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브루노와 할아버지의 문답은 ‘아무도 죽지 않는 세상’을 꿈꾸는 아이의 상상 뒤에 소중한 존재를 잃고 싶지 않은 마음을 비춘다. 시간과 탄생이 멈춘 세계를 그리며 죽음과 삶의 의미를 되묻는 여정은 묘지를 향한 나들이 속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죽음이 끝이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 머문다는 믿음까지 조명하며, 떠남의 슬픔을 견디는 법과 살아 있는 동안 누리는 감사의 시간을 생각하게 한다. 등장하지 않는 할머니의 존재감을 감각적으로 드러내며 독자가 자신의 상실과 위로를 함께 마주하도록 이끄는 작품이다.
출판사 리뷰
브루노는 왜 시간을 멈추고 싶은 걸까요?브루노와 할아버지와의 문답을 지켜보며
삶과 죽음에 대한 내 생각도 함께 들여다봅니다.
브루노가 만드는 새 세상에서는
슬픔이 없어질까요?할아버지, 내가 만드는 세상에서는 아무도 죽지 않아요
브루노와 할아버지는 옷을 잘 차려입고 어디론가 길을 나섭니다. 브루노는 할아버지한테 자신이 만들 새로운 세상 이야기를 합니다. 아무도 죽지 않고, 아무도 태어나지 않으며, 시간이 멈춘 세상이라고 합니다. 아무도 죽지 않고, 아무도 태어나지 않는 새로운 세상을 설계하는 브루노에게 할아버지는 그 세상이 어떤 모습이 될지 차근차근 설명해 줍니다. 아무도 죽지 않아 붐비게 될 세상, 아무도 태어나지 않아 새 생명의 두근거림이 없어질 세상에 대해서지요.
새로운 세상에 관해 여러 이야기를 했지만, 브루노가 원하는 것은 첫 번째 말 속에 있습니다. ‘아무도 죽지 않는 세상’은 특히 할아버지가 죽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투영된 세상입니다. 이미 소중한 사람의 죽음을 경험하고 그 슬픔을 아는 브루노는 할아버지를 잃는 슬픔을 다시 겪고 싶지 않습니다.
버스를 타고, 꽃집에서 꽃을 사고, 목적지를 향해 길을 걷는 가운데 대화가 계속 이어지지요. 브루노가 꿈꾸는 세상에 할아버지가 의문을 제기할 때마다 브루노는 조그만 머리로 대책을 계속 생각해 냅니다. 브루노가 꿈꾸는 새 세상은 어떤 모습이 될까요?
소중한 가족을 잃은 아픔 위로 우리는 새로운 시간을 채워 갑니다죽음 때문에 할아버지와 헤어지게 될 거라면, 차라리 아무도 죽지 않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것이 브루노의 계획입니다. 아무도 죽지 않으면 세상이 붐비게 되니까, 아무도 태어나지 않으면 되겠지 하는 것도 브루노의 대책입니다. 아무도 태어나지 않으면 모두가 늙어 가기만 하게 됩니다. 그러면 그들은 누구의 보살핌을 받을까요? 그렇다면 그냥 지금 이대로 차라리 시간이 멈춘다면 어떨까요? 이 또한 다른 문제가 생기지요. 동생은 영원히 아기일 것이고, 자신은 영원히 글을 읽을 줄 모르는 1학년으로 살게 될지도요.
죽음이란 무엇일까요?
새로 태어난다는 것은 또 무엇일까요?
시간을 멈추고 글 모르는 1학년인 채로 계속 살아가는 것이 가능할까요?
죽음이 끝이 아닌 다른 존재로서 머물며 우리의 행복을 기원하고 있다는 믿음생각할 것이 많아진 브루노는 머리가 어질어질합니다. 나무는 언제 그만 자랄지 스스로 아는 것 같은데, 브루노도 그때를 알게 될까요? 죽음과 헤어짐을 겪을 때 누군가를 원망하지 않으면서 우리가 이별의 슬픔을 견뎌 낼 수 있을까요? 나들이의 목적지인 할머니의 묘지에 도착해 할아버지는 할머니와 함께했던 날들과 브루노와 함께하는 날들이 감사하다고 말합니다. 우리는 태어났고, 언젠가 죽음을 맞이할 것이고, 그사이 시간 속을 살며 행복과 기쁨, 슬픔 그 모든 것을 겪지요. 언젠가는 꼬마 브루노도 다 겪을 것입니다.
책장을 다 넘기는 동안 할머니는 한 번도 등장하지 않지만, 이상하게도 할머니가 계속 나왔던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죽음이 끝이 아니라 정말 브루노와 할아버지 곁에 어떤 다른 존재로 머물렀던 걸까요?

브루노, 너만의 세상이 있니?
네, 내가 크면 세상을 창조하는 사람이 될 거예요.
모든 걸 새로 만들고 모든 걸 다르게 정할 거예요.
어떻게 말이냐?
내 세상에서는 아무도 죽지 않을 거예요.
그리고 네 동생은 계속 아기일 거야.
영원히 말이다.
기저귀가 얼마나 많이 필요하게 될지 상상해 보렴.
그리고 네 동생은 영원히 기어다니기만 하겠구나.
걷는 법을 결코 배우지 못할 거야.
작가 소개
지은이 : 자비네 볼만
뮌헨에서 태어나 배우, 성우, 작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야기는 저자에게 마치 나비처럼 밤낮을 가리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날아듭니다. 2004년 이후 80권이 넘는 책을 냈고, 2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었습니다.www.sabinebohlmann.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