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책머리에
공감과 연대 그리고 공유의 세상을 위하여
최기종(상임대표)
탄핵정국이 길어지고 있다. 불법계엄사태가 5개월째 접어들었는데도 탄핵소추가 지지부진이다. 국민들은 불안과 불면에 시달리고 있다. 어서 빨리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은데도 그러지 못하고 있다.
윤석열의 군사반란죄는 분명하다. 첫째 비상계엄 선포의 정당성을 확보하지 못했고 둘째 국회 활동을 방해했고 셋째 선관위 업무를 방해했고 넷째 계엄 포고령 자체에 위헌성이 있었고 마지막으로 법관을 비롯한 정치인, 언론인 등을 체포 지시했다. 이 다섯 가지 중 어느 하나라도 위반하면 곧바로 탄핵되는 것이다. 그런데도 헌법재판소는 증인심문을 마치고도 선고일정을 미루고 있다.
사실 ‘윤석열 퇴진 비상행동’은 윤의 파면을 기정사실화하면서 지난 박근혜 퇴진 촛불혁명 이후를 반성적으로 평가하면서 사회대개혁으로 시선을 돌렸다. 작년 12월 11일에 사회대개혁비상행동을 발족시켰다. 11가지 사회대개혁 의제에 따라 소위원회를 두고 가급적 시민들의 요구를 담은 사회대개혁과제 초안을 마련하겠다는 목표를 두었다. 주권자 시민의 힘으로 윤을 체포한 만큼 이 힘을 토대로 정권퇴진과 사회대개혁 완성의 길로 나아가겠다는 담대한 포석이었다.
그런데 윤의 파면이 길어지면서 사회대개혁의 길 의제 토론은 당분간 멈추고 있다. 무엇보다도 윤의 퇴진이라는 전제가 막히면 사회개혁이라는 대전제도 물거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윤의 퇴진이라는 도도한 물결은 어느 누구도 막을 수 없는 것이다. 윤의 파면은 명약관화하다.
이에 이번호 지상토론회의 주제는 사회대개혁의 길이다. 김도흠 교수의 글을 인용하면 먼저 노동 중심의 생태적인 참여 민주적인 사회가 요구된다고 이것이 신자유주의 체제를 극복하는 대안이라고 한다. 둘째는 패러다임의 전환이다. 다가오는 시대는 국민총생산보다 그 나라의 강과 숲에 얼마나 많은 생명이 살고 있는지, 국력보다는 거리를 지나는 사람들이 얼마나 미소를 짓고 있는지, 국부를 늘리기보다 얼마나 가난한 사람들에게 공평하게 분배되고 있는지, 뛰어난 인재를 길러내기보다 못난 놈들이 얼마나 자신의 숨은 능력을 드러내는지, 기업 이윤을 늘리기보다 얼마나 노동자들이 행복하게 자기실현으로서 노동을 하고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패러다임의 전환은 11가지 사회대개혁에서 요구되는 것이다. 노동자 임금이 높으면 생산성도 높아지고,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하여 세율을 높이면 경기가 살아나고, 국방비를 국민총생산의 1%로 낮추면 세계는 장기침체와 굶주림에서 벗어날 수 있고, 기후 위기를 위하여 기업이 나서면 기후 위기로 인한 손실비용이 줄어든다는 것도 생태적인 접근인 것이다.
어떻든 사회대개혁의 길은 새로운 사회의 건설이다. 이를 위한 전제는 노동자 계급의 독자적 정치세력화다. 노동자 계급의 정치세력화는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에 있다. 이것은 대결적이고 비효율적인 보수양당체제를 벗어나서 3당체제로 가는 바로미터다. 틀림없이 다가올 대선국면에서 전보정당의 선거 연합과 연합 후보를 통한 담론 투쟁이 절실히 요구된다.
그리고 대개혁의 길에서 풀뿌리 대중조직의 건설도 중요하다. 현재 상존하는 민족모순, 젠더모순, 지역모순을 극복해야 한다. 그리고 기후위기에 대대로 대처하고 노동자, 청년, 여성, 소수자와 연대하여 풀뿌리 대중조직을 건설하고 고양하는 것도 중요하다.
우리 <<민족작가>> 지가 발간된 지 벌써 9호에 접어든다. 한반도의 화해와 통일을 지향하고 노동을 중시하고 세계 평화와 생명의 외경 등 진보적인 아젠다를 중시하면서 힘차게 노를 저어왔다. 그것도 연 2회 발간이라는 어려움을 딛고 회원들의 십시일반으로 지평을 넓혀온 것이다. 이에 더하여 어서 빨리 윤석열 탄핵이 선고되어 사회대개혁의 길에 우리 민족작가연합도 함께 하기를 고대하겠다.
이번 호에는 민족예술인 여태명, 정설교, 박금만 화가의 작품을 지상 전시했다. 여태명 작가는 최동현의 시를 시화로 탄핵국면에서 똑바로 가자고 헌법은 우리들의 피와 눈물이라고 강조한다. 정설교 작가는 통일을 위하여 거침없이 가자며 백두의 봄, 목어로 통일을 기원한다. 박금만 작가는 여순항쟁의 비극과 분노를 그려냈다. 지상전시회에 응해주신 세 분에게 다시 한 번 감사를 들린다.
이어서 특집1에서는 ‘퇴진 운동의 조건과 사회대혁의 길’을 발제로 지상 토론회를 벌였다. 박근혜 탄핵 이후 촛불혁명이 세운 문재인 정권은 노동자, 서민 등 기층 민중의 이해를 대변하지 못했다. 산자유주의 체제를 극복하지 못하고 미국에 복종하면서 전전긍긍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 우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세상을 바꾸는 사회대개혁의 길은 어디에 있는가? 이런 제안을 토대로 이도흠 교수를 모시고 지상토론회를 열었다.
특집2에서는 양희철 선생님의 시 「아침」외 9편을 초대했다. 양희철 선생님은 1962년 평양에 다녀온 사실이 발각되어 199년 3.1절 특사로 가석방되기까지 33년간 비전향장기수이다.작년 시집 『신념의 강자』추천되어 민족통일문학상을 수상했다. 특집3에서는 민족통일문학상, 신인문학상을 발표했다. 민족통일문학상으로는 『웃음』(강상기 시인의 시집)이 선정되었다. 강상기 시인은 1982년 오송회 사건으로 구속, 해직되었고 1989년에는 전교조 사건으로 해직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족통일의 길을 꿋꿋하게 보여주신다.
이번 신인상은 5명이 수상했다. 시부문 김재선, 이경선, 이정훈 님이 통일과 노동 현실을 고발하고 역사 정의를 드러내는 아젠다가 돋보였다. 소설부문에서는 임향진 님이 「증발한 사나이」를 수필부문에서는 이범주 님이 이 나라에서의 ‘악의 평범성’에 대해」를 써서 심사위원들의 공감을 받았다. 수상하신 5분에게 축하를 보낸다.
글밭에서는 시 39명, 소설 3명, 수필 4명, 평론 3명, 탐사보도 2명이 투고했다. 전반적으로 민족의 화해와 통일을 그리고 노동 현실을 직시하고 탄핵국면에서 주권재민의식이 들어나서 우리회 기관지를 돋보이게 해서 참여하신 분들에게 고마움을 보낸다.
윤의 파면이 변수가 된지 40 여일이나 된다. 국민들은 학수고대하며 오늘내일 하면서 헌법재판소만 쳐다보고 있는데 아직까지 소식이 없다. 그래도 윤의 파면 이후 세상을 위하여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지 공감과 연대 그리고 공유의 세상을 위하여 우리 모두 투쟁의 열기를 모아야겠다.
2025년 10월 24일
목차
1. 민족예술인 지상전시
김봉준/정설교/조신호
2 사진마당
사진으로 돌아보는 민족작가
3. 특집 1 지상 토론회
국가보안법은 반헌법적 반문명적인 악법이다.
발제/토론 1/2/3
4. 특집 2 초대시 강상기 시인
5. 특집 3 신인상 발표
6 회원 글밭
7. 탐사보도
4.3 길을 가다
DMZ 활동보고
만국의 노동자여 ! 단결하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