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명작 동화에서 보아 온 사악한 늑대는 잊어라! 빨간 털실을 쫓는 늑대의 험난한 여정과 완전히 새로운 반전 결말이 만들어 낸, 훈훈미 넘치는 빨간 모자 이야기가 펼쳐진다.
출판사 리뷰
샤를 페로, 그림 형제, 필립 잘베르에 이은 빨간 망토 이야기의 재해석
빨간 모자를 쓴 소녀가 늑대를 만나 벌어지는 이 이야기를 처음 글로 기록한 사람은 샤를 페로였다. 샤를 페로의 민담집 『옛날 이야기와 교훈』에 실린 빨간 모자 이야기는 편찮으신 할머니에게 음식을 갖다 드리려고 집을 나선 소녀가, 할머니를 잡아먹고 할머니 행세를 하던 늑대에게 잡아먹히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샤를 페로는 이 이야기의 끝에 “소녀가 늑대와 같이 길에서 맞부딪친 수상한 자의 말을 듣지 않았다면 늑대의 저녁감이 되는 일은 없을 것이란 점을 배울 수 있다.”는 교훈을 적어 놓았다.
페로가 빨간 모자 이야기를 기록한 지 100여 년이 지난 뒤, 그림 형제 또한 이 이야기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림 형제의 『빨간 모자』는 결말을 바꾸어 사냥꾼이 늑대의 배를 갈라 할머니와 소녀를 구하는 해피엔딩에 이른다.
한편 그림책 작가 필립 잘베르가 빨간 모자 이야기에서 주목한 것은 ‘두려움’이다. 『너의 눈 속에』에서 필립 잘베르는 소녀의 시선과 늑대의 시선을 교차해 보여 주며 쫄깃한 긴장감을 불러일으키고, 익히 알고 있는 빨간 모자 이야기에 다시 한 번 몰입하게 한다. 자, 그럼 『늑대와 빨간 털실』은 몇 백년을 거슬러 온 이 소녀와 늑대 사이의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 냈을까?
빨간 망토를 찾아 나선 늑대의 고단한 여정
그 여정의 끝은 어디일까?
우연히 빨간 털실을 발견한 늑대는 냄새를 맡아 털실의 주인을 알아채고 다급하게 털실을 감기 시작한다. 헨젤과 그레텔이 과자 조각을 떨구고 갔듯, 빨간 털실의 주인은 그 털실이 풀린지도 모른 채 숲을 지나 장터를 지나 험한 산 고갯길을 넘어 아슬아슬 벼랑길을 건너갔을 테다. 늑대는 깎아지른 절벽 위에서도 ‘하나도 안 무섭다.’를 연발하며 털실 주인 쫓기에 혈안이 되는데…….
기존 이야기에서 늑대가 가히 위협적인 존재였다면, 『늑대와 빨간 털실』 속 늑대는 험난한 여정을 몸소 겪는 안쓰러운 캐릭터로 등장한다. 날카로운 이빨과 손톱이 무색하리만치, 빨간 털실을 온몸에 칭칭 감은 채 가까스로 소녀 앞에 모습을 드러낸 늑대. 늑대는 왜 고난을 마다하지 않고 소녀를 찾아왔을까? 마침내 만난 소녀에게 어떤 말을 했을까? 『늑대와 빨간 털실』은 빨간 모자 이야기에 익숙하다는 말이 무색하게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의 문을 열어젖힌다.
늑대라면 어떤가, 이야기의 주인이 되어 즐길 수 있다면!
익히 알고 있는 결말을 확실히 뒤집는 서사의 힘
『늑대와 빨간 털실』은 빨간 망토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늑대의 입장에서 바라보게 한다. 빨간 털실을 발견한 순간부터 늑대가 된 독자는 소녀가 어디 있는지 유심히 찾게 되고, 늑대가 물에 빠져 허우적댈 때, 높은 산 아래서 한숨 쉴 때, 가시밭에 넘어져 괴로워하는 순간, 늑대의 막막함에 이입해 여정을 쫓게 된다. 그리고 마침내 빨간 모자를 쓴 소녀를 마주한 순간, ‘나라면 이 소녀에게 무슨 말을 할까?’를 생각해 보게 되는 것이다.
늑대를 권선징악의 대상으로 사고해 왔던 그간의 경험을 내려놓고, 오롯이 이야기의 주인이 되어 즐길 수 있게 하는 힘. 『늑대와 빨간 털실』의 예상치 못한 반전은 늑대가 된 독자의 마음에 또 한 번 신선한 파란을 안겨 준다. 고단한 여정을 달려온 늑대를 위해 밤새 뜨개질하는 할머니와, 빨간 모자를 쓰고 나란히 걷는 늑대와 소녀. 이들에게 어떤 일이 있었던 건지 이야기의 나래를 펼쳐 보자.
작가 소개
지은이 : 황숙경
2010년 보림창작그림책 공모전 우수상, 2023년 비룡소 사각사각 그림책상 대상을 수상했습니다.쓰고 그린 책으로 『뱀이 좋아』, 『빨간 양말』, 『빨간 의자』, 『시 굽는 도서관』, 『구름 한 숟가락 ㄱㄴㄷ』 등이 있습니다.