭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흥미진진한 작품이다. 천문연구소 연구원 진율과 방송기자 차수지 두 인물의 교차 시점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본 소설은, 별개의 삶을 사는 두 인물들이 갑작스러운 사건을 계기로 서로 얽혀가며 앞서 해소되지 않았던 실마리들이 점차 풀리게 설계되어 독자에게 한층 깊은 몰입감을 선사한다.
진율은 어느 날 설명 불가능한 죽음을 맞은 낯선 이의 소식에 극심한 충격을 받는다. 이후 그는 불면증과 현실과 꿈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경험을 하며 자신의 존재와 현실에 의구심을 품기 시작한다. 불면의 시간을 보내던 진율은 전화벨 소리를 줄여달라는 이웃의 항의에 급하게 현관문을 열고 이유를 파악하려 애쓰지만, 그를 맞이한 건 전화벨도 텔레비전도 아닌 작은 새 한 마리다. 그러나 작은 새 한 마리는 시작에 불과했으며, 진율은 작은 새를 쫓아오는 세 명의 소인들을 마주하게 되고, 어떻게든 이를 지키려 애쓴다. 반면 차수지는 오랫동안 만나온 연인이 몽중에 죽게 되자 큰 충격에 휩싸인다. 연인이 의문스러운 죽음을 맞이한 것에 그치지 않고 그에게는 느닷없이 난해한 일들이 닥쳐온다. 제보자는 어디론가 사라졌으며, 예감할 수조차 없는 신비한 알이 손에 쥐어지며 불가사의한 미스터리에 맞닥뜨리게 된다. 이처럼 진율과 차수지는 각기 다른 방식으로 현실에 숨어 있는 미스터리를 감지하며 그 진실을 추적해나간다. 두 인물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세계의 비밀에 다가가며, 정해진 흐름을 따르지 않고 자신만의 의지로 새로운 길을 모색해나가던 중 서로를 인지하게 되는데‥‥‥
작가 한유주가 밝힌 심사평(“우리의 삶에서 이해할 수 없고 또 형언할 수 없는 사건들을 세심히 주목하며 하나씩 설명해보려는 작가의 의지가 마음을 움직였다”)처럼 『0시의 새』는 표면적으로는 미스터리와 긴장감 넘치는 서사에 천착한 듯 보이나, 실은 삶에서 이해할 수도 또 형언할 수도 없는 아득한 사건들을 세심히 조율해내고자 하는 작가의 의지, 그리고 이를 뛰어넘는 인간 존재의 운명과 자유의지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독자들은 이 작품을 통해 꿈과 현실, 차원과 공간이 겹치는 공간에서 불완전하지만 그렇기에 아름다운 인간의 의지와 행동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2025년 박화성소설상 수상작 『0시의 새』는 신인 작가 윤신우의 과감한 문학적 시도와 감각을 증명하는 작품이다. 앞으로도 매년 박화성소설상을 통해 선보일 한국소설의 신선한 흐름과 가능성을 기대해봐도 좋을 것이다.
그것은 아주 영악한 저주였다. 처음에는 순진한 얼굴로 입에서 입으로 하나둘 옮아가던 흔해빠진 이야기에 불과했다. 그러나 녀석은 내게 당도하자마자 갑자기 고개를 돌려 본색을 드러냈다. 삽시간에 가면을 바꾸고 돌변하는 중국의 변검 예술가처럼. 저주의 얼굴에는 결코 저주라고 씌어 있지 않다. 그건 나도 알고 싶지 않았던 사실이다.
그때 그 접시를 들여다보며 내가 느낀 찰나의 위화감은 일종의 예고 같은 것이었을까. 가장 처음 만들어진 부분이 가장 마지막을 장식한다는 것. 시작이 끝을 지배한다는 것.
내 주변의 흐름이 교묘하게 뒤틀렸다, 나도 모르는 새 어쩌다가 그렇게 돼버렸다, 정확히 그런 기분이었다. 그리고 그런 기분은 이내 어설픈 가설에서 진화해 보다 현실적인 경고 신호를 보내왔다. 조용하던 복도가 갑자기 침묵을 잃은 것이다. 잠시 평정을 찾았던 손끝은 다시 요동했다. 아까보다 더욱 적실하게.
작가 소개
지은이 : 윤신우
1993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한양대학교 ERICA캠퍼스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졸업 후 7년간 방송기자로 일했다. 2024년 단편소설 「사각지대」로 한국소설가협회 한국소설신인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