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아빠의 장례식장에서 느끼는 어린아이의 마음을 담은 그림책이다. 슬픔을 이해하지 못하던 주인공이 친구의 조용한 위로를 통해 처음으로 감정을 깨닫는 순간을 그렸다. 감정을 설명하기보다 느끼게 하는 담백한 표현이 돋보이며, 상실과 위로의 의미를 아이의 눈높이에서 다시 생각해 보게 한다.
출판사 리뷰
아직 상실을 이해하지 못하는 어린 마음이
같은 높이의 위로를 만나 감정을 깨닫는 이야기《이상하다》는 한 아이가 아빠의 장례식장에서 느끼는 낯선 감정을 담백하게 담아낸 그림책이다. 속표지에 등장하는 젊은 남자의 영정 사진은 독자에게 상황을 단번에 알려 주지만, 주인공 아이는 아직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른다. 처음 보는 어른들이 자신을 알고 있는 것도, 모두가 울고 있는 풍경도 이상하기만 하다. ‘왜 나만 눈물이 안 날까?’,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까?’ 아이는 어른들의 슬픔을 이해하지 못한 채 그저 어리둥절할 뿐이다. 그러던 어느 순간, 친구인 연우가 다가와 말없이 아이를 꼭 안아 준다. 그제야 아이는 처음으로 자기 안에 자리한 슬픔을 깨닫는다.
작가 구삼영은 어머니를 일찍이 떠나보낸 경험을 바탕으로, 너무 커서 한순간에 받아들일 수 없었던 슬픔을 아이의 시선을 경유하여 그려냈다. ‘이상하다’라는 말과 그 뒤에 이어지는 독백은 단순히 감정을 못 느끼거나 감정이 부재한 상태가 아니라, 슬픔을 이해하기 전에 마주한 공백의 순간이자 감정이 언어를 찾기 전의 혼란스러움이다. 아이의 목소리를 따라가면서 독자들은 아이가 겪는 감정의 지연을 함께 체험하고, 그래서 마침내 감정이 터져 나오는 순간에 깊은 울림과 해방감을 경험하게 된다.
《이상하다》의 모든 장면은 무채색이다. 연필과 콩테의 질감만으로 이루어진 장면들은 거친 듯 섬세하다. 아빠의 죽음이라는 무거운 현실을 극적으로 표현하는 대신, 절제된 형식과 담백한 연출을 사용했다. 매끄럽게 정제되지 않은 선이 감정 표현의 섬세함을 더하고, 색을 덜어낸 여백은 오히려 감정의 진폭을 키운다. 또한, 장면 속 시선의 높이와 인물 배치에도 세심한 의도가 담겨 있다. 장례식장에 찾아와 위로를 건네는 어른들의 시선은 아이의 눈높이와 조금씩 어긋나 있지만, 친구의 시선과 포옹만은 같은 위치에서 닿는다는 점이다. 이러한 구도가 진정한 위로란 어디에서 오는가 라는 생각을 곱씹게 한다.
죽음과 상실을 소재로 하고 있지만, 《이상하다》가 전하려는 것은 결국 ‘삶의 연결’이다. 누군가를 잃은 자리에 또 다른 위로가 찾아오고, ‘누군가의 품’을 잃었다는 사실과 동시에, ‘또 다른 품’을 통해 세상과 다시 연결된다. 아이는 슬픔을 배우는 동시에 위로를 배우고, 그 경험은 곧 계속 살아가는 힘이 될 것이다. 이 책은 슬픔을 설명하거나 가르치지 않고, 슬픔이 찾아오기까지의 시간을 있는 그대로 따라가며, 어린이 그림책이 얼마나 깊고 성숙한 정서의 장르가 될 수 있는지를 보여 준다.
작가 소개
지은이 : 구삼영
곁에 있는 이의 마음이 무척이나 힘들어 보이면 가끔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를 때가 있어요. 그럴 땐 조용히 안아 주세요. 손을 꼭 잡거나, 등을 다정히 토닥이는 것도 좋아요. 고요한 온기는 마음 깊이 스며들거든요. 그런 감정의 울림이 누군가에게 닿길 바라며 이야기를 만들어요. 쓰고 그린 책으로 《엄마들은 다 그래》가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