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산촌에서 농사를 지으며 시를 써온 정주일은 세상과 거리를 둔 삶 속에서도 시를 통해 끊임없이 소통해 왔다. 첫 시집 『별은 어디에 있을까』에서 보여준 맑고 단정한 서정은 자연 풍경과 농사의 일상을 통해 돈오의 감동으로 다가오며, 시인의 삶과 시 세계의 출발점을 또렷이 드러낸다.
두 번째 시집 『그녀와 허수아비』는 공감각적 이미지와 비유, 상징을 통해 생활의 서사를 섬세하게 빚어내고, 이어지는 시편들은 노근리의 역사적 상처를 정서적 공감으로 끌어안는다. 네 번째 시집까지 이어지는 구성은 농심을 바탕으로 한 서정, 품격 있는 비판의식,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시 정신을 차분히 보여준다.
출판사 리뷰
1992년 <새농민> 지에 「동트기 전」 이 당선하고, 1999년 <농민문학>의 신인문학상에도 시가 당선되어 등단한 정주일 시인이 4시집 『작은 풀꽃으로 살아도』를 오늘의문학사에서 발간하였습니다. 이 책은 ‘서시 시상에 젖다’ ‘제1부 나무와 시’ ‘제2부 오라리 이장선거’ ‘제3부 안개 마을’ ‘제4부 돈대리 서정’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957년에 충북 영동에서 출생한 정주일 시인은 농사를 생업으로 살아온 분입니다. 작품 역시 농민들이 애독하는 <새농민>과 <농민문학>에 발표하여 시인으로 등단한 분입니다. 그의 생각과 서정은 온통 흙과 농작물 등 자연에 뿌리를 내리고 있으며, 그에 따른 성품이 온유하고 순수합니다. 시집 『별은 어디에 있을까』 『그녀와 허수하비』 『볍씨를 뿌리다』 『작은 풀꽃으로 살아도』 등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서평
#1 - 세상과 소통하지 않은 채 산촌(山村)에서 농사를 짓는 시인에게도 내면의 돌파구는 필요하게 마련입니다. 이 작업을 통하여 시인은 세상과 소통합니다. 그는 적당히 마른 체구, 꾸미지 않은 의상, 자분자분한 말씨, 쉽게 수긍하는 눈빛, 수줍은 듯 반갑게 잡은 두 손에서 60대의 지순한 소년을 만납니다. 그의 서늘한 눈망울에 이미 마음을 앗기었던 2005년에 첫 시집 『별은 어디에 있을까』의 작품을 감상하며 돈오(頓悟)의 감동으로 행복하였습니다.
솟대 끝에 앉은 기러기
하늘을 톡 쪼니
수천의 대나무 갈라지는 소리
―1시집 「겨울 하늘」 일부
무릎을 칠 만큼 시원한 작품입니다. 사실 산촌에서 농사를 짓는 시인이 자기 고장의 풍경을 노래하는 것이나, 농사와 관련한 에피소드를 형상화하는 일들은 당연한 귀결일 터입니다.
#2 - 공감각적 이미지, 그리고 비유와 상징을 살려낸 작품의 훈향(薰香)에 잠겨 있다가 2009년에 2시집 『그녀와 허수아비』의 작품을 감상하였습니다. 살아있는 그림처럼 자연스럽게 형상화한 작품은 그야말로 가슴 뭉클한 감동이었습니다.
옛 이야기로 떠있는
서리서리 새벽별 밟아
곶감 석 접 읍내 장에 내고 온
가난한 마누라의 입술에
곱게 당분이 피리
그때 내 얼굴도 환해지리
―2시집 「곶감」 일부
시인과 ‘가난한 마누라’는 충북 영동군의 지역 특산물인 감을 따고 잘 깎아서 곶감을 만듭니다. 주렁주렁 매달아 말리면 하얀 가루가 감 표면에 배어나옵니다. 마르면서 감의 살은 옅은 회색에서 황금색으로 변하고, 좀 더 말리면 햇빛과 같은 황갈색으로 변합니다. 시인의 아내는 이렇게 만든 곶감 석 접을 읍내 장에 가서 팝니다. 이와 같은 스토리에서도 순수한 정감을 공유하게 합니다. 절묘한 표현으로 잔잔한 감동을 생성합니다.
#3 - 첫 시집에 담겨 있는 ‘맑은 바람에 실린 서정과 시인의 지향’도 그대로이고, 두 번째 시집에 담겨 있는 ‘자연동화와 담결(淡潔)한 시 정신’도 거의 그대로이지만, 세상에 대한 품격 있는 비판과 역사의식이 오롯하였습니다. 순수한 서정을 작품으로 빚던 시인이 비판의식과 겨레공동체 의식을 작품으로 빚어내기도 합니다.
저기 저 낮은 자리
이름도 정다운 풀들
잎새마다 눈물의 별 하나씩 달고
보고픈 이름 부르고 있구나
- 제3시집 「노근리에서」 일부
충청북도 영동군 황간면 노근리는 북한의 침략으로 발발한 6.25전쟁의 와중에서 비롯된 불행한 사건의 현장입니다. 정주일 시인은 이 엄청난 사건에서 서사성을 염두에 두지 않고 있습니다. 역사적 사실에 대한 진실 공방이나 책임 소재 등에는 오불관언(吾不關焉)입니다. 다만 민간인 희생자들에 대한 정서적 동질성을 비유와 상징으로 그려냅니다.
#4 정주일 시인은 <세상이 갑작스럽게 변해가고> 있음을 체감합니다. 농사를 짓다 보면 온도계의 눈금처럼 변화무상한 과정을 확인하지만, 절대로 주눅들지 않는 시심을 지킵니다.
먼 강에까지 가서 물을 길어와
마른 땅에 부어주며 온갖 정성을 다했다
죽은 듯한 나무에 생기가 돌며
새눈이 봉긋하게 부풀어 올랐다
―4시집 「안개 마을 3」 일부
작품 「안개마을 1」의 절망적 현실, 그리고 「안개마을 2」의 과거 회상적 내면 의식, 그 과정에서 벗어나기 위한 시인의 지향은 농심(農心)의 황금꽃을 피우고, 그에 따라 새들이 찾아와 노래하며, 서서히 안개가 마을을 감싸주는 시심을 「안개마을 3」에 담아내고 있습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정주일
• 1957년 충북 영동 출생• 1992년 <새농민〉誌 「동트기 전」 당선• 1999년 <농민문학〉誌 신인문학상으로 등단• 농민문학 작가상 수상• 영동문협, 농민문학회원• 현 농업•저서시집 『별은 어디에 있을까』 『그녀와 허수아비』 『볍씨를 뿌리면』 『작은 풀꽃으로 살아도』
목차
서시 5
제1부 나무와 시
청맹과니 13
민들레 14
봉숭아 봉숭아 15
너의 마음 16
나무와 시 17
웃고 살자 18
종다리 20
사이 22
꽃바람 23
상촌 고추낭랑 1 24
상촌 고추낭랑 2 25
상촌 고추낭랑 3 26
상촌 고추낭랑 4 27
상촌 고추낭랑 5 28
흰나비 29
천상천하 유아독종 30
청시 31
월류봉 32
제2부 오라리 이장 선거
돌고개 35
허풍선이 36
오라리 이장 선거 39
금부처 42
고래좌 44
감나무엔 시가 46
두근두근 48
옛날에는 네모난 식물이 많았다 50
네모의 길 52
미안타 54
엄니 1 56
엄니 2 57
엄니 3 58
제3부 안개 마을
억! 61
붕 62
안개 마을 1 64
안개 마을 2 65
안개 마을 3 66
첫눈 67
검은 새 ― 바람에 대해 68
감 농사는 대풍이었다 70
마음속에는 72
봉식이 73
사리 74
송아지가 일 났네 76
나라님 명 78
벌떼 80
대방 댁과 본동 댁 82
제4부 돈대리 서정
돈대리 서정 1 87
돈대리 서정 2 88
돈대리 서정 3 89
돈대리 서정 4 90
돈대리 서정 5 91
돈대리 서정 6 92
돈대리 서정 7 93
돈대리 서정 8 94
돈대리 서정 9 95
돈대리 서정 10 96
돈대리 서정 11 98
돈대리 서정 12 99
돈대리 서정 13 100
돈대리 서정 14 101
돈대리 서정 15 102
돈대리 서정 16 103
돈대리 서정 17 104
돈대리 서정 18 105
돈대리 서정 19 106
돈대리 서정 20 107
돈대리 서정 21 108
돈대리 서정 22 109
돈대리 서정 23 110
돈대리 서정 24 111
돈대리 서정 25 112
돈대리 서정 26 113
돈대리 서정 27 114
돈대리 서정 28 115
돈대리 서정 29 116
돈대리 서정 30 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